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보조배터리 폭발로 인한 두 강아지의 죽음
20일 새벽 3시쯤 나가서 밥을 먹고 4시쯤 들어오니 보조배터리가 터져 집이 검은 연기로 뒤덮혀 앞도 안보였습니다.
(보조배터리가 터진건 사고 이후 정리하며 밝혀짐)
유해가스 일산화탄소 같은건 생각도 못하고 방에 있던 강아지들을 찾으러 후레시를 들고 들어갔습니다.
방에는 2살된 강아지 2마리,
3개월된 강아지 4마리가 있었습니다.
개장이 2개층으로 나뉘어 있고
외출할 땐 항상 아이들을 넣어놓습니다.
윗층에 아기 두마리가 있었고, 나머지는 아래에 있었습니다
윗층에 한마리는 이미 심정지가 와서 쓰러져있었습니다. 나머지 아기들은 침과 콧물을 질질 흘리며 헥헥거리고 있었습니다.
2살된 애들은 괜찮아보였기에 목줄을 채우고(하네스 어디에 뒀는지 찾을 수가 없어서 아기들용 하네스를 목에 채움) 이동장에 아기들을 넣고 심정지가 온 아이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을 해도 반응이 없자 병원엘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에 하네스를 쥐고있는 손에 심정지가 온 아이를 들고 뛰기시작했습니다.
24시병원을 검색해보니 1키로가 조금 안되더군요.
급하게 택시를 잡으려했지만 검은 재로 뒤덮혀있는 저와 강아지들을 태워줄 리가 없었습니다
(우리 강아지들은 프렌치불독이고 큰애들은 10, 12kg 아기들은 3kg정도씩 입니다)
112에 전화를해서 집에 불이 나서 강아지들이 죽어가는데 이동할 수가 없다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긴급 출동전화이기에 강아지 이동은 시켜줄 수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들고 뛰기시작했습니다.
무거운 아이들을 들고 계속 뛰니 아킬레스건이 땡기기시작했지만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새벽시간이라 도와줄 사람도 안보였고요.
300미터 정도 남았을 때 길가에 여자2분이 보여서 도와달라고 하여 겨우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너무 감사했다고 꼭 전하고 싶습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심정지가 온 아이는 이미 죽어있었고, 나머지 아이들은 급하게 치료실로 옮겨졌습니다.
아기들은 침과 콧물을 질질 흘리는 상태..
검사결과는 2층에 같이 있던 아기는 상태가 굉장히 안좋고 나머지는 입원하여 지켜봐야한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방에는 크고작은 앵무새들이 일곱마리 있었는데 연기가 많이 들어가진않아서 한두마리정도 스트레스 받은 증상말고는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때서야 집에 돌아와서 화재현장을 뒤져보니 보조배터리만 불타있었고 주변에는 열기에 의해 조금 녹다 만 물건들만 있었습니다.
한쪽 벽면에서 났던 화재의 열기에 반대쪽 벽에 있던 에어콘 케이스가 녹아서 쪼그라들었습니다.
연기는 열어놓은 현관문을 통하여 4층건물 복도에 다 찰 정도여서 전체 창문들을 다 열어 환기시켰습니다
불 탄곳들을 뒤져보는데 보조배터리 잔해가 보이더군요.
콘센트가 주변에 있긴했지만 끝부분만 녹아있어서 보조배터리 폭발이 확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고 당시는 일요일 새벽이라 하루종일 배터리 회사에 연락을 할 수 없었고 다음 날 월요일에 회사에서 제품을 수거해갔습니다.
저녁 6시에 해당 제품의 칩이 1차 발화이고 배터리 내용물에서 2차 폭발이 일어났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보험접수를 시켰지만 업무종료시간이 되어 보험사와 아무연락을 못받고 화요일이 되었습니다.
화요일은 또 석가탄신일로 업무가 진행되지않더군요.
답답하게 이틀을 보내고 수요일에 손해사정사에서 나와서 일처리를 시작하는데 피해물품조사하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주말 지나고 월요일에 사진을 찍으러 나왔습니다. 그동안 또 중태에 빠져있던 아기 강아지는 각막과 폐에 상처도 심하고 심정지가 세번이나와서 힘겹게 버티다 결국 죽었습니다
2살된 아이들은 건강에 큰 무리가 없고 좁은데에 갇혀있으니 대소변도 못싸고 너무 답답해하여 반려견 동반 호텔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애들 입원비+제 숙박비 보다 저렴합니다)
월요일아침에 보험사쪽 청소업체를 보낸다고하여 견적을 내갔으나 화요일 저녁까지 언제시작한다는 답변이 없어 제가 연락을 하니 다음주부터 공사가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답답해서 다른업체를 제가 불러서 수요일에 견적뽑아가고 목요일부터 바로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청소진행중이며 일요일까지 청소 및 도배는 다 끝난다고 합니다.
