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名문장] 타인의 손잡기
“오, 미친, 이 우스운, 알 수 없는 세상이여!
보라, 그녀가 얼마나 살고 싶어 하는지,
그녀가 얼마나 붙잡고 싶어 하는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단편 ‘밀물’ 중
주인공 케빈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열셋에 떠났던 고향을 찾는다. 마땅한 장소를 물색하던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을 가르쳤던 올리브와 우연히 마주친다. 이때부터 생을 마감하려는 그의 계획은 어그러진다. 시답잖다 못해 불편하기까지 한 이야기를 꺼내는 옛 선생이 빨리 가버렸으면 하면서도 그녀가 떠나지 않길 바라는 또 다른 자기 자신 때문이다.
세상이 얼마나 ‘미쳤고(insane) 우습고(ludicrous) 알 수 없는지(unknowable)’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전쟁과 질병, 각종 재난이 밀물처럼 다가오는 상황에서 절망과 무력함을 느끼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우리는 주변을 이루며 살아가지 않던가. 주변에서 불어나는 ‘물’은 보다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 때로는 동네 목욕탕에서 매주 마주치는 어르신도 이에 해당한다. 말수가 줄어든 가족, 카톡 메시지 속 언어가 심히 흐트러진 친구, 때수건으로 뺨만 밀고 계신 어르신…. 도처에 숨은 구조 신호는 대부분 사소하고 은밀해서 우리를 스쳐 지나가고야 만다. 괜한 참견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가해한 소용돌이로부터 당신의 주변을 건져내지 못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반대로 당신이 어찌할 수 없는 밀물 속에 있다면, 부디 구조 신호를 보내자. 결국 케빈은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패티가 바다에 빠진 걸 목격하고선 위험천만한 절벽을 타고 내려가기에 이른다. 자살하려던 사람이 타인을 구하고자 기꺼이 움직이는 이 장면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보라. 우리가 얼마나 서로를 붙잡고 싶어 하는지.
『올리브 키터리지』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책소개
미국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연작소설집으로, 지난해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미국 메인주 해변 마을을 배경으로, 은퇴한 전직 수학교사인 올리브 키터리지와 그녀의 가족, 이웃을 각각 주인공으로 한 단편 13편이 수록됐다.
◦ 자자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Elizabeth Strout)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삶의 진실을 포착해내는 섬세한 시선,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가 아름다운 작품1956『올리브 키터리지』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작가다. 1956년 미국 메인 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나, 메인 주와 뉴햄프셔 주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에 매료된 스트라우트는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노트에 적고, 도서관의 문학 코너를 좀처럼 떠나지 않는 아이였다. 작가가 되겠다는 열망으로 유명한...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삶의 진실을 포착해내는 섬세한 시선,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가 아름다운 작품1956『올리브 키터리지』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작가다. 1956년 미국 메인 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나, 메인 주와 뉴햄프셔 주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에 매료된 스트라우트는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노트에 적고, 도서관의 문학 코너를 좀처럼 떠나지 않는 아이였다. 작가가 되겠다는 열망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이야기나 그들의 자서전을 탐독하기도 했다. 집 밖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냈던 이 소녀는 바닷가 바위를 뒤덮은 해초와 야생화를 숨기고 있는 뉴햄프셔의 숲을 보며,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게 된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베이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일 년 동안 바에서 일하면서 글을 쓰고, 그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끊임없이 소설을 썼지만 원고는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작가가 되지 못하리라는 두려움에 그녀는 시러큐스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잠시 법률회사에서 일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뉴욕으로 돌아와 글쓰기에 매진한다. 문학잡지 등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던 스트라우트는 1998년 첫 장편 『에이미와 이사벨』을 발표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는다. 이 작품은 오렌지 상, 펜/포크너 상 등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올랐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아트 세덴바움 상(Los Angeles Times Art Seidenbaum Award)'과 '시카고 트리뷴 허트랜드 상(Chicago Tribune Heartland Prize)'을 수상했다. 2008년 세번째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를 발표하고 언론과 독자들의 호평을 받은 뒤, 이 작품으로 2009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작가가 되겠다면 포기하지 말며, 포기할 수 있다면 포기하되, 그럴 수 없다면 계속 글을 쓰고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필사하며 습작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스트라우트는 존 치버와 존 업다이크를 좋아하며 육필 원고를 고집한다고 한다.
