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가 그야말로 화제꺼리인 것 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들이 알고 싶어하는 그리고 마땅히 알아야하는것들을 세세히 알려주니 그야말로 어두운 바다의 등대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꼼수다"가 방송이 된지 거진 6개월여 정도 된 지금 시점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보면 자칫 "나는 꼼수다"라는 정말로 좋은 우리들의 아이템이 훼손 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그래서 내 개인적인 의견에 기준해서 "나는 꼼수다"의 위험요소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첫째, 멤버들이 각개격파 당하는 것이다. 먼저 생각해보면 나꼼수는 현 정부의 눈에 가시일 것이다. 우리 가카도 드디어 나꼼수의 존재를 인지했다고 하니 분명 남은 임기동안 총선은 몰라도 대선을 쟁취하기 위해서 무슨짓이든 할 것이고 그 첫 번째 타겟은 당연히 나꼼수 멤버들 일 것이다. 그 증거가 지금도 각종 소송과 고소에 휘말리고 있고 주진우 기자 경우는 최근 부쩍 소송에서 진다는 이야기를 나꼼수에서 하기도 했다.
나꼼수 멤버들은 각각의 역활분담이 철저하게 나뉘어져 있고 그 역활들의 조합이 비로서 나꼼수라는 결과물을 내는 것이다. 김어준 총수의 기획과 진행, 정봉주 전 의원의 정치적 관점, 주진우 기자의 정확하고 디테일한 사실성 제공, 김용민의 프로듀싱... 이 요소들은 서로를 받쳐주는 일종에 자동차의 바퀴 4개와 같은 역활이라 어느 한쪽이라도 약해지거나 무너지면 그 위치를 대신할 사람이 있을지 또 나꼼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나꼼수 멤버들이 모두 미국으로 가고 정봉주 전 의원 혼자 한국에서 끝장토론, 손바닥 TV, 그리고 중앙과의 인터뷰 단 3번의 활동으로 벌써 정봉주 의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걸 보면 나꼼수 멤버들이 정부가 됐는 진보진영이 됐든 어디가 됐든 간에 각개격파를 당해 나꼼수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라는 법이 없을 것이다.
나꼼수 멤버들이 미국에 가니 TV토론 2번에 정봉주 의원 인터뷰 등 이곳 저곳에서 나꼼수를 도마위에 올려놓고 있다. 이런 여론들을 정봉주 전 의원 혼자서 받아내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았나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100분 토론에서 정청래 전 의원도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정청래 전 의원이 비판의 시선을 받는 것도 나꼼수만의 언어로 토론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장소가 나꼼수였다면 환영받고 추앙받을 일이지만 100분 토론은 방송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이야기 하자면 정봉주 전 의원이 각종 TV에 나와서 깔대기를 대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TV나 인터뷰는 나꼼수 팬들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자신을 노출하는 자리이다. 때문에 우리들끼리 있을 때는 별별일을 막 해도 이해하고 재미있어 하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볼 땐 거부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봉주 의원이 나꼼수가 아닌 매체에서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현재 시장의 선대위원장 자격으로 MBN 토론방송을 했을 때의 모습이 아니였나 싶다. 실제로 난 그 모습이 제일 멋있었다. 나꼼수에서는 촐삭거리고 깔대기 대는 모습 하지만 TV 같은 방송에서는 의젓하고 무게감 있는 모습 그것이 되어야 정봉주 의원이 진정으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나꼼수 팬들과 나꼼수를 모르는 사람들의 관계이다. 나꼼수 팬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혹은 중립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밀어내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나라를 나누는 기준으로 좌파 우파가 아닌 나꼼수의 팬과 팬이 아닌 사람으로 나누어도 될 만큼 나꼼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 하지만 나꼼수 팬들이 정말로 알아야 할 것 중 하나가 나꼼수 팬들이 정말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나꼼수 팬이 아닌 사람도 정말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 주위만 해도 나꼼수를 모르거나 나꼼수를 알아도 안 들어본 사람이 절대 다수이다. 보수 혹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관심이 없거나 팟캐스트 같은 걸 잘 몰라서 안 들은 사람들도 있지만 나꼼수는 벌써 31회라는 상당히 많은 분량을 쏟아내었다. 이 말은 관심이 생겨서 듣고 싶어도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지금 나꼼수에 입성을 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 내 주위에서 일어난 일을 근거로 하는 이야기이다.
