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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 하하하
광호, 무대 끝 쪽에서 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밝게 웃고 있는 지수와 경민을 카메라로 찍는다. 해맑게 웃는 경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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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 밤
경민이 뒷 좌석에 잠들어 있다. 광호와 지수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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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의 집. 밤
광호가 잠들어 있는 경민을 안고, 집 안으로 들어온다. 소파에 경민을 눕히는 광호 지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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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호: 그냥 집에 데려다 줄 걸 그랬나요?
지수: (퉁명스럽게) 아니에요. 어차피 재 할머니 걱정도 안 해요. 어차피 집에 안 가려고 안간힘을 쓰니 애니까 그냥 두세요. 집에 가셔서 할머니한테 전화나 한통 해 주세요.
광호: 그거야 뭐 어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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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호, 집안을 둘러보며, 밖으로 나가려다 다시 지수에게 돌아서며, 고개를 숙이고, 힘들게 말을 꺼낸다. 소파에 누워 있던 경민, 눈을 슬며시 뜨고, 두 사람의 이야기를 엿듣는다.
광호: 저 지수씨! (의미심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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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광호의 호칭에 신경이 쓰이는 듯, 긴장 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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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호: 저 지수씨!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지수: 왜 그러세요?
광호: 정말 여러번 망설였습니다. 제가 자격이 없는 줄은 알지만, 제 마음을 저도 어쩔 수가 없네요.
지수, 어쩔 줄 몰라 하며, 벽에 붙은 호로비츠의 사진을 응시하며, 광호의 시선을 피한다.
광호:
지수씨 사랑해도 될까요? 아니 사랑합니다. 제 마음을 받아주세요. 지수씨가 원하는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지수 열 받는 다는 표정으로 호로비츠의 사진을 계속 바라보며, 한숨을 쉬며, 겨우 화를 삭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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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아저씨! 지금 뭔가 잘못 알고 계신가 본데요. 저 결혼 할 사람 있어요.
광호: (흠칫 놀라며) 정말이세요? 전 주로 집에만 계시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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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지금 유럽으로 연주 여행 갔어요.
광호: 그럼 피아노 치는 분이세요?
지수:
네.
광호: 유명한 분이신가 보네요.
지수: (지수, 호로비츠 사진을 응시하며) 네! 유명한 피아니스트에요. 외국인이고요. 국제결혼 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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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호, 더더욱 놀라는 표정으로 참담하게 고개를 숙이며.
광호: 그러시군요. 성함을 여쭤 봐도 될까요?
지수:
(잠시 당황하며)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러시아 사람이에요.
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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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참 어렵네요. 죄송합니다. 미쳐 몰랐습니다.
지수 아무 말이 없이, 광호의 눈을 피한다. 광호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나간다. 지수, 광호가 나가자, 가슴을 감싸 안고, 바닥에 주저앉는다. 이때, 다시 광호 현관문을 열고, 고개를 들이민다. 지수, 화들짝 놀래며, 광호를 멍한 눈으로 광호를 바라본다.
광호: 죄송합니다. 그 분 성함을 한 번 만 더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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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엄마의 집 - 저녁
지수 아빠의 제사상이 차려져 있다. 지수의 올케와 지수, 제사상을 정리한다.
음복을 하는 지수 오빠, 상을 치우는 지수를 간혹 쳐다보며 한숨을 내쉰다.
<시간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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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 둘러앉은 지수의 가족. 가라앉은 분위기속에서 식사하는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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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의 오빠 반주로 소주를 홀짝거리고 있다.
지수엄마:
그래 집 나가 살아보니 속이 시원하니?
지수:
알았어 엄마 그만해
지수엄마:
말해 뭐하니? 착실한 사람 만나 시집을 가던가. 도대체 왜 그러고 사냐고 응? 애들 레슨이라도 착실히 해서 밥벌이라도 똑소리 나게 하던가. 내가 정말 널 어떡하면 좋겠니?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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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진짜야! 이번 콩쿨만 끝나면, 완전히
좀 차려. 아니다 다 이 애미 잘못이다. 니 아빠가 그렇게 너한테 바람 넣을 때 막았어야 했는데……. 돈버는 능력을 없어도 많이 배운 인간이라고 그러려니 했던 내 잘못이지.
지수:
(버럭 화를 내며) 아빠 얘기 좀 그만 해.
죽은 사람이잖아!
그리고 아빠 하고 이 일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데…….
순간 정적이 흐른다. 오빠 소주를 집어 지수에게 소주를 따라주려다, 지수 반응이 없자 묵묵히 자신의 잔에 소주를 따라 마신다.
지수엄마: 내가 보기엔 음악이 니 길이 아니야! 그래 말 나온 김에 좀 솔직해지자. 우리가족 모두 큰 부자는 아니었지만 너한테 해 줄 건 다해줬어. 대학간다고 비싼 선생한테 배워야 한다 그래서 비싼 레슨 비 다 대줬고, 대학만 졸업하면, 니 인생 달라진다고 해서, 한 두푼도 아닌 등록금 줬더니, 지금 너 어떻게 됐니?
지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진다.씬
올케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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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니 말씀이 맞아요 아가씨!. 아버님 살아계실 때 솔직히 아가씨만 편애 하셨잖아요. 오빤, 아가씨에 비하면 아무것도 받은 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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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씬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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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잘 가라. 내가, 이승을 떠나는가 보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샅에 나와 서서 소리 없이 손을 흔든다. 그네의 마음에는 지금 저
뒤에 서서 배웅하는 사람들도 꽃잎인가 싶었다. 하염없이 날아 내리는 꽃잎들이
어찌 저기 나와 서 있는 사람들만이랴. 영좌 앞에서 낭자하게 울고 울던 효원의
곡성이 지등을 흥건하게 적신다. 부연 지등과 삿갓 등의 불빛들이 살구 꽃잎처
럼 날리고 날린다. 하염없는 그 불빛과 꽃잎과 별빛들이 어지럽게 어우러진다.
그것들은 하얗게 춤을 추는 것도 같았다. 어찌 보면 눈보라 같기도 하다. 강실이
는 미어질 듯 취하여 어지럼증에 몸을 내맡기고만 있었다. 단도같이 잘린 달빛
들이, 무수히 부서지는 댓이파리에 날을 갈며 강실이의 온몸에 꽂혀, 푸르게 난
자한다. 꽃잎들은 칼날이었다. 칼날은 참혹하게 난도질한다. 꽃잎을 찢는다. 강실
이는 비명도 지르지 않는다. 좌통우치의 법이 침 놓는 의원에게 있다고는 들었
지만, 참으로 왼쪽이 아프면 오른쪽을 다스려 낫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왼쪽에
통증을 느낄 때, 꼭 그 통증 있는 부위의 정반대 오른쪽 자리에다 침을 놓아주
면, 그 아픔에 놀라 왼쪽 통증에 대한 감각이 순간 무디어져 못느낀다 하였다.
못 느끼다 낫는다 하였다. 그렇다면 오른쪽 아픔이 크면 클수록 왼쪽 아픔은 더
잊을 수가 있는것일까. 일부러 만든 아픔일지라도. 누구인가 그런 말을 하였다.
저 예전, 중원의 한 나라에 이름 높은 고승이 있었다고. 그런데 그 스님의 수행
이 남다르게 깊고, 용맹정진 혼 정신을 다하여 깨침을 얻고자 수도하던 끝에, 드
디어 사람들이링 그를 우러러 생불이라 하고 따르며 섬기게 되었다. 그이 이름
이 널리 나고 높아지니 온 나라 안에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어, 날마다 친견하
고자 몰려 오는 무리가 물결을 이루었다. 이에 왕이, 어리석은 백성을 홀리어 삿
된 길로 빠지게 하는 혹세무민의 중을 벌하려 하였다. 그러나 마땅히 구실삼을
핑계가 없는지라 골똘히 생각한 끝에, 신하를 보내어 문제를 내도록 시켰다. 문
제는, 그 절의 벽에 붓으로 기다란 선을 한 줄기 그어 놓고
"이 선에 절대로 손대지 말고, 이선이 가늘어지도록 하라."
는 것이었다.
"만일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세상을 우롱한 죄를 엄중히 물을 것이다. 그 죄는
당사자 한 사람만이 아니라 그를 에워싼 무리들도 모두 같은 족속들이니 함께
받도록 한다. 절을 폐하겠다."
이 어명에 온 절의 안팎이 다 혼비백산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며 우와좌왕 여기
저기서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였다. 그러나 누가 무슨 재주로, 한 번 그어 놓은
금을 손대지 않고 가늘게 할 수가 있을 것이가. 이렇게 온 절이 소동하여 나름
대로 꾀를 내고 지혜를 짜도 도무지 무슨 묘안이 떠오르지 않는데. 고승은 하루
종일 그 모습을 감추고만 있었다.
"큰스님, 아무리 해도 저희는 모르겠습니다. 가르쳐 주소서."
애가 탄 절 식구들이 이마를 찧으며 애원하였다. 이에 고승은
"빗자루만한 붓과 먹물 한 동이를 가져다 놓으라."
하고 분부하였다. 그리고는 이윽고 몸을 나투어 법당에서 나와, 그 커다랗고 굵
은 붓에 먹물을 덤뻑 묻히더니, 눈 깜짝 새, 기와에 그어진 선과 나란히 그 위쪽
으로 금을 한 줄 주욱 그어 나갔다. 그 순간, 원래 있던 선에는 손끝 하나 스치
지 않았지만, 새로 생긴 굵은 줄 때문에, 먼저 있던 선은 그만 가늘어지고 말았
던 것이다.