◦ 목차
약국/밀물/피아노 연주자/작은 기쁨/굶주림/다른 길/겨울 음악회/튤립/여행 바구니/병 속의 배/불안/범죄자/강
*
내가 현명한 사람을 떠올리는 일은 엄마를 떠올리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나는 그의 일대기라도 작성할 거처럼, 그녀의 스무 살 적과 첫째를 낳아 기르던 때, 좀 더 거슬러 올라가 열일곱의 찬란한 소녀, 또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마흔을 지나 쉰의 나이를 바라보는 그를 생각합니다. 그에게 강요되었을 매섭고 야속한 선택의 순간들을 헤아리고 그가 결단함으로써 이루어낸 현재의 것들을 함께 가늠하며, 어째서 그는 그같이 행동할 수 있었나, 그의 삶의 위대함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가 그에게 하나의 강요, 하나의 포기, 하나의 결단이 되었을 순간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를 스쳐 간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누군가는 그를 말이 많은 수다스러운 아주머니로 기억할 것이고, 누군가는 엄격하고 다소 매정한 사람으로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눈치가 없고 행동이 둔한 사람으로, 누군가에게는 정반대의 민첩하고 예민한 신경의 소유자로.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는 결코 잊지 못할 소중한 사람으로서 기억될 것이며, 나와 나의 자매들은 그를 떠올릴 때면 복잡 미묘한 감정에 휩싸여 그저 그를 어떤 사람으로 분류해 기억하는 건 불가함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삶은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우리를 넘어뜨리고 뒤흔듭니다. 나는 삶에 대해 말한다는 게 무척이나 민망하지만, 그것에 대해 말해야 한다면, 삶은 언제나 알 수 없는 것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고 평생 미워한 사람을 용서해야 했다거나 수치와 모욕을 참아야 했습니다. 삶에 남겨진 것이 남루해도, 천박해지더라도, 뻔뻔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짐작할 수도 없었고, 그 일이 몹시 어려울 것이기에 시작하기도 전에 겁에 질리기 십상이었습니다.
나는 그럴 때 현명한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그들이 통과해낸 삶을 생각합니다. 그들도 나처럼 억울한 마음에 남몰래 울었을지, 처음 하는 일 앞에서 망설였을지, 사랑하고 열망하고 욕망하는 일을 반복하고 달뜨거나 지쳤을지, 무엇보다 그들도 나처럼 삶을 이어나가는 일이 곤혹스러웠을지. 나는 스물넷. 나의 엄마는 마흔여덟. 꼭 내가 살아온 만큼의 두 배입니다. 그는 왼손으로 이마를 짚고 낮잠을 자곤 합니다. 미간이 찌푸려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는 눈을 감고, 다 듣고 있어, 하고 나직이 말하며 나와 우리 자매들의 수다스러운 잡담을 듣곤 합니다. 그는 새벽에도 쉬이 깨버리고 그러면 다시 잠들기가 부쩍 어렵다고 합니다. 나는 그를 생각합니다. 그의 고요와 침묵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잠자코 그를 생각합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지친 그녀는 파도를 느꼈다. 감사의, 그리고 회한의 파도를, 그리고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햇살 좋은 이 방을, 햇살이 어루만진 벽을, 바깥의 베이베리를. 그것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 세상이. 그러나 올리브는 아직 세상을 등지고 싶지 않았다.
_ 「강」 발췌
‘아직’ 세상을 등지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 [그의 삶의 존재함]은 용기가 됩니다. 나를 비롯해 여성이 그의 엄마를 생각하고 그리는 일에는 타인은 결코 간섭할 수 없는 슬픔과 미움, 애틋함이 짙고 깊게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이 마음이 어떤 식으로 말해질 수 있을까, 말들을 잃고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만을 움켜쥡니다. 그는 기껏해야 나의 입속에서, 또는 우리의 자매들 사이에서 어설프게 정의되고 정리될 뿐이며, 그 사실은 우리를 무척 안타깝게 합니다. 우리는 엄마의 이야기가, 삶을 살아온 어떤 여성의 이야기가 몹시 간절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야기는 우리에게 잊지 않고 말합니다. 세상이, 그를 힘들게 한다 해도 세상을 등지지 않았음을. 삶의 파도를 견딜 수 있게 해주었던 단단한 이유를 떠먹여 줍니다.
당신의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결코 함부로 놓아버리지 않은 무언과 무형의 것을 믿습니다.
널 놓지 않을게. 파도가 칠 때마다 햇살이 반짝이는 짠 바닷물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케빈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그 옛날 여왕처럼 줄넘기를 하던 소녀, 지금은 바다에 빠진 젖은 머리의 여인이 두 사람의 구조만을 바라며 바다의 힘만큼이나 격렬하게 그를 붙잡고 있는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오, 미친, 이 우스운, 알 수 없는 세상이여! 보라, 그녀가 얼마나 살고 싶어하는지. 그녀가 얼마나 붙잡고 싶어하는지.
