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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스크랩 드라마 정도전-이성계의 위화도 회군과 역성혁명
잠실/맥(조문희) 추천 0 조회 233 14.11.20 15:00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KBS 1 TV주말 대하사극 '정도전' 30일 방송 분에서, 고려 말의 권문세족의 거두 이인임(박영규 분)이 느닷없이

재등장하여, 어린애들과의 대화를 통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고기를 잡으면서 구더기를 미끼로 쓰는 것은 처음봐요....."

"이 구더기는 그냥 구더기가 아니다. 죽은 개의 살을 파 먹으면서 자란 놈들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구더기 같은 놈들이 득실거린다. 그들은 가난하고 힘 없는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 먹으며 자

 란 놈들이다.)

"이렇게 미끼를 쓰는데, 왜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아요 ? "

"난 물고기를 낚으러 온 것이 아니다. 세월이라는 놈을 낚는 중이다......"

(사람들은 재기를 노리며 후일을 기약하고 있다는 말로 세월을 낚는다고들 한다.)

이인임은 후에 고려 우왕과 최영, 이성계, 조민수 등이 요동정벌에 나섰다는 정보를 듣게되고, 이때 이인임이 한

말이 여운을 남긴다.

"최영이 이성계를 믿은 것이 최영의 결정적 패착이다.....조만간 나라에 이 사람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생

 길거다. 난세란 이래서 좋은 것이야....."

그리고는 구더기를 한 웅큼 집어 입에 넣고 씹어 먹는다.

 

▶ 여기에서 이인임이 말한 요동정벌과 위화도 회군에 대한 역사적 기록을 살펴본다. 

                     

 

드라마 정도전에서 이성계(유동근 분)는 요동정벌을 위해 5만의 군사를 이끌고 압록강을 향했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폭우와 군량미마저 떨어지자, 탈영병이 속출했고, 압록강변에서는 약탈하기 위해 무리하게

강을 건너려던 군사들 땟목이 뒤집히면서 몰살 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때 정도전으로부터 쪽지 한 장이 이성계에게 전해졌다. 그 쪽지에는 단 두 글자 "회군"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바로 이성계의 회군 훈령이 떨어졌고, 이 소식을 듣고 격로한 최영은 "도성으로 총 동원령을 내리고,

왜구와 전투 중인 병력까지 모두 모집하라 ! " 하는 장면이 화면을 탔다.

'위화도 회군' 장면이다.

 

요동정벌의 배경과 위화도 회군

MBC드라마 기황후의 배경인 중국의 원나라 말기, 원나라가 몰락하면서 농민반란, 각 성주들의 반항, 홍건적 등

의 창궐로 친원정책을 쓰고 있던 고려에게 원 나라는 군사적 도움을 요청해 왔다.

그래서 공민왕은 최영 장군에게 군사 2천명을 주어 원 나라를 돕도록 했고, 공민왕 8년과 공민왕 10년에는 중국

하북 지방에서 일어난 농민반란과 홍건적 침략으로 커다란 피해를 입기도 했다.

주원장이 남경에서 천하를 통일하고 명 나라를 세우자 고려 조정에도 친원파 못지 않게 친명파가 생겨났고, 명 나

라에 사신을 보내 반원, 친명의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기도 했지만, 공민왕은 내심으로는 명 나라가 지배하고 있는

고려의 땅, 요동지방의 회복을 노리며 1369년과 1370년 두 차례에 걸쳐 요동 동녕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자 주원장은 1371년 요동의 요양에 요동위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요동지역으로의 영토확장에 들어갔다.

그러나 反明 세력인 나하추와 원 나라의 잔여세력들이 고려와 우호관계를 유지하며 요동지역을 점령하고 명 나

를 견제하고 있었고, 1374년 공민왕이 죽은 뒤 우왕이 즉위하면서 고려는 이인임 일파가 실권자로 떠오르게

된다. 이때 친원세력에 의한 명 나라 사신 채빈의 살해사건이 일어났고, 이인임은 이에 충격을 받고, 親元세력을

무시하지 못할 처지에 이르親明, 親元이라는 양다리 외교정책을 쓰기도 했다.

1387년 요동지방의 절대세력이었던 반명세력의 거두 나하추가 명 나라에 항복을 하고 나서자, 명 나라는 고려

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던 철령 이북 땅의 반환을 요구하고 나왔다.