"과연 고승이시라."
왕은 탄복하고 이후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다. 더 아픈 아픔과, 더 굵고
큰 시커먼 먹줄을 제 몸에 부르고 그은 강실이는, 이미 그 홀로 되어, 옆에 춘복
이가 있는 것을 감지하지도 못하였다. 춘복이는 단 한 마디 말도 없고 미동도
하지 않는 강실이를, 일어나 앉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오히려 아까보
다 더 멀어저 감히, 차마 손댈 수 없게 되어 버린 강실이를 두려운 눈빛으로 더
듬었다. 절대로 안되야요. 춘복이는 자기도 모르게 속으로 부르짖었다. 무엇이
안된다는 것인지 집어 내어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아까 참에 본 보름달의 붉덕
물처럼 명치 끝에 치미는 안타까움이 그를 짓눌렀던 것이다. 그 못 이길 것만
같았던 빛의 소용돌이. 허사가 되야서는 안되야요. 그는 다시 부르짖었다. 작은
아씨는 인자 내 사람이여요. 내 꺼이요. 어디로 가먼 않되야요. 가만 거그 있으
겨야 해라우. 가만히. 가만, 거그. 그러나 그것만도 아니었다. 결코 허사가 되어
서는 안되며, 어디로도 가지 말고 거기 가만, 가만히 있으라는 것만도 아닌 안타
까움. 그것은 강실이가 멀다는 것이었다. 이상하게도 그네를 마음에 품고 그토록
염원하고 있을 때는, 가까이서 본 일도 없는 그네가 제 것인 양 가득 차게 느겨
지던 것이, 웬일인가. 지금 이 순간에는 참으로 그네가 자신이 닿을 수 없이 먼
곳에, 아득히 무감하게 떠있는 것을 절감하다니.
"작은아씨. 인자 작은아씨는 지 사람 되야 부렀응게요. 인자는 지 자식 하나만
낳아 주시먼 되야요."
그 안타까움을 밀어내 보려고 춘복이는 소리 내어 강실이한테 말한다. 그런데
조금도 그 말은 절실하지 못했다. 공허한 울림에 불과할 뿐.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토록 절실하게 빌었던 말인데, 왜 이제 소원을 이룬 이 순간에 강실이는
도저히 자신이 가서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것을 무참하게 느껴야 하는가. 강
실이가 무슨 말이라도 해 주었으면 좋을 성싶었다.
"네 이놈, 죽고 싶으냐."
라든가, 아니면
"천하에 불상놈 같으니라고, 네가 감히 이런 짓을 할 수 있느냐."
혹은 참으로 그리해 주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가 싶은
"나를 이제 어찌하려느냐."
는 말, 아니라면 그저 다만 흐느끼어 울기라도 해 주었으면, 그것도 아니라면,
춘
111111111111111111111111111을 내니, 원. 저애가 장부가 무엇인지 알 리가 있소? 강보에다 천자문 들이대
는 격이지요. 다른 사람들은, 부자지간은 어려워 겸상도 못하지만 조손은 허물이
없어 할아버지 수염도 잡고 논다드마는. 우리 집은 외려 거구로요, 왜."
율촌댁은 그럴 때마다 곁에서 은근히 마음이 스리어, 내색은 안하면서도 한 마
디 두 마디 접어 두었다가 결국은 이기채한테 말을 밀어내곤 하였다. 그러나 그
네의 속에 꼬깃꼬깃 접힌 말을 다 할 수는 없었다. 강모도 어려서는 다 그렇게
자란 것을, 금이야 옥이야, 긁힐가 티 묻을가, 애지중지. 나는 철재란 놈, 저놈을
보면 지 애비가 생각나서 안쓰럽기 고애자 버금가게 애처로운데, 애비가 못해
주는 몫까지 두배 세 배로 더 잘해 주든 못헐망정, 애기 주눅 들게 일일마다 껀
껀마다 거미줄로 회초리네 그냥. 찡긴 율혼댁의 이맛살을 못 본 척하며 이기채
는 말했다. 마치 겉으로는 말 안하지만 그 이맛살 사이에 끼인 심정 속을 다 짚
어 모는 사람처럼.
"내가 이제 와서 생각하면, 강모란 놈을 그렇게 유약 한심하게 기른 것이 발등을
찧도록 후회가 되고,조상 앞에 면목이 업서 더 그러는 거요. 조상은 오히려 어른
이시니 덜 민망할지 모르지. 백일하에 꾀 벗고 난장에 나앉은 것같이 온 문중이
며 이웃 마을 남원 군내 동제간에 다 드러난 망신을 이제 와서 무얼로 가릴 거
요? 흩어진 콩이라서 주워 담을 수가 있는가, 찢어진 종이라서 풀 발라 붙일 수
가 있는가. 아니면 먹칠한 얼굴이라 물로 씻을 수가 있는가. 무엇으로도 만회가
안되는 망종의 짓을 제 맘대로 저지르는 저런, 위아래도 근본도 분별도 없는 소
행머리를 누가 키워 주었겄소? 부모 잘못이지. 어려서 성정을 바로잡어 줘야 했
던 것을."
"그게 꼭 가르친다고만 된답디가? 자식 잘못되란 부모가 세상 어디에 있다고.
저 타고난 액이 있어서 그런 것이지....."
"타고났다는 게 도대체 뭐요. 성품일 테지. 부처가 성불을 해도 성질은 남는다드
만. 그렇게 업이 질긴 것이 성질이라 허드라도, 자신을 길들이기 나름일 것이요.
사람이 한 번 생각을 하는 데도 다 법칙이 있어야 하고, 한 번 행동을 하는 데
도 다 격식이 있어야 해. 앉고 서는 태도며, 그 의복을 정제하고, 그 음식을 절
제하는 것에 아무 표준이 없으면, 자라서는 더욱 잘못되는 법이요. 고칠 수도 없
게. 그러니 아주 어려서 젖니 날 대 잘 가르쳐야지."
어린아이들이란 경솔하고, 수선스럽고, 들뜨고, 천박한 버릇이 많은데, 이를 귀엽
다 여기어 버려두면 훗날 온갖 행실이 완전하지 못하고, 온갖 일이 굳건하지 못
하여 공명정대한 사람이 되기 어려운 법이라고, 이기채는 말했다. 강모한테는 당
치않은 말씀들이시오. 태어나서 관옥 같고, 자라면서 귀공자요, 신중하고 조용하
여 차라리 칼사움 전쟁놀이나 한 번 양껏 하게 해주고 싶은 사람이 강모였습니
다. 그 애가 들뜬 모습 나는 본 일 없고, 손발을 털거나 흔들거나 다리를 내두를
는 것도 나는 본 일 없었소. 큰 소리로 고함치는 격성도 들은 일 없습니다. 가르
침을 배우고 본받는 데야 강모를 당할 사람 아무도 없었을 것이오. 걸어가면 구
슬 소리 나고, 앉으면 부드럽고 온화해서 둘레가 다 은은 해지는 그런 강모가,
거칠고 사납게 마구 자라 패악한 탓으로 이리 떠도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애들이란 그 기상이 영리하고 뛰어나더라도 들떠서 날뛰거나 간사 경박하면 절
대로 안되는 법이고, 바탕이 순박 온후하더라도 잔약하고 무른 데 이르러서는
안되는 거요."
잔약하고 무른 사람. 그 강모가 날을 세워 살을 가르고 깊이 박은 비수는, 지금
효원이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차마 고꾸라질 수도 없게 하면서, 가슴을 꿰뚫은
칼날로 곤두서 있는 것이다. 그랬구나. 그래서였구나. 그네는 숨을 들이쉴 때마
다 고챙이같이 박힌 칼날에 살속을 베이면서, 쓰라림에 소스라쳐 저도 모르게
손으로 앙가슴을 누르곤 하였다. 손바닥 밑에, 치받친 숨이 벌쩍벌떡 부딪친다.
날에 베어 토막난 숨이다. 숨은 잘리어 질린 몸둥이를 새파랗게 뒤틀다가, 못 이
긴 고통으로 튀어올라 가슴벽을 치며 대가리를 박는다. 대가리 박힌 자리에 검
푸른 멍이 든다. 효원은 그 멍을 토해낸다. 후우우으. 그랬구나. 그래서였구나.
"내가 멋 헐라고 무단히 없는 말을 잣어내겄능가이? 죽을라고 환장헌 거 아니
먼. 아이고, 곷니어매는 상놈 상녀르 신세 서런 거 우리보담 더 잘알 거 아녀?
꼭두새복 동트기 전부텀 개 뒤야지 귀얭이도 다 자는 오밤중그장, 대그빡이 벳
게지고 발부닥에 불이 나게, 언제 궁뎅이 붙일 새도 없이 죽어라 일을 해도, 잘
했다 소리보담 베락맞기 이골이 나게, 천허고 천헝 거이 상놈의 것들 인생인디.
없는 말 지어냈다 닭괴기 백숙 찢기디기 짝짝 찢길라고? 언감생심. 못헐 일이제.
나도 첨에는 하도 기가 맥헤서 입이 안 떨어지드라."