예능으로 비유하자면 무한도전은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알고 봐야 정말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런닝맨은 굳이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를 얻을 수 있다. 바로 나꼼수는 런닝맨이 아니라 무한도전이라는 것이다. 가카, 깔대기, 씨바, 융합정치인, 노원구 공릉동 월계동, 누나전문 기자, 악마기자 등등... 이런 단어들이 쏟아지는 나꼼수를 잘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관심이 있어서 듣는다 해도 잘 이해할리가 만무하다. 나꼼수의 팬들은 어찌보면 현 정치에 대해 분노하고 현실을 바로 잡고 싶어하는 깨어있는 시민으로 볼 수 있지만 약간 다른 시각으로 보면 나꼼수라는 팟캐스트 정치풍자쇼의 골수팬들 혹은 팬덤이라고도 볼 수 있다.
팬덤문화의 단점은 자신들의 문화권 밖에 있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비교적 썩 잘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그런 사례들은 우리 주위에 많이 있다. 아이돌 가수들의 팬덤, 힙합문화의 팬덤, 일본문화의 팬덤(흔히 덕후과 사람들) 등등이다. 그들은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차분히 가르쳐 주고 안내하는 것에 다소 서툴다. 예를 들어 누가 힙합에 흥미가 생겨서 "누가 최고에요? 디스가 뭐에요? 소울 컴퍼니가 뭐에요?" 라고 물었다면 친절히 설명하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아니 소울 컴퍼니도 몰라?" 라는 반응이 분명히 나오게 되어 있다. 자신들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방인을 친절한 전도의 대상으로 삼는 건 교회밖에 없다. 하지만 나꼼수 팬들은 거기에 더해 "아니 넌 지금 나라에 대해 걱정이나 하는거야? 정치에 관심이 없는 거야?" 라는 나라를 걱정하지 않는다는 우려까지 겹쳐 정치에 무지한 사람으로 상대를 쉽게 판단하는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이 있다. 아이폰 쓰면서 나꼼수를 모른다고 하니 현 시국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 같아 한심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그것이 일정 부분 또 사실이기도 해서 어떻게 보면 참 애매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강력하게 주장하건데 그런 사람들까지 모두 포용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현 시국에 대해 알리려면 나꼼수도 너무 나꼼수만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좀 더 알기 쉽게 방송할 필요가 있으며, 나꼼수의 팬들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꼼수를 보다 친철하고 재미있게 알리려는 노력을 해야 주위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나꼼수를 좋아하게 될 것이다.
셋째, 멤버들의 체력과 집중력이다. 현재 멤버들의 무리한 일정 때문에 걱정되는 문제인데 체력이 떨어지고 피로가 누적되면 아무래도 그들도 사람이기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멤버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몸에 무리가 가서 자칫 편집이 잘못되어 보수진영에서 꼬투리 잡을 꺼리를 제공한다. 이건 이렇다라고 이야기 하거나 혹은 소설을 썼는데 그것이 명백히 사실이 아닌 차원의 문제 말이다. 물론 그럴일이 없다고 굳게 믿고 있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것 아니겠는가. 게다가 총선은 좀 가깝지만 대선은 꽤 멀리 있다. 만일 그런일이 발생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보수진영이나 정부 혹은 보수언론의 공격을 받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 무서운 건 나꼼수를 믿고 그들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그 모습에 실망해 등을 돌리는 사태가 발생하는 굉장히 무서운 일이 일어나게 된다.
나꼼수 멤버들은 지금 몽롱하게 졸린 상태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여차해서 발을 잘못 뻗으면 아래로 추락할 수도 있고 추락하지 않는다 해도 상당히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팬의 이탈현상이 일어나면 그것은 어떻게 해도 회복하기가 어렵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듯이 나꼼수 팬들은 기대치가 점점 높아질 것이고 그것을 나꼼수 멤버들은 훌륭하게 충족해 줄 것이다. 그들은 그런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멤버들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약한 상태가 됐을 땐 언제 어떻게 실수를 하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멤버들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주진우 기자는 각종 소송에, 정봉주 전 의원은 대법원 재판 및 명예훼손 고소, 김용민 교수와 김어준 총수는 무리한 스케쥴과 보수측 감시, 압박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보수측에서 나꼼수를 무너뜨릴 수는 없다. 절대로 그렇게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철옹성이라 하더라도 항상 경계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아차하는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나꼼수 멤버들과 나꼼수 팬들은 잘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멤버들이 실수를 하더라도 외면하지 말고 더욱 더 그들을 감싸 안아 주는 것이야 말로 나꼼수를 지키는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첫댓글 너무나 공감이 갑니다. 저도 사실 요즘 불안불안했거든요. 잘 버텨줘야 할텐데. 정권교체할 때 까지 말이죠
적극 공감되는 말이십니다.
척박한 땅에서 자생하며 꽃을 피워놓으니 화분에다 옮겨심게 관상용으로만 만족하란 이야기와 같네요 우리가 그들에게 해준게 업으니 바라지도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