_ 「밀물」 발췌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내가 만난 名문장, 타인의 손잡기(채윤희 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자), 동아일보 2022년 06월 27일(월)〉, Daum, Naver 지식백과, 인터넷 교보문고/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첫댓글 https://story.kakao.com/ch/thebookplace/dGzX1GUQpZ0
고봉산 정현욱 님
이 짧은 명문속에 평범한 삶의 단면을 느끼면서도 隘路歷程의 깊은 의미도 함축된것 같네요
나이 열셋에 집을 등질수밖에 없는 소년에겐 세상이 몰상식 투성이고 터프해 더 살고싶지 않은 나머지 자살까지 생각한 케빈
해필이면 고양에서 죽을 생각을 했을까 여우나 연어처럼 고향땅에 뭍히고싶은 首丘初心의 심리때문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모래알이 하나하나 남남처럼 살지만 알고보면 이웃해 더불어 사는데서 그 존재의 의미가 있듯 인간의 삶도 같다는 이치를 깨닫게 되는것 같네요
짧은 시문보다 긴 배경해설에서 많은것을 배우게되는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1.^♡ 세가지 좋은 버릇 ^♡♡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세가지 버릇을 바꿔라.
첫째는
마음 버릇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
둘째는
말 버릇으로 비난과 불평을 삼가고 칭찬과 감사를 입버릇으로 만들어라.
셋째는
몸 버릇으로 찌푸린 얼굴보다는 활짝 웃는 사람이 되라.
맥없는 사람보다는 당당한 사람이 성공한다.
티벳 속담에
장수하며 잘사는 비결은
1)먹는 것은 절반으로~
2)걷는 것은 두 배로~
3)웃는 것은 세 배로~
여행이 즐거우려면 세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첫째,
짐이 가벼워야 한다.
둘째,
동행자가 좋아야 한다.
셋째,
돌아갈 집이 있어야 한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여기 사는 동안 잠시 빌려 쓰는 것이다.
여행 간 호텔에서의 치약 같은 것이다.
우리가 죽는 줄을 알아야 올바르게 살수 있다.
♤세상에는 없는게 3가지가 있는데~
1).정답이 없다.
2).비밀이 없다.
3).공짜가 없다.
♤죽음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는것 3가지가 있는데~
1). 사람은 분명히 죽는다
2). 나 혼자서 죽는다
3.) 아무것도 가지고
갈수없다.
♤그리고 죽음에 대해 모르는 것 3가지 있다.
1). 언제 죽을지 모른다
2). 어디서 죽을지 모른다
3).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
그래서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낳는 방법은 거의 비슷하지만,
그러나 죽는 방법은 천차 만별하다.
그래서 인간의 평가는
태어나는 것보다 죽는 것으로 결정된다.
언제나 사랑하고 배려하며,
주어진 삶이 다할 때까지
의무를 다하며
살아야 합니다.
오늘도
건강,
돈,
시간,
취미,
친구의 오복을 짖는 복된 하루 보내세요.
2. ^♡ 人間三樂 ^♡♡ (인간삼락)
1). 孔子의 人間三樂
◎ 배우고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 사람들이 알아 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君子 아니겠는가?
2). 孟子의 人間三樂
◎ 부모가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고
◎ 하늘을 우러러 보고 사람을 굽어 보아도 부끄럽지 않음이 두 번째 즐거움이요.
◎ 천하에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3). 老子의 人間三樂
○ 쾌식(快食)
○ 쾌변(快便)
○ 쾌면(快眠)
4). 신흠의 三樂
◎ 문 닫고 마음에 드는 책을 읽는 것
◎ 문 열고 마음 맞는 손님을 맞는 것
◎ 문을 나서 마음에 드는 경치를 찾아 가는 것
5). 정약용의 三樂
◎ 어렸을 때 뛰놀던 곳에 어른이 돼 오는 것
◎ 가난하고 궁색할 때 지나던 곳을 출세해서 오는 것
◎ 혼자 외롭게
찾던 곳을 마음 맞는 벗들과 어울려
오는 것
6). 김정희의 三樂
◎ 일 독(讀)
◎ 이 호색(好色)
◎ 삼 음주(飮酒)
7). 孔子가 태산 기슭을 지나다가
비파를 들고 한없이 즐거운 표정으로 앉아 있는 老人을 만났습니다.
뭐가 그리 즐거우냐고 老人에게 묻자
○ 사람으로 태어난 것
○ 남자로 태어난 것
○ 95세까지 長壽하는 것을 꼽았습니다.
8). 현대인 人間三樂
◎ 배우는 즐거움
◎ 가르치는 즐거움
◎ 奉仕하는 즐거움
☆ 당신이 생각하는
人間三樂(인간삼락) 은 무엇인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