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 (월) 하루 확진 1천명 '시간 문제'… 수도권, 이미 '제1의 대유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지난 2~3월 대구, 8월 수도권 이후 세 번째 대위기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지속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3차 유행'이라 명명했지만, 이번 대유행은 이미 8~9월 2차 유행기의 정점을 크게 뛰어넘었다. 아울러 특정 집단(신천지 대구교회) 위주였던 2~3월의 대구를 넘어 일상 곳곳에 감염이 확산해 '누구나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는 상태'다.
현재의 확산세를 볼 때 일일 신규 확진자 1000명 수준도 시간 문제라는 최악의 예상과 함께 각종 지표에서 최대 위기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12월 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31명으로 지난 2~3월 대구(2월29일 909명, 3월2일 686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를 기록했다. 특히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날 서울의 신규 확진자는 254명을 기록해 마찬가지로 서울의 역대 세 번째를 기록했다.
서울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지난 12월 2일 262명(2일) 이후 12월 3일 295명(1위), 12월 4일 235명(4위), 12월 5일 254(3위)명 등 나흘 연속 200명을 넘고 있다. 서울의 신규 확진자 하루 최다 기록 1~4위도 이 기간에 나왔다. 역대 5위는 지난달 11월 25일(212명)이다. 방역당국은 이에 지난 12월 1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α단계로 올렸지만, 확산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이다.
◇ 감염재생산지수 여전히 '위험', 치명률은 1-2차 유행 육박
각종 지표를 봐도 이번 서울과 수도권의 상황은 '제1의 대유행'으로 봐도 무방하다. 감염자 1명이 몇 명에게까지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를 살펴보면 지난달 기준 1.43이다. 보통 지수가 1 이하일 경우 사회 유행 위험이 낮다고 평가하고 1 이상일 때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본다. 다행인 점은 감염재생산지수가 지난 47주차(1.52)보다 조금이나마 내려간 점이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단순 계산을 해보면 다음 주 많게는 700~1000명까지도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숨을 거둔 이들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치명률 역시 1~2차 유행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 지난 2~3월과 8~9월 0.7%~1.6% 수준이던 치명률 역시 이날 1.45%를 기록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병상수용률 역시 한계치에 육박했다. 이날 기준 서울의 중증환자 전담치료 병상은 9개만 남았다. 경기는 6개, 인천 5개로 수도권 공동 대응 방침에도 현재의 추이가 계속되며 부족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정점'도 아직 몰라… 전국 동시다발에 계절 요인까지
또 다른 문제는 아직 이번 유행의 정점을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당장 이날만 해도 주말 진단검사가 줄어드는 '주말효과' 영향도 볼 수 없이 역대 세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달 11월 11일 100명 선을 넘은 이후 어느덧 한 달가량 지났지만 여전히 연일 신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최근 2주간 국내 신규 확진자 추이를 살펴보면 11월 23일부터 12월 6일까지(2주간) '271→349→382→581→555→503→450→438→451→511→540→629→583→631명' 순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1~2차 유행과 달리 집단감염도 소규모에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이동 경로 추적과 접촉자 격리도 어렵다. 여기에 겨울철 춥고 건조한 기후로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계절적 요인도 있다. 정부는 결국 2.5단계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10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지금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
정세균 국무총리는 12월 6일 "상황이 심각한 수도권은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10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지금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수도권 이외의 지역도 단계 조정을 포함한 방역 강화 방안을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현 유행 양상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이번 단계 조정 조치를 연말까지 3주간 시행하고자 한다"며 "각 지자체는 결정된 거리두기 단계를 기준으로 하되, 지역 상황에 맞는 추가 조치를 능동적으로 취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연이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에도 하루 평균 국내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정부는 다시 거리두기 상향 조절에 나서게 됐다. 이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주말에도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631명으로 집계되면서 전날 500명대에서 다시 600명대로 증가했다.
