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산맥으로 약7,000Km의 안데스는 남미대륙의 등뼈를 이루듯 남북으로 길게 누어있다. 태평양쪽 해안으로 길게 내려뻗은 뱀장어 모양의 4,500Km정도가 칠레인데 칠레는 1년 4계절을 동시에 품고 살아가는 남미 최고의 부국이다. 이 지역은 우리와는 정반대로 북쪽은 적도 근방이라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추위가 더하니 오묘하고 신비로운 지구의 법칙이다.
에콰도르 밑에 페루가 있고 페루의 수도가 현재는 리마(Rima)지만 옛 잉카제국일 때의 수도는 쿠스코였다, 세계의 배꼽이라고 뽐내고 자랑스럽게 살았던 잉카인들의 중심지 쿠스코 당시의 인구는 현재 인구의 3배가 넘는 100만 명이 살았을 정도로 대단한 곳이었으며 현재도 관광지로 세계인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명소다. 내가 여기서 가장 절실하게 느꼈던 것은 풀도 나무도 가축도 사람도 모두 우리의 주변과 유사한데 나는 하루 한 시간도 버티기 힘들었다. 해발평균 3,500m가 넘는 지역이라 고산증(高山症)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사지에 힘이 주욱 빠져 견딜 수가 없는데 그 원주민들의 일상은 전혀 이상이 없었다.
쿠스코에서 가장 먼저 대하는 신비함은 돌벽(石壁)이다. 12각 돌덩이가 얼마나 정교하게 맞물려 쌓았는지 그들의 돌 다듬는 솜씨에 감탄을 연발한다. 이런 느낌은 마추픽추에서도 볼 수 있었다. 해발2,400Km 고지대에 수십 백 톤이 넘을 큰 돌덩이를 어떻게 옮겼으며 정교하게 다듬어진 솜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산페드로 시장으로 가본다. 온갖 과일과 생필품들이 쌓여있는데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짙은 원색의 카페트와 옷감이었다. 전통 수공업으로 만들어내는 그들의 솜씨에 경탄을 금할 수없다. 비행접시 같은 모양의 빵도 맛이 있고 칼도레가이나(우리식으로 닭국수 비슷) 한 그릇 사서 먹으니 온기가 돌았다.
친체로 마을(3627m)로 가본다. 알파카 털실에 각종 염색을 전통방식으로 하는데 코치니야 라는 연지벌레를 으깨서 핏물을 사용한다. 알파카는 양도 염소도 아닌 중간쯤 되는 동물인데 여간 온순해 보이며 사람들에게 털만 제공 하는게 아니라 고기로도 훌륭한 식용이다. 기니피그 라는 구이도 황제가 즐겨먹었다고 하는데 쥐도 아니고 토끼도 아닌데 중간쯤 닮은 몸집이 큰 들쥐정도 이것을 꼬챙이 구이로 숯불에 구워 맛있게들 먹는다. 기니피그는 남아메리카 원산지 설치류 동물로 토끼와 비슷하게 사육하여 내장을 긁어내고 와카타이를 집어넣고 구이를 한다. 들고 뜯어 먹는데 감자 옥수수도 곁들어 먹는다.
정상이 5030m의 비니쿤카 무지개산으로 간다. 오색찬란한 민둥산이 지구의 온난화로 만년설이 녹아내려 다양한 광물질이 그 모습을 들어내어 관광객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풍경은 멋있으나 고산증으로 숨이 차서 오르기 힘들었다. 갑자기 우박이 쏟아진다.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약 500m정도 내려가니 푸른 초원이 펼쳐지고 말 3마리가 자유롭게 달린다. 마부가 자기 집 구경시켜준다기에 갔는데 어머니가 뭐라고 말하지만 무슨 말인지 몰라 묻는다. 어머니는 케추아어(원주민토착어)만 쓰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모른다고 한다.
콜카캐니언으로 간다. 콜카캐니언은 미국의 그랜드캐니언보다 큰 세계 최대의 협곡이다. 페루 남부 아레키파 주에 위치하며 그 깊이가 최고 3270m라고 한다. 콜카강 옆으로 1000m이상의 절벽이 있고 이 절벽이 절경을 이룬다. 동행가이드 오마르는 콜카캐니언은 V자 모양이라고 한다. 그래서 햇빛이 아래에 있는 공기를 데우면 차가웠던 공기가 올라가면서 상승기류를 형성하여 콘도르는 이때 날개 짓을 하지 않고 상승기류를 이용 활공한다는 것이다. 이때 기다렸던 콘도르Condor가 나타나 상승기류를 타고 있었다. 콘도르는 몸길이가 1.3m이상이며 남미의 거대한 맹금류로 안데스의 바위산에 살고 있다. 우리주변의 독수리라고 보면 맞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