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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걸춘향] 04 - 맞바람, 연애의 기초
씬1/ 강당 무대위 (N)
유모 몽룡 치마 자락에 자빠지면서, 누워있는 줄리엣 춘향에게 키스하고 몽룡 춘향 눈 커지고.
씬2/ 객석 (N)
황당한 관객들과 몽룡부모, 월매 놀라는 학도,
씬3/ 무대 (N)
몽룡 화들짝 춘향에게서 떨어지는데 춘향 벌떡 일어난다.
춘향 손에 잡히는데로 무대 소품들 집어들고 쫓아가고, 몽룡 우왕좌왕 무대 뛰어다니며 도망 다니는 모습에서.
랩 : 이팔 청춘, 신랑 각시, 이몽룡 성춘향이. 입맞추고 서로 희롱 하며 노는 폼을 볼짝시니, 춘향아~ 이리오너라, 앞태를 보자,
저리 가거라 뒤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 덩실덩실 춤춰라. 사랑사랑사랑 내 사랑이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랩퍼 가사내용과 화면 매우 불일치하게 보여지면서,
춘향 던진 로미오 소품칼 몽룡 머리 팍 맞고, 몽룡 자빠지며, 남기남 잡고, 두 남자 어퍼졌는데,
춘향 씩씩대며 선 상태에서, 황급히 막 내려간다.
씬4/ 막 뒤편 (N)
막 뒤에서 관객들 웃음 소리 나는데, 몽룡 남기남 어퍼져 있다가, 몽룡 벌떡 일어나고,
몽룡 : 야! 내가 일부러 박았냐! 자빠져서 갖다 박은 걸로 왜 난리야!
춘향 : 하! 이게 정말 생각 없다 없다하니까 끝간데를 모르는구만.
몽룡 : 말 다했어!?
춘향 : 들 했다!
남기남 : (억울한) 니들 싸우는 건 좋은데 난 왜.. (하는데)
몽/춘 : (동시에) 넌 빠져!
씬5/ 무대 뒤편 배우들 대기실 앞 (N)
아직 무대의상 차림인 학생들 몇몇 왔다 갔다 하는데,
학도 꽃다발 들고 두리번 하는데, 단희 지혁 대화 듣는다.
지혁 : 춘향이가 그 기획사 사장을 얼마나 안다구, 빽을 써줘! 그런 사람이 그렇게 만만하겠냐.
단희 : 춘향이 말론 별로 무섭지도 않고, 만만하대. 어리버리해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 줄 전혀 몰랐다는데.
말만 잘하면 무조건 넘어올 꺼야!
학도 돌아서는데 어이없고 황당하고, 손에 들고 있는 꽃다발이 부끄럽다.
마침 복도에 남기남 코피 틀어막고, 친구에게 억울하다, 이야기하고 있는데,
학도 손에 든 꽃다발 남기남에게 준다. 가볍게 목례하고 가면,
남기남 : (감격) 그래도 내 연기는 인정 받은거야. 그지?
씬6/ 학교 교정 (N)
학도 교문 앞에서 전화하고, 춘향 학도 쪽으로 다가가는,
학도 : 백실장 차 가지고 와. (끊고 서있는데)
춘향 : (다가오며) 아저씨! 가시는 거에요.
학도 : (애써) 연극 재미있던데.
춘향 : 완전 망했죠. (창피) 근데, 아저씨 그렇게 높은 분이셨어요? 진짜 그렇게 안 봤는데. 정말 대단하다.
학도 : 그래? 나두 널 그렇게 안 봤는데, 꽤 대단하더군. (차가운. 마침 앞에 차 선다 오르려는데)
춘향 : (뭔소린가 싶지만 얼른) 빌려주신 소품은요?
학도 : (자르며) 사람 보낼테니까 그 편에 보내 줘. (차에 탄다)
학도 차 떠나고.
춘향 : 뭐야, 저 아저씨. 이몽룡 올드버전인가. 왜 뜬끔없이 심술이야.
월매 : (off) 춘향아.
보면 몽룡집 차 저쪽에 세워져있다. 월매 몽룡부모 차에 오르는 중, 그 옆에 채린 차 있고. 몽룡 채린 차에 오른다.
춘향 뭐야 싶은.
씬7/ 몽룡집 부엌 (N)
몽룡부모, 월매 춘향 채린 몽룡. 자리 잡으며 앉는데, 몽룡 자기 옆 자리에 채린 앉으라 의자도 빼준다.
월매 보는데 심상치 않다.
채린 : 가족 분들끼리 식사하시는 자리에 낀 거 같아서 죄송해요.
몽룡모 : 무슨 소리야. 몽룡이 어릴 땐 늘 채린이 집에만 눌러 붙어 있으면서 그 집 밥 얻어먹었는데,
우리가 채린이 굶겨 보낼 순 없지. 많이 먹어.
몽룡부 : 사부인 말씀 드렸지만, 채린이는 어려서부터 저희랑 이웃에서 가족처럼 지낸 사입니다.
몽룡모 : 몽룡이 누나 같은 아이니까, 춘향이 한텐 시누이 되네요.
월매 : (억지 웃음) 옆집누나가 시누이면 그 댁 아줌마는 시어머니 되나요? 그럼 우리 춘향이는 시어머니가 두 분이시네. 하하..
몽룡모 : (뻘쭘) 말이 그렇다는 거지요.
몽룡부 : (수숩하 듯 채린에게) 아버진 잘 계시고?
채린 : (살갑게) 아저씨 남원 내려오시고, 저희 아버지 바둑 친구 없으셔서 너무 심심해하세요.
몽룡부 : 나도 그래. 바둑판만 보면 니 아버지 얼굴부터 떠올라. (웃음)
몽룡 : 누나 많이 먹어. (춘향 앞에 생선 채린 앞으로 끌어다 준다)
채린 : 너 많이 먹어. (생선 살 발라서 몽룡 밥 위에 올려 준다)
월매 그 꼴보고 있자니, 눈 뒤집히는데, 보면 춘향 암말 없이 우걱 우걱 밥만 퍼먹고 있다.
월매 지 딸이지만 한심하다. 툭툭 친다. 춘향 뭐가 싶어 보는데,
월매 고기 반찬 보며, 눈짓으로 고기 반찬 이서방 놔 주고 그래라. 하는데
춘향 전혀 못 알아듣다가, 아, 하더니 고기 반찬 들어서 월매 앞에 놔주며.
춘향 : 엄마 많이 먹어.
월매 : (한심하다 흘겨보고 고기 몽룡 앞에 놔주며) 이서방 많이 먹게.
씬8/ 몽룡방 (N)
몽룡 채린과 함께 들어오고, 몽룡 얼른 방에 지저분한 물건들 후다닥 침대 밑으로 밀어 넣는다.
채린 몽룡방 둘러보며,
채린 : 너희들 방도 따로 쓰는구나. (기분 좋아진다)
채린 둘러보다가, 책상 스탠드에 걸린 채린사진 든 팬던트 목걸이 본다.
몽룡 얼른 감추려는데 한발 늦어서 채린 팬던트 집어 든다.
채린 : 이거 내가 너 중학교 졸업선물로 사준 거지? (열어보면 채린사진) 맞구나. 사진도 그대로네.. (빙긋)
이걸 아직두 갖구 있었니?
몽룡 : (어쩌나..) 누나 오해하지마 나 이제 아무렇지도 않거든. (팬던트 내밀며) 이거두 (아깝지만) 돌려 줄 수 있어.
채린 : 몽룡아 너 아직 나 불편해?
몽룡 : 아니...나는 누나가 불편할까봐. 그랬잖아. 내가 좋아해서 불편 하다구.
채린 : 몽룡아. 나 실연당했을 때 니가 나한테 그랬지? 좋아할 수 있어서 고마웠다구,
그 때부터 쭉 생각한 건데. 좋아해줘서 고마워. 그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왜 이제 알았나 몰라.
몽룡 : 누나. (뭐라 말하려는데)
마침 월매 문 열고 들어온다. 월매 둘 동정 살피고,
월매 : 이서방 나 가네. 손님은 서울까지 가시려면 서두르셔야 될텐데?
채린 : (몽룡에게) 나두 가봐야 겠다. (빙긋 미소)
씬9/ 몽룡집 앞 (N)
몽룡 춘향 월매 서서 채린 배웅.
월매 : (채린 독촉하듯 나서서 배웅하며) 얼른 서둘러 가셔야겠네~. 니들도 잘 있고.
(하다가 몽룡 보며 호들갑) 아이구, 우리 사위 입술이 터졌네.
몽룡 : 예? (보면 입술 약간 터진)
월매 : 아이구, 아까 니들이 연극 핑계루 워낙에 격렬하게 뽀뽀를 해대더니 기어이 입술이 터져 버렸어. (뽀뽀 강하게 발음)
몽/춘 : (당황) 예? / 엄마!
월매 : 암만 좋아도 작작 좀 하지. 이빨이 뽀개지게 뽀뽀해대니.
춘향 : (말리듯 자르며) 엄마!
몽룡 춘향 당황 황당 쪽 팔린데, 채린 기분 안 좋은 얼굴.
채린 : (차에 오르며) 그럼 가볼게. 몽룡아 잘 있어.
채린 차 타고 떠나고, 월매 흐뭇하게 가는 거 보고,
월매 : 그럼 나도 가보마. (돌아서가며) 이몽룡이는 우리 춘향이 것이여, 어디서 꼬리를 쳐. (흐뭇)
춘향 몽룡 황망히 섰다가. 마주보고,
몽룡 : 우리 서로 오해 없자. 그건 스킨쉽이 아니라 충돌사고야. 내 실수지만 나두 기분 나뻐.
춘향 : 니가 왜 기분 나뻐. 너같은 고물 똥차가, 나 같은 최고급 세단이랑 박았는데!
