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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걸춘향] 05 - 미안하다, 널 사랑한다.
씬1/ 농구장 (N)
채린 ‘합격했어 몽룡아’ 말에 기뻐서 얼결에 채린 와락 안는다.
춘향 농구장 향해 달려오다가 안고 있는 둘 본다. 우뚝 서는데 두사람, 자신을 발견할까 안보이게 나무 뒤에 숨는다.
채린, 그런 춘향 발견하는데, 보란듯이 몽룡을 마주 안아준다.
몽룡 채린이 안으니 굳으며 어쩔 줄 모른다.
춘향 : (씁쓸하게) 진짜 발빠르네... 축하한다. 이몽룡.
춘향, 두사람에게 들키지 않게 숨어가고 채린, 그런 춘향 보고 미소 띈다.
씬2/ 몽룡집 거실 (N)
몽룡 부모 한껏 업되서 자랑전화 중.
몽룡부 : (통화 중) 다음달에 강남경찰서장 발령받았네. 아들놈은 이번에 한국대 붙었지. 하하.
녀석이 날 닮아 근성은 있잖나 하하하하.
몽룡모 : (통화중) 한국대! 우리 몽룡이가 날 닮아 머린 좋잖아. 호호호호.
씬3/ 캬바레 (N)
월매 카바레 동료들에게 한 턱 내는 중이다.
월매 : (맥주잔 탁 내리며) 장하다 우리 이서방! 아니지 오늘날의 이서방을 만든 건 내 딸 춘향이지! 장하다 우리 춘향이!
씬4/ 레스토랑 (N)
채린 몽룡 와인잔 부딪치며 ‘축하해’ ‘고마워’ 하고 있다.
채린 : 아저씬 강남 경찰서장으로 오신다고? 잘됐다.
몽룡 : 다음달에 서울로 이사 할 꺼야.
채린 : (기쁜)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거네. 우리 학교도 같이 다니자. 아침마다 나 데리러 올 꺼지?
몽룡 : (들떠서) 그럼. 내가 그럴라구 죽자고 공부한 건데. (하다가 아차 쑥스)
채린 : (좋다) 미래의 흑기산데 축하 선물이 밥만으론 안되겠네. (빙긋)
씬5/ 옷가게 (N)
채린 몽룡에게 이거저거 대보며 옷 골라준다. 채린 최종적으로 고른 옷 몽룡에게 내밀면,
몽룡 탈의실. 채린 기다리다가, 옷 입고 나오는 몽룡 보고 놀란다. 멋지다.
가게주인 : (호들갑) 남자친구가 워낙 인물이 좋아서, 뭘 입어도 멋있네.
몽룡 : (기분 좋은) 남자 친구... (히죽)
채린 : (뿌듯하다) 그렇죠? 멋있죠? (옷매무새 고쳐준다)
몽룡 기분 좋고 쑥스러워하는데, 채린 그런 몽룡 멋지고 귀여워 보인다.
씬6/ 남원 거리 (N)
채린 세워둔 차에 오르고, 몽룡 손에 쇼핑백 들고 배웅한다.
채린 : 오리엔테리션 하러 서울 오면 우리집에서 자구가. 울 엄마 너 되게 보고 싶어 하셔.
몽룡 : 어, (당황) 그 날 춘향이랑 같이 갈껀데.
채린 : 춘향이가 있었구나. (씁쓸) 할 수 없지 뭐.
몽룡 : (얼른) 가자마자 전화할게. 아니 가기 전에 전화할게.
채린 : 그래. (차에 오른다) 들어가. (손 흔들고 운전해서 간다)
몽룡 채린 차 멀어질 때까지 손 흔들어 댄다. 행복하다, 신나서 돌아서는데
옆에 케익 가게에. 플랭카드 ‘합격의 기쁨은 리라베이커리와 함께’ 써있다.
몽룡 보곤 씩 웃는다.
씬7/ 제과점 (N)
점원, ‘여깄습니다.’하고 케잌 내주는데, ‘축 이몽룡 합격’ 써져 있다. 몽룡 히죽 기분 좋다.
점원 케잌 포장상자에 넣으려는데, 몽룡 케익 무심히 보다가.
몽룡 : 잠깐만요.
점원 : (뭔가 싶어서 보는)...
씬8/ 학교 운동장 (N)
춘향 운동장 들어서면, 몽룡 팡 불꽃 터트리며.
몽룡 : 이몽룡 합격을 축하합니다! (쌩쑈 하는)
춘향 : (시큰둥) 추워죽겠는데, 자는 사람 왜 불러 내구 그래. 대학은 너 혼자 붙었냐.
몽룡 : 그럼, (하더니 불붙이고) 성춘향 합격도 축하합니다! (불꽃 펑)
춘향 : (피식) 엎드려 절 받느라 무릎팍에 피나겠다.
몽룡 : 빨랑 일루 와서 앉어. 빨랑 빨랑. (재촉한다)
춘향 : (못이긴 척 앉으며) 뭐야 이게.
