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선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지 농구를 좋아하고 농구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보통 사람보다 훨씬 강한 승리를 향한 갈망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 그들을 지도하고 독려하는 감독들은 그런 선수들의 경지 마저 넘어서는 승리의 의지와 열망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아무리 이기겠다는 열망과 의지가 강하다 해도, 또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방법이 훤히 보인다 해도 감독이 직접 코트에 나가 자신이 싸울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 감독님들 답답증을 풀어주기 위해(켁;) KBL이 자리를 마련했다. 실은 김태환 감독님의 배 레이업의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마련된 자리 같지만 어쨌거나...
일단 이날 시합이 어떻게 진행될 지 알려면 양팀 스타팅 멤버와 벤치파워에 대해 기본적 지식이 있어야겠다. 일단 간단히 선수면모부터 살피고 넘어가겠다.
선수들 면모를 잘 모르고 본다 하더라도 중부선발은 남부선발에 비해 주전(?)들의 평균연령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딸리고 있다. 선수들 면모를 비교해보자면 남부선발은 센터-가드-포워드 골고루 분포해 있지만 중부선발은 주전은 가드와 주로 수비형 포워드에 치중되어 있다. 특히 베스트5를 보면 김동광-정덕화-유재학 국대급 가드 라인을 빼고 전혀 뛸 의욕이 없는 우리 전감독님(-_ㅜ)과 수시로 무릎에 물차고 허리마저 부실하신 이상윤 감독님이 커다란 구멍이다.
반면 남부선발은 단신을 이용해 의욕적인 페네트레이션을 펼치는 김태환 감독님과 리바운더 신선우 감독님, 외곽슛이 강한 김진감독님, 그리고 군인정신에 불타는 추일승감독님과 장일 감독대행님 등 팀의 실제 전력인(^^) 벤치파워까지 끌어낼 필요 없이 베스트5로도 승부가 끝날 법하다.
게다가 벤치 파워로 가면 인원수뿐만 아니라 면모에서 상당히 딸린다.
엊그제 은퇴한 김용식 코치, 역시 은퇴한지 얼마 안된 이인규(오리온스)코치(팀연습시간에 보면 선수들과 같이 슛을 던지고 있다.;;), 국가대표 포워드였던 박종천 코치, 허슬플레이에 강한 센터 강병수 코치, 젊은 김지홍코치, 아직도 녹슬지 않은 3점슈터 유도훈 코치까지 일일이 열거하기에만도 숨차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철저히 지공작전을 펴서 상대에게 공격기회를 주지 않고 확률 높은 찬스를 만들어 외곽슛을 던져 준다면 어쩌면 희망이 있을 수도 있다.(그러나 남부선발감독님들이 베니카 농구단처럼 호락호락 휘말려 줄 것 같지는 않지만...)
중부선발의 키플레이어는 김동광 - 유재학 - 험프리스 이 삼각라인이다. 김동광 감독의 압도적인 갑빠로 이루어지는 페네트레이션과(40대가 대부분인 감독-코치들이 김동광 감독님 잘못 막았다간 일주일은 근육통에 시달려야 할거다.) 유재학 감독님의 게임운영력, 험프리스 코치의 개인기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지난 시즌 몸을 날려 스틸을 감행했던 이상윤 감독님도의 허슬플레이와 벤치에서 전감독님의 응원 능력도 기대해 본다..
반면 남부선발은 그야말로 슬램덩크의 표현을 빌자면 하프코트(센터) 농구도 런앤건(가능하다면 ^^)도 외곽슛농구도 다 가능한 팀이다.
인기짱에 이어 다이어트를 해 몸짱까지 도전해보겠다는 김태환 감독님이 속공의 앞선에 서고, 신선우 감독님과 맥기 코치가 쉬운 골밑슛을 노리면 쉽게 게임을 가져갈 것 같다. 매일밤 해운대 모래사장을 뛰어다닌다는 추일승 감독님의 파이팅까지 기대해 볼만하다. 게다가 김진감독님은 지난 올스타전에 3점슛을 성공시키는 무시무시함도 보였다. 올해도 간간이 던지는 김진-유도훈 라인의 외곽슛을 기대 할만 하다. 박종천코치의 숨겨놓은 실력도 궁금하고...