춘향 먼저 휙 들어가고 몽룡 뒤따라 들어오려는데 문 꽝 닫고 들어가는.
몽룡 문 두들기면 ‘문열어’ 소리지르고, 초인종 울리고,
춘향 마당 안쪽에서 메롱 메롱 하다가, 문 철컥 열리면, 후다닥 뛰어들어간다.
씬10/ 춘향방 (N)
춘향 문 닫고 방문에 기대 선,
춘향 : (입술 벅벅) 우씨,, (더 박박) 아씨..
씬11/ 몽룡방 (N)
몽룡 거울 보며 진짜 입술 터졌나 확인.
몽룡 : 진짜 터졌네,, (찝찝) 마징가 아니랄까봐. 입술도 쇳떵이네. 씨..
/날 밝은 인서트
씬12/ 몽룡집 2층 화장실 (D)
춘향 이빨 빠질 듯 벅벅 닦는데. 생각난다 키스장면,
인서트--> 키스장면
춘향 고개 절레절레 저으며, 잊자 잊자, 열심히 양치질하는데, 몽룡 휙 들어온다.
춘향 뭐야 싶은데, 몽룡 무시. 둘 서로 눈 부라리고,
춘향 보란듯이 미친 듯이 칫솔질 해대는데.
몽룡 오호라! 옆에 가글 통 들어서 소독하듯 콸콸콸. 한 통 다 쓰며 가글.
춘향 : 앞으로는 학교에서도 아는 척 하지마.
몽룡 : (얼른 가글 뱉으며) 내가 할 소리!
씬13/ 운동장 (D)
춘향반 몽룡반 체육 수업 나온. 남녀반 함께.
체육 선생님 앞에 섰는데,
체육 : 오늘 손준식 선생님 안 계셔서 내가 6반까지 맡게 됐다. 1반 문제 있나?
남학생 : (일동) 없습니다/좋습니다/ 우~.
춘향 : (중얼) 하필이면, 쟤네랑 합반이냐.
몽룡 : (중얼) 이럴 줄 알았으면 수업 땡땡이치는 건데.
체육 : 부부가 함께 수업 받게 됐는데, 각자 떨어뜨려 놓을 순 없고, 남녀 같이 게임이나 해라.
일동 : (남) 와~/ (여) 어~.
씬14/ 운동장 일각 (D)
남자 여자 함께 피구 게임 중이다.
몽룡팀 공격. 몽룡 피구공 자기한테 왔는데, 성의 없이 휙 던진 공 춘향이가 받는다.
춘향팀 와~. 하는데.
남1 : 이몽룡. 사랑하는 자기라고 너무 살살하는 거 아니야.
몽룡 : (번쩍 째리며) 뭐!
남1 : (움찔) 그렇단 말이지.
몽룡 자세가 바뀌었다. 공 받았는데, 춘향에게 무서운 기세로 던진다. 춘향 제대로 쎄게 맞고 죽는다.
몽룡 씩 웃음. 춘향 저게 싶은. 아이들 어~. 환호성.
춘향 몽룡 불꽃 튀는 눈길.
씬15/ 몽타주 (D)
춘향에게만 집중적으로 공 던지는 몽룡 . 몽룡 멋진 볼로 공격 때마다 춘향 겨눠서 맞춰서 죽인다. 춘향 점점 열 받는다.
춘향 또 몽룡이 던지 공 쎄게 맞구, 죽었다.
춘향 열 받았다 저게, 공 들어서 몽룡에게 팍 던지면 방심하던 몽룡 얼굴에 정통으로 공 맞았다.
몽룡 저게 그냥! 배구공 춘향 향해 뻥 차면, 강속으로 날아오는 배구공 슬로우,,,
춘향 매트릭스 마냥, 간발의 차이로 배구공 피하고, 춘향 지나치며 슁~ 날아가는 배구공,
씬16/ 교장실 (D)
교장선생님 창문 열린 창가로 난화분 들고 옮기며 자리에 앉은 교감 선생님에게.
교장 :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드디어 첫 꽃을 피웠어요. (흐뭇)
교장 선생님 창가에 난화분 내려놓으려는데, 슁 날아오는 배구공보고 놀라서, 화분 놓친다.
교장선생님 옆으로 ? 지나간 배구공, 황망한 교장선생님 표정. 비틀하다가 꽃도 밟는다.
씬17/ 쓰레기장 (D)
캔 가득든 쓰레기 푸대며, 신문지 더미 쌓여 있다.
춘향 몽룡 분리수거용 캔 밟아서 찌그러트리는데.
춘향 : (궁시렁) 지가 피구왕 통키야. 왜 공을 발로 차.
몽룡 :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야 팍팍 좀 밟아봐.
춘향 : 내가 두개 밟을 때 넌 하나도 안 밟으면서.
몽룡 : 누가~! 너처럼 무식하게 힘만 쓴다고 되는 줄 알아? 각도를 딱 잡고 힘의 강약을 주면서 (밟고) 봐.
춘향 : 웃겨 정말.
몽룡 : 야. 너 내기할래? 누가 더 바싹 찌그러트리나?
춘향 : 내기 좋아.
춘향 몽룡, 깡통 나란히 놓고 찌그러트리는데.
몽룡 : 앗싸. 내가 이겼다.
몽룡, 핸드폰 꼭다리로 춘향 이마 때린다. 아프다.
몽룡 : 이것도 적절한 각도와 강약이 있어야 아프다니까.
춘향 : 좋아. 다시 해.
둘, 또 깡통 찌그러트리는데... 계속 찌그러지는 깡통들.
몽룡 춘향, 서로 이마 아프게 때리고 열 받는...
춘향, 저 멀리서 우다다다 달려와서 확 깡통 밟고 찌그러지는... 몽룡, 놀라는 표정.
춘향 우하하하 웃는데 주머니에서 떨어지는 지갑 모른다.
씬18/ 광한루 촬영장일각 (D)
채린, 소품들 자기 차에 실다가, 몽룡과 같은 교복 입은 학생들 (앞서가는 단희 몰래 뒤따르는 지혁) 본다.
채린 : (빙긋) 몽룡이랑 같은 교복이네... (생각난다)
씬19/ 광한루 촬영장 일각 (D)
단희 학도와 마주선. 소품 가방 고이 전해준다. 백실장 곁에서 가방 받아든다.
단희 : (다소 곳) 빌려주신 물건 춘향이 대신 전해 드리려구요. 그리구 사장님께서 잠시 시간을 내주시면
제 미래의 진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상의를 드리고,
학도 : (자르며) 학생. 춘향이란 애한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지만, 나 그렇게 한가한 사람 아니야.
단희 : 아니 저는,, 사장님이라면 저의 꿈을 펼칠 기회를,
학도 : (무시하며) 백실장 뒷정리하고 와. (간다)
단희 거의 울 듯한 표정으로 서있는데. 백실장 다가오며,
백실장 : 한단희 학생?
단희 : 예? 제 이름 아세요?
백실장 : 일전에, 촬영장으로 학생 불렀던 게 바로 나야. 데모테잎도 내가 눈여겨 봤지. (거들먹) 나 도도기획 기획실장이야.
단희 다시 희망 생겨서 활짝 웃음. 백실장과 단희 이야기하고 있는데,
광한루 저쪽 일각에서 지혁 심상치 않은 사태 훔쳐보고 있다.
씬20/ 뒤뜰 (D)
춘향 몽룡, 이마 시퍼렇게 되서 깡통들 한 곳에 쏟아 붓고, 돌아서는데.
몽룡 : 무쇠팔 무쇠다리 너 그 주먹 발사도 돼지?
춘향 : 됐네.
몽룡 : (하는데 전화 온다 받으며) 채린 누나! 남원이야? 지금? 시간 되지! 바로 갈게. (끊으며) 쓰레기통 니가 갖다 놔라.
춘향 : 니가 갖다 놔라! (먼저 휙 앞서가는)
몽룡 : (에씨 하며 쓰레기통 들고 가는)
씬21/ 교문 앞 진입로 (저녁)
몽룡 가방 매고 학교 건물에서 나오는데,
춘향 가방 맨 채 쭈그리고 여기 저기 두리번거리는 거 보인다.
몽룡 : 아직 안가고 뭐하냐?
춘향 : 내 지갑. 아까 여기서 잃어버렸나봐. (울상) 어떻게...
몽룡 : 뛰어다닐 때부터 알아 봤어. 잘했다. 하여간에 칠칠맞아서,,,
춘향 : (울상 돼서 찾느라 몽룡 말 안 들어온다) 어떻게...어떻게..
몽룡 : 니 깡통들 사이 잘 뒤져봐 난 간다. (냉정히 먼저 가는)
씬22/ 거리 일각 (N)
몽룡, 자전거 타고 가는데.
몽룡 : 바보같이 그 깡통 다 뒤져가며 찾고 있을 텐데... (신경 쓰이는)
씬23/ 남원시내 커피숍 (N)
단희 백실장 마주 앉아 있고, 지혁 좀 떨어진데 숨어 앉아서 감시하며 보는,
백실장 : 보석세공 알지. 그 수많은 돌덩이들 중에서 최고의 원석을 찾고, 이리깍고 저리깍아서,
가장 아름다운 빛을 뿜어내게 하는 거! 그게 바로 내가 하는 일이야.
단희 : 정말 대단하세요.
백실장 : (거들먹) 그래서 나는 딱 보면 견적이 딱 나와. 원석을 어디를 얼마나 팍팍 깍고 다듬고 할지 딱 나와.
(단희 얼굴 각재 보며) 요기치고, 조기 깎고. 음..
단희 : 저는 얼마나 다듬으면 될까요?
백실장 : (재는 시늉하다가 대뜸) 삼백. 기본기가 있어서 삼백.
단희 : (조심) 삼백 만원이요?
백실장 : (끄덕) 깍는 기술자는 내가 소개 할테니까 돈만 준비해.
