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발표작
독버섯
우정숙
돋보기 들이대도 품은 독은 볼 수 없다
붉어지면 다 꽃인 줄, 막무가내 주름잡는
본색이 너무 당당해 짐작조차 못했다
맹독을 지니고도 독인 줄 모르는 이
천둥 번개 몰아쳐도 낯빛 하나 안 붉히고
버젓이 번져만 간다, 시치미 뚝 떼고서
이로운지 해로운지 바람마저 주춤할 때
보는 족족 뽑았다면 누군가는 살렸을까
보고도 보지 못하는 눈먼 나를 흔든다
신작
간격이 멀다
눈물 콧물 짚불 태워 꽁보리밥 짓던 시절
덜 풀린 된장 덩이 고기라 건져 먹던
그래도 밥상머리엔 훈훈한 온기 돌았다
석유곤로 심지 올려 까맣게 탄 양은냄비
가뜩이나 우그러져 사이사이 찌들어도
그을음 빡빡 닦으면 하얀 속살 내보였다
부모 자식 소통마저 외골수 뿔이 돋는,
내일보다 오늘의 삶 추구하는 MZ세대
힙하게 시대를 달린다, 멀어지는 세대차
뱁새
가진 것 깃털 하나
고만고만 날지만
주어진 내 몫만큼
다잡는 지푸라기
설자리
앉을 자리마다
첫 마음을 다진다
<대구시조> 2023. 제27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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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 외 2편 / 우정숙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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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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