우례와 마주앉은 옹구네는, 마침 허드렛일이 있어 원듬에 올라왔던 것처럼 주섬
주섬 일거리를 걷어들고, 뒤안에서 안마당으로, 안마당에서 디딜방앗간 옆구리로
왔다갔다 하더니, 설핏 해가 넘어가고 어둑발이 내려앉자, 기웃 우례네 행라 쪽
을 들여다보더니
"하이고, 추와라으. 멋 헝가잉?"
하면서 방문고리를 잡아당겻다.
"들오시오."
실밥 뜯어 흩어진 것을 손바닥으로 슬어 구석지로 밀어 놓으며 우례는 이러서는
시늉을 했다. 그네의 검은 머리 낭자에는 흰 무명실을 기다랗게 달고 있는 바늘
이 꽂혀 있다. 그 바늘을 빼서 실패에 꽂는 우례 옆에서 봉출이와 꽃니가 서로
두 다리를 뻗어 맞물리게 끼우고 앉아
"니 다리 내 다리 갓 다리."
곡조에 맞춰 손바닥으로 다리를 탁, 탁, 두드리며 노는데
"시그럽네이잉? 어른 오셋그만. 고만히여어. 이렇게 좀 해 바라. 저만침 가아.이
리 외겨. 이 알로."
우례가 옹구네를 맞았다. 나이 서로 어찌 되었든, 우례는 노비고 옹구네는 상민
이라, 비록 옹구네 행신이 노비보다 나을 것 없더라도 엄연히 면대에 구분이 있
어, 우례는 자신을 낮춘다. 옹구네도 그런 줄은 안다. 하지만 그 둘은 허물이 없
다.
"갠찮히여. 나 발 조께만 ㄴ이고 갈라고오. 한 죙일 동당거림서 배깥에만 있었드
니 발꾸락이."
명색이 아랫목인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옹구네는 우선 발가락을 주물렀
다.
"니 다리 내 다리 갓 다리이. "
"좋오을 때다. 시방 안허먼 그렁 거 언제 또 허고 놀겄냐."
어미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아까 하던 놀이를 잇고 있는 두 아이를 보
고 옹구네는 한 마디를 거들었다. 그리고는
"넘들은 다 개멩해서 핵교들을 댕긴디."
하며 혀를 쯧쯧 찼다. 우례를 옆눈으로 힐금 보면서.
"종의 자식이 문자 속은 알어서 멋 헌다요. 배 안 곯으먼 그만이제."
"아 왜 자가종의 자식이여? 이 세상에서 봉출이가 누구 자식인지 모르는 사람은
자 즈그 아부지뿐일 거이네. 참말로 요상한 일이여잉? 상관없는 나도 아는 그
시를 왜 인자가 몰르까아?"
"어찌 모르겄소."
"아이, 수천샌님은 그렁게 참말로 무신 언질 한 마디도 없능가? 개닭 보디끼 봉
출이한테 완전 넘맹이로 허세? 그러든 안허시겄지, 설마. 신분이 웬수라 그렇제
자식은 자식인디. 누구 넘들 눈에는 안 띠여도 속새로는 머 오고 간 끄터리가
있을 거 아니라고?"
나이 우례보다 한 둘 더 먹은 옹구네는 우례를 한쪽에서부터 살살 돌려가며 변
죽을 긁어 두 사람 사이를 조였다. 우례한테 파고들기 위해서는, 우례한테 제일
아프고 서러운 끌텡이를 건드리어 들추며 동정하는 것이 제일 손쉬운 때문이었
다.
"산지기 박달이 자식도 보통핵교 가고, 수악헌 백정 택주네 자식도 책보 둘러메
고 핵교 가등만. 온 시상이 다아는 양반의 자식으로 이씨가문 피 받어난 봉출이
가 무신 죄 졌다고 넘 다 가는 학교를 못 가, 긍게. 시절도 인자는 옛날 같든 한
헌디, 우례나 ㄷ게 ㅅ이 짚어서 썩는지 곯는지 암도 몰르게 혼자 전디제, 나만
같어도 진작에 무신 사단을 내도 냈을 거이여."
우례는 그저 아무 말 없이 쭈그리고 앉아 손가락으로 방바닥을 문지르고만 있었
다. 뻗은 다리를 두드리며 놀던 두 아이도 어느 사이 어미와 옹구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손을 멈추었다. 방안에는 순간 무거운 침묵이 켜를 이루며 지질
리게 내려앉았다.
"아이, 야. 봉출아. 너 요새는 오수 갈 일 없냐?"
옹구네가 그침묵을 머리 위로 걷어 내며 일부러 재미가 난 목소리로, 봉출이를
건드리듯 물었다. 그 말에 봉출이는 무색하여 머리통을 긁적였다. 꽃니가 옆에서
오래비 쪽으로 고개를 갸웃 들이밀며 웃자 봉출이는 그 동그란 낯바닥을 쥐어박
는 시늉을 하였다.
"봉출이 오수 갔다 온 일."
은 사람들 사이에서 언제라도 웃음거리가 되었던 것이다. 지금은 열너댓 살 장
정이 다 되었지만, 허우대에 비해서 속이 여물지 못한데다가 변통은 없고 욱성
이 있어 성질이 급한 그가,아직 여남은 살이었을 대 여름한날 있었던 일 때문이
었다.
"봉출아아."
큰사랑에서 부르는 목소리에 조르르 달려간 봉출이한테
"너 내일 아침에 오수 좀 갔다 와야겄다. 심부름 헐 것 있으니 일찌거니 일어나
서 채비허고 있거라."
이기채는 그렇게 일렀다.
"예."
대답을 하고 물러난 봉출이는 이튿날 꼭두새벽 아직 날이 채 밝기도 전에 온데
간데 없이 어디론가 없어져, 하루 종일 우례가 온 동네를 헤매고 아무리 찾아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 이 망헐 놈이 어디를 갔다야, 긍게, 참말로. 안 그래도 더워 죽겄는디 내가
복장이 터져서 못 살겄네. 아니, 소례야. 너 봉출이 못 봤내? 야 어디 갔능가 몰
라?"
"아까 내동 말헝게로."
"사랑에서 ㅁ 번씩이나 찾으싱만, 어쩐다냐. 논에도 없고 밭에도 없고, 뒷동산 밤
나무밭에도 없고."
"그러면 물 속이나 뒤져 바얄랑가."
"빌어먹을 년."
"아 누가 알어어. 덥다고 첨벙 방죽 가운데로 뛰어들으 갔다가."
"지랄허고 자빠졌네."
"또 딴 디 가 찾어바아. 어디가 있어도 있겄지맹, 지가 머 도망 갔으께미? 어매
두고?"
"참, 허는 말마동 꼭."
정짓간에 부지깽이도 헛눈 팔 틈이 없다는 한여름 농사철이라 집 안팎의 종들이
며 호제, 머슴, 놉 들이 모두 들판으로 나가, 고적하리만큼 하얗게 바랜 마당 귀
통이 행랑 그늘에 잠시 비끼며 마주선 우례와 소례는, 서로 하는 일이 다른지라
한자리에 같이 앉을 틈조차 없었는데, 새벽부터 봉출이 찾으러 다니느라고 땀투
성이가 된 우례가, 막 개울에서 한바탕 빨래를 하고 들어오는 소례와 마주쳐 한
쪽으로 끌고 간 것이다. 소례는 머리에 인 빨래 함지를 행랑 툇마루에 내려놓았
다. 소례의 투박한 손이 물에 허옇게 불어 우례 것보다 두 배는 더 커 보였다.
소례는 철들기 전부터 이날까지 온 집안 식구들의 치마, 저고리, 바지, 저고리,
속옷, 겉옷, 베개, 홑이불에 버선 수건 온갖 것들을 개울에 가지고 가 빨아 오는
것이 소인이었다. 그리고 그 형인 우례는 침비인지라 그것들을 다듬고 궤매어
바느질하는 것이 평생의 일이었다.
"되지야?"
"시언허지머. 물놀이맹이로. 넘들은 지심매니라고 뙤약볕에 단내가 나는디, 나는
기양 물 속으다가 두 발 당구고, 탕, 탕, ㅅ이 씨연허게 방맹이질 헝게로 한 좋
아? 성보단 내가 낫제. 복더우에 바누질이 얼매나 속 터징가잉. 땀은 뚝뚝 떨어
지제, 바늘은 뿌드렁뿌드렁 들으가도 나가도 안허제, 손구락 푹푹 수심서 열불나
게 우그리고 앉어서 그것 기양 덤벙덤벙 담박질로 건너뛰도 못허고 한 올 한
올. 나, 여름에 성 보먼 젤로 안되얐데."
"니 걱젱이나 히여. 나는 신선잉게."
"겨울에는 그래도 갠찮제."
"아 사철 갠찮다. 야 좀 바, 누가 누 걱정을 허능가 모르겄네, 시방. 겨울 되까
무섭다, 참말로. 얼어터진 얼음 구뎅이에 발 당구고 홑이불 빨래허능 것 생각만
해도 내가."
"좋을 때는 좋은 생각만 허제 멋 헐라고 여름에 겨울 생각 헐 꺼이여잉? 얼릉
가 바아. 불호령 나겄네. 후딱 가서 찾어바아. 여그저그."
소례는 마당의 빨랫줄을 손으로 훑으며 간짓대를 받쳤다. 너무나 부시어 날카롭
게 찌르는 햇볕에 눈을 찡그린 소례가 널어놓은 홑이불에서 물이 투두둑, 툭,툭,
마당으로 떨어졌다. 그 홑이불이 바짝 마르도록 봉출이는 찾을 수가 없었다.
