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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나라. 말기 폭군 주황의 시대였다. 왕의 광기 아래 수많은 충신이 목숨을 잃어가던 어두운 시절 나라 곳곳에서 백성들의 신음이 그치지 않았다. 기둥에 붉게 달아오르도록 부르집혀라. 감히 나에게 맞서는 저의 최후가 어떤 것인지 만천하에 보여줄 것이다. 철애 취해 웃어대는 폭군의 잔혹함에 온 나라가 숨을 죽이고 있을 때 윤나라의 서쪽을 지키던 어질고 덕망 높은 재우 섭외 기창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탄식했다. 나라의 기둥이 될 사람들이 날마다 억울하게 쓰러지는구나. 입으로 가다간 백성이 먼저 말라 죽을 것이다. 하지만 희창의 이 한마디는 간신들의 귀에 들어갔고 곧장 폭군의 귀에까지 전해졌다. 전하 섭외 휘청이 백성의 입망으로 얻어 딴 마음을 품고 있사옵니다. 저 자를 지금 처단하지 않으시면 장차 큰 화가 될 것입니다. 주황은 눈을 번뜩이며 차갑게 명령을 내렸다. 당장 희창을 붙잡아 유리의 깊은 흙구덩이에 가둬라. 판줄기 빛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라 차가운 쇠사슬이 휘청해 목과 손발을 죄어왔다. 촉촉하고 어두운 지하 과목 언제 목이 달아날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희창은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며 흙바닥에 주저앉았다. 나를 홀로 두어라. 나는 이곳에서 우주의 이치와 인간의 운명을 다시 쓸 것이다. 옥사장은 코웃음을 쳤다. 운명이라니 가당치도 않는 소리 네 목숨은 전화의 손가락 하나에 달렸다. 여기서 늙어 죽을 때까지 그 이치인지 뭔지나 실컷 바보아라. 운이 육중하게 닫히고 완벽한 어둠이 찾아왔다. 촛불 하나 없는 그 어둠 속에서 희창은 무엇을 했을까? 놀랍게도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그는 손끝으로 차가운 감옥 바닥 위에 긴 막대기와 끊어진 막대기를 하나씩 긁기 시작했다. 가장 암울하고 절망적인 순간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감옥 바닥에서 한 사나이가 그어 내려간 기이한 기호들 그것이 바로 삼천 년의 세월을 관통하며 인간의 삶과 운명을 통찰해 온 고대의 지혜 주역에 위대한 시작이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구독과 좋아요. 하이프 클릭은 더 깊고 유익한 인문학 서사를 만드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그렇다면 죽음의 공포가 감도는 감옥에서 한 사나이가 목숨을 걸고 그려낸 이 주역이란 대체 무엇일까? 사람들은 흔히 주역을 단순히 길흉화복을 점치는 미신이나 길거리에서 복채를 내고 보는 신비주의 점술서로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역사 속 진짜 지혜자들에게 주역은 결코 유치한 미신이 아니었다. 추만 대군의 목숨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혹은 한 가문의 흥망성쇠와 자신의 목이 달린 권력의 칼날 위에서 동양의 위정자들과 사상가들은 모두 이 한 권의 책을 펴들었다. 음모가 도사리는 궁궐에서도 유배지의 차가운 흑방에서도 그들이 손에서 놓지 않았던 단 한 권의 문헌 주역은 우주와 인간 세상이 움직이는 불변의 패턴을 분석하고 나아가 내가 처한 극단의 위기 속에서 가장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을 내리도록 돕는 고도의 의사결정 시스템이자 인간 심리학에 결정체였다. 주역이라는 이름 그 자체를 깊이 들여다보면 그 본질이 아주 명확하게 드러난다. 주역의 주는 이 책을 완성한 왕조 곧 주나라를 가리킨다. 아득한 옛날 한나라에는 연산력이 은나라에는 규정력이라는 또 다른 역의 책이 있었다고 전하지만 세월의 품파 속에 그 둘은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오직 주나라의 역 주역만이 3000년의 세월을 온전히 건너 오늘 우리 앞에 살아남은 것이다. 그리고 주역의 역은 곧 변화를 뜻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역이라는 글자 하나에 세 가지 깊은 뜻이 함께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첫째는 세상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뜻이요. 둘째는 그 쉼 없는 변화 속에도 결코 변하지 않는 근본 법칙이 있다는 뜻이며 셋째는 그 우주의 이치가 알고 보면 지극히 간단명료하다는 뜻이다. 즉 주역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주나라에서 완성된 변화를 꿰뚫는 책 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그리하여 주역이 세상을 향해 던지는 단 하나의 절대적인 명제는 이것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오직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이다. 지금 아무리 강대한 제국이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무너지며 지금 아무리 깊은 절망의 나락에 빠져 있다 할지라도 때가 되면 다시 빛을 보게 마련이라는 우주의 이치다. 주역은 세상을 아주 단순하면서도 정교한 두 가지 기운으로 설명하기 시작한다. 바로 음과 양이다. 밝음과 어둠 강함과 부드러움 나아감과 물러서 낮과 밤 그리고 삶과 죽음 이 두 가지 기본 요소가 서로 밀어내고 끌어당기며 세상의 모든 역동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 음과 양을 기호로 나타낸 막대기를 효호라고 부르는데 양은 하나로 곧게 이어진 막대기이고 음은 가운데가 끊어진 두 개의 막대기다. 이 막대기 세 개를 조합해 자연계 여덟 가지 모습 즉 하늘과 땅 우레와 바람 물과 불 산과 못을 상징하는 팔괴를 만든다. 