정세균 총리는 "오늘은 주말임에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631명의 신규 확진자를 기록했다"며 "수도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한 주 동안 국내 확진자의 약 70%가 수도권에서 나오고 있고, 오늘은 역대 최고치인 470명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은 오늘 누적 확진자 1만명을 돌파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방역강화 조치로 수도권에서는 기존 5종의 유흥시설 외에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등의 운영이 추가로 중단된다"며 "상점・마트・백화점, 영화관, PC방 등 생활과 밀접한 시설도 밤 9시 이후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도 국민 생활에 더 큰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 총리는 "대다수 국민들께서 일상에서 겪게 되실 불편과 제약,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또 다시 감내해야 할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생각하면 중대본부장으로서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그러나 지금의 위기를 넘어서야만 평온한 일상을 조금이라도 빨리 되찾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양해를 구했다.
정세균 총리는 "매일같이 수 백명씩 발생하는 환자로 인해 의료체계에 가해지는 부담도 점차 가중되고 있다"며 "특히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져서 한 분이라도 소중한 생명을 지켜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역당국과 지자체, 그리고 모든 의료기관이 힘을 모아 필요한 병상과 인력을 최대한 확보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세균 총리는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 이번 코로나19 위기는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같은 정부의 조치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며 "국민 모두가 스스로 실천하는 ‘참여 방역’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힘겹고 지루한 싸움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 어디서라도 마스크를 써주시고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며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이동과 방문을 최소화해 주시고, 당분간 사람들과의 모임과 만남을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또 "모든 시설 관리·운영자는 주기적인 환기와 소독, 거리두기를 적극 실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2020년은 역대 가장 따뜻한 3년 중 한해… 세계곳곳 이상기후
지구온난화로 인해 2020년은 전 지구적으로 역대 가장 따뜻한 3년 중 한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세계 곳곳에서 허리케인과 홍수, 가뭄 등이 발생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최장 기간 장마가 이어지는 등 이례적인 기상 현상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기상청은 12월 6일 '2020년 세계기상기구(WMO) 지구기후 잠정 보고서' 관련 보도자료 번역본을 공개했다. WMO에 따르면 올해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2도 가량 높다.
WMO의 전 지구 온도 평가는 5개의 기구 또는 국가의 데이터를 토대로 하는데, 이에 따르면 역대 가장 따뜻한 해는 2016년, 2위는 2020년, 3위는 2019년이다. 다만 3년 간의 차이가 작고 정확한 데이터가 나오는 올해 이후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WMO는 2011~2020년은 기록상 역대 가장 따뜻한 10년이 될 것이고 2015~2020년은 역대 가장 따뜻한 6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WMO는 "해양 열 함유량은 기록적인 수준이며 세계 해양의 80% 이상에서 해양 폭염이 발생했다"며 "이산화탄소 흡수로 인해 산성 해수가 증가해 해양 생태계는 고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WM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에도 온실가스의 대기 중 농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잔존 수명이 길어 앞으로 여러 세대를 걸쳐 지구 온난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세계 곳곳에는 이상 기후 현상이 발생했다. 북극에서는 새로운 기온 극값이 기록됐고 호주, 시베리아, 미국 서해안, 남미 등에서 광범위한 산불이 발생했다. 대서양에서는 기록적인 수의 허리케인이 발생했고 특히 11월 중미에서는 카테고리 4급 허리케인 4개가 연이어 발생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일부 지역은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었다.
이상기후는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1월은 전국 평균기온이 1월 1일 첫날을 제외하고 평년보다 높아,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2.8도를 기록했다. 평균 최고기온(7.7도)과 평균 최저기온(-1.1도)도 동시에 가장 높은 기온을 나타냈다. 1월 강수량은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던 반면 적설량은 하위 1위를 기록했다. 6월 초에는 이른 폭염이 나타나 전국 평균기온(22.8도)이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7월(22.7도)은 장마 영향으로 기온이 오르지 않아 역대 44위(하위 5위)까지 낮아졌다가 8월(26.6도)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장마철은 제주에서 6월 10일 시작해 49일 만인 7월 28일 끝났다. 중부에선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54일간 이어져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다. 올해 장마철 전국 강수량(686.9㎜)은 1973년 이후 역대 2위를 차지했다. 중부(851.7㎜)는 1위, 남부(566.5㎜)는 4위, 제주(562.4㎜)는 10위를 나타냈다. 전국 강수일수(28.3일)는 역대 최고일수를 기록했다. 중부(34.7일)와 제주(29.5일)는 1위, 남부(23.7일) 4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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