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온이 공(五蘊皆空)하다,”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다.”
사람들이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더라고요.
마치 허공에 눈꽃이 분분하듯이 말이죠.
“원본에는 五蘊自性空이라고 되어있었는데 구마라집이 자성이라는 말을 빼어버렸다. 그래서 오해가 생긴 것이다. 오온이 공한 것이 아니고 오온의 자성이 공한 것이다. 왜냐하면, 깨달았다고 하더라도 오온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지 않은가?”
“色卽是空 空卽是色이란 물질은 실체가 없지만 또한 연기적으로 존재한다는 말이다.”
“受想行識도 마찬가지로 실체가 없지만 연기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주장들을 하시는데 그래서 워쨌단 말인가요?
지금 그게 무슨 문제냐고요?
오온이 공하다고 하더라도 당신의 오온은 공하지 않다고요.
지금 당신의 오온은 시끄럽다고요.
느낌도 시끄럽고, 지각도 시끄럽고, 마음도 시끄럽고, 의식도 시끄럽다고요.
느낌이 왜 시끄럽냐고요?
모든 감각기관을 총동원해서 좋아하는 느낌을 쫓아다니지 않나요?
좀 더 자극적인 느낌을 찾아 헤매고 있지 않나요?
핸폰, 티브이, 영화, 인터넷, 게임, 술, 담배, 커피....
지금 당신의 느낌은 시끄럽다고요.
당신의 지각, 마음, 의식도 시끄럽다고요.
좋아하는 대상은 끌어당기고 싫어하는 대상은 거부하고…….
분별하고, 의미부여 하고…….
대상에 반응해서 욕망을 일으키고…….
생각은 끝없이 굴러가고…….
번뇌는 쉬지 않고 흐르고…….
당신의 오온은 진짜로 고요하고 텅 비어 있나요?
지금 당신의 오온은 전혀 공하지 않다고요.
그런데 오온이 공하다느니,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느니 따져서 뭐 하시려고요?
의미가 없다고요.
반야심경을 왜 외우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요.
내가 수십 년간 반야심경을 외웠는데 오온이 공해지지 않더라고요.
혹시 반야심경을 신묘하고 영험 있는 주문으로 생각하시나요?
역병을 물리치고, 악귀를 쫓아내고,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행운을 불러오는 그런 주문 말이죠.
그런 신비주의는 그만두자고요.
사실 반야심경은 붓다의 친설이 아니라고요.
아마도 중관학파에서 ‘가운데’라는 원칙론을 증명하려고 만들어낸 의미 없는 관념철학일지도 모른다고요.
난 차라리 붓다께서 직접 설하신 대념처경을 외우는 것이 훨씬 좋더라고요.
매우 직접적이고 효력 만점이더라고요.
“탐욕이 일어나면 탐욕이 일어났다고 알아차리고, 탐욕이 사라지면 탐욕이 사라졌다고 알아차려라.
성냄이 일어나면 성냄이 일어났다고 알아차리고, 성냄이 사라지면 성냄이 사라졌다고 알아차려라.
어리석음이 일어나면 어리석음이 일어났다고 알아차리고, 어리석음이 사라지면 어리석음이 사라졌다고 알아차려라.
고요함이 일어나면 고요함이 일어났다고 알아차리고, 고요함이 사라지면 고요함이 사라졌다고 알아차려라.
산란함이 일어나면 산란함이 일어났다고 알아차리고, 산란함이 사라지면 산란함이 사라졌다고 알아차려라.
이처럼 안팎으로 마음을 관찰하며 지내라.
마음에서 일어난 현상을 관찰하며 지내고, 마음에서 사라지는 현상을 관찰하며 지내라.
‘이것이 마음이다.’라는 알아차림이 분명하게 확립할 때까지 마음챙김을 유지하라.
이 마음챙김이 분명한 앎을 얻기 위한 것이고, 놓침이 없는 알아차림을 얻기 위한 것이다.
마음과 물질에 대해 어떤 것에도 집착 없이 초연해지는 것이다.”<대념처경>
이 얼마나 위대한 붓다의 가르침인가요!
모든 경전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바로 여기예요.
이렇게 붓다의 가르침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이라고요.
이 경전을 암송하면서 한 번 실천해보시라고요.
놀라운 변화를 스스로 경험할 수 있을 거라고요.
반야심경을 수십 년 외웠는데도 오온이 공해지지 않았다면 이제 줘 던져버리자고요.
첫댓글 사두 사두 사두 ~~^^
항상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글을 읽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