하는데, 지혁 다가와서 백실장 멱살 잡는다. 단희 놀라서 지혁아 하는데.
지혁 : 무슨 수작이야. 우리 단희가 어딜 깍아! 삼백 만원?
백실장 : (놀라서) 이게 뭐야. 대체 누구야.
단희 : 방지혁 뭐 하는 거야! (띠여 놓는다)
지혁 : 한단희 너 지금 속는 거야! 대 놓고 돈 달라잖아.
단희 : 실장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백실장 : (놓여나서) 대체 뭐 하자는 플레이야. 재수 없어서. (가려는데)
단희 : (바지 가랭이 잡고 늘어지며) 실장님!
백실장 : (당황) 이거 왜이래.
단희 : 돈 어떻하든 마련 할꺼에요. 도와만 주세요. 제발.
백실장 : (큼큼) 아무튼 세공비 준비되면, 연락하라구. (나간다)
단희 : (어퍼져 있다 휙 일어나며) 방지혁!
지혁 : (움찔하지만 질 수 없다) 너 속는 거야. 그것도 몰라 바보야.
단희 : 니가 이 바닥 뭘 알어? 줄 하나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왜 끼여서 태클이야! (마구 들이대며)
지혁 : 걱정되니까 그러지. 괜히 너 다칠까봐 그러지.
단희 : 왜 남 일에 나서서 오바야! 너더러 걱정하래? 니가 왜 화내!
지혁 : 그래 걱정해서 미안하다 오바해서 진짜 잘못했다. (나가고)
단희 소리쳐놓고 그래도 좀은 신경 쓰인다.
씬24/ 쓰레기장 (N)
춘향, 열심히 여기저기 어두운 잔디밭, 화단 뒤지는데, 옆에 척하니 핸드폰 불빛 밝혀지고, 보면 몽룡이다.
몽룡 : 미련하기는, 뭐가 보여야 찾지.
춘향 : (고마우나 뻘쭘) 그 생각을 못했네. (지 핸드폰도 꺼내 불 밝히다가) 누나랑 약속은. 안 가?
몽룡 : 왜 안가냐. 좀 늦는다 그랬어.
두 사람 핸드폰 액정 화면 불빛으로 찾으러 다니는.
몽룡 : 아까 쓰레기랑 같이 버렸나봐. 없어,
춘향 : (울먹) 안 되는데,, 안 되는데.
몽룡 : 나 추워. 그냥 가자. 지갑 다시 사면 되잖어.
춘향 : 거기 울 아빠 사진도 들었단 말이야. 한 장 밖에 없는데.
춘향 계속 뒤지고, 몽룡 난감하다.
몽룡 쓰레기 더미에 들어가, 헤치며 열심히 찾는다. 쓰레기 더미 안에 춘향 지갑 있다.
몽룡 ‘아! 찾았다’ 신났는데, 춘향 보고 고맙다.
씬25/ 거리 일각 (N)
춘향 몽룡 나란히 자전거 끌고 걸어가는데 춘향 사진 보며 기쁘다.
몽룡 : 아버지 기억은 나냐?
춘향 : 머리 좋은 나두, 두 살 때 기억은 안 난다. 세 살 때만 돌아가셨어두, 쪼끔은 기억날텐데.. 울 아버지 기일 얼마 안남았네.
(날짜 꼽아보다가) 이제 가봐. 누나 기다리겠네.
몽룡 : 그래. (앞서가려다가) 같이 갈래?
춘향 : (놀래서) 뭐?
몽룡 : 모르는 사람도 아니구, 같이 가자. 누나가 맛있는거 사준댔어.
춘향 : 내가 꼽싸리 끼면 안 좋아할텐데.
몽룡 : 누나가 너냐. 얼마나 착하고 상냥한 사람인데. 갈래 말래?
춘향 : (오기 난다) 그래 가자. (따라 나선다) 맛있는 거 뭐 사준데?
씬26/ 남원일각 음식점 (N)
채린 몽룡 춘향 앉은, 채린 춘향 어색한 미소 주고받는,
세 사람 화제 거리 없다. 아무말없이 밥 먹고, 차 마시고,, 어색한데.
채린 몽룡의 핸드폰에 달린 악세사리 보고 할 말 없는 가운데 말 꺼내는.
채린 : (핸드폰 잡으며) 그거 뭐야? 너무 이쁘다. 어디서 샀어?
몽룡 : 이거 춘향이가 만든 거야.
채린 : (의외다) 그래? (흥미 잃은)
몽룡 : (모처럼 찾은 화제 거리 놓치지 않고) 얘가 원래 이런데 관심 무지 많아서, 맨날 방구석에서 이런 거 만들거든.
모자, 장갑, 목도리, 못 만드는 게 없어.
채린 : (기분 별로 안 좋은) 그래? 재주가 좋네.
몽룡 : 곰이 재주 넘는 거지. (반짝) 춘향아 누나도 하나 만들어 줘.
채린 : 됐어. 받아 놓고 마음에 안 든다고 안 쓰면 미안하잖어.
몽룡 : (반짝) 그럼 이거 누나 할래? 이건 마음에 든다며.
춘향 : (놀래서 저게 뭔 소리래 먹던 음식 켁 걸리는)
채린 : (혹하는) 정말? (잘됐다 싶은) 그건 이쁘긴 한데. 그래도 돼?
몽룡 : 내껀 다시 만들어 달라면 되는데 뭐. 괜찮지?
춘향 : (음식 걸려서 암말 못하는데)
채린 : 그거 선물로 주고 받은 거 아니야?
몽룡 : 대신에 나중에 누나가 만든 악세사리 춘향이 하나 줘. 성춘향. 누나가 만든 건 진짜 프로가 만든 거나 마찬가지야.
너 땡잡은 거다.
채린 : 프로는,, 나도 아직은 학생이니까 아마추어야. 그래도 제일 괜찮은 걸로 답례할께요. (빙긋)
춘향 : (그제야 음식 넘어가서 숨 한번 쉬고 둘 어이없이 본다)
씬27/ 몽룡집
2층 거실 몽룡 춘향 올라오는데, 몽룡 해맑게 따라오며.
몽룡 : 채린이 누나한테 목걸이 해달라 그래. 누나가 만든 목걸이 진짜 이쁘거든.
춘향 : 됐어. 그걸 왜 내가 받어. 핸드폰줄 니가 준 거잖어.
몽룡 : 왜 그래?. 니가 만든 거잖어.
춘향 : 내가 만들어서 준건 너야. 니가 받아서 누굴 주든, 갖다 버리든, 집어 먹든, 나랑은 상관없어.
몽룡 : 너 내가 그거 누나 줬다구 화났어? 그게 싫었으면 아까 주지 말라고 말을 하지. 왜 이제 와서 화내구 그래.
춘향 : ...미안하다 화내서. (방에 들어간다)
몽룡 : (왜 저러나, 속 터진다)
씬24/ 춘향반 (D)
춘향 단희 있는데, 단희 생활정보지 펴 놓고, 알바자리 이거저거 물색 중이다.
학생1 : (다가와서) 한단희. 지난번에 말한 미팅 언제야?
단희 : 그거 장기간 보류야. 나 당분간 알바해야 되거든.
춘향 : 갑자기 니가 무슨 알바야?
단희 : 인생을 건 중요한 문제가 있다. (진지)
씬28/ 오토바이 상점 (D)
지혁 오토바이 팔면서 몽룡 지혁 대화.
몽룡 : 갑자기 오토바이는 왜 파냐?
지혁 : 그럴 일이 있어. (돈 받은 거 세어보는) 좀 모자라네...
몽룡 : 모자라면 말해. 해결해 줄게.
지혁 : 됐어 임마. 넌 춘향이나 신경 써! 어떻게 춘향이가 선물 한걸 남을 주냐. 그것도 보는 앞에서.
몽룡 : 춘향이가 줘도 된다 그랬다니까?
지혁 : 진짜. 춘향이가 그랬어?
몽룡 : (생각) 내가 줘두 돼? 그러니까, 암말두 안 했지...
지혁 : 줘두 되냐구 말한 거부터 배신이야. (앞서간다)
몽룡 : (잘못한 거 같다) 배신이라고 까진 너무 심했다.. (어쩌나)
씬29/ 몽룡집 거실 (D)
몽룡부 책보며 혼자 바둑 두고, 몽룡모 과일 내오고, 춘향 책 펴놓고 교육 방송 보는 중이다.
몽룡모 : (춘향에게) 저거 언제 끝나니. 나 드라마 볼 시간인데.
춘향 : 아직 좀 남았는데...죄송해요.
몽룡부 : (몽룡모에게) 놔둬. 얘 공부하는데, 드라마 보는 게 뭔 대순가.
몽룡모 : 본방송 놓쳐서 재방보는 건데,, (불만 초조)
춘향 : (눈치) 올라가서 인터넷으로 볼께요. (주섬주섬 챙기는데)
몽룡모 : (화색) 몽룡이 교복 올려놨으니까 다려놓고. 참 도시락 반찬 쌀 장조림 올려놨으니까 이따 시간 맞춰서 간좀 보고.
춘향 : 네. (하고 올라가면)
몽룡부 : 으이구... 공부하는 애한테 꼭 그렇게 시집살일 시켜먹어야 직성이 풀려?
몽룡모 : 아니~ 고등학생은 며느리 아닌가?
몽룡부 : 심술은...
몽룡모 : (tv 리모콘 돌리며) 몇번이더라.. 바람난 거 딱 걸리는 날인데...
(보며) 어머어머...저런 나쁜 놈. 지 마누란 시집살이 시켜놓고 딴 여자랑 놀구있구. 나쁜놈...
몽룡모, tv 드라마에 빠져드는데 몽룡부 아닌 척 보다가 자기도 빠져드는,
씬30/ 남원일각 음식점 (D)
몽룡 채린 마주 앉아 있고, 채린 전화통화 중인데, 핸드폰줄 달린.