"허 그놈 참. 내가 어제 그렇게 일부러 불러서 말을 미리 일러놨건만, 상전 말을
어디로 듣고 버릇없이 제 멋대로 나가 버린단 말이냐."
먼 심부름 시키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길이 좀 멀다뿐이지 이리저리 들
어가고 나가면서 복잡하게 뒤엉킨 갈랫길이 아니어서, 품앗이에, 두레에, 놉들가
지 사서 부리는 농번기의 일손을 빼내기 어려워, 봉출이한테 서찰 하나 전하고
오라고 시킬 참이었던 이기채는, 해가 중천에 뜨고 한낮이 겨워 해거름에 이르
자, 어이가 없어 이제 더 찾지도 않았다. 드디어 그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버린
다음에야 봉출이는 마을 어귀에 나타났다. 수석수석 흩어진 머리는 땀으로 범벅
이 되어 낙지가닥같이 엉기고, 꾀죄죄한 낯바닥은 먼지와 땀에 환칠이 된 봉출
이는 후줄근히 늘어져 터덜터덜 아랫몰에서 중뜸으로 오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고샅에서 그를 본 사람들이, 하루 종일 우례가 봉출이 찾으로 다닌 것을 아는지
라
"자, 봉출이 아니여? 야, 너 어디 갔다 오야?"
저마다 감짝 놀라 물었다.
"오수 갔다 와요오."
봉출이는 기진맥진 겨우 끌어내는 음성으로 대답하였다.
"아이, 봉출아, 너 한 죙일 어딨었냐? 느그 어매가 아조 죽을 혼났다. 너 찾이로
댕기니라고. 어디 갔었더?"
"오수 갔다가 와요오."
"오수?"아낙이 의아하여 반문하는데 봉출이는 다리까지 절룩절룩하며 발을 지일
질 끌고 걸었다. 그는 몹시도 지쳐 보였다. 그리고 허기져 보였다. 조그만 몸둥
아리가 동그랗게 고부라진 봉출이를 발견한 우례가 그만 우르르 달려들어 대가
리를 야무지게 쥐어박고는, 하루 종일 애가 탄 끝이라 돌아온 것만 해도 반가워,
한마디만 물었다.
"너 어디 갔었냐."
"오수 갓다 왔는디."
"오수?"
"이."
"너 먼 꿈 꾸냐?"
"참말이여어."
봉출이는 저대로 무슨 답답한 일이 있는지 볼멘 소리를 밀어내고는 툇마루에 털
썩 주저앉고 말았다.
"어디를 앉어, 얼릉 큰사랑에 가서 말씀 사뢰야제. 너를 심바람 시키실 일이 있
으곘다는디 암만 찾어도 어디가 있어야 말이제. 아 엊저녁으 실컨 알어듣게 일
르솄다등만 어따가 까먹고 않든 짓을 허냐, 긍게. 늑어매 죽으라고오. 애간장이
다 녹아서 말러 부렀다 기양. 근디 너 밥도 못먹었데? 꼬라지 봉게로 그렇그만
? 똑 동낭치맹이다. 이얘기는 이따허고 얼릉 사랑으로 가바. 후딱. 가서 무저건
잘못했십니다아, 부텀 사뢰. 알었지? 잉? 잘못했십니다아."
우례는 제가 봉출이인 것같이 두 손을 맞잡고 고개를 깊이 수그리며 기어들어가
는 시늉을 해 보였다. 봉출이는 그런 어미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터덕터덕 사
랑채 쪽으로 나갔다. 사랑에는 벌써 등잔불이 밝혀져 있었다. 큰사랑 목외로 들
어간 봉출이는 힘없이 주저앉듯 굻어앉으며
"잘못했십니다."
하는 대신에
"오수 갔다 왔는디요."
라고 아뢰었다. 안석에 비스듬히 기대서 기표와 무엇인가를 의논하고 있던 이기
채는, 이게 무슨 소리냐는 시선으로 기표를 한 번 바라보고 봉출이를 바라보았
다.
"오수라니?"
"엊저녁에 저보고 낼 아침 일지거니 오수 갔다 와야겄다고 허계서요, 새복에 일
어나서..."
봉출이의 옹송그린 등허리를 쏘아보던 기표는 눈살을 찌푸리고, 이기채는 짐작
히는 바가 있는지 뜻밖에도, 벼락을 치는 대신
"그래서?"
하고 물었다.
"오수를 갓어라우."
"오수 어디를?"
"네거리요."
"네거리?"
"예. 사람 많이 댕긴 디 가 서 있었는디요?"
"서서 무얼 했느냐."
"기양 사람들을 체다봄서 서 있었어라우."
"사람들은 무얼 하더냐?"
"왔다갓다 허대요."
"너보고 무어라고 안 그래?"
"예 암도 머라고 안해서 그러고 섰다가, 해 넘어갈라고 그러길래 인자 기양 왔어
요."
이기채는 그만 실소를 하고 말았다. 순간 기표의 눈살은 더욱 날카롭게 찌푸려
졌다. 봉출이는 가장 말을 잘 듣는다고, 제 딴에는 일찍 일어나 동도 트기전에
길을 나서서 혼자 타박타박 걸어 시오리 길 오수 역까지 다다라, 그 중 사람이
많이 다니는 네거리 틈 길목에 하루 종일 서 있었던 것이다. 날은 덥고 길은 낯
설어 누구 아는 이 얼굴도 눈에 뜨이지 않는데, 정수리에 꽂히는 놋낱 같은 오
뉴월 댕볕을 불비 맞듯 뒤집어스며, 이글이글 달구어진 지열에 헉, 헉, 숨이 막
혀 목이 탔지만, 혹시 심부름 온 자기를 만나러 누가 올가 봐 자리도 못 옮겼다.
땀으로 멱을 감는 봉출이의 삼베 잔등이는 아예 찰싹 달라붙어 물 솔에 들어갔
다 나온 형국이 되어 버리고, 아침도 못 먹은 뱃속이 노오랗게 훑이면서 고부라
지더니 점심밥도 거르게 되자 휘잉 머리곡지가 어지럽게 돌았다.
"아이고."
봉출이는 다리에 힘이 빠져 그만 쪼그리고 앉았다.
"왜 암도 아무 말도 안허까잉. 참말로 요상허네. 누가 머라고 해야가지. 집이로."
아이구우, 까깝히여어. 머리를 두 손으로 움켜 우두고 앉은 봉출이는 이제, 오는
사람 가는 사람도 쳐다보지 않고 오직 땅바닥만 들여다보았다. 땅바닥으로 땀방
울이 투둑, 툭, 떨어졌다.
"에라이, 미련헌 놈 같으니라고. 그냥 오수만 가면 무얼 해? 오수가 어디손바닥
만헌 마당이냐? 또 그렇게 좁은 데라고 해도 그렇지. 누구한테 무슨 일로 가며
어떻게 하고 와야 허는지를 자세히 듣고, 잘 알어서 댕겨와야지, 이놈아, 무작정
오수만 가면 다냐? 이 편지를 가지고 갔어야 헐 것 아니냐, 이 편지를, 오수 영
창당 약방에, 여기 쓰인 화제대로 약재 보내라는 말을 적어서, 너보고 갖다 주라
허는 것이 갈 때 헐 일이고, 거기서 이 편지를 받어 읽고는 약재를 내주거든 네
가 들고 오는 것이 올 때 헐 일이다. 알었느냐?"
"예."
"내일 아침에 다시 가거라."
"예."
"가 보아라."
"그러먼 오늘은 헛심바람 했능기요?"
"그건 어찌 아느냐. 아주 농판은 아닌가 보구나."
"예에……."
여전히 실소를 머금은 이기채가 손짓으로 봉출이를 나가라 하였다. 기표가 옆에
서 쩟, 혀를 찼다. 그 소리에 봉출이가 흠칠하며 물러섰다. 저 어른이 느그 아부
님이시니라. 어미 우례는 기표의 모습이 비치면 숨죽인 음성으로 그렇게 이르곤
하였는데, 봉출이로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알아듣기 어려운 말이었다.
"왜?"
"왜가 머이여? 부모한테 무신 왜가 있어? 내가 느그 어매다 허는디 거가 무신
왜가 있어,왜가. 왜? 너를 낫잉게 나는 느그 어매 아니냐. 저 어른이 느그 아부
님이시고."
"왜 그러까아."
"그렇다면 그렁갑다, 그렇구나, 허먼 그렁 거이여."
"그러먼 시방 있는 우리 아배는 또 누구여?"
봉출이는 정쇠를 떠올리며 머뭇머뭇 난감한 얼굴로 물었다.
"그 아배도 아배제잉."
우례는 한숨을 쉬며 탄식같이 대답하였다. 왜 이렇게 나는 몰르겄으까아. 어미
우례는 봉출이가 아부님과 너무나 똑같이 닮아서 하늘 아래 누구라도 한 번 보
면 두 말을 더 못할 것이라고 하였지만, 막상 봉출이는 그 아부님을 똑바로 뵈
온 일이 없어서, 그리고 제 얼굴도 본 일이 없어서,
"누가 부자지간 아니라께미 원 저렇게도 판백이로 같으까잉."
