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 도착해서 표를 찾고 줄을 서고 입장하는 과정에서는
사실 많이 툴툴댔었어요.
확성기를 매고 다니며 엄청난 목소리로 줄서라는둥의 안내를 하는
어떤 여자분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시끄러웠고
줄서고 입장하는 과정이 정말 어수선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만난 이사늙 식구들과 반갑게 인사한 뒤, ^^
깍두기 오빠의 호위를 받으며 공연장으로 들어갔어요.
공연장안에서는 팬크럽회장으로 보이는 한 여자분이 무대위에 올라
성시경씨를 위해 준비한 이벤트에 대한 설명과 교육(?)이 있었구요.
스탠딩표를 구입한 사람들이 복도마다 꽉꽉 들어차고,
사람 정말 많더군요~
교육문화회관은 LG아트센터의 반정도되려나?
그다지 크지도 작지도 않았구요. 의자도 LG아트센터 비슷한 쿠션의자.
어쨋거나 공연 시작되고,
2층에 있던 우리는 가수 표정을 자세히 보긴 힘들었지만
무대가 한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그러고보니 stand-up오라버님 말씀처럼
뒤에 앉아야 사운드가 더 잘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1부는 "같이 울자"라는 컨셉이라면서
성시경표 슬픈 발라드 위주의 선곡이었어요.
하지만 튈려고 별짓 다하고 발라드중에도 킥킥대며 떠드는
몇몇 관객들이 참 거슬렸구요. --;;
1부가 끝날무렵 유희열님 등장, 키보드에 앉으시고
관객들 완전 자지러지는 가운데 "소박했던 행복했던".
사실 토이공연때는 성시경씨가 이 노래를 좀 밋밋하게 불렀다는 생각이었는데,
본인공연이어서인지 감정팍팍 넣어서 참 잘 부르더라구요.
성시경씨를 계속 바라보면서 입모양에 맞추어 키보드치는 희열님 넘 멋졌어요..캬~~
노래끝난후 성시경씨는 들어가고 희열님이 이런저런 얘기를 참 많이 하셨는데,
얼마나 웃겼는지..관객들은 연거푸 자지러지고..
"성시경씨 옷갈아입는동안 제가 레크리에이션 강사 하는거에요"라면서
성시경씨 첨 만났던 얘기.. 외모와 키, 그리고 무엇보다 "갑빠"에 반해서
너무 멋져서 자꾸만 "안기고싶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알아요, 하지만 그래선 안되겠죠?"
또 "성시경씨 다시 나오면 요 앞에 3명씩 조를 짜서 기절하세요.
침도 질질 흘리면서. 그럼 신문에도 나와요 [성시경공연 팬 여러명 추잡하게 기절]이라구요.
자 그럼 어디 한번 함성과 기절 연습을 해볼까요?" [연습한후]
"그냥 하지 마세요..공포스럽네요."등등..
관객들이 "노래! 노래!"를 외치니까
"저한테 노래시키는건 좋은데요, 금방 후회해요.
제 노래는 인터넷 엽기싸이트가면 있으니까 따운받아 들으세요"하더니
김형중님 데리고 나와 "좋은사람" 하셨어요.
그런데 너무나 안타깝게도 마침 왼쪽 스피커가 고장나서
사운드가 완전 꽝이었던거 있죠..흐흑..
그리고나서 "자전거를 탄 풍경"하고 "플라워" 공연이 있었구요,
2부에서는 주로 신나는 노래 위주로,
성시경씨 본인 노래와 함께 팝송도 많이 불렀어요.
Greenday 나 Wham! 노래 등등..너무 많아서 기억도 안나요.
성시경씨는 자켓벗고 넥타이 집어던지고 정말 야시꾸리한 망사셔츠 단추까지 풀어헤쳐서
앞자리 처자들 완전 정신 나가고,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
저도 이사늙식구들 꾀임에 빠져(?) 뒤로 나가서 스탠딩하며
나이트에 온것처럼 춤추고 방방뛰며 환장했어요.
"우린 도저히 앉아서 공연볼수가 없어"하면서..^^
하지만 조금 지나니까 2층도 모두 스탠딩이 되었구요.
완전 난리가 났었답니다. 정말 신났어요.
마지막노래 "내게오는길" 나올 때
관객들은 미리 교육받은대로 자리에 있던 색도화지를 들고 "마스게임"을 했어요. --;;
무대에서 보면 "성시경 LOVE"라는 글씨가 보인대요.
우리는 볼수가 없었지만.
하여간 그때부터 성시경씨는 감동 만빵 먹은것같았구요,
앵콜로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걸" 부를 때
관객들이 역시 교육받은대로 보라색풍선 들고 마구 흔드니까
울먹이는 듯 노래를 반밖에 못불렀답니다.
하여간 공장장님땜에 공연 눈 높아진 우리가 보기엔 많이 허접하지만,
신인가수의 첫공연이라고는 정말 믿겨지지 않는
큰 규모에 멋진 가창력과 선곡, 참 좋은 공연이었어요.
1부는 약간 지루했지만 2부는 무진장 신나더라구요.
우리는 역시 환장체질이야~
우루루 퇴장하느라 미처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이사늙식구들,
다들 잘 들어가셨죠? 미안해요.
함께 환장해서 너무 좋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