몽룡 계속 채린과 핸드폰 줄 눈치보는,
채린 : (통화하며) 예, 수고하셨어요. 인턴스텝이라두 쫑파티 끼워 주시는 거죠?...예. (끊는다)
몽룡 : 누나 그럼 이제 영화촬영 끝난 거야?
채린 : 주말이면. (의미심장) 이제 남원 자주 못 오겠다...아쉽네.
몽룡 : (핸드폰 줄만 주시하다가) 근데 누나 그 핸드폰 줄 말인데...
채린 : 이거? 내 핸드폰이랑 안 어울리나? 좀 촌스럽긴 한데,
몽룡 : (옳다구나) 그렇지! 역시 누나랑 안 어울리게 촌스럽긴 해. (얼른) 그래서 말인데. (주머니에서 다른 휴대폰 줄 꺼낸다)
내가 누나한테 진짜 어울릴 만한 걸루 새로 사왔거든.
채린 : (웃음) 별루. 촌스러운데로 난 이게 좋아. 그냥 이거할래.
몽룡 : (답답하다) 그래? (한숨 난다, 어쩌나)
채린 : 왜? 너가 나한테 이거 준거, 춘향이가 기분 나빠해?
몽룡 : 아니. 그런 거 아니구. 내가 찜찜해서. 남한테 받은 거 누나 준게 영 그런거지.
채린 : 내가 괜찮은데 뭐 어때.
몽룡 : 그래? 그럼 됐지 뭐. (어떻해야 되나, 속터지는)
씬31/ 음식점 주차장 (D)
채린 차에 오르고 몽룡 무지 찜찜한 얼굴.
채린 : 서울 갔다가 내일 다시 내려올 꺼야. 너무 서운해 말구.
몽룡 : 어, 잘 가. (손 흔드는)
채린 차 떠나려는데, 몽룡 어쩌나 하다가 안되겠다 급하게 차 따라가며, 차창 치며 ‘누나’ 부른다.
채린 차 세우고,
몽룡 : (어렵게) 누나 정말 미안한데. 핸드폰 줄. 그거 이거랑 바꿔 주면 안될까? (새 거 내밀며 간절한)
씬32/ 춘향방문 앞 (N)
몽룡, 한 손엔 춘향이 준 핸드폰 줄 달린 핸드폰, 한 손엔 케잌 상자 들었다. 흐뭇하다.
씩 웃으며 방문 열고 들어간다.
씬33/ 춘향방 (N)
춘향, 공부하는데, 몽룡 케익상자 쓱 내민다.
춘향 : 이게 뭐야?
몽룡 : 이거 치즈케익이야. 남원 시내에선 딱 한군데 호텔제과점에만 파는 거 어렵게 사온 거야.
춘향 : (도로주며) 어렵게 사온걸 왜 날 줘. 너나 먹어.
몽룡 : 아씨 그럼 이거 도로 물러야 겠네. 안물러 주면 어떻하지. 전화해 봐야지. (일부러 전화하는 척 하며 핸드폰 줄 보여주는)
춘향 : (보고도 못 본척하는데)
몽룡 : 이거 찾아왔어. 안보여?
춘향 : 그게 뭔데,
몽룡 : (아부) 우리 마누라님이 만들어 준 핸드폰 줄.
춘향 : 그게 왜 내가 준거야. 채린이 누나가 준거잖아.
몽룡 : 야 일부러 누나한테 미안한 말 해가면서 찾아왔는데, 왜 그래! 너 가만 보면 완전 밴댕이 속알딱지야.
춘향 : 그래 나 밴댕이야. 근데 너 밴댕이가 뭔지나 알고 말하냐!?
몽룡 : (모른다) 내가 말을 말아야지~ 성춘향 진짜 치사하다 치사해. (꽝 문 닫고 나간다)
씬34/ 몽룡방 (N)
몽룡, 치즈케잌 한입에 털어 넣고 먹어버리는데 화나기도 하고 심란하다가. 문득.
몽룡 : 근데 밴댕이가 뭐야? (사전 찾고 깜짝 놀래서) 밴댕이가 생선이야. (그랬구나)
씬35/ 몽룡집 앞 (D)
둘, 등교하려고 나왔는데.
춘향 : 야! 도시락!
몽룡 : (쌩하니 그냥 가버린다)
춘향 : 어쩜 저렇게 못되 처먹었을까. 화낼 사람이 누군데 지가 난리야... (노려보는)
씬36/ 복도 일각 (D)
춘향 걸어가는데, 누군가 휙 나꿔 챈다. 보면 지혁이다.
지혁 : (봉투 내밀며) 이거 니가 주는 거라 그러구 단희 빌려줘.
춘향 : 뭔데. (보면 돈이다 상당히 많은) 왠 돈을 이렇게 많이?
지혁 : 걔 요즘 삼백 만원 모은다구 열나게 알바하잖어. 고생하는 거 보기 싫으니까 이거 빌려줘. 내가 오토바이 팔은거야.
춘향 : 단희가 삼백 만원 쓸데가 어딨어?
지혁 : 내가 말 안 했냐? 걔 연예인 될라면 삼백만원 필요하대.
춘향 : (놀라서) 뭐!?
씬37/ 호텔 앞 (D)
춘향 단희 끌고 온다. 단희 엉덩이 빼는데 춘향 마구 잡아끄는.
씬38/ 호텔방 (D)
학도 테이블 앞에 앉아있고, 백실장 방문 열면,
춘향 단희 끌고 기세 좋게 들어온다.
춘향 : 아저씨. 정말로 삼백만원 주면 단희 연예인 시켜주는 거에요?
학도 : (불쾌하고 황당하다) 뭐?
춘향 : 그 돈주면, 예쁘게 수술시켜서, 스타 만들어주고, 영화도 출연 시켜주고, 씨에프도 찍게 해주는 거냐구요?
학도 : (짜증난다) 이제 돈까지 들고 와서 부탁하는 건가? (일어나며) 이런 식으로 황당하고 정신없게 접근하구
뒤에 가서 사람 우습게 만드는 게 니 특긴가 본데. 이제 별로 재미없다.
춘향 : 뭐요?
학도 : 삼 백만원? 그거 주면 더 이상 귀찮게 안 한다면 이쪽에서 줄 수도 있어. (차갑다) 백실장 당장 내보내.
춘향 : 삼백만원. 아저씬 줘버리면 그만인 돈인가 분데, 누구는 그거 벌자구 코피터지 게 알바하구, 누구는 그 돈 때문에
제일루 아끼는 물건 팔았어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게 걸렸으니까.
학도 : (무슨 소린가)
춘향 : 제 친구 다섯 살 때부터 꿈이 연예인이라, 아저씨들이 한번 해본 말에 희망 걸구, 믿었다구요.
사람 꿈 가지구 사기 치고, 희망 가지구 이용해 먹는 거 우주에서 제일 나쁜 일이에요!
춘향 단희 끌고 다시 나가다가 돌아보며.
춘향 : 다 큰 어른이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그러면 안되죠!
춘향 단희 나가면,
학도 : (차가운) 백실장 어떻게 된 일이야? 대체 무슨 소릴한거야?
백실장 : 저기, 그게 사장님. 제가 돈 얘기를 한 건, 그냥 견적서를 불러준거지. 받아서 어떻게 해보겠다는 게 아니었는데,,,
(식은땀) 하하,, 저 학생이 단단히 오해를 했나 봅니다..
학도 : 백실장. 앞으로 캐스팅 일선에선 완전 제외야. 배우들 관리에선 완전히 손때!
씬39/ 호텔로비 (D)
춘향 단희 끌고 나오며.
춘향 : 돈 삼백이 얘 이름이야. 그걸 넙죽 바칠 생각이 들어!
단희 : 난 그만큼 절박해. 지금이라도 다시 가서 그 사장한테 빌 수도 있어. 너는 니꿈 포기 못해서, 하기 싫은 결혼도 했잖어.
그런 니가 왜 날 이해 못해.
춘향 : 쉬운 길이라구 생각한게 훨씬 더 어려운 길이라 힘드니까.
단희 : 춘향아,,, (하는데)
채린 : OFF) 춘향이니?
보면 채린 선배와 함께 호텔로 들어오는 길.
춘향 울컥하던 감정 얼른 추스리고. 채린 낌새 심상치않은 거 알아채는,
채린 : 여기서 만나네, 여긴 무슨 일이야?
춘향 : 친구랑 일이 좀 있어서요.
채린 : 안 그래두 한번 만나구 싶었는데, 잘됐다.
춘향 : 예? 무슨 일로?
채린 : 지난번에 미안했어. 니가 몽룡이한테 준 선물인 거 알면서 받는 게 아니였는데,
춘향 : (자존심 상한다) 어짜피 몽룡이꺼, 지가 알아서 준건데요 뭐.
채린 : 그래도, 아주 중요한 선물이였다며, 몽룡이가 철이 없어. 아무리 이름만이라도 부부사이에 그러면 안 되는데,
춘향 : 예?
채린 : (가방에서 선물상자 꺼내며) 이거. 내가 주기로 약속했던거야. 내가 만든 악세사리.
춘향 : (어쩌나) 저기,,
채린 : 받아 줘. (뼈있는) 난 도로 달란 말 안 하니까.
채린 선배 ‘채린아’ 부르고,
채린 : 그럼 가볼게. 다음에 몽룡이랑 같이 또 보자. (간다)
춘향 자존심 상해서 이 악 문다.
씬40/ 천변 (N)
춘향 단희 힘 빠져서, 강 바라보며 앉은.
단희 : 그래. 몽룡이 그 개념 없는 자식이. 아직두 저 누나 좋아라 쫓아다니는 거야?
춘향 :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도 기분 나쁘고, 원래 우리 사이에 의리 같은 거 없었는데도, 배신당한 거 같고. 그래.
