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 단팥 인생이야기』 영화를 보고
감독: 가와세 나오미
출연: 키키 키린. 나가세 마사 토시
우치다 카라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 우리 모두는 살아갈 의미가 있는 존재들이거든 ”
도쿠에할머니의 가슴 뭉클한 대사가 나오는 이 영화는, 전통 단팥빵을 만들어 파는 작은 가게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조곤조곤 감동을 준 영화였습니다.
일본식 단팥빵인 「도리야키」를 구우면서 팔고 있는 주인 센타로는 어쩔 수 없는 일상에 이끌리듯, 익숙한 손놀림에 이끌리듯 무료한 무표정으로 빵을 굽고 있습니다. 생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드는 음식은 맛이 있을 수가 없는데 센타로의 단팥빵이 그런 것 같습니다. 업소에서 배달해온 ‘앙’을 쓰고 있습니다.
어느 날.
도쿠에할머니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찾아오지만 무심한 듯 몇 번 거절합니다. 도쿠에할머니는 본인이 만든 ‘앙’을 편지와 함께 주고 돌아갑니다. 주인 센타로는 덤덤한 마음으로 편지를 읽고는 멈칫거리다 휴지통에 버린 ‘앙’을 조금 먹어봅니다. 그리곤 손이 자꾸 가는 걸 숨길 수 없는 표정이 보입니다. 과묵이 넘쳐 우울한 얼굴에서 웃음이 피고 있습니다. 평소 단 것을 싫어하는 주인 센타로는 도쿠에할머니를 출근시킵니다.
벚꽃 속에선 벚꽃과 이야기하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안고 이야기하는 감성만점의 할머니. 귀여운 동자승웃음으로 화면 가득히 채웁니다. 나이 먹을수록 노욕이 생긴다고 말들 했던가요. 도쿠에할머니는 나를 완전히 놓아버린 자연에 의해 살려지고 살려지는 데로 겸허하게 살고 있는 분입니다. 기형손가락과 불편해 보이는 도쿠에할머니는 여기 솥에서 삶아지는 동안 팥의 고향까지 길 따라 감사해하며, 다독이며 팥과 조곤조곤 이야기합니다. 정성과 맛의 결실인 단팥빵은 불티나게 팔립니다.
팥도 인생도 진심을 담아야 단맛이 난다고 말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단맛은 맛과 사람과 관계성을 돈독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주인 센타로는 도쿠에할머니와 함께 ‘앙’을 직접 만들면서, 단팥빵의 참맛을 알게 되고 참아 내듯이 살던 일상이 실은 꽤 즐겁다고 느끼게 됩니다. 단골소녀도 할머니랑 가난하다고 고등하교진학을 포기해야 되는지 고민을 이야기합니다, 둘은 친해지면서 모두가 일상의 웃음을 찾으며 작은 가게는 행복의 쉼터가 됩니다.
도쿠에할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몇 십년간 앓은 한센병 때문에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냈지만,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대신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살았습니다.
작은 가게의 즐거움도 잠시 단골소녀 와카노의 실수로 할머니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가게는 손님의 발길이 뜸해지고, 도쿠에할머니는 가게를 떠납니다.
시름시름 마음의 병이 그리움으로 커져 주인 센타로와 단골소녀 와카노는 도쿠에할머니를 찾으러 갑니다.
도쿠에할머니는 작은 가게를 지나다 주인 센타로의 슬픈 눈동자를 읽게 되었는데 그 슬픈 눈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고, 삶에 대한 의지를 심어 주고 싶어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두쿠에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야말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묘약이 아닐까요?
너무나도 각박한 살림살이, 넘치는 정보화 시대, 사람 마음을 다정하게 토닥이며 여유로운 마음을 전달하는 손글씨가 그리운 계절이 왔습니다.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맛의 단팥처럼 일상을 달작지근하게 보낼 수 있게 지금 하늘도 보고 구름과 이야기도 나누는 그런 삶을 그립게 하는 영화입니다.
좀 더 다정하게, 좀 더 가까이 가서 사람의 마음을 읽으면서 그 사람의 눈을 보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면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단골소녀 와카노는 생기발랄하게 고등학교를 등교하는 모습이 되고, 공원 한복판에서 단팥빵을 만들면서 소리도 치는 센타로의 용기 있는 삶의 현장도 보게 됩니다.
70대의 여배우를 이렇게 멋진 캐릭터로 살려내는 이런 영화가 좀 더 많이 만들어져 노인들의 감성을 찾아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고 영화처럼 묻고는 답하고 싶습니다.
“당신에게는 , 아직 못다 한 일이 남아 있습니까?”
“기억이 안 나면 꼭 찾아보세요!”
첫댓글 감사합니다. 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 본 영화입니다. 더욱 아쉬워 지는 것같습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