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사회인야구단을 운영하는 감독으로서, 9년 전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 초보의 마음과 자세를 떠올리면서 야구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야구에 대한 기초지식을 잘 숙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입니다. 전문 선수출신의 눈이 아닌 사회인야구 아마추어리즘의 기초적인 눈높이에서 생각한 부분이니 야구인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과 지식 공유를 기대합니다.
우선 야구팀을 선택하는데 가장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입단 즉시 주전 보장, 가족 같은 분위기, 즐기는 야구 등등 어떤 팀이든지 추구하는 공통된 목표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많다. 팀의 홈페이지를 모니터링하고 최소한 1회 이상은 일정에 참여해 본 후 팀을 결정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본 베코 박정준 칼럼 : 사회인야구팀 선택요령 참고)
1. 일단 팀을 선택했으면 “경쟁”한다는 마음가짐을 굳게 가져야 한다. 운동장에 나오면 알아서 경기에 출전시켜주고 운전교습처럼 처음부터 친절하게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대개 스트레칭, 러닝, 펑고 등 준비운동 후 적절한 타임에 경기에 출전하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얼떨떨하고 야구의 룰도 제대로 모르는데 걱정도 된다.
하지만, 야구를 하려고 마음먹었으면 야구룰과 일정 수준의 기본기는 눈으로라도 스스로 익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운동신경이 좋은 선수나 체격 조건이 우수한 선수들보다 일단 스타트가 늦기 때문에 야구 시작하자마자 벤치워머가 되기 십상이고 현실이 그렇다.
감독들은 신입회원이 들어오면 솔직히 기대를 한다. 투수나 포수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고, 최소한의 송구 능력이나 볼을 맞혀낼 수 있는 능력 정도는 갖추어있기를 바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신입회원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호기심도 많고 의욕도 커서 하나부터 천천히 가르쳐 주길 바라는데 누구 하나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조언해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신입회원은 스스로 마음을 다독거리며 주눅 들지 않도록 스스로 마인드콘트롤을 해야 한다. 개인의 성격에 따라 이 시기에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더 독하게 마음 먹고 경쟁하기 위해서 스스로 연습하고 준비하는 사람이 구분된다. 결정은 여러분 스스로 하는 것이다.
2.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고 하자. 대부분 어떻게든 볼을 맞춰보려는 욕심만 부린다. 낯 설은 타석에 들어서면 볼은 커녕 투수도 안보이고 아무 소리도 안들릴 것이다. 이때는 볼을 치겠다는 생각보다는 출루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라. 그러기 위해서는 볼 카운틀 외워야 한다. 리그 경기에서 많은 선수들이 타석에서 볼카운트가 어떻게 되냐고 묻는다. 그 만큼 집중을 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볼을 치려고 하지 말고 볼이 포수 미트에 들어갈 때 까지 고개를 돌려 끝까지 볼을 쳐다보고 볼카운트를 항상 생각하는 자세가 우선이다. 볼넷으로 출루하는 것이 더 좋은 자세이고 감독에게 어필할 수 있다.
3. 수비수로 출전하게 되면 나에게 볼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두려워 할 것이다. 볼이 오더라도 어디에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깨도 되지 않는다. 이것만 생각하라. “나에게 볼이 오면” “나에게 볼이 오면 어디에 던진다”라고만 생각하면 된다. 주자가 어디에 있으니 나에게 볼이 오면 여기에 던져야지만 생각하고 대비하면 된다. 특히 외야수는 무조건 멀리던지기 보다는 손을 드는 내야수에게 빨리 던질 생각만 하라. 달리는 주자를 보고 던지려고 과욕 부릴 필요 없다. 가장 가까운 수비수에게 머뭇거리지 말고 중계만 하라.
특히 내야수의 경우 포스아웃(타자 주자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밀려서 다음 베이스로 오는 주자의 경우)인지 태그아웃 상황인지를 생각하라. 포스아웃 상황에서는 태그 동작이 필요 없고 볼을 캐치하고 베이스만 밟으면 된다. 태그아웃 상황에서는 베이스를 밟지 말고 주자를 태그하려고 해야 한다. 이것을 구분하지 못하면 반대 상황으로 수비를 하게 되고 베이스에 연연하다가 볼을 놓치는 실수를 하게 된다. 이 상황 역시 나에게 볼이 오면 어떻게 할지를 항상 되새기고 있어야 한다.