그리고 이 팔괴를 다시 위아래로 두 개씩 겹쳐 모두 예순 4개의 큰 궤를 완성한다. 64개의 궤는 단순한 기후의 조합이 아니다. 그것은 3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60 네 가지의 대표적인 인생의 국면이자 정교한 시나리오다. 권력과 부가 번창할 때 억울하게 기운이 막힐 때 도망칠 곳 없는 위기에 처했을 때 혹은 뜻밖에 귀인을 만났을 때 주역은 64개의 상황과 그 세부 변화를 담은 384개의 줄글을 통해 지금 내가 인생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를 냉철하게 일깨워준다. 지혜로운 이들은 주역을 통해 허황된 미래를 예언받으려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처한 현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 즉 때를 읽는 안목을 얻었다. 상처를 입었을 때는 승주경 내실을 다주고 기회가 왔을 때는 거침없이 나아가는 법을 배운 것이다. 죽음의 감옥 유배지의 차가운 흑방 주역은 과연 어떻게 인간의 역사와 운명을 바꾸어 놓았을까? 학교 이야기는 다시 저 어두운 유리의 감옥에서 부슬든 한 사나이로부터 시작된다. 희창이 갇힌 유리의 감옥방 윤나라의 수도 조가의 궁궐은 인간의 광키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시 은나라는 겉으로는 천하를 호령하는 거대한 제국이었지만 그 속은 이미 골물대로 곪아 있었다. 수백 년을 이어온 왕조의 마지막을 다스리던 폭군 주황은 하늘을 찌를 듯한 힘과 넘치는 재주를 지녔으나 그 재능을 오직 자신의 쾌락과 폭정을 정당화하는 데에만 쏟아부었다. 백성의 고요을 짜내어 거대한 궁궐을 짓고 연못을 파 술로 채우고 나뭇가지마다 고기를 매달아 숲을 이루니 이른바 술로 만든 옷과 고기로 만든 숲 주지 육 님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지금부터 전할 주황과 그 왕비 달기에 얽힌 이야기 가운데 상당수는 정사의 기록이 아니라 훗날 명나라 때 지어진 소설 봉신 연희를 통해 극적으로 각색되어 널리 퍼진 것이다. 역사서인 사기는 주황의 폭전과 섭외 희창의 유패를 담담히 기록할 뿐이다. 다만 이 각색된 이야기들이 오랜 세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주역 탄생의 배경 설화로 자리 잡았으니 그 서사를 따라가보겠다. 이야기에 따르면 폭군 주황과 그를 홀린 왕비 달디는 인간의 고통을 유흥으로 삼았다고 한다. 중앙은 구리 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그 아래 숲보를 피운 뒤 죄인을 그 위로 걷게 하는 이른바 포락 지형을 즐겼다고 전한다. 나를 헛디뎌 불길 속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을 보며 주황은 잔을 높이 들었다 보았느냐 달개야? 저것이 나에게 맞서는 자들의 최후다. 시선 그 누구도 내 뜻을 거스를 수 없다. 달기는 비단옷을 휘날리며 웃었다. 전하 저 서쪽에 휘창이란 저는 백성들 사이에서 성인이라 불린다지요. 그저의 목을 거두셔야 제 마음이 놓이겠습니다. 주황은 눈을 차갑게 번뜩였다. 아니다. 그냥 죽이면 재미가 없지. 그자가 진정 성인인지 미래를 읽는 신통력이 있는지 내가 직접 시험해 볼 것이다. 한편 비탄 좀 들지 않는 유리의 흙바닥에서는 손끝이 흙을 긁는 서걱거리는 소리만이 나직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훗날 주나라의 문학으로 불리게 될 희창은 쇠사슬을 절렁거리며 감옥 바닥에 끊임없이 선을 긋고 있었다. 세상 모든 것은 찾다가 기울고 기울었다가 다시 차오르는 법 그렇다면 내가 지금 처한 이 바닥은 끝인가? 아니면 새로운 시작인가? 양해막대기와 음의 막대기 하나는 곧게 뻗은 강인함이며 다른 하나는 부드럽게 바다 안는 수용이었다. 그는 어둠 속에서 먼 옛날 복희 시절부터 내려오던 여덟 가지 고대 괴상을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겹치고 또 겹쳐 보았다. 하늘 위에 하늘을 얹고 땅 아래 우래를 묶고 산유에 물을 올렸다. 여덟 개의 상이 위아래로 짝을 이루자 마침내 64개의 새로운 형상이 그의 머릿속에 펼쳐졌다. 그것은 인간이 살면서 마주할 수 있는 예순 네 가지 삶의 국면 그 자체였다. 바로 그 무렵 섭외 희창에게는 가장 아끼는 장남 배급고가 있었다. 아버지가 억울하게 갇혔다는 소식을 들은 배급고는 온갖 보물과 뛰어난 말을 수레에 실어. 은나라 수도로 달려왔다. 전하 부딪혀 이 아버님의 목숨만은 거둬 주소서. 이 모든 보물과 영지를 바칠 터이니 아버님을 풀어 주소서. 애굽고가 머리를 조하리며 눈물을 흘리자 주황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네 효심은 가상하다만. 네 아비를 이토록 쉽게 풀어 줄 수는 없지. 초문에 네 아비가 아비를 내다보는 성인이라 하던데 그것이 사실인지부터 내가 시험해 봐야겠구나. 너는 당분간 이곳에 머물며 나를 섬기거라. 주앙은 배급골을 인질처럼 궁에 붙잡아두었다. 그리고 그 곁에서 달기가 은밀히 주황을 부추겼다. 초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달기는 배급꼴을 해한 뒤 그 고기로 국을 끓여 유리의 휘창에게 몰래 보내자고 꾀했다고 한다. 만약 희창이 그 국을 아무것도 모른 채 받아먹는다면 앞니를 내다보는 성인이 아니라는 증거이니 그때 마음 놓고 처단해도 늦지 않다는 계략이었다. 주황은 무릎을 치며 그 계략을 따랐다. 이윽고 감옥문이 열리며 신하가 김이 오르는 국그릇을 희창 앞에 놓았다. 첩에 전하께서 그대의 노고를 치하하여 특별히 하사하신 것이다. 어서 들러 휘창은 조용히 국그릇을 바라보았다.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이미 주역의 이치로 그 국의 정체를 헤아리고 있었다고 한다. 마침이 찢어지는 극도의 통증이 밀려왔지만 희창은 일을 악물었다. 지금 내가 이 국을 거부한다면 복권은 내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성인임을 알아채고 나를 당장 죽일 것이다. 내가 죽으면 저축의 백성은 누가 지키며 이 복정은 누가 끝낼 것인가? 참아야 한다. 지금 음이 극에 달했으니 반드시 새로운 양의 기운이 솟아오를 것이다. 