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보리사초는 삭막한 모래밭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내륙의 사구는 풀 한포기 없는 사막이 많지만 해안 사구는 염생식물이란 독특한 식물이 자라는 곳이다. 꽃의 모양이 보리 모양 같아서 큰보리대가리라고도 부르며 북한에서는 보리사초라고 부른다.
통보리사초는 삭막한 모래땅에 무수히 피어나며 해안사구의 기초 생태계를 이룸과 동시에 뿌리는 모래를 붙잡아 해안사구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그야말로 민초다. 사람으로 말하면 민중이다. 역사의 주인공은 유명 인물들 같지만 역사는 민초의 바다, 민중의 숨결이 움직인다는 진실 말이다.
실제로 통보리사초는 바다의 거센 바람에 적응하기 위해 키가 작은 개체다. 가만히 엎드려 통보리사초의 키높이에 맞게 통보리사초 군락을 보노라면 수많은 민초들이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다.이처럼 통보리사초같은 사초과의 식물은 해안사구뿐만 아니라 내륙의 초원지대의 기반을 이루는 중요한 식물이다. 우리네 민중들처럼 작고 소박하지만 조용하게 생태계를 지키는 식물이다.
해안사구에서 통보리사초는 바닷물이 가장 많이 차오르는 만조선에 가까이 출현하는 식물이다. 그만큼 바다와 가까이 사는 식물이라고 할 수 있다. 꽃말은 욕심내지 않고 작은 보금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피어서 그런지 ‘자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