하는 옹구네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하느님이, 이렁 걸 보먼 꼭 지신단 말이여. 하늘이 무심치 않으싱게로 설웁고
속 아픈 꽃니어매, 불쌍허고 가련헌 우례 신세, 사람 보고는 어따 대고 말도 못
허는 처지를 하늘이 어찌 그리 굽어 살펴, 내가 대신 말해주마, 그러고는 일부러
그럴래도 그러기는 에럽게 탁ㅇ잖에? 수천샌님허고."
"참말로 어쩔 때는 혼자 앉었다가도 사참허그만요. 철모를 때 당헌 일이지만, 자
가 얼굴조차 그 어른을 안 태ㅇ드라먼 억울헌 내 속은 얼매나 씨리고 애ㄹ이까.
칼로 싹 비어낸 가심에다 소곰 뿌링 거맹이로, 나야 기왕으 씨종의 자식으로 났
이니 종이 되야 마땅허지만, 내 자식, 양반이 분명헌 내 자식 아부지를 내가 왜
못 찾어 주능고. 아니요, 아부지 찾겄다는 욕심도 없어라우, 그저 성씨만. 추가가
아니고 이씨가 분명헌 성씨만 찾아 주먼 나는 에미 노릇 다헌 거이여요. 내가
더 멋을 어뜨케 히여. 불쌍허고 천헌 몸에 누가 나도 날 자식이지만, 그래도 그
자식의 피 반절은 양반이고, 성씨야 본래 아부지 따르능것 아니요. 당연히 그렁
것 아니냐고요. 그러먼 야는 이씨요. 야 좀 뵈겨. 이거이 누구 얼굴잉가."
우례는 봉출이 쪽으로 한 무릎 다가앉으며 그 등허리에 손을 얹었다.
"아 그렁게 하느님이 지시다잖여, 내가. 사람은 감출라고 해도 하늘이 안 감추는
일이 이런 일이여. 그런디 하느님은 지시다가도 안 지싱가아."
옹구네는 봉출이한테서 시선을 거두며 혼자말같이 중얼거렸다.
"무신 말이당가요?"
"요렇게 옮도 뛰도 못허게 드러난 일도 모르는 척 시치미 띠고, 아닝 것맹이로
나는 상관없다아 허능 거이 양반잉게로, 암도 안 보는 캉캄헌디서 너만 알고 나
만 아는 일 해 놓고는, 절대로 표 안 낸는 거이 또 양반일 거이여. 그런디 그게
또 맘대로 안 되능게비여. 대실서방남허고 오루꿀 작은아씨 이애기가 내 귀에끄
장 들온 것을 보먼."
"그렁게 넘들은 시방 벌쎄 다들 안다 그 말잉교?"
"파다허드랑게 그러네이."
옹구네 입술에 미끄러운 기름이 돈다.
"둔덱이에 거멍굴에, 고리배미에, 오수,임실서도 아는 사람은 다 알걸, 아매? 내
가 오직허먼 요러고 와서 귓속말을 해 주겄능가. 온 천지에 소문이 나고 뒤꼭지
에다 손구락질을 해도, 등잔밑이 어둡다고 매안에 이씨 문중서만 몰르고 있을
수도 있고. 매안서도 암암리 속새로는 수군수군 험서나 차마 본인 당사자 집안
으다가는 말 못허고 있을 수도 있고. 그렁게, 야야, 봉출아, 너 콩심이한테 오늘
들은 이얘기 살째기 해 주어라, 잉? 가마안히 눈치바갖꼬 히여. 매급시 외장치지
말고. 오수 가디끼 우둑박구로 뎀비기만 허먼 되는 일이 아니다이? 내가 대실
아씨 뵈옵기 민망해서 안 그러냐. 알고 당허능 것허고 모리고 당허능거이 달르
그더엉. 내가라도 가서 말씸 디리고 자와도 어서리가 없잖냐. 에러와서 어디 면
대허고 이런 말 허겄다고? 방자허다고 싸두고 맞을랑가도 모리고. 내가 나이할
라 더 먹은 상것이 머라고 머리고 허먼, 아씨 ㅅ이 얼매나 더 상허시겄냐이? 그
렁게 내가 그러드라고는 말고 니가 콩심이한테 찔러 주어. 애들이 말허기가 쉽
제. 콩심이는 조전빙게 더더구나. 이런 일은 어른이 나서먼 일만 커지제. 넘의
눈에 뜨이고, 그렁게 우례도 말 못히여."
"아이고오, 큰일나겄네요. 어른 못허는 일을 어뜨케 애들이 헌당가요? 아그들은
그저 재통이나 저질르고 댕기제 무신 씰닥쟁이가 있간디 봉출이한테 그런 말은
허라고. 봉출아, 너 행이라고 그런 소리 입에 담지 마라이, 잉? 들었다 소리도
말어어. 누가 알고 묻드래도."
시킬 일이 따로 있제. 펄쩍이나 뛰며 사색이 되는 우례를 옹구네는 헤아리듯 바
라보다가
"그렇기도 허겄네."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우례의 소맷자락을 은근히 이끌어 할 말이
있다는 표시를 하였다. 남의 말을 면전에서 새되게 막은 끝이라 우례는 무안한
마음도 있어 엉거주춤 옹구네를 따라 일어섰다. 이미 먹장 같은 어둠에 쓸리는
바깥, 두 기둥을 거인의 다리같이 버티고 선 솟을대문의 문간에서 옹구제는 팔
짱을 긴 채로 사방을 한범 휘이 둘러보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
"우례도 그런 생각 안해 보든 안했을 거이그만. 봉출이 말이여."
"무신 생각이요?"
"시상이 꼭 그렇게 억울헌 것만은 아닝게 우례도 인자, 이런 날이 있구나, 싶은
때가 올 거이네. 나는 태생이 상것이라 대갓집 큰살림은 못허지만 벨라 미련허
든 안해. 머 ㅁ 가지 짚어 보먼 틀리든 않고. 그런디, 봉출이가 앞으로는 갠찮을
거이네. 시방은 추가 달고 종노릇 허지마는 아 누구 씨여, 자가? 수천샌님도 알
고 있제. 그런디 그 집이 시방 어뜨케 되야 있능가이? 새터서방님이 외아들 독
잔디 대실서방님이랑 같이 만주로 가서 안 오시잖여? 그게 벌세 언제 쩍 이야기
여? 그러먼 그 냥반들이 언제찜이나 오실 것 같응가. 춘삼월 새봄이 와서 강남
갔든 제비가 돌아오먼 그 제비 따러 오실 것 같응가? 안 오네. 그리 수월케 오
든 못히여. 그러먼 수천샌님은 심젱이 어쩌시것능가이? 아들이 그 하나배낀디.
지달르다 지달르다 다른 아들 찾게 되제. 없다먼 몰라도 있잉게로. 바로 코밑이
가. 등 따시고 베불를 때는 콩밥이냐 퐅밥이냐, 참나무 땠냐 솔나무 땠냐 말이
많지마는, 춥고 배고푸먼, 얼어 죽어도 젓불은 안 쬔다는 양반들도 체신보담 손
이 몬야 나가서 그 불을 쬐는 거이고, 사흘 굶어 넘으 집 담장 안 넘는 장사 없
다고 않등게비.아숩고 다급허먼 태평헐 때허고는 사램이 틀려징게. 그거이 사램
이여. 양반이라고 사람 아니간디? 수천샌님이 말허자먼 자식을 굶게 되얐다 그
말이여, 내 말은."
옹구네의 눈이 어둠 속에서 번들번들 빛났다. 우례는 금방 안으로 들어갈 사람
같은 자세로 서 있는데, 그것은 누구 다른 사람과 마주첬을 때 얼른 이 자리를
뜨려고 하는 은연중의 시늉이었다. 그네는 옹구네한테 홀려들면서도 오싹하게
겁이 났던 것이다.
"아 왜 대문간으가 서 갖꼬. 딴 디도 있을 틴디."
우례는 저도 모르게 숨소리를 삼키며 좌우를 다시 한 번 둘러보았다. 집안 쪽은
하루 일을 마친 뒷개(설거지)로 짙은 어둠이 내려앉아, 창호지 장지문마다 등불
빛 배어 나오고, 고샅 족으로는 그보다 더 검은 빛이 엉기어 사람의 그림자 하
나 비치지 않았다.
"모리는 소리 말어. 차라리 이런 디가 귓속말 헤기는 더 존 거이여. 우리 같은
상것들이 헛간 뒤에서 수근수근 허다가는 외나 덜미 잽히게. 누가 혹시 우리를
본대도 저것들이 무신 소리 시시덕거리능고 험서 무심히 지나치제 유심히는 안
볼 거이, 큰일날 비밀 이얘기 대문간에 엉버티고 넘 다 들으라고 허는 사램이
어디 있간디? 안 들킬라고 넘 안보는 디서 숙덱이제. 여그서는 누가 우그리고
서 있도 안허고 대문간이라 들으가고 나가니라고 지나치는 사람들뿐잉게, 넘 허
는 말 살째기 귀담어 엿듣도 안헐 거이고."
"그런디요?"
"결국은 수천샌님이 봉출이를 자식으로 딜이고 말 거이란 이얘기여. 새터서방님
대신으로 미우나 고우나, 내 피 받었잉게."
"관옥 같은 데린님들이 지신디요."
