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해 용품 관련된 글이 없어 탁구 커뮤니티가 조용하군요. 조금의 활력을 넣어보고자 글 적어봅니다.
오늘 테마는 수비수의 포핸드 러버입니다. 사용하는 기술이 다양한 만큼 수비수의 포핸드 러버 선택은 늘 고민에 빠지게 합니다.그래서 레벨과 플레이스타일에 따른 러버 추천을 저의 개인적인 의견과 그 근거, 실제 사용하는 선수 등을 예로 들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1. 수비수 입문(롱커트를 처음 익힐 때)
우선 커트를 염두에 둔 러버는 아래 두 전제를 만족해야 커트를 익히기 쉽습니다.
-상대의 회전을 덜 탄다
-비거리가 지나치게 길지도 짧지도 않다
특히 커트를 처음 익힐 때에는 컷 임팩트가 강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의 상회전을 힘으로 이겨내기 쉽지 않습니다. 러버가 공을 잘 흡수하여 보내줘야 하죠.
때문에 탑시트의 돌기 밀도가 적어 상대의 회전의 영향을 덜 받고, 비거리가 적당히 길어 중후진 플레이에 강점을 가진 테너지64 계열을 기본적으로 추천드립니다. 특히 공격수 출신인 경우 커트주전형 조합을 맞추면서 부족할 수 있는 한방을 보완해주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주세혁(셀볼 시절), 무라마츠 유토, 김경아, 서효원 등 국내 수비수들이 많이 사용한 러버입니다. 이러한 계열의 러버에는 테너지64, 제니우스 플러스 옵티멈, 베가 아시아 등이 있습니다.
상대의 회전을 덜 타는 러버로 약점착 러버 또한 있습니다(강점착은 비거리가 지나치게 짧아집니다). 다만 임팩트가 잡히지 않았다면 오히려 컨트롤에 독이 될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하여 탄력이 적당하고 부드러운 스펀지를 사용한 '커트용 점착러버'라는 꼬리표가 붙은 러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러버를 붙이는 것은 아주 예전부터 정석으로 받아들여지는 커트주전형 세팅으로, 마츠시타 코지, 주세혁(스피드글루 시절), 중국 수비수들(시판용보다 부드러운 스펀지 사용)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터플라이 태키니스 시리즈, 촙 앤 드라이브, 야누스df 등이 있습니다.
종종 비거리가 길지 않다는 이유로 테너지 05계열을 추천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우선 05형 고밀도 돌기를 채택한 러버들은 상대의 드라이브 회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제대로 자르지 못하면 공이 죽거나 높이 떠버리는 현상이 생깁니다. 비거리 자체는 짧을 수 있지만 공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커트는 로빙과 달리 공을 무조건 넘기는 것이 아닌 상대가 강하게 공격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그런데 05계열을 사용하면 찬스볼을 더 쉽게 내줄 확률이 높습니다.
커트의 자르는 감각을 천천히 제대로 익히고 싶다면 맥스보다 한 단계 낮은 두께의 스펀지를 추천하지만, 공격의 위력이 줄어드는 것이 싫다면 맥스를 사용하면 됩니다.
2. 커트의 감각을 어느 정도 익힌 뒤
어느정도 커트의 감각을 익히고 실전에서 사용할 정도가 되었다면, 임팩트가 요구되는 러버를 사용해도 될 때입니다. 또한 러버의 두께나 경도를 기호에 따라 높이는 시기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고민할 요소가 더 생깁니다.
단단한 러버로 블럭을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단단한 러버를 사용할 때 가볍게 갖다대는 블록은 공이 쉽게 튀어버리지만 눌러주듯이 블록하면 안전하게 공을 제어해서 보냅니다. 이는 커트에도 비슷하게 적용되는데, 상대의 공을 빠른 타점에서 가볍게 잘라주는 경우 단단한 러버는 쉽게 아웃미스가 납니다. 하지만 중후진에서 강하게 찍어주면 안정적이고 강한 커트볼이 형성되죠.
전진의 컨트롤을 조금 포기하고, 마츠시타 코지처럼 중후진에서 상대의 강한 드라이브도 자신의 임팩트로 강하게 찍는 커트를 구사하는 분들에게는 단단한 러버를 추천합니다. 마츠시타가 개발한 VS401와 402, 그리고 베가 DEF 등의 커트전용 고경도 러버가 있습니다. 커트용 러버답게 두께옵션도 있으니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경도가 부담된다면 MX-S도 이러한 플레이에 좋은 러버입니다.
추가로, 자신이 다니는 탁구장이 넓은 편이 아니라면 너무 단단한 러버는 독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강점을 가지는 중후진 커트플레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드라이브의 회전과 안정감을 중요시한다면 05형 러버를 사용하는 것을 고민할만 합니다. 대신 상술했듯 커트의 난이도가 약간 상승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개인의 기량으로 커버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면 올라운드 커트주전형이 쓰기에는 상당히 좋은 러버입니다. 폴리볼 이후 주세혁 선수가 사용해왔고, 많은 선수들이 사용합니다. 테너지05, 파스탁G-1, MX-S, MX-K, DNA 등 러버 자체의 탄력이 너무 강하지 않고 회전조절이 용이한 러버들이 좋습니다.
64형 러버 사용자라면, 더 단단한 탑시트를 채용한 64형 러버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감각적 이질감은 최소화하면서 컨트롤보다 회전과 볼파워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용품 변경입니다. 라잔터 V47과 빅타스 V>01이 이에 해당하며, V47(2.0mm)<V01<V47(max) 순으로 난이도가 있습니다.
3. 포핸드 커트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경우
포핸드커트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선택 방법은 훨씬 쉽습니다. 자기가 중진에서 드라이브와 카운터를 잘 걸 수 있는 러버를 찾으면 됩니다. 원래 이러한 전형은 테너지64 계열이나 05계열 구조에 적당히 단단한 스펀지의 러버를 쓰는 것이 주류였습니다만 최근 볼의 변화 이후 상위부수를 중심으로 단단한 러버를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전형의 대표적인 선수인 이오니스(지오니스) 파나요티스나 루벤 필루스 선수 모두 테너지05 하드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드라이브전형과 선택이 다르지 않죠.
4. 정리
게임에서 테크트리, 스킬트리라는 말을 종종 쓰죠. 수비수 용품트리를 간단히 만들어 봤습니다. 용품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그래서 저는 어떤 러버를 써왔냐고 물으신다면..(사실 아무도 안 물어봤지만)
스티가 촙 앤 드라이브 1.5mm
리두 미디움
V11 엑스트라(중간에 MX-K로 한번 외도)
닛타쿠 허리케인3 터보오렌지
순서로 사용했습니다. 최근으로 올수록 커트는 임팩트로 떼우고 드라이브를 파워업하는 조합으로 맞춰갑니다
v 11 엑스트라 탑시트가 부드러운 편인가요?
@짱탁구 돌기가 64형에 가까운데 기존 64형 러버보다 탑시트가 약간 단단합니다. 저는 클래식한 64형 러버를 쓰면 얇은 드라이브 시 회전이 적어서 사용했습니다.
@곡현 감사합니다~
정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