4. 송구는 처음부터 낮게 던진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사람이 팔을 위로 뻗었을 때의 높이(약 2미터 ~ 2미터50센티) 아래로, 가까운 거리는 상대방 가슴에서 볼을 받도록 던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사회인야구에서 멀리 던지기는 별 효과적이지 못하다. 크게 포물선을 그리는 송구는 절대 금물이다. 초보들은 30미터 이상 직선 송구가 어렵다. 차라리 원바운드 송구부터 정확하게 하다보면 점점 비거리가 늘어난다. 자칫 무리하게 과욕부리면 어깨, 팔 근육이 발달되기 전에 부상으로 아예 볼을 던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야구 몇 년 하다가 어깨, 팔 아픈 것은 초보 때 제대로 트레이닝을 하지 않았고 무리하게 던진 결과이다.
5. 마지막으로 초보 선수들이 운동장에 나가지 않고 연습을 할 수 있는 것이 야구룰 숙지이다. 야구룰은 공부를 하면 할수록 배울게 많아지고 어렵다. 또한 사회인야구리그에서는 대개 1심 혹은 2심제, 친선경기에서는 자체적으로 선수들이 심판을 보기 때문에 룰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으면 시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많고 복잡한 룰 중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고 착각하기 쉬운 룰을 설명한다.
- 스트라익아웃낫아웃 : 말그대로 삼진인데 아웃상태가 아니라서 1루로 진루할 수 있는 상황이다. 노아웃, 원아웃일때는 1루에만 주자가 없을 때, 투아웃에서는 무조건 적용되는데, 제3스트라익(헛스윙 여부와 상관없음) 볼을 포수가 정상적으로 캐치하지 못했을 경우, 즉 원바운드 캐치, 패스트볼, 미트에서 볼이 빠진 경우에는 타자는 1루로 뛸 수 있다. 대부분 삼진 당하면 고개 푹 숙이고 덕아웃으로 들어온다. 사회인야구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상황인데, 1루로 등지고 뛰는 타자주자를 피해서 포수가 1루로 송구하기는 쉽지 않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끝까지 볼을 보고 출루할 수 있는 선수에게 감독은 신뢰를 갖는다.
- 인필드플라이(이프페어) : 노아웃 혹은 원아웃시, 주자가 1루+2루 혹은 만루 상황일 때 적용된다. 주자가 1루에만 있을 때는 적용이 안된다. 내야수가 잡을 수 있는 플라이(짧은 외야 플라이 타구라도 내야수가 잡을 수 있는 경우도 해당됨. 심판 판정)의 경우 고의로 수비수가 볼을 떨어뜨려 병살(삼중살)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심판은 즉시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하며, 수비수가 볼을 잡든 못 잡든 타자 주자는 무조건 아웃이다. 이때 루상의 주자는 베이스에 꼭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적정 거리를 리드하다가 만약 볼을 놓치면 다음 루로 갈 수 있다.
예를 들어 플라이가 내야수의 몸에 맞고 튕겨 나가면 주자는 다음 루까지 뛰는 경우도 많다. 유의할 점은 타자는 무조건 아웃인데 1루로 뛰면, 자칫 1루 주자가 착각해서 다음 루로 가려다 잡히는 경우도 있다. 인필드플라이가 선언되면 타자 주자는 주루를 아예 포기해야 한다. 연습 경기시는 인필드플라이 선언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대개 인필드플라이가 적용된 것으로 알고 진행되기도 한다.
- 지명타자제 : 간혹 코칭스텝이 지명타자제도를 몰라서 부정선수 시비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연습경기에서는 서로 양해하 에 10번 타자를 쓰기도 하고, 지명타자로 교체된 선수를 다시 넣는 융통성은 있다. 리그경기에서는 허용이 안되기 때문에 정확한 오더 교체를 해야 한다.
지명타자를 쓰지 않고 투수가 타격을 하는 9명 출전상태에서 나중에 다시 지명타자를 투입하면 안된다. 지명타자는 지명타자로만 교체가 되고, 지명타자가 수비로 나가게 되면 지명타자제가 효력 상실, 그 이후로는 투수 포함 9명이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
- 룰 이외에도 선수들이 지켜야 할 매너 중의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독(대표자)이외에는 절대 심판에게 어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본인이 판단할 때는 스트라익존이 맞좀 다르고 아웃/세입 판정에 불만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심판도 가끔 판단이 흐려질 때도 있다. 그렇지만 선수들보다는 심판이 더 정확하다. 판정에 민감해서 과민반응을 보이거나 판정 불만의 표시로 거북스러운 동작을 하는 것은 그 팀에 대한 망신이다. 선수는 감독에게 얘기해서 감독이 정식으로 어필을 해야 하며, 감독은 항상 경기에 집중하며 선수보다 먼저 재빠르게 조치를 해줘야 한다. 선수를 진정시키고 경기의 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선수 본인도 판정에 민감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타격, 수비도 잘 되지 않는다. 본인만 손해이다.
야구는 멘탈스포츠라서 자제심과 마음의 안정을 찾아 편안하고 자신의 실력 이상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야구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