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산정사 '독락당'에서 품차회 / 숙우회 수경다법>
독락당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3일 연휴라서 그랬다. 가는 길마다 막혔다. 아침 7시에 출발해서 오후 3시에 도착했다. 새벽 5시에 출발하지 못한 것이 못내..., 차 안에서 우리는 마음을 비우기로 했었다. 도착하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내가 간혹 써먹는 마음수법이기도 하다. 어쩔 수가 없지 않은가...
생애 처음 가 보는 독락당 안으로 들어서려니 어떤 설렘이 찾아들었다. 그 느낌 그대로 느껴보려고 아무런 사전 지식도 갖지 않았다. 대략 십여 년 전에 독락당에 대해 검색해 보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때의 관념을 끄적인 글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찾아보니 직접 독락당에서 느낀 것보다는 훨씬 관념적이었다. 아마도 시인 조정권의 시 <독락당>에 모티브를 얻었기 때문이리라...
독락당 (獨樂堂)
조정권
독락당(獨樂堂) 대월루(對月樓)는
벼랑 꼭대기에 있지만
옛부터 그리로 오르는 길이 없다.
누굴까, 저 까마득한 벼랑 끝에 은거하며
내려오는 길을 부셔 버린 이. <1991,산정묘지/민음사>
하여, 그건 또 다른 별개의 생각으로 보아야 했다.
독락당은 거기에서 그대로 안온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집이라는 느낌과 사당이라는 느낌이 동시에 존재하지만, 그 풍취는 살아 있는 자연 그대로와 함께 하는 공간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