"아 손자 달코 아들 달체. 숟구락허고 젓구락이 한 밥상 한 자리에 나란히 뇌인
다고 씨이능 것도 같응가? 그저 수제는 따로따로 가 아니라 쌍둥이맹이로 꼭 같
이 따러 댕기지마는, 숟구락 들 때 따로 있고 젓구락 들 때가 또 따로 있잖응게
비. 숟구락으로는 밥 떠 먹고 국 떠 먹고, 젓구락으로는 반찬 집어 먹고. 사람
정도 매한가지라. 손자가 암만 이뿌고 귀허대도 그게 아들은 아닝 거잉게."
"상하 신분이 하늘과 땅인디."
"차암, 내내 이얘기 헝게로 어디 귀뚝 속에 들얹었다 나왔능가 딴 소리 허고 앉
었네이? 그게 다 등 따시고 배불를 때 이얘기랑게. 수천샌님이 자식을 굶게 되
얐다고 안 그리여? 내가. 시방은 저러고 소 닭 보디끼 멀뚱멀뚱 무감헌 것맹이
라도, 인자 두고 바아. 내 말헐 거잉게. 틀림없어. 또 설령 안 그런다 허드래도
그렇게 되겄게 해야제."
"무신 수로."
"그렁게 궁리를 해야능 거 아니여? 테머리를 매고."
"아이고, 무단히 언감생심 맞어 죽을 궁리허고 있다가, 새터서방님 덜컥 돌아오
세 불먼 어쩔 거이요? 헛심만 팽기제."
"그렁게 못 오게 해얄 거 아니라고? 아조 못 오게."
"못 오게요?"
우례의 두 눈이 옹구네가 보아도 놀랄 만큼 벌어졌다. 이 무슨 황당하고도 어림
없는 이야기란 말인가. 수천샌님 안픾의 양주는 말할 것도 없고, 제 상전의 댁
청암마님, 율촌샌님, 율촌마님, 그리고 양쪽 집안 대실아씨, 새터아씨들이 날이
새면 까치 우나 감나무를 올려다보고, 밤이 오면 돌아오나, 행여라도 잘새들의
날개치는 소리에 섞여 오는가, 발자국 소리를 기다리는 두 서방님. 그들은 두 집
안에서만이 아니라 온 문중에서도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돌아오
지 못하게 해야 한다니. 또 그것을 할 수 있다니. 그것도 우례 같은 일개 계집종
노비 아낙이.
"우선 새터서방님은 뒤로 조께 미뤄 두고, 더 쉬운 일부텀 착수를 해야제. 대박
으 복판 치다 주먹 깨지까 싶응게 옆구리부텀 쳐서 울리게 허드라고. 그럴라먼
대실서방님을 못 오시게 해야 여. 그건 쉬워."
"어뜨케요?"
"대실서방님이 못 오멋 그집이도 아들이 없잉게, 손자 하나 조막만헌 거 클라먼
한참 아닝가이? 봉출이는 철재 데린님보둠 열 살이나 더 먹었고. 아니, 열한 살
더 먹었능가아, 열두 살 더 먹었능가? 아이, 봉출이 자 설 쇠먼 ㅁ 살잉가?"
"열에섯 ㄷ마요."
"장개가야겄네? 그런디 서둘지 말어. 종녀르 자식이 장개를 가 밨자 어디로 가
겄능가. 내가 아는 어뜬 사람은 상놈 자식 낳기 싫어서 장개를 안 가겄다 부득
부득 위기데. 상놈이 상년 만나제 당상관의 따님을 만낼 거잉가고, 얼릉 들으먼
억지 같기도 허지마는 곰곰 생각해 보먼 그 속도 알겄드라고. 상놈으 신세가 얼
매나 징그럽고 몸썰이 났이먼 그러겄능가 싶고. 포한이 징게 그런 독헌 맘을 먹
제, 앙 그리여? 그런디 이건 상놈만도 못헌 종의 신세, 내가 아네. 우례 속 내가
알어. 비단옷에 금바누질허먼 멋히여? 빛 좋은 개살구제. 금쪽 같은 자식한테 버
젯이 지시는 아부지 성시도 못 붙여 주고. 아부지라고 불러도 못 보고. 인간의
심정 갖꼬서야 어뜬 에미가 그 자식 체다볼 안 설웁겄능가. 한 마당으서 왔다갔
다 험서. 그런 신세를 지고 장개를 가 밨자여. 머잘허먼 콩심이고, 안 그러먼 호
제네 딸년들 중에 누구겄제. 그렁게 그렇게 가먼 안되야. 성시 찾고, 아부지 찾
고, 보란 대끼 육리갖촤 샘현육각 사모관대 떵떵거리고 가야제. 아부지 찾고 장
개 딜이야여. 안 그럴라먼 성씨 찾어 멋 헐 것이여. 실속도 없이. 아부지만 찾어
바아. 그 담에는 시상이 달러지제. 대접이 달러져어."
"그거이사 나도 알제마는."
"장개는 그때 거서 보내기로 허고. 율촌샌님 살림살이 수천샌님이 다 맡어서 대
신허시는디, 내가 잘 모링가는 몰라도 넘들이 보매는 안 그렇다고? 잘은 모르지
4만 하이간이 그 살림 속을 꿰뚫고 지신 냥반이 수천샌님이신디, 종손도 어디로
가고, 아드님도 어디로 가고, 두댁이 다 손자들은 에리고, 봉출이는 수천샌님 아
들이 되고, 그러먼 그 담은 어치케 되겄능가손금 아니여?"
"아이고, 무서라."
"무섭제."
"어디 가서 그런 소리 마시요잉? 나 지명에 못 죽으까 싶소. 나사 머 어쩐대도
상관없지마는 봉출이 매급시 아부지 찾을라다 구신 되까 겁나네요."
"안 그럴 꺼이여. 사람 기운이 구신보돔 더 독헌 거잉게."
"그런디, 대실서방님 어쩌능 거이 머이 더 어쩐다고요?"
"소문 내. 봉출이 시켜서. 딴 디다 여그저그 안해도 ㄷ게 대실아씨한테다. 그러고
오빼미란 년한테도 실쩍 찔러서 수천샌님 귀에 들으가게 허고. 이런 말은 나먼
날수락 좋옹게."
"아이고, 무서라."
"무선 일 저꺼야 큰일 해내제. 안 그럴라먼 펭상에 이러고 살든지. 머 내가 어쩌
라고는 못허지만 말이여."옹구네는 우례한테, 이 말이 온 문중에 퍼지고, 대소가
가 소동이 나고, 오류골댁, 율촌댁이 서로 뒤집어지면서, 결국 강실이가 쫓겨나
게 되는 정황을, 마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눈으로 보는 것처럼 조근조근
이야기하였다. 그리고는
"베룩이도 낯짝이 있다고는 허지만, 낯짝을 신주단지맹이로 뫼시고 사는 매안 냥
반 서슬 푸른 기오성에, 이런 일 저질러져 어디다 낯 들고나 매안 이가요오, 헐
수가 없게 체면이 쑥밭 된 마당에, 안 그래도 겁이 많어 타국 만리 넘으 땅으로
국경도 넘어서 도망 간 대실서방님이 무신 염치에 무신 담력으로 돌아올 수가
있겄능가. 덕석몰이 몰매 맞어 아조 죽을라고 작심헌 바 아니라먼. 못 와. 못 오
제. 난리가 나먼 도망을 가는 거이 사람이제. 난리통 속으로 대가릴 디밀고 불쏘
시개 될라는 사람은 없능 거잉게에. 대실서방님이 못 오시먼 새터서방님도 못
외겨. 종항간에 한 모둠으로 발 맞촤 갔다가 동생은 띠여 불고 꺼덕꺼덕 성만
돌아오겄능가? 사람 뵈기 챙피허고 면상이 거끄러서? 거그다가 초록은 동색이라
고 같은 물에 몰아서 치도곤이를 맞을 거인디? 그렁게 인자는 오고 자퍼도 못
오게 여그가 시끄러야여. 막 벌집을 쒸셔 농 것맹이로 기양 정신을 못 채리게.
그러먼 그럴수락이 봉출이한테 떨어지는 감이 클 거잉게. 그런 지만 알어."
아이고오, 그렁게 옹구네가 오늘 나한테 맘먹고 옹 거이구나아. 이런 말 헐라고.
참 요상허네. 이 사램이 왜 나한테 요리 파고들으까? 이런 말은 피가 같고 살이
같은 성지간에도 털어놓기 쉽잖을 거인디, 나를 언지부텀 어찌 보고 이런 궁리
저런 궁리를 내 일맹이로 허고 있었이까? 자개 일도 아닌다. 보통 때는 살갑게
허도 않든 사램이. 속으가는 속정이 따로 있었등게비구나. 나는 몰랐지마는. 나
를 안씨럽게 생각고. 오오, 그래서 아까 봉출이랑 꽃니랑 있는디도 개념 않고 이
런 말 저런 말 다들으라고 일부로 그렇게 이얘기를 했등갑다. 아그들보고 욍기
라고.
"꼭지만 건드러 뇌. 그 담은 지절로 터지게 되야 있잉게. 그것도 안허고 무신 소
원을 이룰라고는 말어야제잉? 일이란 거이 공이 들으가야 득이 있능 것 아니라
고? 이런 일 모사는 쥐도 새도 몰라양게 시방 여그서 우리 둘이 헌 말은 우례허
고 나만 알어얄 거이고잉. 애들 알먼 큰일나."
