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씨 이야기

[호동]

                    성(姓)씨 이야기

누구나가 태어나면 각자에게는 성과 이름이 주어집니다. 이처럼 세상에 태어나면서 내 조상, 내 부친으로부터 성(姓)씨를 물려받는 것입니다.

성은 이처럼 내가 태어난 출신성분인 셈입니다.

아주 먼 옛날 모계사회에서 부계 혈연을 중심으로 씨족집단이 형성되면서 다른 씨족과의 구분을 위해 지칭하여 불려지게 된 것을 보통은 성씨의 기원으로 봅니다.

우리나라 성씨의 기원은 삼국시대에 신라 귀족층이 중국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사용하기 시작하여 후대에 일반화되며 토착되었고, 고려 때 과거제도가 도입되면서 성씨가 없는 사람은 응시할 수 없게 되자 많은 가문들의 성씨가 12세기 고려 때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조선조 말기까지 상민, 천민 가운데는 성씨가 없거나 그냥 순수 토착인명을 대부분이 그대로 사용하였고, 평민들도 대부분 거의 성씨가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 사용되고 있는 성씨들의 대부분은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에 모두 갖게 되었는데, 목적은 정확한 인구파악으로 세금의 기초자료 확보였습니다.

양민들은 이왕지사 갖게 되는 성씨라면 왕족의 성씨나 유명성씨가 금상첨화라. 너도, 나도 ‘金, 李, 朴’ 세 성씨가 명문가에 벼슬이 높은 조상이 많으니 더 인기가 좋을 수밖에 더 있겠습니까. 하여 그런 덕에 전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세 성씨에 몰려있는 겁니다.

더구나 허세강한 민족 아닙니까. 반면에 양민으로 있으면서 김, 이, 박에게 설움 또한 많이 받았을 것인데 이왕이면 폼 나는 성씨를 택하는 게 인지상정이라 그렇지 않아도 많은 성이 더 많아졌답니다.

일찍이 명문가에는 가문의 내력과 조상의 행적을 담은 족보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를 보아왔던 평민들은 성씨를 갖게 된 기화로 완벽한 반가(班家)로의 탈바꿈을 위해 이번에는 엉터리 족보들을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진행된 대규모 족보위조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사실적으로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는 족보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하겠습니다.

어린 시절 제가 살던 동네는 안동 權씨 집성촌이었습니다.

金씨가 한집, 鄭씨가 한집. 그리고 安씨가 한집. 이렇게 세집만 빼고는 모두가 權씨였는데

이상한 점은 그 밑 동네에 역시나 안동 權 씨가 살았는데 도무지 인정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머슴으로 살다가 갑자기 탈바꿈한 것을 그 시대에 살던 사람들은 아는 것입니다.

이른바 족보세탁입니다.

그 시절만 잘 넘기던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멀리 이사를 가서 새로운 집성촌을 형성하는 겁니다.

세조의 왕위찬탈에 공을 세운 한명회. 신숙주. 권람이 3대 공신입니다.

그 권람을 시조로 삼았더군요.

세조시절에야 공신이었지만 지금의 사관으로 보자면 간신 축에 드는 자들입니다.

그 동네 權씨들도 조상 닮아 참 패악스러웠습니다.

오죽하면 그때 후유증으로 지금도 權씨라면 고개가 절래절래 흔들어 집니다.

혹시라도 다른 곳에서 성장하신 權 씨 분들은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조상의 뿌리를 찾아드릴까요? 지금도 자행되는 족보위조 행위. -> 구한말 혼란기를 틈타 조세를 피하고 군역을 면하기 위한 방편으로 서민들이 대거 족보를 사거나 아주 위조를 했습니다.

17세기만 해도 극소수의 양반들이 가졌던 족보가 18세기가 되면서 인쇄술의 발달과 신분상승을 위한 하층민들의 ‘반란’으로 족보가 위조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상 통계에 의하면 한국 성씨의 97% 이상이 위조된 (양반의) 성씨라고 봅니다.

양반가 사람들의 자연 증가율을 아무리 높게 잡아도 현재 양반 인구가 전체의 3%를 절대로 넘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97%가 소위 짝퉁 양반네란 이야기가 됩니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 지금 세상에 양반, 상놈이 무슨 대수겠습니까 마는 지금도 거품 무는 사람들 많습니다.

우리 조상이 누구니, 정승 판서가 몇이니 말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 고서실에는 일본강점기 때 전국 각지에서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족보들이 거의 비치되어 있는데. 그곳에 가면 소위 ‘족보전문가’들이 계신다고 합니다.

