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라지 & 스몰
두 조카 녀석과 함께 지낸지
벌써 4년이 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작은 놈인 스몰이는
3년 전 코너티켓 주립대로 유학을 떠나더니
금세 이쁜 여자를 만나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공부하라고 보냈더만 이 식히가..... .
그래도
젠장.. 부럽다. -_-
큰놈인 라지..... .
이놈이 문제다.
재작년 어찌어찌 XX건설에 입사하더니
지방 현장에 발령을 받았고
결국 주말에나 내려와
마치 주말-_-부부처럼 지낸다.
암튼 지난 주말
해가 중천임에도 달게 자빠져 자고 있었다.
애들은 어른들을 보고 배운다 했으니
평소 내가 저렇다는 이야기다.
미안타 이 식햐
평소.. 너를.. 근본 없이 키워서.... . -_-ㅗ
또 암튼
대부분의 사람은 각자 잠버릇이 있다.
나 또한 조금 독특한 잠버릇 하나가 있는데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 메모하는 버릇이다.
한마디로 메모형 인간.... .
어느날 지상의 모든 인간들이 쓰러질 만큼
욜 재미난 꿈을 꾸다 벌떡 일어났다.
잊을까봐 메모를 해두고 싶어서.... . -_-;;
그렇게 초인적 의지로 메모를 마치고
다시 잠들었다 일어나 메모지를 찾아보니
이렇게 적혀 있었다.
"ㅋㅋ 아~~ 졸 웃겨~~ ㅋㅋ"
............. -_-;;
진심.. 그 이야기를 찾고 싶다.
아직도 기억이 안 나. =_=

< 스몰이의 피렌체 두오모 스케치.. 짜식 제법이다. >
* 기억 1
모든 종류의 신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편견 하나가 있다면....
그건
신은.. 늘 바쁘시다는 거다.
그래서 난
어릴 적부터 신께 무언가 소원을 빌면
언제나 속-_-성으로 빌곤 했었다.
가령.. 초딩시절
시험을 개쪽빡내고는
신께 잽싸게 빌었었다.
신님!
이번 시험 조졌어여.
부디 성적표 보고 아부지가 화를 안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바쁘니까 빨랑 꼭 들어주세요. -()-
그날 밤
정말 소원이 이루어졌다.
내 시시껄렁한 성적표를 보고도
아부진 결코 화를 내지 않으셨으니까.
너무 신기해서
그날 일기를 썼다.
오늘 성적표를 받았다.
40점이다.
근데 아부지가 화를 내지 않으셨다.
.......웃으며 때리셨다.
욜 아프다.
크흡~~!! ㅠ_ㅠ
신님아!!
장난치지 마셈!! -_-ㅗ
* 기억 2
종종 사람들은
정말 아무 생각없이
상대의 말을 그대로 따라해
낭-_-패를 보곤 한다.
가령.. 간만에 목욕탕에 들려
그동안 잘 키운 소중한 때를 밀려던
야심찬 계획을 세운 폴. -_-
미리 신성한 작업장인 널판에 올라가
수줍게 몸을 돌려 눕곤
"확! 밀어주세요" ..라고
아저씨께 당찬 주문을 하자.....
때밀이 아저씨는
정말로 있는 힘껏.....
나를 밀어주셨다.
자!! /(ㅡ_-)/
 ̄l ̄ ̄l ̄ 훌렁~!
(_-_) 쿵!
격하게....
옆으로 떨어질 밖에..... . -_-;;
씨.. 줠라.. 아팟어. ㅠ_-

< 창원 주남지 가을들녘 >
* 기억 3
대딩시절....
공강 시간이라 하숙집을 향해 걷는데
뒤에서 누군가 진지하게 물어온다.
"저.. 서울대에 가려면 어떻게 가죠?"
물론.. 난.. 친절히 답해줬다.
"국영수 위주로.. 예습복습 철저히" ..라고..... .
조금 걷다 돌아보니
그는 .. 망부석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 .

나는.. 메두사다. ㅡ_ㅡ
* 기억 4
때론 너무나 그럴싸한 대답에
말문이 막힐 때도 있다.
몇 해 전 대딩 졸업반임에도
만국 공통어인 영어를 영원히 못할 것 같은
비범함 능력을 소유한 큰조카놈.... .
적당히 충격을 주아야 한다는 생각에 그만
비교발언을 해버렸다.
"얌뫄! 니 동생은 영어가 일상용어야. 넌 머야!" -0-
그러자....
한치의 망설임 없이 돌아온
놀라운 답변.
"그거.. 한/영 변환키를 안 눌러서 그래"
나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근데 왜.. 진짜처럼 들리지? -_-a
* 기억 5
언제나 귀여운 환-_-갑을 꿈꾸던 폴.
그런 내게 아내는 가끔
밤하늘의 별을 보여주곤 했었다.
그리곤 다정도 병인양
내 귀에 이렇게 속삭였었다.
"자긴.. 저 하늘의 별 같아."
'정말?'이라고 묻자
고개를 끄덕이며
묻지도 않은 이유를 알려주었다.
"어제밤의 자긴.. 평점 별 2개야"
상대성 이론이 아닌
상대 성이론으로 무장했던 아내.... .
나는.. 몹시.. 초조했었다. -_-;;
* 기억 6

