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아일체의 감동 - 산사 새벽 예불
산사 예불은 하루에 세 번 즉 새벽예불, 사시(巳時)예불, 저녁예불로 진행된다. 조석예불(朝夕禮佛)은 사찰에서 아침 저녁 두차례 부처님과 여러 보살들에게 예경을 드리는 것을 일컫는다. 새벽 아침예불에는 다게례, 저녁예불에는 오분향례를 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요즘에는 아침예불에도 오분향례를 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산사의 새벽 예불은 산사의 가장 고요하고 맑은 기운이 충만한 새벽에 모든 스님들이 동참해 맑고 지극한 마음을 다해 예불하는 시간이다. 목탁과 금고(金鼓: 북 모양의 종), 사물(四物 : 법고, 범종, 목어, 운판)이 은은히 울려 퍼지고 스님들의 염불 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그래서 새벽예불 시간은 순수한 마음, 부처의 마음이 열리는 범아일체(梵我一體)의 아름다운 순간이 된다. 이런 산사의 새벽예불은 수행이 본분인 스님들에게 정진하는 힘을 충전시켜주는 중요 의식이지만, 예불 그 자체만으로 비할 수 없는 장엄함과 아름다움으로 크나큰 감동을 선사한다.
불자들간에는 "한국 불교의 힘은 새벽예불에서 나온다."는 말을 한다. 새벽예불이 부처가 되는 성불(成佛)이 목적인 스님들에게 지난한 수행을 이어가도록 하는 인욕과 정진의 힘을 충전시켜주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아침 예불은 사찰에 따라 달리 하지만, 보통 오분향례, 칠정례, 이산혜연 선사 발원문 봉독, 반야심경 봉송 순으로 진행된다. 오분향례(五分香禮)는 부처의 오분법신(五分法身)에 향을 공양하고 예를 올리는 의식이다. 오분향은 계향(戒香), 정향(定香), 혜향(慧香), 해탈향(解脫香), 해탈지견향(解脫知見香)을 말한다.
칠정례(七頂禮)는 일곱 차례 이마(頂)를 땅에 대고 큰절을 하며 예경 하는 것으로, 내용이 불법승(佛法僧) 삼보에 대한 예경과 회향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불문 마지막 구절의 의미는 '다함 없는 삼보(三寶)시여, 저희 예경 받으시고 가피력을 내리시어, 법계의 모든 중생 모두 함께 성불하여지이다'이다.
이산혜연 선사 발원문 봉독은 한 스님이 일어서서 발원문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산 혜연 선사는 당나라 말기 스님으로, 발원문은 불퇴전의 정진으로 보살의 덕을 실천하겠다는 비장한 각오와 발원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참석한 모든 스님들이 함께 불법을 수호하는 신들을 모신 신중단(神衆壇)을 향해 반야심경을 함께 소리내어 읊는다. 운율에 맞춰 읊는 반야심경 봉송은 어떤 음악보다 더 장엄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영남일보, 사찰의 미학(칼럼)>中에서
[출처] 범아일체의 감동 '산사 새벽 예불'|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