희창은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은 채 그 Google 담담히 비웠다. 그 모습을 지켜본 신하는 주황에게 달려가 아래였다. 신나는 주황에게 달려가 아래였다. 전하 희청은 성인이 아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Google 남김없이 비워버렸습니다. 주황은 껄껄 웃으며 경계를 풀었다. 엉덩이는 무슨 성인 그저 살고자 하는 늙은이에 불과했구나. 이제 저 자는 내 상대가 되지 않는다. 목숨을 건진 희창은 다시 차가운 감옥 바닥에 주저앉았다. 자식을 잃었다는 참혹한 슬픔이 그를 짓눌렀다. 하지만 그는 그 슬픔에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극단의 절망을 부삼아 64개의 괴 하나하나에 삶의 이치를 담은 문장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각 궤의 전체 뜻을 풀이한 괴사였다. 하늘의 강건함을 상징하는 첫 번째 괴 앞에서 희창은 이렇게 새겼다. 하늘의 운행은 굳쓰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스스로 힘쓰기를 쉬지 않는다. 물에 잠긴 용은 지금 함부로 쓰지 말지니 때가 이르지 않았음이라. 그리고 밝은 태양이 땅 속으로 숨어드는 명의계 앞에서 희찬은 오래도록 붓을 멈추었다. 온 세상이 어둠에 덮이고 어진이가 상처를 입는 그 괴상이 유리에 갇힌 자신의 처지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밝음이 땅 속으로 들어가니 군자는 어려움 속에서도 발음을 지키며 그 빛을 안으로 감춘다. 빛을 안으로 감춘 채 빼를 기다린다는 것 그것은 곧 감옥에 갇힌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는 다짐이기도 했다. 희창은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훗날 세상을 바꿀 위대한 지혜의 칼을 조용히 갈고 있었다. 유리의 깊은 흙구덩이 속에서 희창히 손끝으로 그어 내려간 64개의 궤 사람들은 흔히 이 기호들을 단지 개인의 운수나 기름을 점치는 신비로운 도식으로 생각하고 난다. 하지만 그 문장들의 껍질을 한 켜만 벗겨내 보면 그 속에는 고대 사회의 치열한 정치적 암투와 경제적 생존 전략 그리고 통치자의 처세술이 정교하게 숨겨져 있다. 당시 은나라와 서쪽 제후국 주나라의 관계는 오직 혈연이나 도덕으로 유지되는 관념적인 관계가 아니었다. 그것은 청동기 무기의 독점 노예와 곡물의 수탈 그리고 사방의 오랑캐를 막아내는 군사적 안보가 얽히고 설킨 지극히 현실적인 생태계였다. 국군 주황이 섭외히창을 가둔 진짜 이유 역시 단순히 기분이 상해서가 아니었다. 서쪽 변방에서 희창이 백성의 심망을 얻고 선정을 베풀자. 서쪽 제후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은나라 중원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희창은 차가운 감옥 바닥에 64개의 문장을 적어가며 단순히 개인의 비극을 한탄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처한 정치적 골과 은마라라는 거대한 제국의 모순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주역의 열 다섯 번째 괴인 지산 갬계를 들여다보면 이러한 정치적 통찰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위에는 높은 산이 있고 아래에는 넓은 땅이 있는 형상 높아 마땅한 산이 낮뒤낮은 땅 아래로 자신을 낮추고 있는 모습이다. 휘창은 그 괴사 뒤에 이런 문장을 새겼다. 겸손함은 형통하니 군자가 끝을 맺음이 있느니라. 높은 곳을 덜어내어 낮은 곳에 보태고 사물의 무게를 달아 고르게 하느니라. 이 구절은 단순한 도덕적 경손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권력을 쥔 자가 오만하게 굴며 아래 백성의 피를 쥐었자면 반드시 정권이 뒤집힌다는 서슬퍼런 경고이자 국가의 부와 자원을 어떻게 분배해야 민심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치 경제학적 해법이었다. 북극 주황이 백성의 고열을 짜내어 주지육님을 즐길 때 희창은 감옥 속에서 부의 과도한 집중이 가져올 제국의 몰락을 예견했던 것이다. 희창의 신하들 역시 손을 놓고 있지 않았다. 주나라의 충신 사내생과 태전은 갖친 희창을 구하기 위해 은나라 조정에 간신들에게 접근했다. 그들이 사용한 무기는 다름 아닌 엄청난 경제적 뇌물이었다. 카네생은 은나라의 탐욕스러운 간신비중을 찾아가 화려한 비단과 서쪽의 특산물인 준마 그리고 진귀한 보물을 바쳤다. 비중대감. 저희 주나라의 섭외께서는 전하께 딴 마음을 품을 인물이 못 됩니다. 그저 서쪽에서 사냥이나 즐기는 우직한 늙은 일 뿐입니다. 이 귀한 보물들을 바치오니 부디 섭외의 억울함을 풀어 주십시오. 외모에 눈이 뒤집힌 비주는 즉시 폭군 주황에게 달려가 혀를 놀렸다. 전하 섭외 휘창은 이미 기가 꺾여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합니다. 게다가 주나라가 바친 이 진귀한 보물을 보십시오. 희창을 죽여 얻는 것보다 그를 풀어 주고 서쪽의 특산물을 계속 바치게 하는 편이 제국의 재정에 훨씬 이롭습니다. 주황은 보물을 보며 흡족해했고 결국 무릎을 치며 외쳤다. 좋다 희창을 풀어 서쪽으로 돌려보내라. 대대로 내려오던 활과 화살을 내려주어 서쪽 제우들을 동솔하게 하라. 7년이라는 긴 감옥 생활 끝에 마침내 유리의 문이 열렸다. 휘창은 주나라로 돌아왔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폭정과 수탈로 얼룩진 은나라를 대신할 새로운 시대의 지도 즉 주역 64개의 완벽한 통치 원리가 들어차 있었다. 하지만 희창이 풀려났다고 해서 전쟁과 격변의 역사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그의 뒤를 이은 주나라 무왕과 강태공은 마침내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열었지만 훗날 이 주역의 괴상들은 왕실의 비밀 서고에 갇혀 오직 군주와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 국가 기밀로 다루어지게 된다. 