보상관련 어이없는 부분입니다.
방에서 불이났고 거실 겸 부엌에도 유해가스가 나와서 완전히 뒤덮혔는데
바깥에 있던 신발, 옷, 정수기, 냉장고 등은 세척비를 줄테니 다시 사용하라는 얘기를 하더군요
(2주일이 지났는데도 유해가스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합니다. 검은 재들도 덮혀 있습니다)
배터리회사 담당자한테 물었습니다.
당신 3개월짜리 조카한테 유해가스 뒤덮힌 옷을 세척해서 입히고 정수기 냉장고에 음식과 물을 먹이겠냐고.
본인은 안그런다고 합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보험사랑 처리를 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하네요. 물론 담당자는 월급받는 직원일 뿐이라 결정권이 없습니다. 그 직원도 도움을 못줘서 죄송하다고 하는 정도인데 회사의 입장은 보험사가 인정해주는 부분만 자기들도 인정하겠다고 일관하더군요 ^^
정수기 세척해서 줄테니까 사장실에 놓고 마시라고 전달부탁했습니다.
전달은 안됐겠지만요
또 모든 일처리는 제가 먼저 처리하고 보험사에 청구해야합니다.
현재까지 방에 있던 침구류 의류 가전제품 구입비용을 제외하고, 아이들 병원비800 큰아이들 둘 데리고 묵는 호텔비 200 집 청소비 500나온 상황입니다.
보험사에 선지급 신청하여 일부는 보상이 끝나기 전 청구할 수 있다고하지만 이것도 삼사일만에 지급되는게 아니라고 합니다.
배터리 제조회사에 먼저 지급을 하고 나중에 받으시던지 하는 방법을 강구했으나 자기들은 도와줄 수 없다고 하네요.
졸지에 차를 딜러한테 급처하면서까지 아이들 병원비 내야하게 생겼습니다.
사람이 다치거나 죽었다면 이런 대우를 받진 않았을텐데 참으로 유감입니다.
그 시간에 밥먹으러 나가지 않았더라면 아기들이 죽지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만약 거기에 제가 있었다면 최소 큰화상에서 최악의 경우 저와 모두 죽었겠지라는 위로를 해봅니다
또다시 불이 저 정도만타고 스스로 꺼진게 다행이기도 합니다.
불이 더 커져서 건물 전체가 불탔다면 끔찍했겠다고 다시 한번 저를 위로하다가도 저 보조배터리만 아니였으면 이럴 일이 생기지 않았을거란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 보조배터리는 2월 핸드폰을 구매하며 사은품으로 받은건데, 집에 보조배터리가 두개나 있기에 안받으려다 받아온건데...
첫 충전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더 슬픈건 집에 있는 두개의 보조배터리도 같은 회사꺼라는거..
뭐 보상에 어려운점이 생긴 부분들을 법적으로 물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혹시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께선 연락주세요
사람이 다친 것도 아니고 그저 개만 죽었기에 치료비와 개값을 보상만해주면 되니까요.
과실이 밝혀지고 보험접수를 해줬으니 할 도리를 다 했다라고 얘기할 수 있지요.
그렇기에 제가 할 수 있는건 이런 사실을 널리알려서 똑같은 피해자가 생기지않도록 조심하시라는 당부를 드리는 것 뿐입니다.
사람이 자는 곳, 아이들, 강아지들이 있는 곳 항상 조심하시고, 외출시엔 충전시키는걸 조심하세요.
사고 불과 세시간 전, 집 앞에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던 아기들...
너무 속상하고, 보상받을 물건들 값어치를 증명하러 가구점을 돌아다니고 물건 구매처를 찾아다녀야하는 이 처지가 참 열받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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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ㅡ 눈물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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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나네요ㅜㅜ
ㅠㅠ어찌나....
헉...힘내세요ㅠ
인스타에서보고 걱정많이했는데...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넜네요...
어떤 위로해도 힘들시겠지만...
힘내세요~~~
글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ㅠ 힘내세요ㅠ 저런경우 PL건이라하여 배터리 ct촬영해서 자체발화원인이면 보상받을수있는거로 알고있어요 ct촬영시 찍힘등 물리적인부분에 의해 손상정도면 힘드시고요 ㅜ 소보원에 한번 문의 해보세요 ..ㅜ
이게 도대채 무슨일인지....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시기 힘드시겠지만......기운내시고 무지개다리를 건넌 아이는 안타깝지만 나머지 아이들이라도 건강 잘 회복하고 무사하길....
정말충격적이네요..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