단희 : 춘향아 너 그거 니가 몽룡이.. (하다가) 아니다. 이 마당에 그게 뭐 대수야. 원래 바람은 맞바람이 맛이야.
니네 프리한 부부라며, 니가 딱 자유부인이네. 언니가 너 위해서 그 동안 공들인 라인 하나 접선한다.
춘향 : 무슨 라인?
단희 : 뭐긴, 잘난가는 왕킹카와의 미팅라인이지!
씬41/ 몽룡반 (D)
몽룡 : (화들짝) 뭐? 미팅?
지혁 : 그래 믿었던 춘향이가 나한테 이럴 수 있냐. 어떻게 단흴 데리고 미팅을 나가.
몽룡 : 이거 이거 바람이 잔뜩 들었구만. 이 아줌마가 정말~!
씬42/ 까페 일각 (D)
춘향 단희 일행. 남자대학생들과 미팅 중.
남자들 단체 잘난 척 미소 번쩍. 춘향 억지로 예, 하하, 대답만 해주고 있는데
카페 입구로 몽룡 지혁 들어오는 거 보인다.
몽룡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잘해봐라. 되려 박수 날리며 빈정거리고, 지혁 뚫어질 듯 단희만 쳐다보고,
단희 모른척 괜히 눈 다른 곳에 두고, 춘향 두고보자 싶은,
춘향 : (밝게) 이렇게 앉아서 노는거 보다는, 활발하게 나이트 뜨죠!?
몽룡 지혁 듣고 화들짝 놀라는.
씬43/ 나이트 (N)
현란한 조명 아래 춤추는 사람들.
춘향 남자1과 파트너 돼서 몽룡 보란 듯 다정하게 춤춘다.
몽룡, 온 무대를 휘집고 다니며 막 춤추며 춘향 감시한다.
괜히 오버해서 춤추다가 춘향 남자1 사이를 떼어놓고 괜히 남자1 확 밀치며 춤추고 둘 사이계속 훼방 놓는데
주변 사람들 ‘뭐야’ ‘왜이래’ 하며 짜증낸다.
한쪽에 단희와 남자2 춤추는데 지혁, 남자2에게 잡아먹을 듯 인상쓰면 남자2, 지례 주춤해서 자진해서 밀린다.
몽룡, 춘향쪽 보며 고만하고 나가지~ 표정 지으면 춘향, 쳇 하며 고소하다는 듯 춤춘다.
몽룡, 그래 잘해봐라~ 표정으로 홀밖으로 나온다.
씬44/ 나이트 클럽 룸 (N)
영화 촬영팀 쫑파티 분위기.
백실장 : 이번 임호택 감독님 작품이 (굴리며) 깐느~ 베니스~ 오스카까지 휩쓸길 기원하며 다 같이 위하여~!!
일동, ‘위하여~’ 술잔 높이 치켜들고 마시는데 백실장, 학도와 눈 마주치면 배시시 비굴한 웃음.
학도, 못마땅하지만 두고 보고.
학도 : (감독에게) 임감독님. 추운데 촬영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임감독 : 이번 영화, 감이 상당히 좋아. 변사장 기획력은 역시 (엄지손가락 세우고) 이거야.
학도 : (흐믓 옆자리 채린과 선배보고) 의상팀도 수고 했어요. 의상이며 소품 모두 영화 분위기를 잘 살려줬어요.
채린 : 감사합니다.
일동, 술잔 주고받으며 즐거운 분위기.
씬45/ 나이트 클럽 홀 (N)
춘향, 즐거운 듯 춤추다가 곁눈으로 몽룡 찾는데 몽룡 모습 안 보인다. 실망스러워지는데.
이때 음악 잔잔한 블루스 음악으로 바뀌면 남자1, 춘향 허리에 손 휘감는다.
춘향 흠? 해서 남자 손 내려놓으면 남자1, 다시 휘어잡고 바싹 자기 쪽으로 당긴다.
춘향 어라이게 싶어, 확 밀치면,
남자1 : (확 당기며) 좋으면서 왜이래.
춘향 남자1, 실랭이 하는데 남자1손 확 낚아 채는데. 몽룡이다.
춘향, ‘몽룡아’ 반가운데
남자1 : 너 아까부터 왜 자꾸 남에 여자한테 얼쩡대냐?
몽룡 : 남의 여자? 누가 니 여잔데. 느끼 빠다 같은게. 꺼져.
남자1 : 뭐? 이 자식이 정말!
남자1, 선빵 날리는데 몽룡 맞받아 치고 싸운다.
남자1의 친구들 보고 떼로 몰려와 싸움 거들고, 지혁 몽룡 거드는데...
지혁과 몽룡, 싸워보지만 아무래도 수적으로 밀린다.
춘향, 옆에서 거든다고 쟁반 들고 설치는데 하는데 도움 안 되는...
이때 룸에서 나오던 학도 일행, 싸움판보고 그냥 지나치려다가 학도, 춘향이 발견하고 다가온다.
학도 : 뭐 하는 거야?
춘향 : (학도 보고 반가운) 아저씨!
남자1 : 넌 또 뭐야?
하는데 학도 뒤로 백실장 및 수하들 죽~ 서면 남자1 일동, 깨갱하고 바로 눈 깐다.
남자1 ‘그만하고 가자’하면 일동 기죽어서 죽 나간다.
학도 : 괜찮나?
춘향 : 괜찮긴 한데, 아저씨랑 저랑 지난번에 싸우고 헤어졌는데, 이렇게 구해주시니까, 고맙기도 하고, 쪽팔리기도 하고...
아저씨는 안 그러세요?
학도 : 뭐 서로 미안하고 쪽팔린걸로 비겼다구 치지. 지난번 일은 내가 오해한 거더군. 사과하지. (보고) 백실장.
백실장 : (기죽어) 미안하게 됐네... (학도 눈치보고 깊이 고개 숙어) 정말 미안하네. 용서해주게. 진짜 미안해...
단희 : (샐룩해서 보는데) 흥...
춘향 : (말리며) 아저씨, 그만하세요. 됐어요. 얘한테만 미안하면 됐죠.
학도 : (장난스런 말투로) 근데 우리만 미안한 게 아닌 것 같은데... 고등학생이 이런데 출입해도 되는 건가?
춘향 : 네? 그게 저...
학도 : 여기서 나가지. 마침 전해 줄 것도 있고. (춘향 잡고 나가려면)
몽룡 : (버럭) 야 또 어디가. (학도 보고) 이번엔 아저씨냐? 성춘향, 그만하시지. (하고 끌면)
학도 : (춘향 보호하듯 낚아채며) 싫다는 사람 붙잡고 뭐 하는 짓이야.
몽룡 : 댁이 춘향이랑 어떤 사인데 나서요? 둘이 아는 사이에요?
학도 : (점잖게) 안다면 아는 사이지. 그럼 그쪽은 어떤 사인데 나서나?
몽룡 : 나요? 춘향이 내 마누란데요.
학도 : (풋) 요즘 고등학생은 관심있는 여잘 마누라라고 부르나.
몽룡 : 아뇨. 나 얘 남편이에요. 얘 유부년데.
학도 : (기가 막힌) 유부녀? 고등학생 아니었나?
춘향 : 맞아요. 고등학생 맞구요. 유부녀도 맞구요...
학도, 어이없고 당황하고, 믿어지지 않아서 춘향 보다가,
사실인 거 알겠으니 무안하고 황당해서 춘향 잡고 있던 손 스륵놓고 나간다.
춘향 몽룡, 이 아저씨가 왜 저러나 싶은데
이때 채린, 룸에서 나와 상황보고 ‘몽룡아’ 부르고, 놀라보는 몽룡 춘향.
씬46/ 나이트 클럽 앞 (N)
일동, 나오는데 대대거리는 춘향 몽룡.
몽룡 : 이 바람난 아줌마야!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춘향 : 그러게 니가 뭐하러 나서? 일만 더 크게 만들어놨잖아.
몽룡 : 야. 그래도 느끼 빠다들 패준 건 나다! 아까 그 자식은 눈에 힘 한번 준거 밖에 더 있냐?
춘향 : 그러니까 넌 앤 거야. 천지분간 못하고 주먹부터 나가잖아. 눈빛 한번으로 확 휘어잡는 힘! 그게 진짜 남자고 어른이지.
몽룡 : 눈빛의 힘? 어이구 어이구, 저분은 철인28호신가? 눈에서 광선도 나오나?
춘향 : 암튼 수준이 맞아야 대화가 되지. (쌩하고 가버리면)
몽룡 : 저게 정말! (채린보고) 누나. 혼자가도 괜찮겠어?
채린 : 괜찮아 가봐.
몽룡 : 누나 조심해서 들어가. (하다가 춘향 보고 버럭) 야 성춘향!!
몽룡, 다다다 달려가 둘이 대대대 싸우는데 채린, 그런 둘 보며 왠지 모를 질투심이 일어난다.
씬47/ 거리 일각 (N)
지혁, 쩔뚝 거리며 걷는데 단희, 따라 걷다가 보고 있으려니 화나고 답답하다.
단희 : 방지혁, 계속 걸어갈꺼야? 택시 타고 가. 다쳤잖아.
지혁 : 난 마음이 더 다쳤다.
단희 : (홱 돌려세우고) 멀쩡한 오토바일 왜 팔아서 고생이냐? 니가 오토바일 왜 팔아! 이 오버쟁이야.
지혁 : (분위기 잡고) 오버 아니다. 내 사랑이 넘치는 거다.
단희 : (핏 웃고) 봐봐. 많이 아파? (얼굴 보다가 승질 버럭) 나쁜 놈들. 죽 사발을 만들어 놨네. (만져주며) 멍들겠다...
지혁 : (그저 좋다)...
씬48/ 학도 차 (N)
학도, 기가 막혀 실소 흘리다가 점점 실소가 웃음으로 ... 하하하하.