반면 중부선발은 뛰어난 외곽슈터 이상범코치의 빈자리가 아쉽다. 지난 시합에도 3점을 하나 성공시켰는데... 이번 시합에 귀국한 김상식코치가 뛸 수 있으려나...
사실은 요새 농구판 돌아가는 모습에 우울해져 웃어보려고 스스로를 위해 썼던 글인데 안 좋은 기억들이 떠올라 더욱 우울해진다. 이렇게 어수선한 상황에서 최악의 분위기로 농구축제인 올스타전이나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다. 너무 자주, 심각한 자충수를 두어 대니 이젠 진지하게 KBL을 향한 비판의 소리를 적기도 맥 빠진다.
기업이기주의와 성적지상주의로 프로스포츠의 근본인 팬을 잊어버리는 구단과 스포츠맨쉽을 잊어버린 감독님들 모습도 한심하지만 거기에 번번이 휘둘리는 KBL이 더 안타깝다.
옛말에 싸움을 말리고 흥정은 붙이랬는데 KBL의 어정쩡한 태도는 구단과 감독들에게 더더욱 큰 불신과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 잘했건 잘못했건 명확한 원칙을 세워 원칙대로 하면 크게 문제 날 일이 없을 것이다. 매번 이리저리 흔들리니 더욱 밑에서 흔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안 흔들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거니까.
농구장에 가면 3번에 1번 정도는 보상판정과 선수들 보다 더 감정적인 심판들 태도에 기분이 나빠진다. 한번 당하면 기분 나빠도 그러려니 하는데 그 심판이 매번 나오면 찍어놓고 미워지게 마련이다. 뉴페이스로 자주 얼굴이 바뀌어주면 그나마 피해의식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KBL은 프로연맹 중 가장 마케팅에 성공한 곳이다. 그 돈은 두었다 어디에 쓸것인가? 농구발전을 위해 써야 할 게 아닌가? 모든 법인체의 목적은 그런거 아닌가? KBL의 자랑스러운 기록은 오직 선수들의 벌금징수율이 100%라는 것 하나뿐인가?(용병들에게마저 다 받아냈다는 건 확실히 대단하다.)
전임심판의 숫자가 부족해서 매 시합 똑같은 얼굴의 심판을 봐야 하는데 심판진을 컴퓨터로 공정하게 배치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심판부 독립에 대한 얘기도 진작부터 나온 얘기고 심판 양성학교에 대한 문제도 진작부터 나온 얘기다.
사실 이번 임대 트레이드 문제도 진작 결정해버렸다면 오히려 빨리 포기하고 시합에 전념할 수 있었을 것이다. KBL의 제3자연 하는 애매한 태도가 문제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또다시 회의에 들어갔다는데 아무리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집행부라지만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한다.
올스타전까지 그러니까 최소한 이번주까지 모든 문제를 깔끔히 마무리지어 축제를 축제답게 즐겼으면 한다.
덧. 초대가수로 원타임을 불렀던데 또 예전에 지오디 짝 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유난히 좌석매진율이 심하던데 농구에는 관심 없는 가수 팬들이 하프타임 끝나고 우르르 나가는 사태가 벌어질까봐 걱정이다. 차라리 작년처럼 신인그룹을 불러 허코치를 졸게 하는 게 낫지 싶다.(처음으로 카메라에 권태로운 모습이 찍혀 지난해 참 우스개 소리가 많이 나왔었는데...)
뭐 그렇다고 가수팬들 욕할 거 없다. 나도 하프타임에 체리필터 나와 공연했을 때 화장실 갔다오느라 공연 못 봤다. 체리필터도 좋지만 그보다는 선수들 얼굴 보는 시간이 더 좋기 때문이다. 뭐든지 상대적인 문제다. 너무 지명도 높은 가수를 불러들인 KBL 잘못이지...
첫댓글 ㅋㅋㅋ 정말 기대되네요. 허코치 은퇴하면 내년 중부 선발은 엄청난 전력이 되기에 더 기대되네요. 내년에 허코치 뛰면 반칙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