그로부터 수백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칼바람이 몰아치는 춘추 시대의 전장에서 이 지역의 64개는 다시 한번 수많은 군사의 생사를 가르는 냉엄한 실전 무대로 등장하게 된다. 수백 년 동안 왕실의 비밀 서구에 묶여 있던 주역의 비밀 세월이 흘러 춘초시대에 이르자 주역은 한나라의 흥망과 천하의 패권을 결정짓는 무서운 실전 전략도구로 부활했다. 천하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중원의 강대국들이 치열하게 각축하던 그 시대 거대한 세력 구도를 뒤흔든 역사적 결단의 중심에는 언제나 점을 치는 자와 그 점결을 읽는 지혜자가 서 있었다. 기원전 7세기 무려 19년의 망명 생활 끝에 마침내 진나라의 군주 자리에 오른 한 사나이가 있었다. 훗날 춘추 우페 한 사람으로 이름을 떨치게 되는 진문공 바로 공자 중이었다. 오랜 유랑 끝에 예순을 넘긴 나이로 겨우 나라를 손에 넣은 그에게 하늘은 곧 천하를 움켜쥐 절호의 기회를 던져 주었다. 당시 천하의 주인이라 불리던 주나라 왕실에 참혹한 내란이 터진 것이다. 왕의 동생이 반란을 일으켜 천자인 주 양왕을 도성에서 몰아냈고 갈 곳을 잃은 천자는 이웃 나라로 몸을 피해 피해 제후들에게 애타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진 문공의 지혜로운 신하 호원이 조용히 나아가 아뢰였다. 어쩌나 제우들의 심망을 한 몸에 얻는 길은 오직 하나. 천절을 위해 힘쓰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습니다. 지금 천자께서 쫓겨나 도움을 구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군사를 일으켜 천자를 다시 왕성으로 모신다면 천하의 모든 재우가 우리 진나라를 우러러 볼 것입니다. 이는 대의명분이자 천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입니다. 몽공의 눈빛을 흔들렸다. 천자를 복위시킨다는 것은 곧 천하의 패권을 거머쥐는 일이었지만 동시에 왕실의 내란에 군사를 밀어넣는 일은 나라의 명운을 건 거대한 도박이기도 했다. 자칫 실패하면 이제 막 세운 나라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었다. 오랜 유람 속에서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겨온 문공은 결코 혈기만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깊이 숨을 고르고는 조정의 늙은 태북 복원을 불러. 명령했다. 이 일은 나 한 사람의 머리로 결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의 뜻을 물어야겠다. 당장 저물쳐 이 출병의 기회용을 가려라 복원은 먼저 신령스러운 거북의 등껍질을 불에 치죠. 갈라지는 무늬로 잠을 쳤다. 잠시 후 거북 등껍질을 뚜렷한 조짐이 나타나자 복원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길합니다. 전화 예쪽 황제께서 판천해 드렸어 싸워. 천하를 얻으셨을 때와 똑같은 길조가 나타난 나이다. 전공은 오히려 몸을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황제라니 그것은 천하를 다스리는 제왕의 자리가 아니냐. 나는 한낮 제후의 몸 그 크나큰 자리를 어찌 감당하겠느냐. 복원은 고개를 저으며 또렷하게 하려였다. 아닙니다. 지금의 천자께서 곧 옛날의 황제에 해당하시니 이는 전하께서 천자를 도와 그 자리를 굳건히 세워 드린다는 뜻입니다. 하오나 더 확실히 하기 위해 이번에는 산 가지를 뽑아 주역의 궤를 얻어보겠나이다. 그거는 대나무 산가지를 헤아리기 시작했다. 한 가지가 하나 둘 갈라지며 마침내 하나의 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불이 하늘 위에서 타오르는 대유계가 불과 못이 어긋나는 규계로 변하는 형상이었다. 괴상을 확인한 복원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번졌다. 전하 마침내 하늘이 답을 내렸나이다. 이 괴 속에 제후가 천자를 대접한다. 면 글귀가 뚜렷이 새겨져 있습니다. 전공은 마른 침을 삼키며 되물었다. 제후가 천절을 대접한다는 그라. 그것이 정령 무슨 뜻이냐 그거는 상가지를 가지런히 모으며 왕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나직하지만 힘 있게 그 뜻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묵언의 목소리가 조정의 침묵을 가르며 낮게 울려 퍼졌다. 이 그의 형상을 부숴서 위에는 하늘이 있고 그 하늘 위에서 밝은 불 곧 태양이 찬란하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온 천하를 두루 비추어 만물을 크게 소유한다는 뜻이니 그 이름을 대유괴라 합니다. 전하께서 천자를 도와 천하의 신망을 크게 얻으실 영상입니다. 혈기 왕성한 젊은 장수 하나가 미심쩍은 얼굴로 기어들었다. 허나 그 괴가 어긋남을 뜻하는 규괴로 변한다 하지 않았죠 어긋남이라면 오히려 일이 틀어지는 불길한 조짐이 아니오. 복원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 유괴가 변하여 이른 규계를 보십시오. 위에는 둘 아래에는 못이 놓여 있습니다. 이는 하늘이 스스로 몸을 낮추어 못이 돼요. 위에 있는 밝은 태안을 우러러 맞이하는 형상입니다. 곧 천자께서 몸소 마음을 굽혀 전화를 맞아드린다는 뜻이옵니다. 천자가 제후를 맞아 예우하니 이보다 더 크고 길한 일이 어디 있겠나이까? 무건은 마지막으로 목소리를 높여 슬기를 박았다. 괴사에 이르기를 제후가 천자를 대접한다 하였습니다. 전하께서 군사를 일으켜 천자를 다시 왕성으로 모시면 전쟁에 이겨 천자께서 친히 잔치를 베풀어 전화를 치하하실 것입니다. 길함이 이보다 클 수는 없나이다. 문공은 오랫동안 산가지를 응시했다. 19년에 망명 굶주림 속에 흙을 씹던 치옥의 세월 그리고 마침내 손에 넣은 나라. 그 모든 시간이 이 한순간에 결단을 위한 것이었는지도 몰랐다. 마침내 문공은 자리에서 일어나 단호하게 명령했다. 주저할 이유가 없다. 