몽룡 : 내가 샴페인두 사구, 케잌두 샀단 말이야. (케잌 꺼내며) 짜잔~.
보면 앞에 축 이몽룡 합격 써있던 거에서 이몽룡 밑에 작게 성춘향 써있다.
춘향 : 뭐야. 내 이름만 왜 작어.
몽룡 : 자리가 모잘라서 그랬지. (얼렁뚱땅 초 꽂으며) 불 붙여. (하다가) 초 몇 개 꽂을까.
춘향 : (초꽂으며) 대기번호 30번에서 간신히 붙었으니까 30개 꽂아.
몽룡 : (초뽑으며) 쪽팔리게. 대학교 1학년 되니까 1개 꽂아.
둘 촛불 하나 꽂아둔 케잌 마주 바라보며.
몽룡 : 성춘향 대학생 된 거 축하한다.
춘향 : 너두. 우리 이제 드디어 대학생 되네.
둘 마주보는데, 결혼은 대학까지만 이라고 생각한 거 서로 기억한다.
결혼약속 : e) 우리 결혼은 대학생 될 때까지, 그 뒤에 어떻게 할지는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 보자.
춘향 : 대학가면,,,
몽룡 : (얼른) 대학가면 할 일 진짜 많지. 미팅, 엠티, 동아리, 와~. 뭐부터 하냐?
춘향 : 하여간에 놀 궁리 밖에 안해요. 공부해야지 공부.
몽룡 : (하여튼) 너나 공부해. 난 대학가면 1년 동안 책 안보겠다고 결심한 사람이야.
춘향 : 좋은 결심했다. 에프 맞구 아버지한테 맞아봐야 정신 차리지.
몽룡 : 내가 왜 맞냐 다 컸는데. 이제 어른이야. 너두 아줌마야.
약속했던 이별 언급 서로 피한 채, 티격이며, 불꽃 붙이고 즐거운 모습에서.
랩퍼 : 전생에 무슨 연으로 우리 둘이 생겨나서, 그리운 사랑 한곳에서 만나, 잊지 말자고 한 처음 맹세,
천금보물 생각 없고 세상사 이보다 중한 것이 없었건만, 심중에 이별 담고 말 중에 눈물 담아 님 보는 맘 애달프다.
씬9/ 몽룡집 거실 (N)
춘향 몽룡 다정하니 들어오면서 보면 몽룡부모와 월매 와있다. 월매 취했고, 몽룡모 못마땅하다.
월매 : (술 취한) 장한 우리 딸, 사위 왔네~. 어디 갔다 이제와.
몽/춘 : 장모님 / 엄마. (다가와 앉는다)
월매 : (비닐봉지 들어보이며) 내가 장한 사위 주려고, 씨암닭 싸왔는데, (봉지 열어보이면 치킨이다)
우리 캬바레에서 제일 잘 나가는 안주야. (당장 펼치려는데)
몽룡모 : (못마땅해 말리며) 다 식었는데 그냥 두세요. (치운다)
춘향 : (취한 엄마 무시하며 치킨 치워버리는거 보니 마음 안 좋다)
몽룡 : (얼른 당기며) 식으면 어때. (꺼내서 다리 뜯어먹으며) 맛있네~
월매 : (반색) 그래? 그럼 많이 먹어. (손으로 닭 찢어 입에 넣어준다) 그나저나 둘 얼른 합방도 하고 식도 올려야죠.
몽룡 먹던 닭 켁 걸리고, 춘향 놀라서 엄마 뭐야. 찌르는데,
몽룡부 : 예. 그래야지요. 서울 올라가는데로 식 올릴 겁니다.
몽룡모 : 무슨 돈이 있다구 서둘러요. 살림이며 식장이며 돈 들어 가는게 얼만데.
월매 : 걱정마세요. 우리 춘향이 혼수랑 예단은 제가 책임지고 제대로 해서 보낼 테니까. 걱정을 마세요.
몽룡모 : (돈도 없으면서 잘난 척은 하는 표정)
씬10/ 몽룡집 정원 (N)
몽룡 춘향 월매 부축해서 나가고, 몽룡부모 현관 앞에서 배웅하면.
월매 몇 번을 사둔어른 사부인 안녕히 계세요. 인사하고 대문 나서면.
몽룡모 : 하여간에 경우가 없어. 어떻게 사둔집에 술을 마시고 와~ 술집에서 일하는 거 티내나.
몽룡부 : 좋은날이니까 한잔 드셨나 본데 뭘 그러나. 들어가지. (집안으로)
몽룡모 : 격이 안 맞아서 그렇죠. 격이. (못 마땅)
씬11/ 골목길 (N)
몽룡 춘향 양옆에서 월매 부축하고 가는데,
몽룡 : (살가운) 저 이제 어른 됐으니까, 장모님 노래하는 캬바레에 놀러가도 돼죠?