백실장, 우리 사장이 미쳤나 싶어 힐끗 힐끗 본다.
씬49/ 춘향 방 (N)
춘향, 분풀이 하 듯 청소하고 있다.
춘향 : 바람? 쳇 누가 먼저 시작했는데. 어휴 내가 신경을 꺼야지...
하며 책상 정리하다가 달력 눈에 들어온다.
춘향 : 맞다. 낼 아빠 기일이네. 산소에 가야 되는데. (고민) 몽룡이 쟤도 데려가야 되는데... 하필 이럴 때 싸울게 뭐야. (난감한)
씬50/ 몽룡 방 (N)
몽룡, 거울보고 눈에 힘주는 연습 중이다. 나름 힘주지만 가오 안나온다.
춘향, 벌컥 문열고 들어오면 놀라서 얼른 거울 감추고.
몽룡 : 야 노크 좀 해라. (하고) 왜?
춘향 : 저기,, (뭔가 말할 듯 하다가) 라면 끓일 껀데 안 먹을래?
몽룡 : 너나 많이 먹어. (비꼬는) 근데 라면으로 돼겠냐? 빠다에 참기름 타먹어야 느끼한 눈빛이 팍팍 생기지.
춘향 : 됐다. 이 밴댕이 속알닦지야.
몽룡 : (자신감) 야! 나 밴댕이 생선 인거 알아!
춘향 : 그럼 속알 딱진 뭔데?
몽룡 : (흠?)...
춘향 : (문 꽝 닫고 나가는)
몽룡 : 저게... (하다가) 속알딱지? (인터넷 찾아본다)
/날 변화 인서트
씬51/ 몽룡집 거실 (D)
춘향, 몽룡모에게 ‘다녀오겠습니다.’ 인사하고 나가면
몽룡, 그제야 일어난 듯 기지개 펴며 내려오다가.
몽룡 : 쟤 어디는데?
몽룡모 : 몰라. 어디 좀 다녀온다는데.
몽룡 : (혼잣말) 설마 눈빛 만나러 가는건 아니겠지.
하다가 반짝 해서 뛰어 올라간다.
씬52/ 춘향방 (D)
몽룡 춘향 책상 뒤지며.
몽룡 : 논술 숙제 해 놓은 게 어디 있을 텐데...
여기 저기 뒤지다가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 눈에 들어온다.
씬53/ 시골버스 터미널 (D)
월매 춘향 버스 기다리는데.
월매 : 얼마나 중요한 일이 있길래 첨 있는 장인 성묘도 못 가?
춘향 : 진학 상담한대. 몽룡이 성적 심각한 거 엄마도 알잖아...
월매 : (서운한) 사위 얼굴 좀 뵈 주려고 했더니. 니 아버진 그 복도 없나부다.
이때 ‘장모님~!’ 하고 헐레벌떡 뛰어오는 몽룡. 흰국화꽃 한 다발 들고 왔다.
몽룡 : 꽃 사느라 좀 늦었어요.
월매 : 학교서 진학 상담한다며.
몽룡 : 네? (눈치채고) 다음주로 미뤄졌어요. (정종 보여주며) 엄마가 갖다 드리래요.
월매 : (흐믓) 고맙기도 해라. 표 끊어 왔지?
월매, 차에 오르고 몽룡, 춘향얼굴 눈빛으로 째려보고 차에 오르는데 춘향, 약간 고맙다.
씬54/ 시골버스 안 (D)
월매 앉고 통로 건너편 자리에 몽룡 앉는데 춘향, 월매 옆에 앉으려면
월매 : (떠밀며) 니 신랑 옆에 앉아.
춘향 : (몽룡 한번 보고) 싫어. 여기 앉을래.
월매 춘향 몽룡 분위기 심상치 않음을 눈치챈다.
씬55/ 묘지 앞 (D)
몽룡, 산소 앞에 술 한잔 따라놓고 절하면.
월매 : (울먹) 춘향 아버지. 사위 왔소. (흐느끼는) 그렇게 이뻐하던 당신 딸 춘향이. 고이고이 잘 커서, 훌륭한 낭군 맞아
시집 갔다구요. (울음) 으이구 이 나쁜 사람. 오래 오래 같이 살아서 사위도 보고, 손주도 보고 했어야지... (엉엉)
춘향, 몽룡 쿡쿡 찔러서 자리 피한다.
씬56/ 산 일각 (D)
춘향 몽룡, 나란히 앉아 있는데.
춘향 : 우리엄마 일년에 한 번 있는 연례 행사야. 일년동안 흘릴 눈물 아빠 앞에서 다 빼놓고 가야 또 다시 일년 버틸 힘이 난다나..
어릴 적엔 나도 엄마 따라 울었는데, 이젠 안 울어. 나까지 울고 가면 울 아빠 여기 혼자 남아서
매일 우리 걱정만 할 꺼 아냐.
몽룡 : (짠해서 보면)...
춘향 : 불쌍해 보이냐? 그럼 좀 잘해라.
몽룡 : 안 불쌍한데 내가 왜 잘해.
춘향 : 암튼 오늘 와줘서 고맙다.
몽룡 : 나도 이 정도 싸가진 있다.
춘향, 몽룡 고맙게 본다.
씬57/ 묘지 앞 (D)
춘향 몽룡 와보면 월매 없다.
춘향 : 어디 갔지? 엄마~ 엄마!
씬58/ 시골 버스 안 (D)
월매 : (전화 받고 있는)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그런걸 나보고 어쩌라구. (...) 다음 버스? 내가 탄 버스가 막찬데.
(대대대 소리에 전화기 때었다 대고) 그 아래 산지기 할머니집 알지? 오늘밤은 거기서 자구 낼 올라오면 되잖아.
월매, 입가에 음흉한 미소.
씬59/ 산지기 집 마당 (D)
춘향 몽룡, 들어서면서.
춘향 : 내가 엄마 땜에 미쳐 미쳐!!
몽룡 : 이 집 맞냐?
춘향 : 응. 할머니~ 할머니~
하면 벌컥 문 열리며 반갑게 맞는 할머니 ‘그래~ 춘향이 왔냐?’
둘, 뭔가 수상하다.
씬60/ 산지기 방 (N)
차려진 밥상 받은 춘향 몽룡. 할머니 수상하다.
할머니 : 시장할탱께 어여 먹어.
춘향 : 할머니, 저희 올 꺼 알고 계셨어요?
할머니 : (뜨끔) 몰렀지. 나가 천리안이당가?
춘향 : (수상한) 근데 밥도 미리 지어놓고 기다리셨어요?
할머니 : (일어나 나가며) 난 암시렁 몰렀어. 거시기 할텐데 쉬어.
춘향 : 전 밥먹고 할머니 방으로 건너갈께요.
할머니 : (화들짝) 난 옆에 걸그적 거리면 거시기해선 잠 못 자. 남은 방은 이거 하낭께 둘이 거시기 하더라구.
춘향몽룡 : (허걱) 네?
할머니 : 글구 내는 잠귀가 어둬서 뭔짓을 해도 모릉께 신경쓰지 말드라구.
할머니, 찡끗 하고 나가면 춘향 몽룡 기가 막히다.
씬61/ 몽룡집 거실 (N)
채린, 몽룡부모 앉아 있는데.
몽룡부 : 내일 서울로 올라간다고?
채린 : 네. 가기 전에 몽룡이 좀 보고 가려고 했는데. 어디 갔나봐요.
몽룡모 : 지네 장인 성묘 갔어. 낼 학교도 가야 되는데 늦네. 자고 올라나?
채린 : (실망스런 표정)...
씬62/ 산지기방 (N)
고구마 한 줄로 쪽 늘어 놓아 경계선 만들어 놓고 누운 춘향 몽룡. 옷 입은채로 자고 있는데 두 사람 더워 죽는다.
몽룡 : (일어나 고구마 찔러보고) 고구마 익는다. 뜨거워 죽겠네!
몽룡, 옷 벗어버리려다 춘향 보고 할 수 없이 벌렁 눕는다. 춘향 또한 옷 펄럭이며 더워 죽는다.
씬63/ 부엌 아궁이 (N)
할머니 군불 떼면서 신났다.
할머니 : (노래하듯) 활활 붙어라~! 활활 불붙어라~!
/ 달
씬64/ 산지기방 (N)
춘향이 겨우 잠들어 있는데 몽룡, 마치 키스하듯 ‘춘향아’ 하며 춘향 얼굴에 들이댄다.
춘향 눈뜨고 놀라 벌떡 일어나면 둘 얼굴 부대서 아파 죽는데.
춘향 : 이몽룡! 너 뭐하는 거야. (옆에 있던 다듬이 방망이 들며) 뭐야!
몽룡 : (코 쥐고) 나 무지 급하거든.
춘향 : (놀라는) 뭐?
씬65/ 화장실 밖 (N)
춘향, 화장실 앞에서 코 쥐고 후레쉬 들고 서있고 몽룡 화장실 안에서 볼일 보는 중이다.
몽룡 : 야 어디 안 갔지? 거기 있는 거지?
춘향 : 그래! (궁시렁) 으휴 사내자식이 겁은 많아 가지구. (하다가 반짝)
씬66/ 화장실 안 (N)
몽룡 : 야. 무서우니까 말 좀 시켜봐.
춘향 : ...
몽룡 : 야... 성춘향. 장난하지마...
춘향 : ...
몽룡, 우씨 하고 주섬 주섬.
씬67/ 화장실 밖 (N)
몽룡, 화장실 나오면 춘향 후레쉬 아래에 비춰 무섭게 몽룡아! 하면 질겁하고 놀라는 몽룡.
춘향, 그 모양이 웃겨 까르르 웃고, 몽룡 우씨~
씬68/ 마당 일각 (N)
모닥불 속에 익어 가는 고구마. 감자. 밤.
몽룡 춘향 이거저거 구워가며 뒤적 뒤적.
