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엔 동명의 영화 두 편 <만추>를 재미나게 봤었는데, 올해는 TV에서 그런 고전영화를 재방송하는지 찾아볼 여유도 없었으
며 신작 영화라곤 이상한 것들만 눈에 들어와 딱히 보고픈 게 없고 이 가을에 어울릴 법한 책이라도 한 권 들고 싶지만 도무지 손이 가
지 않으니 내 자신 현실의 늪에 이렇게나 허우적거리나 싶어....^^ 또 실없는 넋두리나 해봅니다.
이리저리 바람에 쓸려 쌓인 낙엽들 밟는 소리가 제법입니다.
요즘 들어 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확(?) 줄어든 것 같이 느껴지니 이 또한 가을을 타나 싶군요.
이제껏 좋은 산이나 들 풍경 구경에 잘 활용한 내 팔다리에, 주변 그리고 세상 모든 이들과 것들에 감사와 고마움을 표하며.....
물건뿐 아니라 재화나 시간, 기회 심지어 인간관계인 인연 등등 어느 것들 하나 소중하지 않는 게 없을 테고 그것들을 적절히 잘 활용
해야 할 텐데, 얼핏 든 생각에 내가 사용하고 있는 물건들 중 한두 개만 봐도 이거 참, 제가 세상을 제대로 살고 있냐 싶어 이렇게 (실
없는 소리) 몇 자 적어봅니다.
일전에 언급한 작업용 노트북부터 이야기를 하면 이십여 년 전에 말아 먹고 손을 탁탁 털어버렸던 출판업을 6년 전 가을에 재개하겠
다며 출판작업에 용이하다는 모 메이커의 제품을 구입하면서 이왕이면 이동에 편리한 노트북으로 구매했던 건데, 간혹 출장 차 알프
스에까지 가지고 다니면 좋지 않을까 싶었던 것을 내 생각에 그것을 들고 다닌 기억일랑 몇 번 아니 딱 두 번밖에 없었다는 것.
맨 처음 출판용 프로그램을 깔러, 그리고 지인의 회사 직원에게 한 시간 정도 속성교육을 받으러 들고 나간 외에는 노트북 휴대성의
이점을 누려본 적이 없으니...
더구나 이건 배터리가 본체와 분리형이 아닌지라 한 6년 사용하다보니 얼마 전에는 아예 배터리가 아웃되어 전선을 꽂아도 요즘은 부
팅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곧 폐기처분을 해야 하나 싶은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데스크 탑으로 고려중...
또 다른 하나는 작년부터 알프스 트레킹 가이드 일을 한답시고 마련한 휴대폰인데, 물론 알프스에선 요긴하게 사용했지만 한국에선
좀체 잘 사용치 않고 있으며 그저 책상 한 모퉁이에 두고 (귀차니즘이 몸에 밴 터라) 배터리 교환일랑 하지 않고 간혹 코드만 꽂아 쓰
고 있습니다.
즉 한국에선 집 전화기나 마찬가지로 쓰고 있는 셈이죠.
산책이나 마트, 심지어 약속이 있어도 폰을 가지고 나가지 않는 버릇을 고쳐야 할 텐데, 그게 잘 안되니. 손목시계도 끈 떨어진 것을
몇년 째 그것도 트레킹할 때만 할 수 없이 필요해 주머니에 넣어다닐 정도라....
아... 사설이 길었던 말인즉슨, 제가 좀체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지 않기에 혹 저에게 전화 시 받지 않더라도 결코 제가 받기 싫어 그럴
거라는 오해는 마시기 바랍니다. 폰 통화 대환영.....^^
누구보다 식사시간이 길 정도로 꼭꼭 잘 씹어 먹는다고 소문이 자자한 제가 폰까지 씹지는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주십사 합니다.
첫댓글 끈 떨어진 시계~ 무지 반가운 모습이 였지만 이면엔 허대장님의 게으름?을 엿봤지요 ㅎㅎ
( 맞습니까? )
맞습니다! ㅎㅎ 저의 게으름이야 소문이 자자할 터라 변명도 부인도 안할랍니다. 자랑거리도 아닌지라... ㅎㅎ 하지만 그 게으름을 밑천삼아 이제껏 건강히 잘 놀며 살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