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골산칼럼제599호
시드니에서 온 쉰다섯 번째 편지
북한 땅을 밟으며(6) 주체사상탑 앞에서
주체사상탑 앞에서 일행과 함께
끝내 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평양에 도착한 다음날 나는 안내원 동무로부터 평양에 여러 개의 기념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안내원 동무는 김일성 주석의 혁명업적을 만대에 전하기 위하여 주체 61년에 건립되었다는 ‘만수대대기념비’, 세계에서 제일 높은 석탑이라고 자랑하는 주체사상 상징의 주체 71년에 세워진 ‘주체사상탑’, 김일성 주석의 조국광복 개선을 기념하여 주체 71년에 세웠다는 ‘개선문’, 수령, 당, 대중의 일심 단결로 승리하자는 조선로동당의 역사를 상징하는 주체 84년에 건립되어진 ‘당창건기념탑’ 등 여러 개의 기념비가 있다고 했습니다. 나는 안내원 동무의 말을 들으면서 주체 71년이라고 했는데 ‘주체’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고등학교 시절 수업 중에 들어왔던 북한의 ‘주체사상’이라는 단어를 막연히 떠올렸습니다.
내가 북한에서 둘러 본 많은 기념비 중에 유독 주의 깊게 관심을 갖고 본 것은 ‘주체사상탑’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주체사상이 북한을 지배하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주체사상탑은 김일성의 70회 생일을 맞아 김일성광장 맞은편 대동강 변에 세워진 북한의 대표적인 기념탑입니다. 밤이 되면 이 탑은 환한 조명을 받으며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탑은 150미터의 탑신과 20미터의 봉화로 되어진 170미터의 세계에서 제일 높은 석탑입니다. 맨 꼭대기에는 전망대가 있어 평양의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석탑은 70개의 단으로 쌓아 올렸는데 그 이유는 김일성 주석의 70돌 생일을 축하하는 것이며 돌의 숫자는 2만5천5백5십 개인데 이것은 70년의 날짜의 수라고 안내원 여성 동무는 자랑스럽게 설명했습니다.
주체사상탑 앞에는 3인 군상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노동자, 농민, 그리고 지식층이 각각 망치와 낫과 붓으로 된 조선노동당 표지를 높이 들고 있는 조형물입니다.
주체사상탑 앞에 있는 3인군상
주체사상탑 전면에는 주체사상을 나타내는 “누리에 빛나라 주체사상이여” 라는 내용이 큰 대리석위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너무 긴 내용이라 이곳에 다 옮기지는 못하지만 핵심적인 두 단락만 적어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사람/ 가장 힘 있는 존재도 사람/ 사람이 세계의 주인/ 자기 운명의 주인임을 인류에게 밝혀주신 주체의 위대한 태양 김일성 동지/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 주체사상의 기초입니다’ ”
주체사상은 북한의 모든 정책과 활동의 기초가 되는 조선로동당의 유일지도 사상으로 되어 있습니다. 북한에서의 주체사상은 주체 확립이라는 정치적 목적으로부터 비롯되고 있으므로 철학사상은 아닙니다. 따라서 오늘날 북한은 주체사상의 중심명제가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을 내세워 “인간 중심의 철학 사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주체 확립의 의지와 실천성을 강조하는 하나의 지배적 통치이념으로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나는 이렇게 보았습니다. 사람이모든 것의 주인이라고 했는데 나는 그 사람이 바로 주체의 태양 김일성동지라고 보았습니다. “김일성 동지가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 주체사상의 기초입니다.” 나는 확실하게 이 주체사상을 김일성 신격화로 보았습니다.
“모든 만물의 주인은 하나님인십니다. 그리고 그 분만이 이 우주 만물을 다스리십니다.” 그런데 김일성은 교묘하게 기독교를 자신의 종교로 둔갑시키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점으로 해서 A.D.와 B.C.로 나뉘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김일성의 태어난 해를 기점으로 주체 1년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모든 년도에는 주체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역사의 주인이 김일성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주체사상탑도 김일성이 태어난 70해를 기념하여 세웠기 때문에 주체 71년이라고 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신이신 김일성이 죽었습니다. 어떻게 신이신 김일성이 죽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나온 구호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것입니다. 즉 김일성 주석은 영생하신다는 또 다른 주체사상을 심어 주고 있습니다.
개선문에서 안내원과 함께
그런데 이 구호는 많은 본 듯한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28:20) 맞습니다. 부활의 주님이 계실 자리에 교묘하게 김일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계실 자리에 자신을 올려놓고 북한 사람들에게 주체사상이라는 미명아래 자신을 신격화하고 있습니다.
내가 평양에 있는 동안 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를 만날 기회가, 아니 스칠 기회만이라도 온다면 “하나님만이 모든 것의 주인이십니다” 라고 말해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끝내 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도 하나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시도다” (엡4:6)자료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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