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로 유명한 중세 도시 밤베르크 Bamberg. 맥주 순례.
작년 하이델베르크 서머스쿨 과정으로 한달 동안 머물게 되었습니다. 토요일은 오전 수업 뿐이므로 토요일 오후엔 근교로 탈출하곤 했는데 마침 8월20-24일(2015년) 까지 Sandkerwa 맥주 축제도 열리는 만큼....일요일을 틈타 당일 치기로 밤베르크로 출발했습니다.
중세풍의 밤베르크는 숨어있는 보석같은 고도시이자 맥주의 고향으로 더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밤베르크의 지역 특산 맥주는 30개 이상인데 대부분 현지에서만 판매하므로 순례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기차편을 보니 뷔르츠부르크를 지나야 하는 관계로 그곳도 경유하기로 했습니다.
밤베르크의 전체 인구는 7만이고 작은 도시라 걸어다닐 수 있습니다. 세계 대전때 공습을 받지 않은 행운의 도시라, 수 백년된 목조 가옥이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고 구시가지 전체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뷔르츠부르크에서 밤베르크로 이동 중.... 40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역무원이 뒷칸에서 표검사하는 것을 보니 중간에 표검사를 분명히 했을텐데... 졸았더니... 그냥 지나간 것 같습니다.
마침내 밤베르크 역에 도착. 지도를 보니 걸어서 다닐 만한 곳인 것 같습니다. 기차역 왼쪽에 있는 우체국에서 엽서를 보낸 후 역 정면의 메인로드로 직진.
다리 건너로 조금씩 보이는 시가지. 어떤 도시일지 궁금증을 안고 도하.
야외카페가 즐비한 골목을 지나
분수대 앞 야외 광장.
여행자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이 없는 걸로 봐서... 모두 이곳 주민일 듯....
마침내 모습을 드러 낸 성 미하엘 교회. 중세의 수도원이라 규모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똑딱이 카메라지만 4배줌으로 다시 당겨보았습니다.
다리로 통하는 골목. 기념 엽서를 한 장 구입.
다리를 건너면 구 시가지로 진입하게 됩니다.
연기가 피어 오르는 왼쪽 가판대 뒤의 건물 외벽의 벽화도 이곳의 명소 중 하나입니다. 이 다리가 8월에 열리는 5일간의 Sandkerwa맥주 축제기간에서 가장 중심되는 곳이라 곳곳에 가판 음식점도 생기고 또 피크인 일요일이니만큼 왁자... 떠들썩합니다.
강변과 주택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강 주변이 작은 베니스라는 별칭도 있다는군요. 강을 따라 내려가면 환상적인 경치를 볼 수 있다지만... 그냥 통과.
다리 위에서 인파에 밀려다녔습니다.
주교가 있던 도시라 거리 곳곳에 종교 작품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리 정중앙에 건설된 16세기의 구시청. 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분리된 교권 때문에 시청사를 중앙에 세웠다고 합니다. 이 건물은 영화 삼총사의 배경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합니다.(사진은 구글에서 도용했습니다. 이 쪽이 많이 붐비는 탓에 사진이 흔들려 ...)
다리를 건너 중세풍의 구시가지로 진입.
조금 전 역에서 만나고 여기서 또 만나는 영국 아재.
축제일이라 전통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기념 촬영도 기꺼이... 하지만 제가 곰처럼 나와서 아쉽게 삭제.
야외카페는 대부분 만석이군요. 얼쩡거리고 있으니 검은 라이방을 낀 오른쪽의 귀부인께서 저를 보고 일본에서 왔냐고 묻습니다. 장난기가 발동해서 Nordkorea라고 했더니 농담하지 말라고 배꼽을 잡으십니다. ㅎㅎ
중세의 골목길을 여유롭게 걷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밤베르크의 특산 맥주 중 하나인 St. Georgen Brau bier를 파는 유서깊은 식당. 상징적으로 330cl 한 잔으로 목을 축였습니다.
기사 로고가 더 유명한 St. Georgen Brau bier의 잔받침대 .
겨우 1장 챙겼습니다.
라우흐 맥주집 본점은 아직 못찾았습니다. 하지만 구시가지의 길은 오직 하나 뿐이니 곧 도달하겠지요.
오른쪽 2층 집 난간에 앉아 호연지기를 키우며 병나발 부는 커플이 부럽습니다.
1366년에 설립되었다고 하니 이곳에선 200년 밖에 안 된 것은 명함도 못 내밀 듯...
드디어 나타난 왼쪽 초록문의 라우흐 맥주(Rauchbier)집 본점.
1405년에 창립되었다고 하니 무려 600년의 역사를 지닌 맥주집이군요.
지금은 만석입니다.... 들아가 로비에서 서서 마셔도 되지만... 조금 더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혼잡한 거리의 모퉁이에서 드물게 사색과 명상에 몰입하고 계신 독일 요기니님.
가까이 다가갔더니 벌떡 일어나 무슨 도움이 필요하냐고 묻습니다. 축제기간의 안전-도우미라고 하시는군요.
뒤쪽의 길은 한가하군요. 의자에 앉아 호연지기를 키워봅니다.
