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9/13) 정토원 선진규 법사님의 초대를
백미늠 시인께서 전해주셔서 방문했습니다.
큰 별이 진 자리 말없이 지킨 정토원엔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하고 끊임없었습니다.
(정토원 호미든 관음상)
제가 도착한 시각 한낮 1시,
따뜻한 햇살에 한창인 법당의 설법과
공양에 들어간 불자님들의 모습은 지붕 그늘로 다 들어가 계셨습니다.
한 분 두 분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고희를 훌쩍 넘은 법사님은 쩌렁쩌렁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고시대에 태어나셨으면
그야말로 장군 풍채를 고스란히 보여주시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도착하고 조금 있으니
이은정 시인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설창리에서 58분에 걸쳐 올라 오셨다고 하시면서
이마에 흐르는 땀에 연신 부채를 흔드셨습니다.
정토원이란 곳이 김해에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인해 전국구가 되어
전국에서 오는 많은 방문객들로 분주하기에
한 지역의 식자층이라는 문인들을 초청했으니
적어도 15 명 내외는 될 것이라는 추측으로
음식도 15 인분 남짓을 준비해 두셨습니다.
헌데 방문은 달랑 세 명.....
법사님의 인품은 상대의 무안함에 대한 난감한 상황에 당황하지 않도록
배려해주시는 말씀으로 더 다독여주시면서
서로 바쁘게 살아감에 참 좋다고 하셨습니다.
좋은 분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살아가면서 빼 놓을 수 없는 행복이고 감사해야 할 일이지 싶습니다.
(15 인분의 찬과 밥, 국은 정갈하게 차려지고)
이은정 시인님과 저는 밥을 몇 번이나 더 떠 먹었습니다.
불자인 이은정 시인님은 법당에 인사하러 다녀오시면서
잘 익은 수박을 한 쟁반 가져오셨습니다.
원래 수박이 달고 맛있기는 하나
그 날의 수박은 맛있고 달기가 극락같았습니다.
수박이 공을 들일 동안 극락에 잠시 들러 물들어 왔는지 모를 일입니다.
(빼 놓을 수 없는 기념품입니다. ^^)
한참을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손님 맞이 처소 한 쪽 귀퉁이에 커다란 영정사진이 잔뜩 쌓여 있었고
법사님께서 65세 이상인 원하시는 분에 한해서
100명도 아닌 1000명을 대상으로 무료로 제작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홍보도 당부하셨습니다.
기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제 걱정에
법사님은 1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평소 진영에선 좋은 일 많이 하시기로 익히 소문이 자자하고
일의 추진력이 탁월하신 지라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곳에서 업무를 보고 계시는 강국장님께서 사진을 찍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뒷 배경이 기존의 말간 영정사진과는 판이하게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앞마당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찍은 모습은
영정사진이라기 보다 곧 세상에 밝은 소식을 알릴 표정들이었습니다.
법사님께서 이은정 시인님께 사진을 내 보이셨고
이은정 시인님은 부러움을 토해내셨습니다.
그에 법사님은 국장님께 멋지게 한 작품을 더 부탁하셨습니다.
부지런하고 동작 빠른 국장님은
카메라와 반사판을 들고 일으서면서 따라 오라고 하셨습니다.
앞마당 무성한 대밭을 배경으로 역광에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말은 안 했지만 내심 역광이라 걱정이 되었습니다.
반사판을 제게 각도까지 맞추어 주시면서 들고 있어라 했고
아니나 다를까 자연스럽고 멋진 인물사진이 나왔습니다.
돈도 안 되는 일에 군말 없이 열정을 보이는 저 모습만 봐도
인품이 갖추어진 분이란 걸 쉬이 알 수 있지 싶습니다.
(사진을 찍고, 찍히고의 현장)
좋은 표정 잡으려 쉴 새 없이 찰칵거리는 소리는 음악 같았습니다.
그리고 찍은 사진을 잠바로 그늘을 만들어 꼼꼼히 살펴보시곤
다시 더 찍어보자고 하셨습니다.
가식적이지 않은 행복한, 좋은 포즈가 나왔습니다.
백미늠 시인이랑 저도 덕을 보았습니다.
열성을 다 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니 땀이 흐를 수 밖에 없었고
드디어 윗옷을 벗어제치고 몸소 카메라의 높낮이를 조절하시며
10여 차례에 걸쳐 카메라 셔터의 음악을 들려주셨습니다.
물론 갖가지 표정을 자아내게 하기 위해
재치 넘치는 말도 건네면서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습니다.
고요해야 하는 사찰을 어수선하게 해 죄송하기도 했습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사무실로 다시 들어와
찍은 사진으로 약간의 액자처리와 명채도 처리로
멋진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 냈습니다.
'2009년 가을 문턱에서....'라고 글귀도 넣었습니다.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왜 만남을 가지든
행복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다면 사람 살아가는 세상의 제맛이 아닐까요?
그 날 선진규 법사님과 만남도 행복했고
국장님과 만남도 행복했고
이은정 시인님, 백미늠 시인님과 만남 역시 행복했습니다.
감사드리며........
김해문인협회 이복희
첫댓글 아이궁~~~~~나도 끼어야 하는디.............정말 국장님의 열정이 보입니다...(ㄱ,~돈도 안되는 ㅋㅋㅋ)좋은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우지 절에서 반사판을 다 갖추어 놓으서리.....후후훗
흐미 전 국장님 아이고 똘마니인디요. ^^
복희 선생님 사진 정말 좋았는데 어찌되었을까요? 정토원 방문기를 멋지게 쓰셨네요.그 날 선법사님께서 15인분 밥 다 먹고 가라 하시기에...차린 밥상이 아까워서 밥을 세 그릇이나 비웠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배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웃으시는 모습이 억수로 좋았습니다. 건안하십시오. ^^
우와~~그냥저냥 셔트를 누른 사진이 이렇게 멋진 르뽀로 탄생하다니...이복희 선생님 멋져부러요~~알라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