하늘의 뜻과 사람의 도리가 하나로 향하고 있다. 연구는 즉시 출병하여 천자를 왕성으로 모실 것이다. 진문공의 대구는 거침없이 진격했다. 좌구는 도망친 천자를 맞아 모셨고 우그는 반란을 일으킨 왕의 동생이 웅크린 성을 겹겹이 에어섭다. 마침내 성이 함락되고 반란의 수계가 붙잡혀 처단되자 쫓겨났던 주 양왕은 왕성으로 당당히 돌아올 수 있었다. 천자는 자신을 구해준 진 문공을 위해 성대한 잔치를 베풀었다. 연수를 내리고 귀한 선물을 하사했다. 복원이 궤를 통해 읽어냈던 그대로 제우가 천자를 대접받는 그 형상이 눈앞에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나아가 천재는 문공에게 남양 일대의 드넓은 땅을 상으로 내려다 오랜 유랑 끝에 나라를 세운 진몽공은 이 한 번의 결단으로 천하의 제후들이 우러로 보는 패자의 자리에 우뚝 서게 되었다. 훗날 사람들은 이 사건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찐 문공을 패자로 만든 것은 그의 칼이 아니라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 그리고 명분과 신뢰가 하나로 겹치는 그 결정적 순간을 정확히 읽어낸 안목이었다고. 그리고 그 안목의 곁에는 언제나 주역이 있었다고 말이다. 이 이야기는 훗날 역사가들이 춘추시대의 사관 기록인 좌시전의 상세히 남긴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다. 주역은 이렇듯 한 인간을 천하의 패저로 이끄는 맹철한 결단에 나침반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주역의 칼날은 단순히 전쟁과 패권을 다투는 군주들에게만 향해 있던 것이 아니었다. 동골 깊은 곳 비단 병풍 뒤에서 벌어지는 정적들의 권력감투 속에서 주역은 인간의 욕망과 정직한 자아 성찰을 자비 없이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노나라 궁궐 깊은 곳에서 권력에 눈이 멀어 나라를 흔들었던 한 여인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전쟁터의 칼바람보다 더 서늘한 바람이 부는 곳 바로 왕권과 권력의 욕망이 뒤엉킨 궁궐 깊은 후원이다. 춘추시대 노나라의 궁궐 역시 권력암투로 하루도 바람장 날이 없었다. 그리고 그 소용돌이 한가운데 노나라 선공의 왕비이자 사무치는 욕망과 뛰어난 지략을 동시에 지녔던 여인 목강의 서 있었다. 목강은 단순히 왕의 뒤에 숨어 순한 웃는 평범한 여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귀족 가문의 강력한 세력을 등에 업고 노나라의 조정을 수시로 주무르던 권력에 막후 실세였다. 남편 성공이 죽고 어린아들 성공이 왕위에 오르자 목강의 욕망은 고삐 푹 풀린 망아지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당시에 노나라에는 왕권을 위협하는 세 귀족가문 즉 사만이라 불리는 강력한 세력가들이 있었다. 목강은 이들과 은밀히 손을 잡고 조정의 인사를 좌지우지했으며 급기야. 자신의 정적인 충신들을 몰아내기 위해 음모를 꾸미기에 이르렀다. 총공이 비록 내 아들이라 하나 나에게 순종하지 않는다면 왕의 자리에 둘 이유가 없다. 두 가문과 손을 잡고 나에게 맞서는 신하들을 모조리 쳐내야 하느니라. 국강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정적들을 음해하고 나라를 혼란 속으로 밀어넣었다. 궁궐의 밤마다 은밀한 밀사가 오갔고 억울하게 모함을 받아 쓰러진 신하가 하나 둘이 아니었다. 그러나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목강의 권력도 영원할 수는 없었다. 그녀가 조정의 충신들을 완전히 쓸어버리려 했던 바로 그 순간 국왕 성공과 뜻을 함께한 신하들이 먼저 반격을 게시했다. 목강과 손을 잡았던 귀족 세력이 일순간에 분열했고 목강의 음모가 세상에 낱낱이 드러나고 말았다. 전공은 눈물을 삼키며 어머니 목강에게 차가운 그를 보냈다. 어머니 어찌하여 사사로운 욕망을 위해 이 나라와 조정의 충신들을 헤아려 하셨습니까? 비록 제 어머니이시나 나라의 법과 원칙을 저버려 주는 없습니다. 목강은 비단 소매를 부여잡으며 고함을 질러다. 내가 너를 왕으로 만들었거늘 감히 내가 나를 배신한단 말이냐. 하지만 승부는 이미 끝난 뒤였다. 시위대 군사들이 목강의 처서로 들이닥쳤고 그녀의 손발이 되어 움직이던 이들은 모조리 붙잡혔다. 목강은 왕비의 멸류관을 빼앗긴 채 궁궐 구석진 곳에 차가운 동궁에 영원히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높은 담장과 철통 같은 감시 속에서 목강은 홀로 남겼었다. 화려했던 연애의 음악은 사라지고 오직 밤바람 소리만이 귓가를 때렸다. 한때 천하를 호령했던 여인이 단 하루 만에 도망칠 곳 없는 죄인으로 전락한 것이다. 결망과 분노 속에서 며칠 밤을 지새우던 목강은 궁궐에 대점관을 불렀다. 자신이 이 갇힌 동궁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그리고 자신의 운명이 다시 차오를 수 있을지 주역의 점을 치게 한 것이다. 대전과는 떨리는 손으로 상가지를 뽑아 바닥에 늘어 놓았다. 괴를 확인한 태점관의 얼굴에 순간 환한 빛이 감돌았다. 대전관은 목강 앞에 엎드려 큰 소리로 축하의 말을 올렸다. 마마 축하드리나이다. 천운이 마마를 돕고 있나이다. 처음 얻은 간괴가 변하여 수괴가 되었나 이다 측에는 아래는 진 곧 움직임이요. 위는 태 곧 기쁨을 뜻하나이다. 쾌샤에 이르기를 크게 기라고 흉통하여 허물이 없다 하였으니 마마께서는 머지 않아 이 갇힌 곳을 벗어나시게 될 것입니다. 축에는 주역 64개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길의 꾀였다. 폐점관의 호들갑에 동궁의 시녀들도 기뻐하며 목강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괴상을 가만히 노려보던 목강의 눈빛은 시간이 지날수록 차갑게 식어. 갔다. 그녀는 서서히 야릇한 웃음을 흘리더니 벼락 같은 소리로 태점관을 향해 호통을 쳤다. 레이놈 감히 주역의 가르침을 희롱하고 나를 속이려 드느냐. 목강의 찢어지는 호통에 동궁 바닥에 엎드려 있던 대점관과 시녀들은 온몸을 떨며 납작 엎드렸다. 대점관은 당황하여 식은 땀을 흘리며 아뢰였다.
