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교회에 두가지 일이 있었습니다.하나는 시댁인 동해에서 교회 김장김치 60 포기가 왔다는 것이고 또하나는 16년된 엘란트라 교회차량(?)이 트라제로 바뀌어왔다는 사실입니다. 동해에서 시어머님과 함께 김치를 싣고 트라제를 몰고오는 남편을 교회에서 기다리면서, 15개월된 셋째,성주를 데리고 김치냉장고를 청소하며 1년전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작년에 교회를 계약하고 인테리어를 시작하기도 전에 12월초쯤 시어머니이신 김행자권사님은 시아버님과 함께 직접 농사지으신 배추로 교회김치를 담가 동해에서 갖고 올라오셨었습니다. 그때는 '아직 교인이라고는 우리식구뿐인데 이 김치를 누가 다 먹을까' 생각했었는데 벌써 그 김치가 다 떨어져가고 새 김치를 기다리니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지금은 김치를 매주 먹을수 있는 교인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청소를 하다가 잠깐이지만 언젠가는 우리도 다른 교회처럼 많은 집사님들과 함께 김치를 담글 모습이 떠올랐었습니다. 김치냉장고 청소만도 하루가 걸리는데 어머님은 혼자서 식구들 김치와 교회김치까지 어떻게 다 하셨을까 싶습니다.
어머님은 마음이 안놓이시는지 아들목사님과 함께 김치냉장고에 직접 김치를 넣어주시려고 서울까지 같이 올라오셨습니다. 시 어머님은 남편이 초등 4학년일 때 아들의 손을 잡고 스스로 교회에 나오셨습니다. 부엌에서도 신주단지가 있을 만큼 열심히 조상신을 믿던 분이셨는데 "신주단지를 아무리 섬겨봐도 잘 되는 일이 없다"며 스스로 모든 것을 치우시고 아브라함처럼 직접 아들의 손을 잡고 교회에 나오신것이 김씨 가문의 신앙 1세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때 첫 신앙의 모습으로 아들을 목회자로 키우고 이제는 아들의 교회개척을 돕는 동역자로서 시어머님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기도해오셨습니다. 시아버님이신 김형민 집사님은 타시던 애마, 트라제를 아들내미의 낡은 엘란트라와 바꾸어 보내주셨습니다. 저희 다섯식구만으로도 엘란트라가 좁기도 했지만 늘 교인들과 함께 이동할 차량이 없어서 일이 있을 때마다 렌트카를 이용해야 하는 했는데 시아버님은 가장 큰 재산을 내어주셨습니다. 은퇴후 작은 농사를 짓고 계신 아버님께 트라제 차량은 절대 뺄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한때 아내와 아들의 신앙을 핍박하기도 했었고 건축학과를 잘 다니던 20대 초반의 아들이 신학대학원을 가겠다고 했을 때 불같이 화를 내시며 반대하시던 시아버님은 1년전 아들이 교회를 개척한다고 했을 때 노심초사하며 잠을 못이루셨습니다. 지금은 "교인은 좀 늘었냐?"고 안부를 물으시는 묵묵한 동역자가 되셨습니다. 가끔 동해에서 다니시던 교회의 예배를 빠지셔서 아내에게 한소리를 들으시기도 하시지만 아들의 개척으로 말미암아 아버님에게도 신앙의 선물이 주어지기를 기도합니다. 남편과 저는 두 분께 고마움과 죄송한 마음이 같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그러한가 봅니다.
새벽예배때 부모님을 위해 기도하며 동해에 계신 아버님이 저희 낡은 차량으로 운전하시는 모습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어머님은 교인들의 기도제목을 갖고 동해로 돌아가셨습니다
저희는 두분께 하나님 만이 주실 수 있는 노년의 건강과 영적인 풍성함을 주시길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저희가 드리는 것이 없어 더욱더 하나님을 의지합니다. 자료출처/ 창골산 봉서방 카페
첫댓글 사모님~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사모님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가슴이 꿈틀대는 것이 살아있는 영혼의 소리를 듣는 듯 합니다.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권사님인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고 있는 실정인데 귀한글 읽으며 선한 욕심을 부려봅니다 사랑하는 울 시어머니께서도 남은여생을 세상이 아닌 하나님나라만 바라 보시면서 영적인 풍성함을 누릴수 있도록 이 시간 두손모아 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