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모터쇼에서 한국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클리오가 지난 5월 국내에 출시됐다. 그릴 가운데엔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엠블럼 대신 르노의 다이아몬드 모양 엠블럼을 박았다. 엉덩이에도 다이아몬드 모양 엠블럼이 선명하다. 한국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한 르노의 첫 모델. 클리오 앞에는 이제 이런 수식어가 따라붙게 됐다.
클리오란 이름이 생소한 사람도 있을 거다(국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클리오’라고 한글로 치면 화장품 브랜드가 가장 먼저 검색된다). 우리에겐 처음 만나는 낯선 모델이지만 사실 클리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 좀 날리는 소형차다. 1990년 출시 이래 누적 판매대수가 1400만대를 넘었다. 11만7541대. 지난해 클리오가 프랑스에서 기록한 판매대수다. 2017년 클리오는 10만대가 훌쩍 넘는 판매 수치를 기록하며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에 올랐다. 참고로 2016년에도 1위는 클리오였다. 이렇듯 해외 시장에서 인기가 좋은 소형차이니 국내 출시가 늦어진 것도 당연하다. 지금 국내에 들어온 클리오는 2012년 출시된 4세대 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이다. 참고로 올해 파리모터쇼에서 5세대 클리오가 데뷔한다는 소문이 있다.
유럽에서는 0.9리터 휘발유 엔진부터 1.5리터 디젤 엔진까지 엔진 라인업이 다양하지만 국내에는 최고출력 90마력을 내는 1.5리터 디젤 모델만 들어왔다. 시승차는 옵션을 좀 더 챙긴 인텐스(2320만원) 모델이다. 매끈한 주간주행등을 더한 LED 헤드램프와 입체적인 느낌의 LED 리어램프, 보스 오디오 그리고 후방카메라를 갖췄다. 문을 열자 검은색 직물시트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인텐스 모델은 직물시트 주변을 가죽 장식으로 덧댔다. 요즘 시승차에서 직물시트는 오랜만이다. 그런데 앉았을 때 느낌이 나쁘지 않다. 아니, 썩 괜찮다. 쿠션이 푸근해 엉덩이가 편안하다. 몸도 잘 잡아준다. 전동시트가 아니라 허리를 굽혀 손으로 시트 아래 레버를 당겨야 하는 건 좀 불만이지만 푸근한 덕분에 마음이 누그러진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운전석과 조수석에 열선이 깔려 있다. 괜히 흐뭇하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걸걸대는 디젤 엔진 소리가 차 안으로 들이친다. 완벽하게 잘 단속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미간을 잔뜩 찌푸릴 만큼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리터당 17.7킬로미터에 달하는 복합 연비를 생각하면 이 정도 소음은 감수하고도 남겠다. 움직임은 생각보다 경쾌하다. ‘겨우 90마력으로 얼마나 잘 달릴 수 있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다. 몸집이 작고 가벼운 덕에 달리는 폼이 제법이다. 작은 엔진이 힘겹게 차체를 끌어당긴다는 느낌보단 낼 수 있는 만큼의 힘으로 적절히 끌어준다는 느낌이다. 다만 변속기는 조금 불만이다. 르노삼성 측은 게트락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부드러우면서도 즉각적인 응답성을 제공한다고 자랑했는데 음, 응답성이 즉각적이지 못하단 느낌이 강하다. 특히 변속이 이뤄질 때 한 박자 쉬면서 ‘끄응’ 하고 단수를 올리는 게 매끄럽지 못하다.
RENAULT CLIO 1.5 DCI INTENS
기본 가격 232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5도어 해치백 엔진 직렬 4기통 1.5ℓ DOHC 터보 디젤, 90마력, 22.4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6단 자동 공차중량 1235kg 휠베이스 2590mm 길이×너비×높이 4060×1730×1450mm 0→시속 100km 가속시간 TBA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16.8, 18.9, 17.7km/ℓ CO₂ 배출량 104g/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