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홍제천을 걸어서 출근하다보니 어떤 할머니가 냇가에 낳은 오리알을 가져가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집오리가 아닌 오리들은 대부분 철새라고 하는데 홍제천에는 100여 마리 가까운 오리가 텃새로 자리를 잡고 산 지가 꽤 오래 되었습니다.
해마다 알을 부화하여 새끼오리를 데리고 다니는 오리가 대여섯 마리가 넘는데 올 해도 기대를 하는 중입니다. 벌써 겨울에 부화한 새끼가 세 마리가 돌아다니더니 한 마리는 고양이가 먹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예전엔 오리알을 거두느라 오리를 키운 걸로 알고 있지만 요즘은 오리알을 먹는 사람들이 많지도 않을 것 같고, 그거 산다고 해서 크게 비싸지도 않을 것 같은데 아침에 나와 오리가 낳은 알을 거두어가는 사람들이 참 이상합니다.
그거 집에 가지고 가면 아이들이 뭐라고 할까요?
알을 빼앗긴 오리가 어떤 생각을 할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이 이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어려서 보니까 오리알은 닭보다 일주일 정도 더 걸려서 부화가 된다고 사포로 알을 살살 문질러서 닭이 알을 품고 있는 곳에 넣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미리 오리알을 어미 닭에게 안기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들었습니다.
호기심에서 가져갈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이젠 오리알로 영양을 보충할 때는 아닌 것 같으니 그런 야생의 것들은 놓아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오리 얘기를 검색하다보니 낙동강 오리알에 관한 게 나와 있어서 옮겨 놓습니다.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 방어진지를 점령하고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던 1950년 8월 4일 이었다. 낙동강변 낙동리(낙정리)에 배치된 국군 1사단과 12연대 11중대 앞에는 1개 대대 정도의 인민군이 낙동강을 건너기 위해 필사적인 도하를 시도하고 있었다.
치열한 총격전이 계속되고 있을때 유엔 항공기에서 네이팜탄을 퍼부어 적 진지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렸다. 신이난 국군용사들은 기관총의 총열이 벌게질때까지 사격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때 항공기에서 떨어지는 포탄과, 국군의 사격으로 적이 쓰러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11중대장은 갑자기 큰소리로 " 낙동강에 오리알 떨어진다"고 소리쳤고 비로소 정신이든 병사들의 우렁찬 함성이 전장에 메아리 쳤다. 그후 "낙동강 오리알"은 국군용사들이 인민군을 조롱하는 뜻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국방일보에 나온 내용이라고 합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