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 하면 누구나 입을 다문다. 유학을 다녀온 사람이나, 영어를 전공한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어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을 것이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영어, 스스로도 부끄러운 영어실력, 아이 앞에 숨기려 애쓰지 말라. 기왕이면 마음을 툭 터놓고 아이와 같이 공부하면 어떨까?
누구나 처음 영어를 접하면 이상한 매력에 빠진다. 꼬불꼬불하고 예쁜 글자, 우리와 어순이 뒤바뀐 신기한 문법, 영어를 쓰면 어쩐지 유식하게만 보이는, 정말 야릇하게 끌리게 하는 마력 같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새로 시작하면서 남들은 어렵다 해도 나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의 새로운 각오로 영어공부를 시작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정은 달라진다. 가장 좋아하던 영어가 제일 싫어하는 과목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진도를 나가다 보면 페이지마다 쏟아지는 단어들... 밤하늘의 별같이 많다. 게다가 또 숙어까지... 문법도 복잡한데, 예외는 또 왜 그리 많은지?.. 이런 것들에 시달리다 보면 어느새 너무 벅차서 감당하기 힘들어 진다.
“아, 나는 영어에는 소질이 없나봐! 에라 될 대로 되라지!
영어 모른다고 할 거 못하랴?”
처음에 먹었던 다부진 마음은 온데 간 데 없다. 어느새 자포자기하고 영어에 대해서 무방비상태로 되어서는 될 수 있는 한 영어를 피하며 여태까지 버텨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자녀들한테는 그러고 싶지 않을 것이다. 또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나는
여기서 여러분들에게 말하고 싶다. “아이와 함께 영어공부를 하세요.”라고.
그러면 여러분은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이야 어느 정도 영어의 기반이 있으니까 그렇지!
나는 기초실력이 없어서 안 돼!”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미리 말해두거니와 여러분의 실력보다 못하면
못했지 더 낫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천신만고 끝에 영어회화를 좀 하는 편에 속한다. 하지만 단점은 문법에는 약하다는 것이다. 왜냐면 한 번도 영어문법 강의를 제대로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조금 아는 것은 회화를 배우면서 필요할 때 조금씩 찾아본 것과, 유학
가려고 토플 공부한 게 전부다. 다른 기회에 나의 영어회화 공부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중1학년아이에게 영어 공부시킨 얘기를 하겠다.
중학생이 된 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영어학원에 다니기를 원했다. 그래서 아이와
같이 주위에 있는 학원 몇 군데를 가보았으나 도무지 마땅치 않았다. 그렇게
머뭇거리는 사이에 1학년이 마무리되고 겨울 방학이 되었다.
아이도 이번엔 학원에 가겠다고 마구 졸라댔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아이의
동의를 얻어 내가 직접 아이와 같이 공부하기로 결정하였다. 당시 영어학원
수강료 “이만 오천 원”은 아이에게 상으로 주기로 하였다.
교재는 “기초영문법”으로 하고, 교육내용은 이틀에 한 장씩 본과18장을
모조리 이해하고 외우는 것으로 하였다. 그러면 대략 36일이니까 방학 중에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보상으로 학원비 대신 매일 천 원 씩을 아이한테
준다니, 아직 중학생인 아이는 “좋아라” 하고 시작하였다.
첫 번째 장 즉 “제1장은 명사” 이다. 내가 예문까지 설명을 하여
이해시키고 나면 아이는 그 다음 날까지 머리글자를 따서 전부 암기하는 식이다.
“종, 수, 성, 격” 아이가 외우기 시작하였다.
“종”은 명사의 종류, “수”는 복수 만드는 방법...
“종”에는 다시 “보, 고, 집, 추, 물”이 있다.
이것은 각각, “보통명사, 고유명사, 추상명사, 집합명사....”
아이는 내가 보는 앞에서 노트에 연필로 쓰고, 머리글자에 동그라미를 그려가면서 예문까지 완벽하게 외워냈다.
참으로 기특하여 얼른 주머니에서 천 원짜리를 하나 꺼내 주었다. 아이는 만족하고 신이 났다. 그렇게 며칠쯤 지났을 적에 아이엄마가 슬며시 말을 꺼냈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면 안 돼요?”