마마 어찌 그러십니까? 2개의 괴산은 명
크게 길하며 형통하다. 적혀 있나이다. 신이었지. 거짓을 말하겠나이까? 목강은 눈에 빛발을 세운 채 바닥에 흐트러진 상가지들을 서늘한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거력의. 최정상에서 온갖 인간 군상의 이면을 겪었고
주역의 글귀를 깊이 연구했던 그녀는 이 점쾌가 의미하는
진짜 이치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목강은 긴 비단 소매를 휘날리며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추계가
오직. 네 가지 덕을 갖춘 자에게나 길한 궤다. 원 형 이 정 곧 으뜸가는 덕을 갖추고 세상의 흐름을 이롭게 하며 온당함을 지키고 바른 마음을 고수하는 자만이 이 수계의 길함을 누릴 수 있는 법이다 목
스스로를 향해 서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잔인할 만큼 솔직히 솔직한 자
그녀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그러나 나 목강은 어떠했느냐.
나는 본래 타국의 여인으로 노나라에 들어와 조정의 질서를 어지럽혔다.
위로는 남편과 아들을 속였고 아래로는 충신을 모함하여 해야 하였으며
사사로운 욕망을 위해 제 나라의 안위를 벼랑 끝
몰아넣었다. 덕이. 없으니 으뜸이 될 수 없고 나라를 어지럽혔어요. 2로. 올 리 없으며 도리를 저버렸으니 정당할 수도 없다.
그런 내가 어찌 이 괴의 길함을 바랄 수 있단 말이냐? 동궁아는 순식간
죽은 듯한 정적에 휩싸였다. 목강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 어떤 사용 선고보다 단호했고 그 어떤 정적의 비난보다 냉정했다.
주역은 결코 인간의 악행이나 욕망을 정당화해주는 주술적 도구가 아니었다. 아무
괴가 나온다. 한들 그 괴를 받아드는 사람의 그릇과 마음가짐이 바로 서 있지 않다면
않다면 그 길함은 순식간에 재앙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목강은 자신의
삶을 통해 뼈저리게 깨달은 것이다. 나처럼 덕이 없는 자에게 수계가 나왔다는 뜻은 이제 내가 타인의 뜻에 끌려다니다 결국 갇혀 생을 마칠 운명.
뜻이다. 내가 악행을 저질렀으니 나에게 돌아올 것은 오직 참혹한 종
나는 결코 이 동궁을 살아서 나가지 못할 것이다. 국광은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눈물을 흘렸다. 음 그것은 권력을 잃은 것에 대한 슬픔이 아니라 끝
없는 욕망에 눈이 멀어 스스로를 파멸을 굴레로 밀어 넣은 한 인간의 처절한 깨달음이 담긴 눈물.
그녀의 참여자이자 냉철한 예언은 한치도 틀리지 않았다. 태정관이 대길의 괴라며 기뻐했던
것과 달리 못 가는 그 후 단 한 번도 동궁의 문을 열지 못했다. 그녀는 감시와 외
속에서 자신의 죄를 곱씹으며 세월을 보내다. 결국 그 차가운 동공 바닥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좌시전에. 기록된 목강의 이 숙의 일원은 동영 역사에서 주역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보여
가장 강렬한 이야기로 남게 되었다. 운명은. 하늘이 일방적으로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덕을 쌓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냉엄한 이치다. 공공의 차가운 바닥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 왕비 목강 그녀가 죽음 직전에 남긴 냉철한 자아 성찰은 단순한 한 여인의 탄식에 그치지 않았다. 인간의 길흉 화복이란 하늘이 정해 놓은 거역할 수 없는 팔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매 순간 선택하고 행동한 결과물에 합의라는 사실 그것을 주역의 이치로 증명해 보인 이 사건은 주역을 한낮 점술로만 여기던 수많은 재우와 사대부의 가슴을 뒤흔들었다. 그런데 이 이체에는 반대편의 희망도 함께 담겨 있었다. 지금 처한 상황이 비참하고 가장 불길한 흉결을 뽑았다. 한들 마음을 다잡고 겸손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며 바른 길을 걷는다면 그 흉암은 오히려 자신을 단련시키는 위대한 기회로 반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목강처럼 좋은 궤를 뽑고도 스스로 파멸한 자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절망의 밑바닥에서 주역을 붙들고 자신의 운명을 뒤집은 자들도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시대 무너진 천하의 질서 앞에서 평생을 정의와 사람의 도리를 부르짖었던 한 위배한 사상가가 이 비밀스러운 주역을 손해 준다. 그 순간 주역은 마침내 점술이라는 낡은 껍질을 벗어던지고 인간의 삶을 구원하는 불멸의 철학서로 거듭나게 된다. 그 사상가는 바로 대사상가 공자였다. 천하의 질서가 산산조각 나고 제후들이 서로의 목을 노리며 권력을 담하던 어지러운 시대 그 세월을 관통하며 인과 의라는 사람의 놀이를 외쳤던 대사상가 공자. 그 역시 인생의 황혼기에 이르러 비로소 주역에 참든 가르침 앞에 깊이 고개를 숙였다. 공자가 처음부터 주역을 깊이 연구했던 것은 아니었다. 젊은 시절의 공자는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여러 나라를 유랑하며 군주들에게 도덕 정치를 설파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제우들은 공자의 고결한 사상을 비웃었고 정적들은 그를 몰아내려 했다. 환갑을 넘긴 나이 뜻을 이루지 못한 채 고향 노나라로 돌아온 공자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자신의 삶이 실패한 것은 아닌가 하는 깊은 회안이 그를 덮쳤다. 바로 그 절망의 끝에서 공자가 다시 집어든 것이 다름 아닌 주역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공자가 주역을 든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제자들조차 스승을 찾아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스승님 평생 점치는 글이나 신비주의를 멀리하시고 사람의 도리와 도덕을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어찌하여 3간의 점술가들이나 보는 주역을 그토록 깊이 파헤치려 하십니까? 