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W 무명작가신실장
그의 작은 장난으로 시작된 웃음은 나의 피눈물로 끝날거라고 생각했지만
..
..... 나의 피눈물을 닦아주는 그들이 있었다
마왕은 소녀였다※※
chapter. 5
***
그뤠이는 천천히 붕대를 감았다.
안그래도 납작했던 가슴이 더 밋밋해져서 정말 절벽이였다.
그녀는 한숨을 길게 내쉬고 붕대 감은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허리 옆구리 쪽에 화상입은 듯 빨갛게 자국이 남아있었다.
"어? 이런데에 상처도 있었네.."
그뤠이는 볼록하게 올라온 상처를 어루만졌다.
그때,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신경질스럽게 들려왔다. 세로우, 또 찾아온 모양이다.
"그뤠이!! 빨리 나와!"
"기다려!"
"들어간다!"
"개새끼!! 들어오면 죽일거야!"
그뤠이는 얼른 검정 셔츠를 입고 회색빛깔 조끼를 그위에 입었다.
잿빛 수트를 다시 입고,
어제 세로우가 큰맘 먹고 금화 1000닢을 쪼개서 사준 잿빛 베레모를 푸른빛 머리 위에 얹어 썼다.
전신 거울 앞에서 한참을 단장하던 그뤠이는 또다시 세로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때문에 문을 벅차고 방에서 나갔다.
세로우는 갈색빛 페도라를 눌러쓰고 있었다.
그는 갈색빛 눈썹을 쫑긋 올리더니 그뤠이의 옷차림이 무척이나 맘에 들었는지
주저앉다가 벌떡 일어나 그뤠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역시나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내일이면 진혼식이잖아!"
"정확히 말하면 내일 밤 12시잖아."
"어쨌든! 진혼식이 끝나면, 나도 없고..."
"뭐?"
그뤠이는 세로우의 마지막말이 신경쓰이는지 그를 올려다 보았다.
하지만 세로우는 당황한 빛 하나 없이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어! 세로우~!!"
웬 여자가 세로우에게 푸욱, 안겼다.
눈꼴 사나웠는지 그뤠이는 백발의 여자를 달갑지 않은 듯 노려보았다.
그러다가 그녀가 고개를 들자, 그뤠이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을 칠 뻔했다.
어제 도서관에서 만났던 타랸, 저 여자때문에 여자로써,
여자를 덮쳤다는 이유로 마리오나에게 씹혔기 때문이다.
세로우는 역시나 해맑게 그녀를 반겼다. 타랸은 그뤠이는 안중에도 없이,
어제 그뤠이에게 그랬듯이, 세로우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
"제르한테 들었는데, 오늘 저녁에 떠난..."
세로우는 얼른 타랸의 입을 막았다. 세로우는 웃으며 입을 다시 뗐는데,
그녀의 립스틱 자국이 세로우의 손바닥에 선명히 찍혀있었다.
타랸은 번진 립스틱을 닦아내다가 한심하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그뤠이와 눈이 마주쳤다.
타랸은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더니, 다시 눈물을 쏟아낼 것 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푹 숙였다.
"마, 마왕폐하. 어제는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아, 아니. 별로 죄송할 건 없지만, 좀 비켜줄래?"
타랸은 세로우와 헤어지는 걸 원치 않아 보였지만,
그뤠이는 그를 마왕성 밖으로 이끌었다. 오랜만에 나와 본 마왕성,
사람들이 북적대는 소리가 이미 그뤠이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있었다.
"이제 공부에, 업무에 파묻혀 살텐데..., 그전에 놀아줘야지!"
"누가? 내, 내가 공부를 해? 왜?"
"당연한거 아냐? 왕이니깐, 그만큼 노력을 해야지.
게다가 너는 백발황족들이 말하는 것처럼 마법의 '마' 자도 모르는 인계에서 평생을 살다 온 사람이잖아.
너에게 마왕다운 마법을 가르치려면 무척 애를 써야 할걸."
그뤠이는 평소대로 머리를 헝클이려했지만, 베레모때문에 그러지도 못했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아서 자신을 이 마계로 데려온 세로우를 원망스럽게 쳐다보았다.
세로우는 경직되어있던 얼굴을 다시 풀고, 그뤠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오늘은 내가 쏠게!!"
그뤠이는 그말을 듣고 30초동안은 기분이 풀려있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다가 그 자리에서 갑갑해 쓰러질뻔했다.
고개를 들자마자 자신의 어깨에 부딪혀 입 속 분비물을 묻히고 간 덩치 큰 거인,
자기 발을 밟았다고 내게 바락바락 대드는 꼬맹이, 느끼할 만큼 잘생긴 남자의 작업.
그뤠이는 그때 처음으로 마계에서 그냥 마왕성에 있는게 가장 행복하다고 느꼈다.
세로우는 그뤠이에게 뇌물을 준답시고 버터체리와플을 먹였고,
그뤠이는 그 뇌물에 넘어가 두 사람은 길 한 구석에 주저 앉아 휴식을 만끽하고 있었다.
"진혼식은 어떻게 하는 줄 알지?"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절차는 조금 외웠어."
"내일모레부터는 정말 힘들거야. 친구 한명 만들어놔서, 얘기도 자주하고 그래."
"너 죽어?"
