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시리아에 있는 타르투스항 해군기지와 유사한 군사 기지를 아프리카 북동부 국가 수단에 건설하는 협정을 최근 수단 정부와 체결했다. 수단의 러시아 해군기지는 러시아 해군이 수에즈 운하와 연결되는 홍해와 인도양에 대한 작전 반경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수단 정부와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협정을 지난 1일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협정의 상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러시아와 수단, 해군기지 건설 협정에 서명/얀덱스 캡처
홍해에 접한 수단의 주요 항구인 수단항(포르트 수단 порт судан) 인근에 건설될 러시아 해군기지는 지중해에 있는 시리아 타르투스 기지와 유사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타르투스 기지는 러시아가 지중해에서 펼치는 해상 작전을 지원하는 물자및 기술 지원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러시아는 수단과의 군기지 건설 협정으로 모두 7개국에 해외 주둔 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2018년 12월 기준으로 러시아의 해외 주둔 기지는 6개국에 위치해 있다. 그중 5개는 구 소련의 카프지스 지역인 아르메니아와 압하지야, 남오세티아, 중앙아시아의 타지크스탄과 키르기스에 있고, 시리아에 해군및 공군 기지(흐메이밈)를 두고 있다.
수단의 러시아 기지는 러시아 군함의 수리와 물자보급, 승조원 휴식 등이 가능한 인프라 시설을 갖춘다고 한다. 러시아는 이 기지에 약 300명의 인력을 상주시키고, 핵 추진 함정을 포함한 4척의 군함을 한꺼번에 정박할 수 있다. 상주 인력은 외교적 특권을 지니고, 기지내에서 무기 휴대도 가능하다. 군사 시설은 러시아 관할권에 속한다.
그러나 러시아 군함은 입항하기 12시간 전과 출항하기 3시간 전에 수단 측에 통보해야 한다.
러시아 정부는 이 기지의 방어를 위한 무기와 방공시스템 등도 수단 측에 무료로 제공한다. 방공시스템은 인근의 수단 해군기지 방어에도 활용된다. 러시아는 또 수단의 군 현대화를 위해 무기와 군사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홍해에 접한 수단항(порт судан)에 러시아 해군기지가 들어선다. 수에즈 운하를 거쳐 홍해, 인도양으로 향하는 모든 선박의 통해 감시가 가능해진다. 사진은 얀덱스 지도 캡처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는 이 기지를 통해 수에즈 운하에 대한 해상권을 일부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수에즈 운하를 통한 해상 통행량은 전세계 해상 교통량의 약 10%에 이른다.
군기지 협정은 앞으로 25년간 유효하다. 어느 한쪽이 협정 종료 시한 1년 전에 문서로 파기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10년 더 자동연장된다.
러시아는 수단외에도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에 군기지 건설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아프리공화국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의 군사 기지 건설을 긍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