이 ‘족보전문가’들이 조상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뿌리를 찾아서 이어주는 위대한사업을 은밀하게 진행하고 계시는데, 이들은 의뢰인의 본관과 성씨를 기준으로 산재한 여러 족보를 뒤져서 자손이 끊어진 적당한 한 가닥을 족보 내에서 발견하게 되면 끊어진 연(鳶)줄이나 재봉실 잇듯이 그 후손으로 대충 손보아 맺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들과 연계된 족보 전문 출판사까지 있어 차기에 발간되는 그 가문의 족보에 의뢰인의 가족이 새롭게 인쇄되어 등재시킵니다.

위대한 짜깁기의 완성입니다.

이제 그 가문의 당당한 일원이 되는 것입니다.

일전에 김모 대통령도 김해김씨 족보로 둔갑을 했는데 짝퉁이라고 종친회가면 저 뒷방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니 잉크냄새 풍기는 새 족보 내밀고 양반이라고 폼 잡으시면 아니 되옵니다.

반가의 집안이라면 종가집이든 어디든 간에 가문 내에 대대로 내려오는 서궤 속이든 두루마리든 낡은 인쇄물 속에서 최소한의 직계 조상님 명의 나라님이 내려주신 공신 록 권이나 교지(敎旨:임명장) 또는 직계 조상님 아호(雅號)로 발간된 문집이나 목판, 그림 등을 소장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집안이라면 당연히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명백백 진짜 반가로 볼 수 있겠습니다.

흔히 고집이 세다는 것은 나쁜 뜻으로 여기기 쉬운데,

실제로는 의지가 굳세고, 강압에 굴하지 않는 투철한 정신을 가진 것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고집 센 가문을 들 때 흔히 안, 강, 최(安, 姜, 崔)라고 하는데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습니다.

처음 최씨(崔氏)는 고려 말 최영(崔瑩)장군의 일화입니다. 이성계일파에게 몰려, 죽고 나서

무덤에 풀도 나지 않았다고 하는 설화가 있습니다. 고려에 충성하겠다는 의지였습니다.

이때부터 최씨 하면 의지가 굳세고 지조 있다는 것으로 얘기했는데, 나중에는 고집 세다는 것으로 말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강씨(姜氏)에 대한 이야기는 고려 말부터 세종 때까지 살았던 강회중(姜淮仲)에 관한 이야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강회중은 정몽주나 이숭인, 길재와 같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역시 고려가 망하자 벼슬을 버리고 은거했는데, 태조와 태종, 세종 때까지 여러 벼슬을 내려서 회유했지만 끝끝내 조선에 벼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강씨 고집도 알아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음, 안씨(安氏)에 대한 이야기는 안중근(安重根)의사가 나오고 부터의 이야기 입니다.

안중근 의사의 굳은 의지와 애국심은 일본인들조차도 감동했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이로 부터 안씨의 고집 세다는 얘기가 유래되었습니다.

누가 세다고 하기는 뭣하지만, 역사적 순서상 최씨, 강씨, 안씨가 차례로 나오면서 최씨 고집보다 강씨가 더하다. 그랬다가. 안중근 의사가 나온 뒤로는 안씨가 더하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관련된 이야기들도 있지만 성씨별 한자에서 유래 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즉, 최씨의 경우 崔 : 위에 뿔이 세 개(山), 강씨의 경우 姜: 뿔이 두 개(V), 안씨의 경우 安:뿔이 한 개(宀)  그래서 고집의 세기는  '최씨<강씨<안씨' 라고 하는 것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어찌 되었던 그럴 사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고는 하지만 고집이야 각자의 성격문제이겠지요. 욱.

[호동]

지금의 시대 최강은 車씨입니다. 사방이 뿔입니다. 左衝右突

[행복해]

아~~ 그랬군요~~\

[호동]

행복해 님. 꾸준한 댓글은 글쓰기에 힘이 납니다. ^^

[바이올레]

호동님 요즘 카페 글 쓰시는거 탄력받으셨나봐요ㅋ 덕분에 읽을거리가 많아졌어요ㅋ아주 조아요♪

[호동]

ㅎㅎ.저도 감사드립니다. 이 방에 오면 궁금하던 부분들이 해소되니 저도 뭔가 보시를 해야 할 것 같아서요. ^^

[달밑(문효)]

글을 참 이야기 하듯 잘쓰시네요. 글을 읽다보면 꼭 이야기를 듣는것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다. ^^

[호동]

감사합니다. 그렇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종이마루]

잘밨습니다~

[호동]

그저 감사 드립니다. ^^

[바다아..]

너무 긴글은 제가 잘 읽지를 않아요..지루해서..ㅜ...그런데 한줄한줄 내려가면서 읽는재미가 아주 좋아요....유식해지는 느낌???
감사합니다...^^

[호동]

지송합니다. 쓰다 보면 자꾸 길어 집니다. 짧게 쓸까요. ㅎ

[일여]

일제의 침략으로 인한 병폐가 여실히 느껴지는 사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