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모양 초콜릿은 벨기에의 가장 큰 도시, 앤트워프의 지역 특산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안트베르펜이 맞다고 하는데 앤트워프가 익숙하니 여기선 그렇게 쓰겠습니다.)
그런데 앤트워프라는 도시 이름 자체가 "던져진 손", 즉 잘린 손이라는 뜻입니다. (ant + werpen = hand + throw)
설화에 따르면 옛날에 이 도시의 강을 지키던 거인이 강을 건너려는 사람들에게 통행료를 요구하며 돈을 안 내면 손을 잘라버리곤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실비우스라는 영웅이 나타나서 거인을 죽이고 거인의 손을 잘라서 강물에 던져버렸다고 해요. 그래서 도시는 평화를 찾았고 지금도 "거인의 잘린 손"은 도시의 이름과 함께 상징물로 남았다고 합니다. 잘린 손을 던지는 영웅의 조각상이 앤트워프 시청 앞에 있고요.
그래서 원래 손의 이미지와 앤트워프는 관련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손 모양 과자가 유명해진 것은 Jos Hakker라는 유대인이 1930년대에 앤트워프에 들어와 제빵일을 하며 자신이 정착한 지역의 특산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이 사람은 사회운동에 관심이 많았고 홀로코스트 생존자이기도 하고 안네의 일기처럼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록을 남긴 사람이기도 해요. 초기의 과자는 하얀 비스킷이었고 점점 인기를 끌면서 1970년대 들어서 초콜릿 버전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한편으로는 벨기에라는 국가가 잘린 손과 관련된 잔인한 현대사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가 1885년 콩고의 통치자가 된 다음 1908년에 이르기까지 주민들에게 상아와 고무를 채취하는 강제노역을 시키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죽이거나 신체를 절단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이런 역사를 고려하면 벨기에에서 손 모양 초콜릿을 판매하는 것 자체가 "무신경한 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던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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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자료 찾아본 것들을 요약해봤고요, 제 생각도 좀 덧붙입니다.
처음에 카페에서 글 읽고서는 대체 어떤 악마 같은 인간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아직도 이런 짓을 하는 건가 싶어서 관련 기사를 찾아보려던 거였는데, 막상 찾아보니 선후 관계가 아예 잘못된 내용인 것 같아서 이건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어떤 유래이든 간에 하필이면 벨기에 국왕에게 피해를 입었던 흑인들에게 상처를 되새길 수 있는 형태와 색상의 물건을 벨기에 영토에서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앤트워프라는 도시의 이름과 정체성을 생각하면 국왕의 미친 짓 때문에 오명을 쓰는 게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그 불행한 우연을 안타깝게 생각하기에는 피해자들의 상처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냥 그런 초콜릿은 팔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배경 설명을 다 생략해버리고 그냥 벨기에 사람들이 미친 사람들이라서 흑인 손을 자르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손 모양 초콜릿을 만들었다고 하는 건 왜곡이 지나친 것 같습니다. 잔인한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문제 제기하고 비판할 수 있는 일인데 왜 굳이 왜곡까지 해야할까요? 원래의 비판 글에는 분명 도시 이름을 포함한 배경 설명이 있는데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이걸 빼고 더 자극적으로 만든 버전으로 가공해서 돌고 있는 듯 합니다.
요즘 인터넷 글을 보면 자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을 욕하기 위해서 더 자극적으로, 더 극단적으로 편집해서 만들어낸 글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출처 :
앤트워프라는 이름의 유래
Silvius Brabo, founder of Antwerp (amazingbelgium.be)
앤트워프 지역 특산물, 손 모양 베이커리의 유래
https://mas.be/en/content/antwerp-hand-biscuits-brabo-and-holocaust
레오폴드 2세의 만행
King Leopold II and the Congo | Encyclopedia.com
손 모양 초콜릿 판매에 대해 아프리카 입장에서 비판의 글
https://www.africanexponent.com/post/9695-black-hands-whether-real-or-made-of-candy-are-belgian-delicacies
알쓸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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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경이있었군요. 손모양 과자를 먼저 알았다면 오해(?)가 없었을텐데..싶어요.
이런 설명 좋아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밸기에 욕을 할때 하더라도 배경을 알고 하는데 더 나을것같다는 생각입니다.
중간에 달곰님 생각처럼 피해자의 성처가 생각나게 하는 특산품은 판매하지않는기 좋겠다는 생각은 동의합니다.
이렇게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자기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사실을 각색하는 것이야말로 제일 나쁜 짓 같아요.
감사합니다. 비판할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것이 옳지만 자신의 입맛에 맞게 사실을 편집하여 오도하는 것 화가 나요. 단지 재미를 위한 것일때도 있지만 목적이 있어서 그런 경우도 많은 것 같고요. 인터넷에 정보가 넘쳐나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오히려 잘못된 정보에 선동되는 일이 과거에 비해 더 심해졌어요ㅜㅜ
이런 유래였군요~몰랐던 사실이네요.
아 감사합니다! 그 글을 예전부터 봐왔는데 아직도?! 싶었거든요. 그 판매자는 자기네 지역 신화랑 관련이 있는 부분이니 그걸 상자나 안에 종이에 적어서 알려주면 더 좋을텐데 싶네요.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르던 이야기였고 오해하고 계속 잘못된 생각을 갖을 뻔 했네요. 링크도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오 달곰님 이런 글 너무 소중하네요 덕분에 앤트워프를 알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아 이런 유래가 이었군요. 알게 되서 다행이에요. 감사합니다.
와 이런 배경도 있었군요 몰랐으면 나라 자체를 혐오할뻔 했네요 저도 달곰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어찌되었든 손모양 초콜릿은 안팔면 좋겠네요ㅜㅜ
오 이런글 좋아요 똑똑해지는 느낌!
오. 멋져요.
덕분에 지식의별 하나 얻고갑니다. 감사해요
달콤에서 사실 한가지 또 배우네요
자세히 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잘못 알고 있을 뻔했네요.
저도 감사합니다.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알았어요
오 이런 이야기가 있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여러 관점에서 알게 되니 유용하고 흥미로워요
벨기에가 원주민들을 동물원에 전시하듯 구경거리가 되게 했다는 기사도 읽은 것 같아서 더 그렇게 생각했던 거 같네요
일부 내용만으로 전체를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건 지양해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상식 1이 추가되었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글 정말 감사드려요. 손발자르고 심지어 손발을 거래도 했다는건 역사적 사실이지만 이걸 초컬릿으로까지 만들어 판다는건 완전 다른 문제니까요.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벨기에 전체를 오해할뻔했네요
몰랐던 사실을 알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 정확하게 알려줘서 고마워요. 역시 일부의 정보라는건 편집자의 의도가 너무 개입되는...전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보는게 참 중요하네요.
글 감사드려요. 어쨌든 사실을 알고 있어야되니까요~ 덕분에 잘 알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전글 읽고 끔찍한 회사라고 생각하게 되었었는데 ,,,무신경해 보이긴 하지만 회사 캐릭터 자체를 포기하고 바꾸는게 쉽지는 않겠네요
그렇군요 그많은 벨기에 국민중에 멀쩡한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니! 하며 경악했었는데 너무 자극적인 미디어에 속고있었네요 그치만 그들의 부끄러운 역사도 사실이긴하니까요
아 그랬군요. 덕분에 저도 오해를 풀었어요.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