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초산장 이야기 1394회) 도끼로 나무를 패듯이
2025년 6월 29일, 일요일, 맑음
장마가 계속되나 싶었는데
어제부터 불볕 더위가 시작되었다.
올 장마는 비가 적은 것 같다.
아무리 더워도 식물은 열매를 맺고
사람도 할 일을 해야 한다.
마른 장작을 준비해 둬야 불 피우기가 쉬워서
도끼로 장작을 팼다.
자연인 프로그램에서는 한 방에 잘 쪼개기만 하던데
좀처럼 잘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될 때까지 하는 수밖에 없다.
다섯 번 해서 안 되면
열 번 스무 번이라도 내리쳐야 한다.
남과 비교할 필요 없이 내 방식대로 하면 될 거다.
매주 약초물을 끓여서 집으로 갖고 가는데
아궁이에서 불을 피울 때는
마른 솔잎이 불쏘시개로 제일 좋다.
이걸 미리 주워다 놓아야 불을 피울 때 쓸 수 있다.
산장 부근에 소나무가 많아서
양동이를 들고 나가기만 하면 한 통 주워온다.
공짜 불쏘시개를 마음대로 주워 오는 것도
작은 행복이다.
작년에 쑥 술을 담가 보니 맛도 좋고
위와 장에 좋은 것 같아서
올해도 담기로 했다.
이번에는 쑥만 넣지 않고,
쑥에다 독활, 호장근, 구기자를 함께 넣고
감초와 대추까지 넣은 뒤에
18도 술을 부어 두었다.
산장에 약초가 많아도 이렇게 적절하게 이용해야
효과를 볼 것이다.
백합 꽃송이가 조금씩 부풀어 오르고 있다.
한 번에 확 피는 게 아니라
눈꼽 만큼씩 천천히 벌어지는 중이다.
성질 급한 사람은 애가 탈 지경이다.
꽃만 그렇겠는가?
세상 모든 일이 그럴 것이다.
방향만 맞다면 티끌만한 성과가 있더라도
계속해 나가면 언젠가는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않을는지.
배탈을 예방하는데 차조기가 좋아서
해마다 밭에 가득 심었는데
나는 매일 몇장씩 먹어도
유여사는 거의 먹지 않아
굳이 많이 심을 필요가 없었다.
무엇이든 욕심부릴 필요가 없다.
조금만 있어도 될 것을 많이 심어봤자
다 먹지도 못하고 낭비만 할 뿐이다.
그래서 올해는 따로 심지 않고
저절로 씨가 떨어져서 올라온 것을 밭 주위에
몇 포기 살려두었는데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옆집에서 준 채송화와 촛불 맨드라미가 많이 커서
꽃을 피우고 있다.
자리를 잘 잡아서 제법 한참동안 즐길 수 있겠다.
영화 <벼랑 끝에 서서>는
생활고 때문에 벼랑 끝 상황에 몰린 한 여성이
발버둥치는 내용이다.
원제 'STRAW'의 뜻은
우리가 쓰는 스트로우(빨대)이기도 하지만
'지푸라기'라는 뜻도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주인공의 상황을 상징한 제목이다.
주인공은 '지나이어'라는 흑인 여성인데
혼자서 8살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녀는 투잡을 뛰면서 열심히 살지만,
발작 장애가 있는 딸의 약값이 비싸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월세까지 밀려서 집에서 쫓겨나기 직전이고,
딸은 학교 급식비조차 내지 못한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엉뚱하게 살인자로
내몰리게 되는데
의도하지 않은 범행이라 몹시 안타까웠다.
비록 죄는 지었지만 이런 상황이면
누군들 쉽게 헤어날 수 있을까?
항상 작은 행복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
출처: 글나라 동화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凡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