“ 왜 그러는데, 잘하고 있잖아?”
“ 당신은 집에 없으니까 그렇지, 옆에서 보기에 안타까워 죽겠어요.”
“왜 그러는 데 ?”내가 물었다.
“ 요즘,,아이가 매일 울어요. 안 외워진다고 한바탕 우는 게 일과가 됐어요. 보기에도 딱해 죽겠어. 좀 전까지 울었다니까”
“ 그렇게 힘들어? 그럼 그만할까?”
이렇게 물으면서도 실은 좀 난감해졌다.
이젠 방학도 보름이나 지났으니, 지금 학원에 간들 중간부터 듣게 할 수도 없고, 뾰족한 방법도 없다.
“괜히 시작했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아이들처럼 처음부터 학원에 보낼 걸....”
하고 생각하는 순간 아이가 대답했다.
“ 아냐, 그래도 계속 할래”천만다행으로 계속하겠단다.
“ 그래...? 참, 우리 윤희 장하다.”얼른 추켜세웠다.
힘들지만 한 단원씩 진도가 나갈 때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어떤 때는
진도를 늦춰 주기도 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한 덕분에 방학이 끝날 때쯤에는
책 한권을 거의 외우게 되었다. 끝나고 나니 아이도 큰 성취감을 느끼며
자랑스러워 했다. 나도 뿌듯하였다. 이공부가 성공한 것은 무엇보다 아이에게
성취감을 맛보도록 가르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한 것이 효과가 있었던지, 아이는 그 후 외국어 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외대를 졸업 할 때까지 영어 문법책을 보지 않아도 되었다고 고백했다. 이렇게 어릴 때 뼈에 사무치게 문법을 외워놓으면 아이에게 보약을 먹인 거나 진배없다. 그 다음부터는 단지 어휘만 늘리면 되는 것이니까.
나는 지금도 내가 시행착오로 터득하게 된 진정한 영어공부방법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토플이나 토익의 기본문제 중 30-40% 정도는 이런 수준에서 출제된다는 걸 다른 사람들은 정말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가만히 있는 것일까?
이번엔 여러분 들이 대답하실 차례입니다.
첫댓글 오라비님



진작 알려 주셨으면 좋았잖어유. 잉...
"피하며 여태까지 버텨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요기에서 찔린 사람은 어케한대요.
포기하지 않고 관심과 격려를 잊지 않으시는 오라비님과
기특한 따님이 보여 주신 부녀간의 모습이
힘들어도 너무 이뻐 보여요.
공부하는 방법도 아주 좋은 지침서가 될것같습니다.
고마워요...
스칼릿님! 님은 문학평론가 이시지요?
어찌나 멘트를 예쁘게 하시는지..
그러나 이방법은 어디까지나 아이가 아빠를
또는 엄마를 전적으로 신임하고 따라야 한다는 전제가 붙어요.
어째던 나는 이런 방법으로 성공하였으니
다른 많은 사람들도 이방법이 먹힐거라고 생각해요.
진짜로 토플시험을 쳐본사람이라면 알거예요.
아주 기초적인 문제, The 가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부정사를 취하는 동사, 동명사를 취하는 동사..
이런것은 외우지 않으면 안되거든요.
빠르면 빠를 수록 좋아요. 스칼릿님도 한번해보세요.
@오라비
ㅎㅎ칭찬해 주셔서 고마워요.
저는 이젠 새치라고도 우길 수 없는
흰머리가 자꾸 늘어서 공부는...
오라비님 글 읽으면서
재밌는 것만이라도 따라해 볼게요.ㅎㅎ
@스칼릿 늦기는?? 이제 40갓넘은 나이에..
아직 애기같은 나이구만,
김대중 대통령이 49세에 영어공부시작했다는것
아는 사람은 다알아요. 영어공부하고 싶은생각이
있다면 제가 가르쳐 드릴 수도 있어요.
정말로 가르친다는건 흥미를 갖게 만드는거니까요.
누가 가르치느냐도 중요해요.
좋아하는사람을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