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물소리길 산책
풍경도 좋고 이름마저 정겨운 물소리길,
1코스는 양수역에서 신원역까지인데
반대로 신원역에서 양수역을 향해 걸었다.
살다 보면 의외의 일이 생길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경우, 신원역에 도착하니
미리 온 친구들이 근처에
좋은 카페가 있다고 차 한 잔 마시고 가잔다.
신원역 앞에 카페를 보지 못했는데...?
오전 이른 시간이라 대로변이 아닌 뒷골목 찻집은
우리 외 다른 고객들이 보이지 않았다.
60대로 보이는 남자 주인이 직접 내주는 차도 맛있지만
실내에 흐르는 음악이 더 좋았다.
모처럼 조용한 음악감상실을 찾아온 것 같았다.
그는 오디오매니아여서 오래된 기기를
설치해 놓고 즐기고 있었다. 좀 심심했던가,
대화가 통한다 싶었던지 신바람 난 듯 보였다.
그렇게 즐기다 보니까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서둘러 신원역에서 출발해 양수역을 향해 걸었다.
몽양 여운형 생가를 지나서 시골길을 걸었다.
곱게 익어가는 감,
우리 어머니가 생각나는 노란 호박꽃,
싱싱한 무와 배추....,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들길이었다.
몽양 여운형 유객문
몽양 생가와 기념관
추수가 끝난 논둑에 허수아비가 외롭고
노비 출신으로 다산 정약용 교류하고
단원 김홍도의 그림에 영향을 준 나무꾼 시인
정초부가 조그만 초가집에서 맞이해준다.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샘골고개를 넘어서
한음 이덕형 신도비가 있는 코스로 가지 않고
정초부 지겟길에서 평탄한 자전거도로를 걸었다.
옛 경의.중앙선 철길이었던 도로를
자전거로 달리는 이들이 이어졌다.
왼쪽으로는 한강이, 오른쪽으로는
숲이 있는 길을 걸어가다 보면
부용터널이 1, 2, 3, 4, 넷이 연달아 나오고
맨 나중에는 용담 아트터널을 통과하니
양수역이 나타났다.
걷기 좋은 날씨와 코스 그리고 좋은 친구들,
살아가는 즐거움이 가득한 날이다.
(24,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