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伏(삼복)
一椀香茶小點氷-한 사발 향그런 차 작은 얼음 덩어리 띄워,
啜來端可洗煩蒸-마셔보니 참으로 무더위를 씻겠네.
閑憑竹枕眠初穩-한가하게 대침(竹枕) 베고 단잠이 막 드는 차에,
客至敲門百不應-손님 와서 문 두드리니 백번인들 대답 않네.
서거정(徐居正)
삼복(三伏)의 태양 아래 인생을 즐겨야 !!
7월 7일 소서(小暑)
7월16일 초복(初伏)
7월 23일 대서(大暑)
7월 26일 중복(中伏)
이렇게 더위의 “염제(炎帝)”들이 다 모여 있다.
“염제(炎帝)”는 고대 중국 춘추 시대 노(魯)나라 산동(山東) 사람인
좌구명(左仇明)이 쓴 책 국어(國語)에서는
“여름을 맡은 신(神)”
“중국(中國) 고대(古代)의 불의 신(神)”이라 기록되어있다.
그리고 8월7일이면 가을이다.
입추(立秋)이기 때문이다.
입추(立秋)는 가을이다.
덥다고 호들갑 떨일도 아니다.
歲月克駟光(세월극사광)이라 하지 않았는가!
세월은 마치 말 네 마리가 달릴 때 다리사이로 비치는 햇빛과 같이 빠르다.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의 “복(伏)”은 한자로 “엎드릴 복(伏)”이다.
마치 시루떡을 찌는 듯 한 더위에 지쳐 앞으로 꼬꾸라질(엎어질)것 같아서
이 “복(伏)”자를 쓰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사람(人)옆에 개(犬)를 쓴 “복(伏)”은 옛날에는 먹을 것이 넉넉하지 못해 단백질 섭취가
부족했다.
그래서 단백질이 많은 개를 잡아먹었기 때문에 “복(伏)”을 썼다는 설도 있다.
참말인지 터무니없는 헛소문(浪說)인지 잘 모르겠다.
한자(漢字)대로 설명하여
“복(伏)”이 개를 잡아먹는 날이면
“신(伸)”은 원숭이로
“오(午)”는 말이다
“件(건)”은 소다
“양(佯)”은 양을 잡아먹어야 하는데 안 잡아먹는다.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보다 초복(初伏)은 뒤에 온다.
예로부터 동양의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은
여름은 화(火·불), 가을은 금(金·쇠)의 속성을 갖는다.
제아무리 강한 쇠(鐵)도 불(火)에는 녹아내린다.
가을 기운인 금(金)이 일어서려다 여름의 불(火)를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엎드리는 날이 복(伏)날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내 자리 가을을 내놓으라며 덤비는 가을을 세 번이나 무릎 꿇리며 정열을 과시하는
것이 삼복(三伏) 더위다.
삼복(三伏)이라 하지만 사실은 여름이 온힘을 다해 바락바락 기(氣)를 쓰며
단말마(斷末魔)의 극성을 부리는 고비다.
삼복(三伏)의 3연전을 치르고 나면 더위도 장마철에 속빠진 지렁이처럼 맥과 진이
빠진다.
우리의 늙은 인생과 같이 “버텨보았자 소용없구나”하고 물러선다.
서양에서도 삼복(三伏) 더위에 개(犬)가 등장한다.
heat of the dog days
간단히 말해 “개더위”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처럼 “dog days”는 개를 먹는 날이라는 데서 나온 게 아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점성술사(占星術士)와 천문학자들은 “시리우스(Sirius)”라는
천랑성(天狼星the Dog Star)개별이 있다.
항성(恒星) 중에서 가장 밝은 별이라 하였다.
이 별이 뜨면 무더위와 극심한 가뭄과 갑작스러운 뇌우(雷雨)와 홍수(洪水)의
전조(前兆) 현상으로 여겼다.
그런데 시리우스(Sirius)가 속해 있는 별자리가 “큰 개(犬) 자리(the Great Dog)여서
연중 가장 무더운 날들을 “dog days”라고 부르게 됐다.
“개(犬)의 별”인 시리우스(Sirius)가 밤에는 뜨지 않고 낮엔 태양빛에 가려
보이지 않는 날들이 삼복(三伏dog days)더위 가 된 것이다.
동서양 삼복(三伏)에 같이 개가 등장하지만 개의 의미는 다르다.
서양에서도 삼복더위에는 남성들 건강에 각별히 주의하도록 했다.
남성은 삼복더위에 머리와 무릎이 바싹 말라 건강이 허약해지고
피부에 난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다고 했다.
특히 남녀 간에 사랑을 나누기에는 최악의 계절
(Worst season to make love between a man and a woman)
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필자생각에 이 말은
옛날 서양에도 먹는 것이 어려울 때에 영양부족으로 땀 흘리는 여름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는 의미 아닐까
오늘날 축제는 주로 여름에 열린다.
여름날 태양아래 인생을 불태우는 축제다.
열심히 입도 맞추고 사랑도 하여 인생을 즐겨야 한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