공자는 껄껄 웃으며 대나무로 만든 책 곧 주간으로 된 주역을 쓰다듬었다. 그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너희가 주역의 겉껍질만 보고 속 알맹이는 보지 못하는구나. 내가 주역을 읽는 것은 길안과 흉안가를 점쳐. 부귀 영화를 누리려는 것이 아니다. 이 속에는 우주가 움직이는 이치와 인간이 절망의 벼랑 끝에 섰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에 대한 위대한 지혜가 담겨 있느니라. 공전은 그때부터 밥 먹는 것도 있고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주역 연구에 몰두했다. 당시의 책은 종이가 아니라 대나무 조각을 가죽 끈으로 묶은 주간이었다. 대나무 책을 수천 수만 번을 펼치고 접기를 반복하다 보니 그 견고한 가죽군이 삭아서 끊어 주고 말았다. 가죽끈이 끊어지면 공자는 새 끈으로 주간을 다시 매어 엮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끈이 또다시 마모되어 끊어졌다. 가죽끈이 세 번이나 완전히 끊어질 때까지 책을 읽고 또 읽었다는 이 강렬한 진념 이것이 바로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는 윗편 삼절이라는 유명한 일화에 진짜 배경이다. 제저 자공이 밤늦도록 촛불 아래서 주역을 짚어가며 글을 쓰고 있는 공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수신님 주역에서 무엇을 보셨기에 이토록 밤을 지새우십니까? 공자는 나직한 목소리로 탄식하듯 답했다. 나는 그동안 세상을 바꾸려 애썼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주역을 통해 비로소 깨달았다. 세상을 바꾸려 하기 전에 먼저 변화의 흐름을 읽고 나 자신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을 100번 점을 치는 자는 주역의 노예가 되지만 주역의 이치를 깨달은 자는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는 법이다. 하늘이 나에게 몇 해를 더 줘. 50살의 주역을 배우게 한다면 나는 인생에 큰 허물이 없을 것이다. 공정은 단순히 주역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없었던 간결하고 비밀스러운 괴사와 효사 뒤에 자신이 한 평생 연구한 철학적 해석과 인간적 통찰을 덧붙였다. 주역이라는 거대한 새가 학문과 철학의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열 가지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이를 후두에는 식익 곧 10개의 날개 해설서라 부른다. 다만 오늘날의 많은 학자는 이 시비기 공자 한 사람의 손에서 나왔다기보다 공자의 정신을 이은 후대 육아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정리하고 다듬은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공자와 글을 따른 이들을 이 방대한 작업 덕분에 주역이 점술가의 손을 떠나 인간의 삶을 성찰하게 만드는 동양 최고의 철학서로 승화되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도록 대나무 책을 매만지던 공자의 나이 어느덧 70을 바라보고 있었다. 청춘을 바쳐 세상을 구하고자 했던 대사상가 공자. 그러나 그가 마주했던 현실은 냉혹했다. 가는 곳마다 정적들의 음모와 모함을 받았고 광이라는 고을에서는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절망 속에서 천하를 유령하며 늙어버린 공자에게 주역은 단순한 옛 경전이 아니라 자신의 생애 전체를 비추어 보는 거대한 거울이었다. 어느 날 공자는 주역의 서른여섯 번째 귀인 지화명의 궤를 가만히 짚어내려갔다. 유엔은 땅이 있고 아래에는 불이 있는 형상 곧 태양이 땅 속으로 깊이 들어가 온 세상을 어둠이 덮친 격이었다. 제자 아내가 스승의 어두운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수승님 밝은 태양이 땅 속으로 숨어 버렸으니 이는 온 세상이 어둠의 가치는 불길한 상징이 아닙니까? 어진이가 제 뜻을 펼치지 못하고 숨어야 하는 참담한 시운이 아닙니까? 공자는 나직하게 고개를 저으며 차분하고 힘 있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렇지 않다. 영희회의 진정한 이치는 어둠의 절망하라는 뜻이 아니다. 어둠이 온 세상을 덮쳤을 때 지혜로운 자는 자신의 밝은 덕을 함부로 드러내어 정적들의 표적이 되지 않고 그 빛을 안으로 감추어 스스로를 지켜내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상처를 입으면서도 뜻을 꺾지 않는 지혜라 위측이 섭외 희창이 유리의 어둠 속에서 그러하였든 말이다. 공자는 비로소 깨달았다. 자신이 그토록 세상을 바꾸려 애쓰다 상처받았던 이유 그리고 그 수많은 모욕과 위기 속에서도 어떻게 살아남아 학문의 뿌리를 내릴 수 있었는지를 말이다. 하늘이 준 시은이 어두울 때는 억지로 촛불을 켜려다 바람에 꺼뜨리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불꽃에 깊은 땅 속에 간직하며 떼를 기다리는 것이 진정한 보신의 기림을 주역을 통해 다시 확인한 것이다. 공자가 완성해 나간 식 곧 열 가지 해설서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계사전에는 이러한 공자의 인간적 고뇌와 철학적 승화가 고스란히 담겼다. 위험을 잊지 않는 자는 안전하고 망하는 것을 잊지 않는 자는 존속하며 어지러움을 잊지 않는 자는 세상을 바로잡는다. 공자는 주역을 통해 절대적인 절망도 영원한 번영도 없다는 우주의 불변하는 이치를 가르치고자 했다. 기쁨이 극에 달하면 슬픔이 태어나고 음의 기운이 그에 달하면 반드시 동짓날의 따스한 햇볕처럼 양의 기운이 솟아오른다는 이치다. 