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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자녀방 스크랩 남편들이여, 이젠 표현하세요
소망11 추천 0 조회 36 14.06.19 16:2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남자 대발견] 남편들이여, 이젠 표현하세요
 
부부싸움이 싫어 참고 양보하세요?

 




요즈음 나는 아내와 있는 시간이 제일 편안하다. 과거의 ‘나’는 그렇지 않았다. 아내와 같이 있어야만 하지만 그 시간이 편치는 않았다. 아내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기 것(?)을 철저히 지켰다. 내 행동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일도 많고, 처갓집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섰다. 난 그렇게 하지 않았다. 너그럽고, 내 형제나 부모에 대한 것을 아내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정신과 의사로서 상담실에서 여성을 힘들게 하는 남성을 많이 보아왔기에 여자를 힘들게 하는 그런 지질한 남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아내와의 관계에서 넓은 마음으로 양보를 하고 있는 남성들이 있다면 생각해보자. 아무 앙금이 없다면 당신은 멋진 남자다. 하지만 그냥 참고 살 수는 있지만 약간 꺼림칙한 마음이 있다면 오늘 당장부터 자기표현을 하도록 하자. 의외로 당신의 삶이 행복해질 수도 있다.

 

 

결혼 생활을 ‘양보’로 생각하고 이십 년이 지난 어느 날 돌아보니 어느덧 삶은 아내 중심으로 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나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아내 눈치만 본다. 본가와는 별 접촉이 없는데 처가와는 너무 많은 만남을 가지고 산다. 아내는 처가와의 이런저런 만남을 많이 주선한다. 집안의 가구, 전자기기, 내 책상 등 모두 아내의 손길이 닿아 있지만 정작 내 것은 별로 없다.

 

그렇게 살다 보니 어느 날 억울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남자들처럼 본가와의 문제를 가지고 아내와 충돌하기 시작했다. 내가 아무리 본가에 대한 의무를 주장하지 않기로서니 당신은 어떻게 처가와의 왕래만 관심을 두고 시댁에 대한 것은 신경을 쓰지 않느냐며 문제를 삼은 것이다. 내 성격이 까다롭지 않기에 크게 문제 삼지는 않고 다만 불만이 있다는 투로 말을 했다.

 

전에는 무조건 양보를 하던 남편이 싸우자고 하니 아내는 당황하는 눈치였다. 그러곤 섭섭해했다. 전에 자신에게 잘 대해주던 그 남자는 어디 가고 다른 사람과 똑같은 남자가 되었냐, 당신도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이 줄어들고 여성화가 되면서 잔소리가 늘어난 것 같다, 뭐 그런 반응이었다. 당시 나는 정말로 화가 났다. 나처럼 양보를 잘하는 남편이 오죽하면 문제를 삼겠느냐는 반응을 해야지, 어떻게 이런 반발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혔다.

 

객관적인 사실은 우리 아이들도 안다. 엄마는 늘 까다롭고, 아빠는 관대하다는 것을. 친가와는 접촉이 없고, 외가와는 많이 만난다는 것을. 친할머니 댁은 시험 때 가지 않아도 되지만 외할아버지와 관련된 행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참석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아이들이 아내와의 충돌에서 내 편을 들어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아들은 관심도 없고, 나를 그렇게 따르는 딸아이는 한마디로 사건을 규정했다.

 

그건 엄마의 잘못이 아니라 아빠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왜 아빠는 친가와의 만남을 외가의 경우처럼 많이 만들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덧붙여 친할머니가 편찮으실 때 엄마가 아빠나 고모, 그리고 작은아버지보다 더 책임 있게 병간호를 했다는 것이다. 엄마가 잘못을 한 것이 아니라 아빠가 하지 못한 것을 왜 엄마의 책임으로 삼느냐는 것이다. 대학생 딸아이에게 한 방 먹었다. 그 말이 맞다.

 

세상은 이렇게 역전이 되는 것이다. 여성을 아프게 하는 남성을 많이 보고 자란 나는 여자를 아프게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웬만하면 양보를 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조그마한 것에도 관계에서의 억울함을 표현한다.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 그런 것쯤은 참고 지낸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큰 남자다.’ 조그마한 억울함도 참지 않고 싸우자고 대드는 아내들을 이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정말 타고난 싸움꾼이다.’

 

아이들을 쥐 잡듯 하고, 대충 허락할 일도 까다롭게 굴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조금이라도 당할 것 같으면 항의를 하고,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는 일일이 셈을 다시 한다. 나는 넓은 마음으로 양보를 하는데, 나와 관련된 일에서 양보가 없다. 주말에 친구와 만날 일이 있는데, 특별히 같이 할 일도 없는데 허락해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내가 조그마한 말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난리가 난다. 가만 생각해 보면 별 잘못도 아닌데, 자기 맘을 상하게 했다고 싸우자고 대든다. 시어머니가 한 말이 별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느냐고 길길이 뛴다.

 

남성들은 잔 싸움에 능하지 못하다. 부인과의 사이에서 웬만하면 참고 지나간다. 이유는 남성들이 마음이 넓어서가 아니다. 싸움이 힘들기 때문이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갈등 상황에서 신체의 반응이 커지게 된다. 갈등 상황이 되는 것은 싸움을 하기 위한 상태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싸우기 위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출된다. 잔 갈등마다 신체가 이런 상태가 되면 견딜 수가 없다.

 

남성들의 싸움은 쉽게 말하면 전쟁 상태가 되는 것이다. 적어도 결투를 할 상태가 된다. 심장박동이 최고조로 올라가고, 호흡이 가빠지고,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진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몸은 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남성들은 잔 싸움에는 너그럽다. 하지만 일단 싸움이 되면 육체적인 폭력성이 나오게 된다. 눈을 부라리고, 근육에 힘이 가고, 위협적이 된다.

 

아내와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딸아이의 말을 듣고 전략을 바꾼 후였다. 나도 아내처럼 하는 것이다. 내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충돌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니었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갈등은 필연적이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났기에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이 살아야 하는 부부는 삶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칠 수도 없다. 다름을 교정해 두 사람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은 서로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아내에게 말을 하니 들어주었다. 내 삶은 그 후 너무 편해졌다. 아내는 뒤에 이런 반응이었다. ‘그냥 말을 하지.’ 지금도 아내와의 관계에서 넓은 마음으로 양보를 하고 있는 남성들이 있다면 생각해보자. 아무 앙금이 없다면 당신은 멋진 남자다. 하지만 그냥 참고 살 수는 있지만 약간 꺼림칙한 마음이 있다면 오늘 당장부터 자기표현을 하도록 하자. 의외로 당신의 삶이 행복해질 수도 있다.

 

김병후 <김병후정신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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