그뤠이는 그 질문에 사레 걸려 기침을 해대는 세로우의 등짝을 후려쳤다.
세로우는 켁켁 기침을 멈출 줄 모르다가,
옆에 지나가는 뚱뚱한 아줌마의 튤립 향기를 맡고 재채기를 크게 한 다음에 그대로 기침을 멈췄다.
"나 안죽어! 절대로 안 죽을거야!"
"하하, 당연하지! 설마 날 이딴 괴기한 곳으로 납치해놓고 너 혼자서 팔자좋게 죽지는 안겠지?"
"아, 목말라. 너 여기 꼼짝말고 있어. 퇴적동굴물맛 주스 살테니깐."
세로우는 페도라를 깊게 눌러쓰고 싱긋 다시 웃어보았다.
세로우의 갈색빛 페도라가 빼꼼히 사람들 사이로 보여졌다.
그뤠이는 그 페도라가 사라질때까지 페도라를 쫓아 고개를 기웃거렸다.
그렇게 그녀가 바보처럼 고개를 기웃거리며 세로우를 기다리고 있을때,
보기 드문 은빛머리에 다시 고개를 오른쪽으로 치우쳤다.
털복숭이 키다리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들 사이를 지나쳐가며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은빛 머리.
달라진게 있다면, 피나는 상처는 보이지 않고, 어디서 훔쳤는지 샀는지.. 검정 수트를 입고 있다는것.
"크리다에!"
그뤠이는 작게 소리쳤다.
그녀는 무언가에 홀린듯 크리다에를 쫓아 군중들 틈 사이사이로 돌아다녔다.
은빛머리는 이제 사람이 조금 한적한 골목길로 접어들다가 분홍빛 벨벳이 박혀있는 철문으로 들어갔다.
데머즈의 말대로라면 저 반뱀파이어는 퍼프리즌이라는 끔찍한 교도소에 갇혀있어야하는데,
살인자의 죄명을 쓰고 대낮에 게스퍼를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가...
그뤠이는 침을 꼴깍 삼치고 철문을 열어당겼다. 검은 복도에,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 붉은 빛 조명.
"끄아아악!!!"
그뤠이는 어두워서 발을 헛디뎠고,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그녀가 다친 등을 어루만지고 질끈 감았던 눈을 떴을때였다.
오늘만큼은 헝클어져있던 별같이 빛났던 은빛머리가 가지런히 빗겨져 있었다.
붉은 눈동자는 여전했지만, 어느새 뺨에 짐승에게 슬킨 자국이 고스란히 남겨져있었다.
"손수 쫓아오셨나요, 마왕폐하?"
그뤠이는 구겨진 베레모를 챙기고 일어나 얼른 얼굴을 숨겼다. 크리다에였다.
그는 그뤠이의 행동을 보고 피식 웃더니 그녀의 베레모를 집어들어 벗겨냈다.
그뤠이는 뺏으려 애를 썼지만, 크리다에는 키가 커서 닿지 않았다. 명색에 왕인데,
"그래, 왜 여기 있는거야?"
"돈 벌려고요."
그뤠이가 힐끗 그의 뒤에 펼쳐진 풍경을 봤는데,
남녀노소 모두 술을 마시고 카드게임을 하고 있었다.
더 뒤쪽을 보니, 피아노와 첼로 등등 악기들이 있었는데,
크리다에가 돈을 번다는 건 그 곳에서 악단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뜻 같았다.
"그게 아니라, 넌 퍼프리즌에 있어야하는데.."
"도망쳤어요."
"어떻게? 거기서 도망치기가 그렇게 쉬워?"
"나는 당신보다 더 강해요."
크리다에는 그렇게 말하고는 무대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악단들에게 가려했다.
하지만 자신의 손목을 덥석 붙잡는 그뤠이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크리다에는 붉은 눈으로 다시한번 매섭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 누구야?"
"크리다에 체어리안"
"...그게 아니라, 너의 정체말이야."
"이미 말 했어요."
크리다에의 웃고있던 입이 다시 경직되었다.
그의 눈은 더욱 붉어졌고, 크리다에는 그녀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내가 있어야할 곳은 마왕폐하의 자리라고."
"......"
"내 정체는 이거야."
자줏빛 망토를 뒤집어쓴 사람들이 일제히 크리다에와 그뤠이의 주변을 감쌌다.
크리다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들었고, 아무런 죄없는 그뤠이는 얼굴을 들킬까봐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퍼프리즌을 경비하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있는 괴물들이다.
저번에 하얀 늑대로 변한 크리다에를 쫓던.
그뤠이는 불안하게 눈동자를 이리저리로 굴리다가,
입구와 정 반대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마왕 폐하시다!!"
자줏빛 망토들이 눈길을 돌렸을때,
이미 그뤠이와 크리다에는 사라진 뒤였다.
***
[마왕은 소녀였다]로 돌아온 '신실장' 입니다.
재미없더라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첫댓글 즐감입니다~ㅋㅋ 나이스~그뤠이!!ㅋㅋ
크리다에를 납치한 당돌한마왕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즐감이라니..영광이에요^^***
네....아주 ~~~잼잇게보앗답니당
감사합니닷>_<!!!!!
마왕언니 멋져요 >3< 언니달려
우리 그뤠이가 쪼끔 멋지거든요>_<~~~~~~감사합니다!!!!
완전재밋어요푹빠졋어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