옹구네는 다짐받는 목소리로 말끝을 눌러 홀맺고는
"나 갈랑게."
어둠 속으로 총총히 사라졌다. 그리고 봉출이는 날이 새기 무섭게 콩심이한테로
가 어젯밤에 들은 이야기를 조랑조랑 옮긴 것이다. 아이들 소견이란, 하지 말라
는 일도 기어이 하고야 말려는 경솔함이 있게 마련인데, 하물며 하라고 부추기
는 말을 안히고 배기리오. 더구나 돈후, 신중 공경 근신이 몸에 밴 사부가의 자
제도 아니요, 한낯 종의 자식 봉출이었으니. 그것도 '봉출이 오수 갔다 온 일' 같
은, 멍사 모르는 일을 저지를 만한 아이였으니. 왕눈을 껌벅거리며 이야기를 해
나가다 빠뜨린 대목이 있으면 다시 되짚어 끼어 넣어 가며, 그는 옹구네한테 들
은 말을 콩심이한테 건네주었다. 엉겁결에 그 말을 떠안은 콩심이는 차마 떨어
지지 않는 입을 옴질옴질, 몇 번이나 망설이며 침을 바르고 입술을 축이어 겨우
겨우 줄거리만 추려서, 무릅쓰고 토하듯이 효원에게 넘겨 주었다. 느닷없는 이
말에 깊은 칼을 맞아, 소스라쳐 시퍼렇게 질린 명치에 숨조차 제대로 삼키지 못
한 채, 효원은 두 손으로 가슴을 누르고만 있었던 것이다. 내동댁 떡대기, 갓난
손자의 여린 배가 밟혀 터진 것도 참혹 했지만, 효원은 이 난데없이 치받은 바
윗덩이에 가슴이 터져, 폐장이 흩어질 것만 같았다. 그랬구나. 그래서였구나.
20 남의 님
"자알 했그만. 잘 했어. 하이고오. 이뻐서 등짝을 패 주겄네 기양. 아조 쪼개지
게 패 주겄어어."
휘유우. 옹구네는 시퍼렇게 심지 박힌 음성을 어금니로 짓갈아 응등그려 물면서
그렇게 비꼬고는, 외마디 한숨을 토했다. 춘복이는 주빗주빗 뒤엉켜 부수수 일어
선 부엉머리를 봉분만하게 이고 앉아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성질 같이 뻗세
게 쑤실쑤실 휘감아 솟구친 눈썹도 웬일인지 숨이 죽어 시커먼 빛이 가시고, 낯
색도 해쓱하여 여윈 듯한 모습이 도무지 평소의 그답지 않은 춘복이는, 넋 나간
사앉은 채 꺼부정한 등허리를 구부리고 있었
다. 그는 입술조차 퍼르스름 핏기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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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공동 구를 점용 또는 사용한 자
B. 허가 또는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토지에의 출입 및 장애물의 변경 , 제거행위를 한 자
C. 재해복구 또는 응급조치 후 신고를 하지 않은 자
(3) 시장, 군수, 구청장
토지거래계약 허가를 받아 취득한 토지를 허가받은 목적대로 이용하지 않은 자
2) 부과. 징수절차
① 건설교통부장관, 시도지사,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 법 제144조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는 때에는 당해 위반행위를 조사확인한 후 위반사실과태료금액이의방법 및 이의기간 등을 서면으로 명시하여 이를 납부할 것을 과태료처분대상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② 건설교통부장관, 시도지사,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과태료를 부과하고자 하는 때에는 1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과태료처분대상자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지정된 기일까지 의견제출이 없는 때에는 의견이 없는 것으로 본다.
③ 건설교통부장관, 시도지사,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 과태료의 금액을 정함에 있어서 당해 위반행위의 동기와 그 결과 등을 참작하여야 한다.
④ 과태료의 징수절차는 건설교통부장관이 처분권자인 경우에는 건설교통부령으로, 시도지사,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처분권자인 경우에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계획조례로 정한다.
4. 이의제기
과태료처분에 불복이 있는 자는 그 처분의 고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그 처분권 자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1) 이의를 제기한 때에는 처분권 자는 지체 없이 관할법원에 그 사실을 통보하여야 하며,
2) 그 통보를 받은 관할법원은 비송사건절차법에 의한 과태료의 재판을 한다.
제3편 주택건설촉진법
제1절 총칙
제1 법의 목적
주택이 없는 국민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고 (무주택자) 모든 국민의 주거수준의 향상을 기하기 위하여 (유주택자)
주택의 건설․공급과 이를 위한 자금의 조달․운용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 주택건설촉진법상의 적용대상
1. 주택
1. 의의
세대의 세대 원이 장기간 독립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로 된 건축물(이에 부속되는 일단의 토지를 포함한다) 또는 건축물의 일부를 말하며, 이를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으로 구분한다.
2. 주택의 종류
1. 주거형태에 의한 분류
1) 단독주택 :1호당 330㎡이하
① 단독주택 (호)
② 다중주택 (고시원) : 3층이하/330㎡이하
③ 다가구주택 : 3개층이하/660㎡이하/19세대이하
④ 공관 (외국)
2) 공동주택 : 1세대당 297 ㎡ 이하
대지 및 건물의 벽․복도․계단 기타 설비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각 세대가 하나의 건축물 안에서 각각 독립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로 된 주택을 말하며 그 종류와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① 아파트 : 5층이상 (규모에 상관없다)
② 연립주택 : 4층이하/660㎡초과
③ 다세대주택 : 4층이하/660㎡이하
2. 지원자금에 의한 분류
1) 국민주택 : 국민주택기금에 의한 자금을 지원 받아 건설되거나 개량되는 주택으로서 1 호 또는 1세대당 85 ㎡이하(단, 수도권 이외 읍 또는 면의 지역은 100㎡ 이하)로 한다.
2) 민영주택 : 국민주택 등을 제외한 주택을 말한다.
2. 부대시설
부대시설이라 함은 주차장, 관리사무소, 담, 건축법에 의한 건축설비 기타 이에 준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 또는 설비를 말한다.
3. 복리시설
- 어린이 놀이터. 구매시설, 의료시설, 주민운동시설, 일반목용장, 입주자 집회소
- 생활편의시설, 유치원, 새마을유아원, 보육시설, 노인정 청소년수련시설, 근린공공시설
- 공동작업장, 아파트형공장, 사회복지관
- 문고 기타 거주와의 취미활동, 종교생활, 가정의례 또는 부녀회 등의 주민 봉사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시설
- 기타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공동시설
4. 간설시설
도로, 상하수도, 전기시설, 가스시설, 통신시설 및 지역난바잇설 등 주택단지 안의 기간시설과 그 기간시설을 당해 주택단지 밖에 있는 동종의 기간시설에 연결시키는 시설을 말한다.
제3 용어의 정의
1. 관리주체 : 공동주택을 관리하기 위하여 입주 자에 의하여 구성된 자치관리기구/주택관리업자/ 사업주체를 말한다.
2. 사업주체 : 국가/지방자치단체/대한주택공사/한국토지공사 및 등록한 주택건설사업자 또는 대지조성사업자 등, 이 법에 의하여 주택건설사업 또는 대지조성사업을 시행하는 자를 말한다.
3. 국민주택사업주체 : 국민주택을 건설․공급하는 사업주체
4. 주택조합 : 동일 또는 인접한 시(특별시 및 광역시를 포함한다)․군에 거주하는 주민이 주택을 마련하기 위하여 설립한 조합(지역조합), 동일한 직장에 근무하는 근로자가 주택을 마련하기 위하여 설립한 조합(직장조합) 및 노후․불량한 주택을 철거하고 그 철거한 대지 위에 주택을 건설하기 위하여 기존주택의 소유자가 설립한 조합(재건축 조합)을 말한다.
제2절 주택건설종합계획
1. 의의
(1) 국민의 주거생활의 안정과 향상을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실시하여야 할 계획으로서 주택의 건설공급에 관한 장기(5년 이상), 단기(5년미만)로 구분한다.
(2) 주택건설종합계획의 내용
- 주택에 관한 기본정책
- 주택건설 (국민주택건설을, 최우선 고려)
- 택지수급
- 주택자금의 조달 및 운영
- 기타 필요한 사항
(3) 국민주택사업주체는, 주택건설종합계획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택건설사업 또는 대지조성사업을 시행하여야 한다.
(4) 일반사인(국민)에게는 직접적 효력이 없고 관계행정기관만 구속하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민주택사업주체만은 직접 구속력이 있다.
2. 수립권자: 건설교통부장관이 수립․실시
3. 수립절차
1) 관련 건설계획서의 제출
(1) 특별시장, 광역시장, 도지사는 건설교통부장관에게 매년 11월말까지 다음연도 주택건설계획서 제출(5년 이상의 주택건설종합계획수립 필요시 장 기계획작성제출)하여야 한다.
(2) 정부투자기관을 포함한 국가기관은 건설교통부장관에게 매년 12 월말까지 주택건설사업계획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3) 건설교통부장관이 필요한 경우에는 한국주택은행 및 농업협동조합 중앙회에 다음 연도의 주택자금조달 계획서를 제출하게 할 수 있다.
2) 계획의 수립 : 건설교통부장관은,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당해 연도 2월말까지 주택건설종합계획을 수립․실시 하여야 한다.
