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8일까지 나라 살림을 도맡아 할 장관내정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개최됩니다. 장관내정자의 인사 청문회라면 기업의 취업면접보다는 훨씬 엄격한 자격심사를 거친 인물들을 보다 엄중한 기준으로 평가해야 된다는 것이 보통의 상식을 가진 모든 국민의 생각일 것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1.2 개각’때 장관으로 내정한 사람들은 청문회가 무색할 정도로 많은 결함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기업 같으면 1차 서류전형조차도 결코 통과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사 청문회가 열리는 것 자체가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이 정권의 비효율의 한 단면입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13개월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았습니다. 성공회대학 겸임교수로 보수를 받고, 신문의 칼럼과 책 인세 등으로 국세청에 신고한 총소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태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기간 건강보험료는 꼬박꼬박 냈다는군요. 이는 당장의 혜택여부를 따진 이기주의적 행동으로 도덕적 해이를 드러낸 것입니다.
유 내정자의 부인(44)도 2년 3개월간 대학 강사 등, 근로소득이 있었음에도 국민연금 보험료를 전혀 내지 않았습니다.
국민연금 체납액이 5조123억원(작년 6월 기준)인 현실에서 기여는커녕, 부부가 쌍(雙)으로 재정 파탄을 야기한 사람이 어떻게 “보험료는 올리고 연금혜택은 줄인다.”는 국민연금을 개혁할 보건복지부장관이 되겠다고 인사 청문회장에 나설 수 있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유 내정자는 1984년 ‘서울대 민간인 감금·폭행 사건’(이른바 서울대 프락치 사건)에 연루되어 무고한 시민을 프락치로 몰아 폭행 했다고 합니다.
월간조선 2월호에 따르면 당시 폭행을 당했던 정용범(47)씨는 폭행 피해로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기 시작, 현재까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음악 CD를 카페에 돌아다니며 파는 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고 합니다.
전기동(51)씨는 폭행 후유증으로 고시 공부를 접고 뒤늦게 공무원 시험에 합격, 현재 관악구청 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유시민은 사과는커녕 변명과 거짓말만 일관하고 민주화 운동을 했다며 피해자들의 가슴에 끊임없는 상처를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신현(48)씨는 폭행을 당한 후 대인기피증이 심해져 대학 진학을 접은 채, 절에서 알게 된 사람을 통해 단청(丹靑)기술을 배워 생활한다고 합니다.
손형구(41)씨는 사업에 여러 번 실패한 이후 외국에 나가 연락을 끊었는데 그의 어머니는 “그 이야기만 나오면 골치가 아프다”, “아무리 나라에 인재가 없어도 그렇지 그런 자를…”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한나라당이 요구한 폭행 사건 관련 피해 당사자 3명에 대한 증인채택 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되고 말았습니다. 국회의 존재가치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남을 조소하고 조롱하는 유 의원의 장관 임명을 “전당대회에서 앉아 있을 수도, 서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을 고려”해 임명했다는 사실입니다.
보건복지부산하 유관단체 임직원 1만8000여명이 국민이 주는 월급을 받고, 예산규모 10조4100여억원을 국민의 돈으로 쓰는 거대한 보건복지부입니다.
이러한 보건복지부 장관에 부부가 쌍(雙)으로 국민연금미납에 의한 재정파탄에 일조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폭행하여 삶을 망쳐놓은 사람이 어떻게 “당에서의 어정쩡한 입장” 때문에 대한민국의 보건복지부장관이 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한편 이상수 노동부 내정자는 2002년 노무현 후보 측 대선자금 문제로 구속됐으나 특별 사면 되었고, 지난해 10·26 재선거에 출마(경기 부천 원미갑)했다가 낙선하자 또다시 장관에 내정되는 특혜가 주어졌습니다.