공자의 이러한 주역 재해석은 동양 사상사에 거대한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주역은 더 이상 미래의 길흉을 구걸하는 유치한 점술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존엄을 지키고 자신의 삶을 지탱해 나갈 것인가를 일깨워주는 불멸의 지혜서로 거듭난 것이다. 공자가 세상을 떠나고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이 위대한 주역의 지혜는 또 다시 절망의 벼랑 끝에선 한 조선의 선비에게 다가가 그의 영혼을 구원하게 된다. 가문의 몰락과 임금의 부재 그리고 차가운 유백길 위에서 눈물을 삼키던 다산 정약용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조선 후기 치열한 파벌 싸움과 신유박해 피바람이 한양을 휩쓸던 1801년 정조대왕의 각별한 사랑을 받으며 임금의 눈과 귀가 되어 조선의 개혁을 이끌던 천재학자 다산 정약용의 운명은 단 하루 만에 참혹한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정조의 갑작스러운 서거 이후 정족들은 기다렸다는 듯 다산과 그의 가문을 향해 칼날을 겨누었다. 국정 정약전은 흑산도로 정약용은 남쪽 끝 차가운 바닷가 마을 강진으로 쫓겨가는 유배영을 받았다. 한양을 떠나는 유배계 낯선 갈림길에서 형제가 서로의 손을 잡고 눈물로 이별하던 그 순간은 그야말로 피를 토하는 절망이었다. 약용아 부디 살아서 만나자. 하늘이 우리 형제의 목숨을 끊지 않는다면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있지 않겠느냐. 형님 부디 몸 보존하십시오. 차가운 바닷바람에 건강을 잃으실까 두렵습니다. 눈물로 현과 헤어져 도착한 간진 하지만 그곳 사람들조차 죄인이 되어 쫓겨온 정약용을 반기지 않았다. 병적들의 모함으로 나라를 망친 대역주의인이라는 낙인이 찍힌 글을 받아주는 집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비가 새고 바람이 들이치는 강진 읍내에 작고 음습한 주막집 단칸방 훗날 사위재라 불린 그 차가운 흑방에 다사는 짐작처럼 던져졌다. 벼랑 끝에 몰린 정약용의 마음은 어땠을까? 한때 조선 최고의 실학자이자 조정의 중심이었던 그가 마주한 현실은 폐족이 되어 버린 가문의 비극과 언제 사약이 내려올지 모르는 서늘한 공포였다. 한양에 남은 어린 자식들은 죄임의 자식이라. 손가락질 받으며 끼니조차 잊지 못하고 있었다. 내 삶은 여기서 끝난 것인가? 임금님을 모시고 만들고자 했던 그 푸른 조선의 꿈은 이 음습한 골방에서 쓰러지고 마는가. 절망과 억울함에 밤마다 가슴을 쥐어뜯으며 잠을 이루지 못하던 다산 그대로 무너져 내릴 수도 있었던 그 절체전형의 순간 그의 떨리는 손이 닿은 것은 먼지 쌓인 주역 책이었다. 다사는 차가운 흙바닥에 주저앉아 촛불 하나를 켜놓고 주역의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최상을 향한 원망으로 핏발이 선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주역에 39번째 괴인 앞길이 막힌 험난함을 뜻하는 건괴였다. 유엔은 험난한 물이 있고 아래에는 높은 산이 있어 정연으로 나아갈 길이 완전히 막혀 버린 형국 정약용은 자신의 처지와 꼭 닮은 그 괴상을 보며 나직하게 탄식했다. 앞에는 아득한 산이요 뒤에는 넘을 수 없는 물이라. 내가 처한 이 강진의 유배지가 바로 이 건괴의 현장이 아닌가 하지만 다사는 단순히 괴의 불길함에 절망하지 않았다. 그는 삼천 년 전 억울하게 갇혀 주역을 썼던 문황의 처지를 떠올렸고 천하를 유령하며 외롭게 주역을 읽던 공자의 외로움을 깊이 반추했다. 그리고 괴사 뒤에 숨겨진 반전의 메시지를 읽어내기 시작했다. 찬 위에 물이 있어 길이 막혔을 때 지혜로운 군자는 억지로 나아가 돌에 머리를 부딪히지 않는다. 스스로의 덕을 돌보고 내면의 역량을 다지며 제자리를 지키는 것 그것이 바로 길이 막혔을 때 하늘이 내려주는 진짜 메시지였다. 다사는 눈물을 닦아내고 붓을 쥐었다 떨리던 그의 손끝에 비장한 결의가 서리기 시작했다. 하늘이 나를 이 멀고 차가운 강진 땅에 격리시킨 것은 사사로운 권력 다툼에서 벗어나 후대에 남길 진짜 학문을 완성하라는 뜻이다. 절망의 벼랑 끝에서 다산 정약용은 주역의 이치를 통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구원할 위대한 반격의 붓을 들었다. 강진애 습하고 어두운 골방 창문 너머로 쓸쓸한 남해의 찬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칠 때 다산 정여경의 부끝은 멈추지 않고 종이 위를 내달렸다. 벼랑 끝에 몰렸던 주인 정약용의 눈빛은 이제 절망의 흔적 대신 우주의 이치를 꿰뚫어 보는 위대한 학자의 서기로 빛나고 있었다. 다사는 주역의 61번째 괴인 중국애와 쉰 일곱 번째 괴인 손꾀를 매일같이 묵상했다. 중국에는 마음속에 가득 찬 진실함과 신뢰를 상징하며 손괴는 바람처럼 낮고 부드럽게 엎드려 자중하는 모습을 뜻한다. 세상은 자신을 모험하고 버렸지만 하늘과 자신의 내면을 향한 진실함마저 버릴 수는 없었던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나를 대역죄인이라 부르며 짓밟지만 내 가슴속에 품은 진실함과 학문을 향한 열정은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바람이 바위를 돌아가듯 나는 지금 낮게 엎드려. 배를 기다릴 뿐이다. 바사는 유배지 강진에서 주역 연구에 온 힘을 쏟았다. 단순히 옛 선연의 해설을 따라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창적인 시각으로 주역의 구조를 해부하기 시작했다. 괴가 서로 변화하고 바뀌는 추위의 법칙 그리고 괴상 속에서 서로 대응하는 효의 관계를 정교한 논리로 풀어냈다. 이 무렵 다산이 제자들에게 남긴 편지와 기록에는 주역을 대하는 그의 비장한 각오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내가 가진 유배지에 저 수백 권의 책을 썼으나 만약 쿠데에 내 이름과 학문이 기억된다면 그것은 오직 이 한 권의 책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내가 하늘의 이치를 밤새워 고뇌한 결정체라 그 책이 바로 동양 주역 해석사에서 불우의 명작으로 꼽히는 주역 사전이었다. 가사는 자신이 처한 유배라는 극단의 비극을 탓하며 세월을 낭비하지 않았다. 주역이 가르쳐준 물극회반 곧 사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