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공리
지난 9월 13일(수) tvN의 수요미식회(135회)에서 베트남 음식을 소개했었던 모양입니다. 아우들과 반미(베트남 샌드위치)와 포보(베트남 쌀국수)를 먹으러 장승배기로 갔더니만 평소 썰렁했던 골목에 열댓 명 정도 줄을 서 있었습니다. 기왕지사 예까지 온 김에 오랜 대기 끝에 기어코 포보(쌀국수)와 분팃느엉(비빔쌀국수)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 잠깐 정보 : 사이공리가 있는 골목 밖 도로변 2층에 있는 '닭발집'이 엄청 소문난 집입니다. 나도 종종 포장해 옵니다.
분팃느엉/사이공리
생소한 메뉴인 '분팃느엉'으로 검색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찾았습니다.
베트남 남부에는 분짜와 비슷한 '분팃느엉(Bún thịt nướng)'이라는 음식이 있는데, 차게 식힌 쌀국수에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와 민트·바질·숙주 등의 신선한 생채소와 허브, 베트남식 튀김 만두인 짜조(chả giò)를 고명처럼 얹어서 느억짬(Nước chấm)이라는 매운 디핑 소스에 곁들여 먹는다. 기호에 따라서 구운 땅콩이나 베트남식 당근 피클, 넴느엉(Nem nướng)이라 불리는 베트남식 돼지고기 소시지나 구운 새우 등을 함께 넣어 먹기도 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분짜 [Bun Cha] (두산백과)
요로코롬 써놓으니 분팃느엉이 뭔 맛인지 더 헷갈립니다. 현지의 맛은 모르겠으나 대한민국 수도 서울 장승배기 어느 골목의 사이공리에서 재현한 분팃느엉은 ‘차가운 (소면스런)쌀국수에 갖은 야채와 구운 돼지고기를 올리고, 거칠게 부순 땅콩과 새콤달콤한 맛을 가미한 오리엔탈스런 소스를 끼얹은 비빔면’이었습니다.
포보/사이공리
포보는 대한민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외래음식으로 이미 대중음식의 반열에 올랐으니 여기서는 부연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차후 포보에 대해 따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테니까요. 그래도 한 말씀 드리자면 사이공리의 포보를 먹은 후에 반나절 간 몸의 반응을 관찰한바 입안에 미약한 작열감은 있었으나 그 외의 증상은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종종(대개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포보를 먹은 후에 입안 작열감과 심한 구갈(목마름) 증상에 시달렸었던 터라 포보를 먹으면서도 식후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다행이었습니다.
사이공리
음식의 맛을 가일층하는 데는 걸맞은 술만 한 것이 없다는 게 나의 지론입니다. 그런데 작금의 사이공리는 반주를 할 만하지 않습니다. 조리과정의 수월함에도 불구하고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회전속도가 더딥니다. 이 상태에서 진을 치고 반주를 시도하는 것은 여러모로 염치없는 행동입니다.
맥주미학/서울. 남구로역. 구로남초등학교 정문 맞은편
맛난 안주를 음식을 앞에 두고 반주를 포기할 수도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사이공리에서 반미를 포장하여 남구로에 있는 ‘맥주미학’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맥주미학은 보틀샵(병맥주 소매점)으로 맥주천국을 지향하는 공간입니다. 구입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는 테이블이 두 개 있습니다.
!! 잠깐 정보 : 구로남초등학교 실내수영장의 자유수영시간은 평일 13시부터 15시까지 두 시간, 토요일 13시부터 17시까지 네 시간입니다. 비회원 일일입장 가능합니다.
반미/사이공리
요즘은 맥주 수입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누구나 다양한 맥주들을 손쉽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선민의식이 강한 부류들은 더 다양하고, 더 탐구적이며, 더 비싼 맥주를 찾게 되었습니다. 맥주미학은 이런 욕망에 부합하는 공간 중 하나입니다. 맥주미학의 양벽 진열대엔 시중에서 구경하기 힘든 수입맥주들이 널려 있습니다. 가격도 천차만별로 수천 원짜리부터 수만 원대까지 다양합니다. 어쩌면 수십만 원대의 한정판이 숨겨져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맥주미학/서울. 맥주미맥주미학
맥주미학을 특별히 애정하는 아우는 이날 비록 함께하지 못했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지금 사이공리에서 포장해 온 반미가 있고, 걸맞은 맥주가 있고, 게다가 좋은 사람 둘(동행했던 아우와 맥주미학의 쥔장)이 곁에 있으니 아쉬운 게 없으니 있습니다. 사이공리에서 포장해온 반미를 먹다보니 핵심요소 중 하나인 파테의 미약(?) 혹은 부재(?)가 몹시 아쉬웠습니다. 평소 순대보다 내장을 더 좋아하고, 육전의 지존은 간전(간저냐)이라 주장하는 일인으로서 눅진하면서도 농밀한 파테를 두텁게 바른 반미에 대한 그리움(?)이 샘솟습니다. 다음엔 반미에 프아그라 동네 순댓집의 돼지간이라도 곁들여야겠습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이야기 두 편 : 베트남에 가본 적 없는 갑판장이 꼽는 포보와 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월남쌀국수의.비밀
윤식당의.불고기버거
첫댓글 잠잠해지면 사이공리 가봐야겠군요.
사자는 체인점에서 내주는 쌀국수도 잘 먹던데
현지 것에 가까우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봐야겠습니다.
쌀국수는 왕십리 팜티진 분보훼가 더 비싸고, 입맛에 맞을 겁니다.
요즘 베트남 음식점이 많이 느는 것 같은데,,, 이곳 저곳 다니는 재미도 있을것 같습니다
독산동 금천교 부근에도 베트남인의, 베트남인을 위한 베트남식당이 있습니다. 대림동 중국식당스런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