이 내정자 스스로 “보은의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할 정도로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문제로 옥고를 치른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내정자는 지난해 재선거 출마 때 펴낸 ‘충무경찰서 초대가수’란 저서에서 “보은 인사란 말을 들으며 정부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재선거에 출마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저서에서 “여당에서도 책임질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기계적 형평성 때문에 구속됐다. 수백억원대의 현찰을 차떼기로 받은 것(한나라당을 겨냥한 것)과는 비교가 될 수 없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무본부장으로서 2003년 3월 7일 민주당 사무총장시절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를 자청해 자기 자랑을 하던 끝에 “대선 때 100대 기업을 다 돌았고 당 후원금 120억 원을 모았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되는 나라라면 아직도 감옥에 있어야 할 사람이 대신 감옥 살아준 대가로 특별사면으로 풀려나고 여당후보로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것도 모자라 장관자리까지 내정 받고서 인사 청문회장에 나온다는 사실이 어떻게 가당한 일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작태는 ‘범죄 집단’에서 오야 봉을 대신해 감옥 갔다 온 부하에게 자리를 챙겨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은 인사’라는 말 자체가 이 정권의 패거리집단 속성과 부도덕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또한 스스로 120억원을 모금했다는 사람이 한나라당에 비해 모금 액수가 적다며 억울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남에겐 엄격하고 자신에겐 관대한, ‘도덕성의 이중 잣대’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내정자의 ‘120억원 모금’ 발언은 “경솔한 자기자랑이 부른 참화”로서 이러한 경솔한 언행들이 장관의 말 한마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노동계에 향후 던질 파문을 생각한다면 노동부 장관으로서의 중대한 결격 사유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경기가 어려운 요즈음 다소의 하자(瑕疵)를 안고 사는 중고 자동차 한대(臺)도 중대한 결함이 있거나 눈에 띄는 불량품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그런 우리가 폐장(閉場)의 독극물이나 불량품 같은 유시민, 이상수 같은 사람의 인사 청문회를 대(對)하거나 장관이 되는 것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내일모레 가게 문을 닫을 사기꾼 가게주인이 고객을 속이고 협박하며 독극물과 불량품을 처분하려 하듯이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국민을 속이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이 정권은 출범 초부터 “사람이 아닌 시스템으로 인사를 뽑고 일을 하게하겠다.”는 ‘인사시스템’을 입이 마르도록 강조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나라 살림을 도맡아 해야 할 장, 차관이나 국, 공기업인사들은 일반기업 이상으로 전문지식과 능력은 물론, 성과를 감안하여 엄격하게 복수로 발탁하고 인사 청문회에서는 인간됨과 도덕성 등을 엄중히 검증하여 선별하는 과정이 되었어야 할 것입니다.
“이 정도면 문제가 없지 않느냐는 식”의 최악의 선택을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가장 잘할 수 있다”는 최선의 선택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정권의 ‘인사시스템’은 전문성을 비롯한 능력과 성과는 물론, 도덕성마저 내팽개친 것으로서, 오직 대통령 주위에서 비위를 맞춰온 코드가 맞는 사람들을 낙하산식으로 투하하는 인사를 우리 국민은 눈이 시리도록 보아왔습니다.
이 정권 사람들이 가장 호감을 갖고 있다는 중국조차 처음에는 무조건 지방의 말단직에서 출발하여 성과와 업적에 대한 엄중한 수평, 수직적 평가를 받아 지위가 올라가고 중앙행정 관직에 임명되기도 합니다.
이 정권 들어서 이 나라가 좌초해가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한 기업의 사원만도 못한 사람들이 현란한 미사여구와 온갖 권모술수로 권력을 쥐고 정부 관료와 국, 공기업장들은 자질과 능력보다는 코드와 낙하산 인사가 만연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장안에 ‘왕의 남자’라는 블랙코미디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뜨고 있는데, 이 영화에 나오는 연산군이 노무현 대통령으로, 광대들이 유시민과 이상수 등, 대통령의 시녀노릇을 하는 이 정권사람들로 투영되는 비유가 픽션 아닌 논픽션으로 인식된다는 사실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전당대회에 앉아있을 수도, 서 있을 수도 없는” 독극물 유시민 의원을 보건복지부장관으로 내정하고 자신을 대신해 감옥살이를 한 불량품 이상수 전의원을 노동부장관으로 내정했습니다.
앉으면 독극물 유시민, 일어서면 불량품 이상수 등, 이 정권의 저주스러운 광대놀이를 앉아서 지켜볼 수도, 일어서서 쫒아낼 수도 없는 국민들이야말로 ‘광대들의 청문회’를 쓰디쓴 미소로 감상하다 분노한 나머지, 연산군을 강화로 안치시킨 성희안처럼 노무현 대통령을 김해로 안치시킬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못하니, 먹을 것이 있다한들 제가 어찌 그걸 덥석 받아먹겠습니까?(君不君臣不臣,雖有粟,吾得而食諸?)” 공길은 불경죄로 곤장을 맞고 귀양을 가게 되었는데, 자리를 사양할 줄 아는 지혜조차도 없는 유시민과 이상수가 공길로 비유되는 것은 너무했다는 생각조차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