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함월사 조실 우룡스님] 정성이 복을 부른다
이제 을미년 새해를 맞아
불자님들께 또 한 가지를 당부 드리고자 합니다.
▶ [첨언] 법문 중의 을미년은 본래 무자년인데 임의로 변경하였음을
널리 해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선재 합장 나무아미타불
그것은 부모나 가까운 윗대 조상의 산소를 자주 찾아보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나를 찾아오는 분들께는 자주 당부드립니다.
"꼭 부처님 만을 고집하지 말고, 일년에 몇 차례씩은
부모님 산소, 조부모님 산소를 찾아뵈어라.
음식을 많이 장만할 것 없다. 한 잔 씩만 올려도 된다.
자주 찾아뵙는 그 자체가 정성이니,
철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 가서 한 잔씩 올리고 절하고 둘러보아라.
그렇게 하면 할아버지, 할머니도 돌보아 주시고,
아버지, 어머니도 돌보다 주신다."
서울 고속터미널 부근에 정○○ 라는 경찰공무원이 살고 계십니다.
이 분은 경찰 말단직인 순경에서 시작하여 총경까지 지낸 분으로,
지금은 여든 가까이 되었습니다.
경찰공무원 생활을 40 여년 가까이 한 그가 퇴직을 앞두고,
'한 계급 승진하여 서장을 한 번 해보고 옷을 벗느냐,
그냥 옷을 벗느냐' 는 갈림길에 섰을 때의 일입니다.
인사 이동의 날이 다가오자 불안하기 그지 없었던 그는
퇴근 길에 아내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오늘 선산에 다녀오려고 하니, 간단하게 준비를 좀 해 놓으세요."
그는 일 년에 서 너 차례씩 선산의 묘소를 찾아 잔을 올리면서
절을 두어 번 한 다음, 산소를 둘러보고 오곤 했었습니다.
그날은 특히 심정이 착잡하던 터라, 퇴근길에 익산에 있는
선산을 찾아가 할아버지 아버지 산소에 잔을 올리고,
정성껏 절을 올리며 착잡한 심정을 되뇌인 다음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에 화분 한 개를 선물 받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 화분에는 빨간 꽃 다섯 송이가 피어있었고,
그 꽃들이 꼭 돼지같이 생겼더랍니다.
다음날 그 분은 무궁화 두개로 진급하여
무안 경찰서장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꽃 두 송이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세 아들도 직장에서 인정을 받아 승진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꼭 다섯 송이가 딱 들어 맞은 것입니다.
이 분은 무안 경찰서장을 연임하여 4년을 지내면서
늘 '할아버지 아버지의 도움' 이라 생각하며
철이 바뀔 때마다 산소를 찾아 잔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그가 서장으로 있는 동안
무안과 광주 사이의 빈번했던 교통사고가 급격히 줄어들고,
그렇게 심하던 목포대학의 시위도 온데 간데 없어졌으며,
그 많던 사건 사고가 확 줄었다는 것입니다.
이 정처사님은 부처님께 매달려 정진을 한 불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늘 '나를 있게 하신 분이 조상님이니,
일상이 바쁘더라도 철이 바뀔 때 마다 꼭 찾아 가야겠다' 는
생각을 가지고 정성껏 산소를 찾았던 것입니다.
그 분은 딱히 승진이나 복을 기대하며
산소를 찾아 정성을 보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나타난 결과는 의외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깨우쳐줍니까?
우리들의 정성이 대우주를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그 정성이 '나' 와 우리의 가정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직장생활이 바쁘다, 아이들 교육이 힘들다' 고 하면서
낳아준 부모님 산소를 언제 찾았는지 조차
가물해진 분들이 여럿 있을 것입니다.
올해부터는 마음을 내어 철마다 자주자주 찾아뵙기를 부탁드립니다.
부디 바라옵건대, 을미년 새해에는 스스로의 무아를 체득하면서
가족을 향해 올리는 3배 만은 꼭 실천해보십시오.
아침 저녁으로 올리는 3배의 절과 참회와 축원만으로도
대행복의 문이 활짝 열립니다.
왜? 우리 모두가 무아(無我)로 나아가기 때문에!
가족을 향해 무아의 삼배를 올리고,
하던 공부를 계속 그리고 더욱더 열심히 하는 불자가 되고자 하십시오.
그리고 아버지, 할아버지 산소를 1년에 서 너 차례 찾아가십시오.
이것만 꾸준히 잘 실천하면 결과는 자연성(自然成)이니.......나무아미타불
《무주선원無住禪苑》부처님정법도량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