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이라면저자쥬제 죠르즈 레트리아출판국민서관
이 책의 제목을 보면 다 알듯한 느낌의 그림책이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면
언제나 그렇듯 놀라워하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책이라면 날 좀 집으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고 싶어요."
벤치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검은색 표지의 책
쓸쓸해 보인다.
그 책이 말하듯 자신을 집으로 데려가 달라고 한다.
집으로 데려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책이 왜 빈 의자에 앉아서 부탁하고 있을까?
비단 그 책만은 아니다.
내 책들도 내 서재에서 나를 꺼내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나 또한 내가 가야 할 집이 그리워 나에게 손 내밀어 주는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리기도 했다.
"내가 책이라면,
오랫동안 꼭꼭 숨겨 놓은 비밀들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책의 두 번째 독백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마음속의 소리이고
요즘은 그 소리에 응답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듯하다.
여러 가지 안전한 방법으로 자신의 내밀한 소리를 내고 있다.
모든 비밀들이 해방되길 바란다.
" 내가 책이라면,
나를 나지막이 '아주 멋진 친구야.'라고 속삭이며
밤 깊어 가는 줄 모르고 읽어 주면 좋겠어요."
지난주 그림책 테라피 시간에
나의 부족함, 결점 등을 감싸 줄 것 같은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강자 중 한 분이 "선생님이요"말하는데
가슴이 울렁거렸다.
눈물이 나오려 했다.
요즘 내가 울음을 가득 머금고 있어서
누군가 한마디만 해주면 주르륵 넘쳐나올 것 같았는데...
고마움에 마음이 찡했고
내가 이 분께 드리는 마음이 컸구나 하는 여러 가지 느낌으로 마음이 울었다.
나는 책과 같다.
내가 책이라면,
사람들이 모든 보물을 만날 수 있는 섬까지
나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여행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책이라면,
꼭 듣고 싶은 말이 있어요.
" 이 책이 내 인생을 바꿔 주었어."라고
그림과 글이 매우 탁월한 그림책 <<내가 책이라면>>
오늘도 책들이 책꽂이에서 나를 향해 팔을 벌렸다.
내가 유혹될 것을 아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