몽룡, ‘이거 먹을래?’ 하면 춘향 ‘아니 아니 그거 싫어’ ‘그럼 이거 먹을래?’ 하면 ‘그래 그거 먹을래’ 하는데.
랩퍼 : 사랑 사랑 사랑 내 간간 내 사랑이야. 네가 무엇을 먹으려 느냐. 생밤 삶은 밤을 먹으려 느냐. 아니 내사 그것도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려 느냐. 나를 통째로 먹으려느냐. 아니 도련님 그게 무슨 말씀이요. 어허 둥둥 내사랑이로고.
춘향 : (하늘보고) 별 좀 봐. 참 많다.
몽룡, 그런 춘향 바라 보는데 이쁘단 생각이 든다. 춘향 보면 얼른 하늘 쳐다보며.
몽룡 : 별 참 이쁘네. 착한 사람 죽으면 별 된다는데. 넌 힘들겠다.
춘향 : 죽어서 뭐 될까 생각말고 살아서는 뭐할 껀데? 너. 정말 되고 싶은 거 없어?
몽룡 : 응.
춘향 : 참~ 쉽게 말한다.
몽룡 : 가끔 니가 부럽다. 목표가 있다는 거. 행복할꺼 같아.
춘향 : 너도 목표를 세워라.
몽룡 : 참~ 쉽게 말한다. 그걸 못 찾겠어. 내가 뭘 향해 달려야 하는지... 목표가 생기면 쭉 달릴 자신은 있는데 말야. 훗.
춘향, 몽룡 보는데 왠지 보듬어 주고 싶어진다.
몽룡 보면 얼른 고구마 뒤집으며 ‘다 익었나보다.’ 어디~ 하며 고구마 집는데
그 사이 몽룡, 장난기 발동해서 후레쉬 얼굴 밑에 들이밀고 킥킥
춘향, ‘잘 익었다’ 하며 몽룡 보고 놀래 ‘엄마야’ 하며 고구마 던지면 몽룡, 뜨거운 고구마 들고 ‘앗 뜨거~’ 손 데었다.
춘향, 몽룡손 부여 잡고 ‘어떻게 데었어? 많이 데었어?’ 하다가 둘 분위기 묘해지는...
둘 괜히 흠흠 어색한데.
춘향 : 나 먼저 들어갈게.
몽룡 : 그래. 여기 더 있다가 불끄고 들어갈게.
춘향, 들어가면 몽룡, 혼자 남아 기분 이상하다.
씬69/ 호텔 방 (N)
학도, 짐 정리하며 전화 받고 있다.
학도 : 백 실장. 준비 다 됐나?
백실장 : (OFF) 예 차 대기 시켰놨습니다.
학도 : (서류 챙기며) 내일 아침 일찍 회의 소집해. 새로 들어온 시놉들 검토 할 꺼니까.
이때 한 켠에 놔둔 다듬이돌 눈에 들어온다.
학도 : (잠시 망설이다가) 아니야... 오늘 하루 더 있다가 내일 떠나도록 하지. 만나봐야 할 사람이 있거든.
씬70/ 산지기집 마당 (D)
맑은 아침이다. 마당에 싸리비질 하는 할머니.
씬71/ 산지기방 (D)
춘향 몽룡, 뒤엉켜서 세상 모르게 잠들어 있는데
밖에 할머니 싸리비질 소리에 먼저 눈뜨는 춘향. 몽룡이 다리 베고 자고 있었음에 놀란다.
춘향, 몰래 살짝 일어나 살그머니 나가는데
그제야 눈뜬 몽룡 벌떡 일어나 코에 침 바르는 ... 다리 저려 죽을 뻔했다.
씬72/ 버스 안 (D)
춘향 몽룡, 따로 따로 앉아 있다.
몽룡 춘향 모두 자는 척 하고 있지만 사실은 깨어있다. 서로가 신경 쓰이는 두 사람.
씬73/ 학교 교정 (D)
단희 춘향 이야기 중이다.
단희 : 그럼 또 둘이 같이 잔거야?
춘향 : 야!! 조용해!
단희 : 니네 부분 거 다 아는데 뭐 어때? 그래서. 그랬는데? (눈반짝)
씬74/ 옥상 (D)
몽룡 : 뭐가 더 그래. 그냥 그랬지..
지혁 : (실망) 그게 끝이야? 귀신장난하고, 고구마 구워먹고? 초등학생 놀이하고 왔다는 게 말이 돼?
어쩜 그렇게 진도가 안나가냐?
몽룡 : 그러구 왔어두 쪽팔려서 얼굴 보기 심란해! 알지도 못하면서.
씬75/ 학교 복도
마주 걸어오던 두 사람. 서로를 발견하고 흠? 두 사람 어색하게 엇갈리는데
몽룡,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홱 돌아서며 ‘야 성춘향’ 불러 세운다.
몽룡 : 너 또 매점 가는 거지? 밥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군것질이냐?
춘향 : 또시비야 또시비! 남이사~ 신경끄셔!
몽룡 : (말투 따라하는) 신경끄셔~! 또 나왔다 또 나왔어. (반갑다) 봐라봐라~ 칠칠맞게 반찬국물이나 흘리고 다니고...
춘향 : (인사하듯 내려보는) 어디?
몽룡 : 오냐~
춘향 : (한심) 진짜~ 유치뽕짝 뽕뽕짝이다~
몽룡 : 너는 유치 뽕짝 뽕뽕뽕짝이다~
둘, 아웅다웅 다정하게 뽕자 늘여가며 뽕뽕뽕뽕짝 주고 받는,,
씬76/ 학교 교문 앞 (D)
학도, 춘향 도시락 가방 들고 춘향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 학도의 외제차 보고 우와~ 하면서 가는데.
춘향, 자전거 끌고 나오다가 학도 발견하고 놀란다.
춘향 : 아저씨! (반갑게 달려가 환히 웃는다)
몽룡 지혁, 춘향 학도 보는데...
몽룡 : 뭐야? 저 남자. 나이트에 그 눈빛?!! 저 남자가 왜 또 춘향일 찾아왔지?
지혁 : 그러게. 저 사람, 유명한 영화 기획사 사장이래잖아. 혹시 춘향일 배우로 키우려는 거 아닐까?
몽룡 : 재를? 한국영화 이미지 망칠일 있냐?
하고 보다가 학도와 눈 마주치는데 몽룡, 눈에 힘주고 보는. 학도, 쓴웃음.
씬77/ 공원 (D)
학도 춘향, 나란히 앉아 있는데.
학도 : 남편이 나한테 유감이 많은가봐.
춘향 : 걔 아무한테나 유감 많은 애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할머니스레) 내 팔자가 박복해서 저런 남편 데리구 살아요.
학도 : 하하. 그리 박복한 팔자는 아닌 거 같은데. 이런 행운이 올 수도 있는 거잖아. (머리 꽂이 선물 내보인다)
춘향 : 어 이거? (보고 기쁜) 진짜 저 주시는 거에요?
학도 : 다음엔 사업가대 사업가로 만나지. 성춘향 사장. 첫 번째 만든 아이템은 내가 사주도록 하지.
춘향 : 글쎄... 일단 계약 조건 한번 따져보고요. (웃는)
학도, 같이 웃어주지만 마음 한구석이 싸하다.
씬78/ 몽룡집 앞 (D)
몽룡, 궁시렁 거리면서 가는데.
몽룡 : 춘향이 걔가, 노래 안돼~ 끼도 없어. 있는 건 깡따구 뿐인 앨 대꾸 뭘하겠다는거야...
(하다가) 혹시 순진한 애한테 바람 확 집어 넣어서 우리집 말아 먹으려는거 아냐? (하는데)
채린 : (OFF) 몽룡아!
돌아보면 채린 차에서 내리며 환한 미소. 몽룡, ‘누나’ 하며 반갑다.
씬79/ 놀이터 일각 (D)
몽룡 채린, 나란히 그네 타고 있는데.
채린 : 기분 참 이상하다. 어릴때부터 항상 내가 너보다 먼저였잖아. 그네도 내가 먼저 탔고, 학교도 내가 먼저 들어가고,
사춘기도 내가 먼저 겪었고...당연히 결혼도 내가 먼저할 줄 알았는데...
몽룡 : 새치기 당해서 억울해?
채린 : 응 조금 억울해...
몽룡 : ?
채린 : 니가 이런 선택을 할 줄 몰랐던 것도 억울하고. 무엇보다 니가 나한테 어떤 사람인줄 예전에 미처 몰랐던 것도 억울하고...
몽룡 : (당황스런) 누나...
채린 : 나 오늘 서울 간다. 서울 가면 너한테 연락 안 할래.
몽룡 : 뭐?
채린 : 이제 너 못 보겠어. 너 보는 게 괴로워.
몽룡 : 왜? 왜 못 보는데?
채린 : 왜냐면... 자꾸 보면 자꾸 억울해 지니까. 그래서 더 욕심이 나니까. 욕심나는 거 참는데. 그게 화나니까.
몽룡, 채린 보는데 혼란스럽다.
씬80/ 거리 일각 (N)
몽룡, 곰곰이 생각에 잠겨서 걷는다.
씬81/ 천변 (N)
몽룡, 채린의 팬던트 들여다 보면서 고민에 빠졌다.
씬82/ 다리 위 (N)
춘향, 자전거 끌고 가다가 몽룡 발견하는데.
씬83/ 천변 (N)
춘향 몽룡 곁에 와서 앉는.
춘향 : 또 뭐가 그렇게 심각한데?
몽룡 : 누나가, 나 못 보겠데.
춘향 : (뜨끔) 왜?
몽룡 : 누나가 나 보면 욕심나구 화난데. 그거,, (차마..) 그거,,
춘향 : 그 언니 너 좋아하네.
몽룡 : (그렇지! 보는)
춘향 : 정말 좋아하네. 보기만 해도 욕심나고 갖지 못해서 화까지 나구. 그거 정말 좋아하는 거야.