어느 심심한 초딩의 낙서질이 아니다.
귀찮음을 무릎쓰고 좀 전에 열심히 그림판질한
정성;; 가득한 북쪽 하늘 별자리다. -_-
계절과 상관없이 북쪽 하늘 별자리는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항상 볼 수 있는 별자리들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고도가 낮으면 주변의 산이나 건물에 가리거나
혹은 지구 대기의 영향.. 기후조건 등으로
잘 안 보이기도 한다.
북쪽 하늘 별자리 중
큰곰 자리의 북두칠성은 봄과 여름 초저녁에
카시오페이아 자리는 가을과 겨울 초저녁에 쉬 볼 수 있다.
특히 이 두 별자리는 1등성인 밝은 별로 이루어져 있고
모양도 특이해 찾기 쉬울 뿐 아니라 북극성을 찾는데도 이용되며
다른 별자리들을 찾는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암튼.. 별다른 천문장비 없이도 관찰하기 쉬운 북쪽 하늘 대표 별자리는
큰곰 자리.. 작은곰 자리.. 용 자리....
카시오페이아 자리.. 세페우스 자리.. 기린 자리 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자리'의 '리'를 '之' 로 읽으면 대략 낭*-_-*패
손 쉬운 예..... .
큰곰 자地
작은곰 자志
용 자誌
카시오페아 자池
세페우스 자止
그리고 기린 자知.... .
......
......
......
이런 유치한 농담 따위를....
나.. 죽어야 하나. -_-;;
* 그만할까.. 하다.. 뽀너쓰 기억
지난 주
가까운 산행을 마치고
무사히 살아 돌아온 폴
그리고 그 산행에 대한 권유를
뻐꾸기처럼 온몸으로 울어 거부한 채
쇼파에 나자빠져 쇼프로그램을 시청 중이던
라지 놈의 감탄사.
" 오~~!! 다비치.. 다비*-_-*치네. "
처먹다 만 음식 뿌시래기들로
이미 집안은 호적에도 없는 개판이었고.....
꼬치 부분에 손을 넣고 긁적거리며
익숙한 환호성을 지르는 놈의 우아한 자태를 보자.....
마치 아메바 1000마리가 동시에 분열하는 것 같은
격심한 충격과 분노에 휩싸인다.
따끔하고 확실한 충고가 필요했다.
" 얌뫄! 너랑 시체랑 다른 게 뭐야? " -0-
" 글쎄.. 엄마랑 삼춘이랑 다른 게 뭘까? " -_-
이런....
적절한 비유를 봤나. ㅠ_ㅠ
그래도 질 수 없었다.
" 아무리 키가 작아도 고무신을 짧은 장화라고 우기는 건 쫌 아니짐 마! " -0-
" 글쎄.. 누군간 청순한 여자를 좋아하지만
삼춘은 청산한 여자를 좋아하는 것과 같은 이치? " -_-
순간.. 마음속에서
'툭!'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소리..... .
아~~!!
이 식히.. 너무 키웠어.
이제 말빨이 후덜덜이야. ㅠ_ㅠ
< 수고했어 오늘도 - 옥상달빛 >
세상 사람들 모두 정답을 알긴 할까
힘든 일은 왜 한번에 일어날까
나에게 실망한 하루
눈물이 보이기 싫어 의미 없이 밤 하늘만 바라봐
작게 열어둔 문틈 사이로
슬픔 보다 더 큰 외로움이 다가와 더 날
*Repeat*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빛이 있다고 분명 있다고
믿었던 길마저 흐릿해져 점점 더 날
깔끔한 보이스.. 깔끔한 창법....
그리고 깔끔한 가사다.
오늘도.. 수고했어요.
분명 내일 또 싱싱하게 살아날 겁니다. (__*)
.
첫댓글
몇 주 전 써두고
이제야 올리는 뒷북 글입니다. 히힛. ^^;;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막 퇴근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저녁 모임이 있어
다시 나가야 한다는..... . ^^;;
첫눈과 함께 드디어 겨울이 시작된다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제법 따스한 겨울이기를.... . ^^
그럼.. 술 마시러 다녀오겠습니다. (__*)
암튼
글쓰시는 재주는 정말 탁월 하십니다
한대목 한대목 ...
으음 ~~
적절한 비유풀이가 ~~
조용한 이곳 카페에
폴님의 정성이
잠간씩 들어오는
스완에게도 활력이 된답니다
늘 고맙다구요 /폴님~~
음악도 단조로운것 같으지만
들으면 중독성도 생기네요 ..
비오는 우중중 충 한날이지만
마음은 뽀송하니 보내세요 ~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모임에 나갑니다.
아직도 정을 주고받는 오랜 친구들..... .
참 고맙고 반가운 사람들이죠. ^^
고맙긴요.
늘 마음으로 댓글주시는 스완님이 제게 더 고맙죠. ^^
암튼.. 첫눈과 함께 크리스마스가 시작되네요.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즌 맞으시길요.
늘 고마워여 스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