맞은 편 선술집 같은 야외 카페에서 상징적으로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500한 잔과 함께 가져다 준 종이. 뭔가했더니.... 화장실에 갈 수 있는 티켓이군요. 야외 카페이다 보니...
유럽에서 이 정도면 상당한 배려인 셈입니다.
노인과 젊은이가 함께 있는 독일 축제 거리...
만남의 장소로 유명한 맥주집.
맥주축제 기간에 밤베르크를 찾는 이유는 오직 맥주 때문이지만 큰소리나 흥분은 아예 없다고 단언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독일사람들이 가끔 정신줄 놓는 곳도 있는데... 그것은 축구장과 그 근처의 역인 것 같습니다.
다시 목적지인 라우흐 맥주 공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짙은 색의 메르쩬(Marzen)을 한 잔씩 들고 자연스런 포즈를...
판매 중인 라우흐(연기, 훈제) 맥주. 오른쪽은 잔까지 포함된 세트.
밤베르크의 특산 맥주는 약 30여종인데 그 중에도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이곳에서 파는 훈제 맥주 라우흐입니다. 17세기의 어떤 화재로 인해 맥아와 술통이 불에 그을린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짙은 훈제향이 감도는 라우흐 맥주의 도수는 5.2%인데 실제로는 조금 더 높은 것 같습니다. 소문대로 세상에서 가장 개성이 강한 맥주 중 하나일 듯 합니다.
기념으로 슈렝클라에서 만든 병맥주와 슈페찌알에서 만든 훈제 병맥주 한병씩을 구입하고 옆에 있는 맥주잔 받침대(Bierdeckel)를 듬뿍 챙겼습니다.
이 맥주의 정식 명칭은 '에이트 쉴렝케를라 라우흐비어(Aecht Schlenkerla Rauchbier)인데 오리지널은 위 그림에 있는 검은 테두리 라벨의 메르쩬(Marzen)입니다. 조금 쓴맛에 강력한 훈제향이 일품인, 말 그대로 연기-훈제(라우흐) 맥주입니다. 쓴맛이라 1잔 이상은 무리입니다. 그 외에 녹색테두리 라벨로 된 바이에른 특산 밀맥주(바이스비어) 바이쩬(Weizen)도 있는데 오히려 바이쩬이 밀맥주 특유의 거품이 더 맘에 듭니다. 기념품도 ... 오리지널 말고 슈페찌알에서 만든 병맥주를 추천합니다.
주문할 때 바이쩬이라고 별도로 말하지 않으면 그냥 오리지널 메르쩬 생맥을 가져다 주는군요.
실내에서 서서 한 잔 한 후 병을 반납(보증금 받고) 다시 야외로 옮겼습니다. 역시 맥주는 대자연속에서....
구두쇠의 나라 독일에서는 안주를 일부러 시키지 않아도 되니...
흰 옷을 입고 있는 알바생. 바이에른 바바리안은 한결같이 축구를 잘하게 생겼습니다. 사진에 나온 저 친구는 수비형 왼측면 미더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질서한 듯 하나 잘 보면 엄청 깔끔한 듯...
기념품도 살겸해서 이곳 저곳으로...
오후 햇살
슈바인 학센...
얼마 전에 보니 서울역 밖 왼쪽의 흡연소 옆 식당에서도 이것을 팔던데... 비싸긴했지만 훌륭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엔 꼭 뉘른베르크의 소시지와 학센을 드셔야겠습니다.
Mahrs Brau Bamberg. 마실 때는 몰랐는데 가지고 온 Bierdeckel을 보니 1670년에 창립한 유서깊은 맥주군요. Ich Liebe Bamberg.
구시가지쪽 다리 옆에 있는 고풍스런 가옥.
역시 축제는 가면이죠.
가파른 물살마저 아름다운 레그니츠강.
아쉽게도 작별해야 할 시간.... 다시 다리 쪽으로 걸어나왔습니다.
기차 역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구 시가지를 다시 돌아봅니다.
아쉬움을 남기고...
다음엔 이 호텔에서 꼭 숙박을 해야 겠습니다.
바이에른 지역에서는 농담삼아 물, 불, 공기, 흙의 4대원소에 맥주를 더해 오대원소라 한다는데 가히 과장된 말이 아닐 듯 합니다.
지척거리인 뉘른베르크와 로텐부르크를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고 맥주 순례기를 ...
하이델베르크 중앙역에 도착하니 어둑어둑... 일단 선풍기도 구입할 겸 비스마르크 광장에서 하차. (맞은 편 왼쪽에 있는 뮐러 2층은 필기구만 파는데.... 엄청납니다).
하루종일 걸어다닌 셈이니 ... 이곳이 고향같이 반가울 줄이야... 간단한 식사 후 대학광장 버스 종점으로 이동해서.... 기숙사로 고고.
첫댓글 아~ 예뻐라.
누구라 할것없이
무엇이라 말 할것없이
생물과 무생물이 호흡하듯 어우러진
서로 공존하는 아름다운 지구 한 귀퉁이 모습이여라~
골목길도 이뿌고~~💃🏼
강변도 멋지고~~👒
야외 테라스에는 얼른 가서 앉고
싶어지네요^^
nordkorea !!
ke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