몽룡 : (벌떡 일어나는데)
춘향 : 왜 지금 당장 달려가게?
몽룡 : 가면,, 안돼?
춘향 : ..안돼. 지금 니 옆에 앉아 있는 나 안보여?
몽룡 : 너?
춘향 : (아프지만 참고) 나 니 옆에 결혼한 여자루 앉아 있는거야. 나 지금 당장은 니 곁에서 일어날 수가 없어. 알지? 그건 알지?
몽룡 : 응,,,약속했으니까.
춘향 : 지금 누나한테 달려가는 건 참구, 딴데루 달려.
몽룡 : 어디?
춘향 : ..채린이 누나 다니는 대학으로 달리면 되겠다.
몽룡 : 한국대?
춘향 : 그래. 너 목표 생기면 막달리자라며, 거기까진 안 막을테니까 막 달려봐. 지금 니 성적이면 전력질주 해야 될꺼다.
몽룡 : (표정 진지하다)
씬84/ 몽타쥬 (D/N)
몽룡 종이 위에 ‘한국대’ 크게 써 옆에 붙여 둔다. 몽룡 결연한 얼굴.
큰 창문 옆에서 몽룡 열심히 앉아서 공부하면서 사계절 변화하는.
주변 소품으로, 노트와, 자습서, 문제집 점점 많아져서 쌓여 가는.
겨울/
몽룡 춘향 두꺼운 겨울 옷. 옆 창문에, 눈 쏟아진다. 나무에 눈 쌓인. 문제집 풀며 공부하는 두 사람.
봄/
몽룡 춘향 봄 옷. 옆 창문에, 종달새, 날구. 나무에 벚꽃 피어 있고.
졸고있는 몽룡 칙칙 분무기 쏘며 깨우는 춘향.
학도 사무실 /
학도, 열내고 백실장 깨지고 있다.
액세사리 가게 일각 /
악세사리 보며 디자인 스케치 하는 채린.
여름/
몽룡 춘향 나시티 입고, 부채질 해가며, 얼음물 마시며 공부. 매미 소리 울리고, 소나기 쏴 쏟아지고.
가을/
몽룡춘향 긴팔 추리닝 차림. 창문의 나무에 낙엽 붉게 물들었고, 창문의 나무에서 나뭇잎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한다.
씬85/ 뉴스 화면 (D)
수능 시험장 스케치.
아나운서 : E) 올해도 역시 입시한파가 찾아왔습니다. 시험에 임하는 수험생들은 옷차림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셔야 겠습니다.
씬86/ 수능 시험장 (D)
일각/
춘향 시험지 받아서 돌리고.
일각/
몽룡 시험 문제 풀고.
씬87/ 농구장 (D)
춘향 몽룡 농구공 통통 튕기며 나란히 앉은.
춘향 : 대기자 명단에 들었으니까 아직 희망은 있어.
몽룡 : 좋겠다. 너는 미리 합격 결정되서. (불안하듯 공 탕탕 튕기는)
춘향 : 잘 될꺼야. 나는 너 공부하다가 죽는 줄 알았어. 진인사 대천명! 최선을 다했으니까 나머진 (하늘 가리키며) 저기다 맡겨.
몽룡 : 고맙다.
하고 뛰어 나가 농구하면.
춘향 : 단희랑 지혁이 만나기로 했는데... 같이 안 갈래?
몽룡 : 난 여기 있을래.
춘향, 그런 몽룡 지켜보기 짠하다.
씬88/ 화장품 가게 (D)
요란하게 머리 볶고 안 어울리게 진한 화장한 단희, 화장품 고른다. 못마땅한 표정의 지혁. 같이 구경하는 춘향.
지혁 : 한단희, 넌 화장 안 하는게 더 이뻐. 원판 안 되는 애들이나 찍고 바르는거야.
단희 : 보석은 다듬을수록 빛이 나는 법인거야~ (하다가 춘향보고) 뭐해 너두 골라봐.
춘향 : 난 됐어.
단희 : 파마 같이 하재도 끝까지 버티더니~ 넌 3년 내내 이 머리~ 지겹지도 않냐?
춘향 : 편하고 좋기만 하다 뭐.
단희 : 그러니까 몽룡이가 널 여자로 안 보는거야.
춘향 : 뭐?
단희 : 니네 둘. 아직 무늬만 부부지? 한 집 살면서 니가 여자로 보였음. 몽룡이도 남잔데 만리장성을 쌓아도 벌써 쌓았지.
춘향 : 차라리 뒷집 담을 쌓지. 만리장성은,
단희 : 뭐가? 이제 서울 올라가면 둘이서 살아야 될텐데. 그때두 지금처럼 남매같이 살꺼야?
춘향 : 남매가 될지 남남이 될 진 나도 모르겠다.
단희 : 그게 뭔 소리야?
지혁 : 너희 부부 무슨 문제 있냐?
춘향 : 아냐. (태연한척) 어린 니들이 부부 사이 일들을 어찌 헤아리겠냐. (딴청 립스틱 들고) 이 색깔 잘 어울리겠다. 발라봐.
단희, 립스틱 바르려면 지혁, 못바르게 말리며 티격태격.
춘향, 립스틱 들어 올렸다가 그냥 놓는다.
씬89/ 몽룡집 거실 (N)
전화기 옆에 딱 붙어서 전화만 기다리고 있는 몽룡 부모. 몽룡모, 괜히 들었다가 신호음 확인한다.
몽룡부 : (버럭) 뭐해.
몽룡모 : 고장 난 거 아닌가 해서요. (한숨) 설마 몽룡이 바로 앞에서 짤리는 건 아니겠죠.
몽룡부 : (?) 재수 없게끔. 대기30번에서 2번까지 왔으면 다 된거야.
몽룡모 : 그러게 여러군데 원설 넣자니까 한국대 한군대만 넣는다고 고집을 피워서는...
춘향 : (다가와 과일 내 놓으며) 어젯밤 좋은 꿈 꾸셨다면서요. 걱정 마세요.
이때 전화벨 울린다. 일동 긴장하는데 몽룡부, 떨리는 손으로 전화 받고 ‘여보세요.’ 하는데.
씬90/ 농구장 (N)
몽룡, 농구공 튕기며.
몽룡 : 이번에 들어가면 합격이다. (농구공에 키스)
몽룡, 농구공 휙 던져 넣는데 골대 맞고 튕겨 나가면 우씨~ 안타까운 몽룡.
공 따라 시선 가보면 공 잡는 채린.
몽룡 : 누나. (눈 비비고) 누나 맞지? (꿈이나 생시나)
채린 : 한번 더. (공 튀기며) 들어가면 합격이다. (빙긋)
채린, 공 던질 태샌데, 몽룡 괜히 긴장된다.
씬91/ 거리일각 (N)
죽어라고 뛰는 춘향. 펄쩍 펄쩍 뛰며 신이 났다.
씬92/ 농구장 (N)
채린, 농구공 던져 넣으면 골대 안으로 들어간다.
채린 몽룡 우와~ 하고 좋아하는데.
채린 : 합격이야 합격!!
몽룡 : 그래! 합격이다.
채린 : (정색) 진짜 합격이라구!
몽룡 : ?
채린 : 학교에서 직접 확인하고 내려왔어. 이몽룡. 너 합격했어.
몽룡 : (얼떨떨) 내가 합격 했다구?
채린 : 그래!! 이몽룡, 내 후배로 들어온걸 환영한다.
몽룡 : 누나!!
몽룡 채린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는데 이때 죽어라고 달려오던 춘향 두 사람 모습 발견하고 놀란다.
얼싸안고 기뻐하는 몽룡과 채린 보며 슬프게 돌아서는 춘향 표정에서... -엔딩-
에필로그
/춘향의 방
춘향 한쪽에서 자수 치고 있고, 몽룡 하늘천 따지, 천자문 읽는데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몽룡, 책 한쪽으로 밀쳐놓고 춘향에게 다가가.
몽룡 : (은근하게) 춘향아, 이리 가까이 오너라. (손 잡으려하면)
춘향 : (피하며) 서방님, 소녀의 손목을 잡고 싶으십니까? (논어 앞에 내밀며) 허면, 논어를 떼십시오.
몽룡 : (허걱) 그 무슨 망언이냐? 내 아직 천자문도 못떼었거늘 논어를 떼라니?
춘향 : 논어를 떼지 못하신다면 소녀의 손목 잡으실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셔요.
몽룡 : (미치겠는)
몽룡 밤새워 열심히 논어 공부하는, 한쪽 코에서 코피 찍 흐르는. 마침내 몽룡 논어 떼는.
몽룡 그동안 공부하느라 눈 푹 꺼지고 초췌한 얼굴로.
몽룡 : (지친) 내 니 약조대로 논어를 떼었느니라. (하며 춘향 손목 잡고 뽀뽀하려는데)
춘향 : (피하며) 서방님, 소녀에게 입맞추고 싶으십니까? 허면, 맹자를 떼십시오. (하며 맹자 앞에 내미는)
몽룡 밤새워 열심히 맹자 공부하는데, 쌍코피 터지는, 마침내 몽룡 맹자 떼는.
몽룡 공부하느라 더 초췌해진 몰골로.
몽룡 : (더욱 지친) 내 니 약조대로 맹자를 떼었느니라. (하며 춘향에게 입맞추려는데)
춘향 : (손으로 몽룡 입술 막으며) 서방님, 장원급제하시면 손목 잡고 입맞추는 게 대수겠습니까?
몽룡 : 장, 장원급제?!
춘향 : 장원급제만 하신다면야...! (치맛자락 살짝 걷어 보이면)
춘향 요염한 자태로 회심의 미소 지으며 앉아있고,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장원급제’ 이마에 띠 두르고, 허벅지 바늘로 찔러가며 졸음 쫓아가며 열심히 공부하는 몽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