3) 통보 ; 건설교통부장관은, 수립된 주택건설종합계획을 중앙행정기관의 장, 시․도지사, 한국주택은행, 농협중앙회에 통보하여야 한다.
4. 주택정책심의위원회
1) 주택건설종합계획의 수립 및 기타 중요사항을 심의하게 하기 위하여 건설교통부에 둔다.
2) 위원장은 건설교통부장관이 되며, 위원장을 포함한 20인 이내로 구성
3) 심의사항
- 주택에 관한 기본정책의 수립에 관한 사항
- 주택건설종합계획의 수립 및 실시에 관한 사항
-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한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 변경 또는 해제에 관한 사항
- 국민주택기금의 운용계획수립에 관한 사항
- 기타 위원장이 부의 하는 사항
3절 주택의 건설
제1 사업주체
1. 의 의
- 주택건설사업주체라 함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및 등록한 주택건설사업자 또는 대지조성사업자 등 이 법에 의하여 주택건설사업 또는 대지조성사업을 시행하는 자를 말한다.
- 국민주택사업주체라 함은 국민주택을 건설, 공급하는 사업주체를 말한다.
2. 주택건설의 주체분류
1. 공공사업주체 : 국가, 지방자체단체,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및 등록한 주택건설사업자 또는 대지조성사업자 등
2. 주택조합 : 주택이 없는 주민, 근로자, 노후, 불량한 주택을 철거하고 주택을 건설하기 위하여 설립한 지역조합, 직장조합, 재건축조합
3. 공동사업주체
1) 토지소유자와 등록업자
2) 고용자와 등록업자
3) 주택조합과 등록업자
4. 건설등록업자 : 공공사업주체 및 공동사업주체 이외의 자로서 년 간 단독주택의 경우에는 20호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20세대 이상, 또는 면적 1만 제곱미터 이상의 대지조성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7 경우 건설교통부장관에게 등록하는 자
3. 공공사업주체
사업주체라 함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및 등록한 주택건설사업자를 말한다.
제2 주택조합
1. 의의
주택조합은 동일 또는 인접한 시(특별시, 광역시를 포함한다), 군에 거주하는 주택이 없는 주민이 주택을 마련하기 위하여 설립한 조합(지역조합), 동일한 직장에 근무하는 주택이 없는 근로자가 주택을 마련하기 위하여 설립한 조합(직장조합)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노후, 불량한 주택을 철거하고 그 철거한 대지 위에 주택을 건설하기 위하여 기존주택의 소유자가 설립한 조합(재건축조합)을 말한다.
2. 조합의 설립
1. 인가
- 조합을 구성하여 그 구성원의 주택을 건설하고자 할 때에는 관할시장, 군수, 구청장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 인가받은 내용을 변경하거나 주택조합을 해산하고자 할 때에도 또한 같다.
2. 국민주택을 공급받기 위한 설립신고
- 국민주택을 공급받기 위하여 주택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자는 관할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하며 이러한 주택조합에 대하여는 국민주택을 우선 공급할 수 있다.
- 국민주택을 공급받기 위하여 설립하는 주택조합은 직장조합에 한한다.
3. 조합의 구성
1. 조합원의 수
주택조합은 20인 이상의 조합원으로 구성한다. 다만,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0인 미만의 조합원으로 주택조합을 구성할 수 있다.
-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얻어 건설한 주택으로서 20세대 미만의 노후, 불량주택을 재건축하는 경우
- 노후, 불량 공동주택7을 재건축하여 20세대 이상의 주택을 건설하는 경우
택조합설립인가신청일부터 당해 조합주택의 입주가능일까지 주택을 소유하지 아니하거나 60㎡ 이하의 주택을 1채에 한하여 소유한 세대주세대주와 동일한 세대별 주민등록표상에 등재되어 있지 아니한 세대주 원을 포함한다) 전원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 아니하거나 세대원중 1인에 한하여 60㎡ 이하의 주택을 1채에 한하여 소유한 세대의 세대주를 말하며, 주택을 소유하지 아니한 세대주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은 건설교통부령으로 정한다]
2)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재당첨기간이 경과 된 자
3) 주택조합설립인가신청일 현재 당해 주택조합설립인가지역과 동일 또는 인접한 시(특별시 및 광역시를 포함한다), 군내에 거주하는 자
2. 직장조합
- 지역조합의 1) 내지 2) 에 해당하는 자
- 당해 시, 군 안에 소재 하는 동일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도는 법인에 근무하는 자
3. 재건축조합
- 노후, 불량주택(당해 주택에 부속되는 대지를 포함한다)의 소유자
- 복리시설(당해 복리시설에 부속되는 대지를 포함한다)의 소유자, 이 경우에는 재 건축된 복리시설에 한하여 공급하되, 복리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3. 조합구성원 제한
1) 지역조합과 직장조합
지역조합이나 직장조합은 그 설립인가를 받은 후에는 당해 조합의 구성원을 교체하거나 신규로 가입하게 할 수 없다. 다만, 다음에 해당하는 사유로 결원이 발생한 번 위안에서 충원하는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조합원의 사망
- 주택건설사업계획의 승인 이후에 입주 자로 선정된 지위가 양도, 증여 또는 판결 등으로 변경된 경우
- 조합원이 확정판결 등의 사유로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되어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는 경우
- 조합원이 전산조회 등으로 무자격자로 판명되어 자격을 상실하는 경우
2) 재건축조합 : 재건축조합은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얻은 후에는 조합원을 교체하거나 .
2. 재건축조합의 주택건설
노후, 불량주택의 소유자들이 당해 주택을 철거하고 그 철거한 대지 위에 주택을 건설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시장 등에 안전진단을 신청하여야 한다.
5. 지방자치단체장의 의무
노후, 불량주택의 수가 1,000 세대 이상이거나 재건축사업시행지역의 면적이 5만㎡ 이상의 재건축사업으로서 이 법에 의한 재건축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시장 등은 재건축사업이 신속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6. 설립인가 취소 및 회계감사
1. 인가취소
시장 등은 주택조합 또는 주택조합의 구성원이 주택건설촉진법 또는 명령이나 처분에 위반한 때에는 주택조합의 설립인가를 취소할 수 있다.
2. 회계감사
주택조합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며 그 감사결과를 과날시장
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1소매 끝으로 깡통의 구두를 닦는다.
악무는 상환…….
깡통: 왜? 드러워서 못 닦겠냐? 내 구두가 암만 드러워도 순사 혓바닥보다 더 드럽겠냐?
낄낄거리는 덩치들……. 비참해지는 상환과 최 순경……. 덩치들의 비웃음을 받으며 엄청난 모욕을 경험하는 상환……. 점점 숨이 거칠어지더니- "이야야야야!" 고함을 지르며 깡통을 밀치는데, 펑- 순간적으로 상환의 손에서 기운이 나온다. 허공으로 떠오른 뒤 바닥으로 나뒹구는 깡통. 놀라는 사람들. 상환 역시 자신에게 놀랐다. 깡통의 부하들이 자신을 죽일 듯이 쏘아보자 권총을 뽑아드는 상환. 탕! 허공에 한 발을 쏜다.아지면 화면 가득 보이는 침대 옆 자명종 시계.
6시30분에 도착하는 초침.
요란하게 울리는 자명종.
하지만 채 목청도 내보기 전에 능숙한 나미의 손에 저지당한다.
잠시 잠을 깨는 듯 뒤척이더니 조용히 몸을 일으켜 나가는 주인공 나미의 실루엣.
그 옆으로 희미하게 잠든 남편의 모습.
깔끔한 고급 주방.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 씻고 다듬으며 아침 준비를 하는 나미의 손.
만드는 음식들은 한식, 건강식, 서양식등 다양하다.
대강 분위기로 보아 좀 사는 집인 듯.
드레스 룸.
남편의 수트, 딸의 교복 등을 정성스럽게 다림질하고 걸어놓는 나미의 손.
욕실.
세수하는 나미.
얼굴 보이면 40대란 나이가 무색하게 깨끗하고 정결한 얼굴.
주름이 생겼나 자세히 들여다보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다.
딸 미진(16)의 침실.
깨우는 나미. 또래가 그러하듯 일어나기도 깨우기도 힘들다.
침실.
힘겹게 일어난 남편에게 준비한 각종 비타민과 한약 등을 챙겨 먹이는 나미.
식탁.
둘러 앉아 식사하는 세 사람.
주방 라디오에서는 여전히 time after time 이어지고 신문 보는 남편은 복 해장국,
문자 날리는 딸은 서양식 아침. 대화는 없다.
옆에서 열심히 이들의 식사를 시중드는 주부 나미.
남편: 뉴스 좀.
미진: 우유.
앉았다 일어났다 나미는 식사할 겨를도 없다.
나미: (앉으며) 할머니 병원 좀 가보지 들?
미진: (일어서며 건조하게) 잘 먹었습니다.
나미: (한 입 베어진 빵을 보며) 마저 먹어. (그냥 가버리는 딸. 다시 남편에게) 응?
남편: (눈도 마주치지 않고) 알잖아.
섭섭하다는 듯 쳐다보던 나미.
하지만 남편의 반찬을 챙겨준다.
현관. 출근하는 남편과 등교하는 미진.
신발을 신고 지갑에서 상품권 봉투를 꺼내는 남편.
남편: 당신거랑 장모님거랑 해서 빽 하나씩 사.
나미: (뭐 이런 걸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