그러자 고려는 이인임 일파를 제거한 조정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던 최영 장군을 중심으로 요동정벌에 대한 준비

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최영의 요동정벌 주장에 정몽주가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고려 우왕은 5만명의 군사와 말 21,682필 등을 징발하여 지금의 평양인 서경에 주둔하면서 최영을 총사령관

팔도도통사에 임명하고 조민수를 좌도도통사, 이성계를 우도도통사로 삼아 요동정벌에 나섰다.

음력 4월 18일에 서경을 떠난 요동정벌군은 19일만에 압록강 하구의 위화도에 도착했지만, 폭우로 압록강을 건

널수 없게 되어 있었고, 14일 동안이나 그곳에 진을 치고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게 되자, 군량미는 떨어지고,

군사들의 동요도 심해, 이성계 장군이 조민수와 협의하여 4대 불가론내 놓기에 이른다.

①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거슬른다는 것은 옳지 않다. ②여름에 군사를 동원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③온 나라 8

도 군사를 동원해 원정에 오르면 남쪽에 왜적이 그 허술한 틈을 타고 침략해 올 염려가 크다 ④무덥고 비가 많이

오는 시기이어서 활의 아교가 풀어지고 병사들도 전염병에 걸릴 염려가 많다.

그리고는 우왕고 최영 장군에게 요동정벌을 중단하고 철군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경에 있던 우왕과 최영은 이를 하럭하지 않고 계속 진군의 명령을 내렸고, 이에 반발한 이성계와 조민수

는 정변을 모의하고 철군을 단행하기에 이르고, 우왕과 최영은 이에 당황, 서경을 떠나 개경으로 돌아와 반군에게

반격을 가할 준비를 서두르게 됐다.

음력 6월 초하루, 이성계와 조민수는 개경 부근까지 진군했고, 2일 후에는 개경을 함락시킨 뒤, 오왕과 최영을 사

로 잡았다.

위화도 회군은 이렇게 끝이 났다.

 

                     정도전

 

▶ 고려의 王氏에서 조선의 李氏로의 역성혁명

 

정도전이 이성계에게 위화도 철군의 쪽지를 건낼 때만 해도 이씨로의 역성혁명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역

사는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위화도 회군으로 정권을 장악한 이성계와 조민수는 고려의 우왕을 폐위시키고, 강화도로 유배시켰으며,

최영은 지금의 고양시로 유배를 보냈다가 처형시켰다. 그리고는 창왕을 왕으로 즉위시킨 뒤, 이성계는 좌시중,

조민수는 우시중이 되어 고려 말 정권을 손아귀에 넣었다.

그 뒤, 이성계와 조민수의 보이지 않는 암투가 시작됐고, 이성계는 1389년 私田改革을 빌미로 조민수마저 유배를

보낸 뒤, 창왕이 고려 말 실권자로 군림했던 승려 신돈과 왕비 사이에서 불륜으로 태어난 자식이라며 폐위시키고

공양왕을 새로운 왕으로 추대시킨 뒤, 이성계가 신진사대부들의 지원을 받아가며 고려 말 정권을 완전 장

악, 역성혁명의 기틀을 마련하기에 이른 것이다.

 

사대부 집안 출신도 아닌 정도전이 부패한 고려 사회를 혁명에 가까울 정도로 개혁하려 했던 의지는 높히

사 주어야 한다.

그런데 역성 혁명의 방법이 아니고는 정말 다른 길이 없었던 것이었는지는 좀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정몽주, 최영, 이색 등에게서도 개혁의 의지는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도전은 조선왕조에 들어와 많은 개혁을 단행하여 왕실의 기틀마련에 기여한 바 있었지만, 이방원이 보기

에는 왕실보다는 백성들 편에 서 있는 비중이 크다고 보고, 더구나 나중에는 정권의 실권을 장악하면서 그

기고만장함이 왕권을 넘어 극에 달하자, 결국에는 이방원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처지에 이르고 만다.

지금의 우리나라 정치판세도 이와 많이 닮아 있음을 발견할 때가 많다.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에 의한 5.16군사쿠데타를 혁명이라고 부추기는 세력들은 문제가 많아 보인다.

또 하나, 그의 딸 박 대통령을 감싸며 여왕전제군주체제로의 복귀를 노리는 자들이 없다고 할 수도 없는 처

지에 이르렀다.

KBS1 사극 '정도전'이란 주말 드라마도 혹시 이런 의도가 숨어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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