월매 : 사위가 장모 보러 오는데 누가 말려. 놀러와 놀러와. (평상 영업 멘트) 내가 서비스 1등으로 모시고,
예쁜 아가씨들 줄줄이 (하다가) 아 맞다. 사위지...
춘향 : 엄마, 몽룡이 캬바레 놀러 가면 때려서 쫓아내는게 정상이지.
월매 : 그른가? (자기 입 치는)
몽룡 : 성춘향. 너는 엄마한테 두 잔소리냐. 장모님 저 왕잔소리꾼 신경쓰지 마세요.
월매 : (맞장구) 그지? 쟤가 잔소리가 심해.
몽룡 : (쿵짝) 것 뿐이 아니죠. 잔소리하면서 짝 째려보는 거. (흉내)
월매 : 맞어 맞어. 넌 남편한테두 그러니.
몽룡 : 맨날 그래요. 맨날. 봐요봐요 지금도 그러잖아요.
월매 몽룡, 춘향 흉보며 쿵짝 잘 맞고, 춘향 그런 둘 보면서 어이없지만, 기분 좋다.
씬12/ 월매 집 앞 (N)
월매 들여보내고 춘향 몽룡 돌아서는데.
춘향 : (보다가 몽룡이 머리 쓱쓱 쓰다듬어 준다) 이~쁘다.
몽룡 : (놀라서) 뭐야?
춘향 : 이쁘다구. 우리 엄마한테 사위노릇 잘하네, (엉덩이도 토닥)
몽룡 : (아씨, 하면서도 좋다) 이쁘다가 뭐냐. 멋지다 존경스럽다. 훌륭하다. 어른스럽다. 등등 좋은 말두 많은데.
춘향 : (씩) 그래 오늘은 멋지고 존경스럽고 훌륭하고 어른스럽다.
몽룡 : (좋다) 당연하지. (신나서 먼저 가는)
씬13/ 운전 면허 학원 앞 (D)
운전 면허 학원 간판 보이며 춘향 몽룡 둘 함께 걸어나오는 상황.
몽룡 : (운전면허증 들고 좋아하며) 푸하하하. 성춘향 너 바보냐. 어떻게 면허시험을 떨어지냐. 나는 붙었는데~ 나는 붙었는데~.
몽룡 신나서 놀리며 앞서가고,
(앞 씬과 대비) 춘향 어이없어 뒤에서 노려보고,
춘향 : 누가 어른스럽고 뭐해? 내 입을 꼬매버려야지 진짜. (따라간다)
씬14/ 몽룡집 앞 (D)
몽룡 춘향 조르고 있다.
몽룡 : 니가 말하면 들어주시잖아. 아버지차 빌려달라구 부탁 좀 해줘.
춘향 : 안돼. 면허증에 잉크도 안 마른 게 위험하게 무슨 드라이브야.
몽룡 : 너, 너는 떨어지고 나만 붙었다고 샘 나서 그러지!?
춘향 : (한숨) 그래. 샘나서 그러니까. 내 앞에선 운전 소리도 하지마.
몽룡 : 치사하다 치사해. 내가 너 아니면 부탁 할 때가 없냐!
씬15/ 몽룡 부모방 (D)
몽룡 엄마 부르며 들어서는데 엄마 없다. 몽룡 갸웃 ‘어디 가셨지’
씬16/ 음식점 (D)
‘배화여대 57기 동창회 모임’ 플랭 카드 붙었다.
몽룡모 친구들과 둘러 앉은. 친구들 모두 럭셔리 사모님들이다.
몽룡모(이름 나현숙입니다) 안 꿀리려 한껏 차려입었다.
친구1 : 남편, 서울 발령나구. 아들 한국대 붙고. 나현숙이 겹경사 났네.
몽룡모 : (잘난 척) 뭐. 그 정도 가지구 경사는.
친구2 : 남원 갈 때 생각해봐. 아들은 정학 맞아 전학가구, 남편은 좌천되서 전근가구...
몽룡모 : (억지로 참으며) 좌천 아니야. 자진해서 간 거라니까.
친구1 : 근데 니 아들 여자사고 쳐서 고등학교 때 장가보냈다더니, 어떻게 한국대를 갔니?
몽룡모 : (참으며) 사고친 게 아니라. 여자애가 워낙 똘똘하고 괜찮아서 일찌감치 며느리 삼은 거야. (울그락 풀그락)
친구2 : 그래? 어떤 집안 딸이야? 부모는?
몽룡모 : (할말 없다) 그냥 애가 워낙 괜찮아.
친구2 : 듣기론, 아버지 없이 컸다던데... 엄마는 술집 나가구.
몽룡모 : 그런게 아니구. 가수야 가수. 가수면 술집 여잔 아니지.
친구들 그래.. 하는데 비웃는 표정이고 몽룡모 자존심 팍 상했다.
씬17/ 몽룡집 거실 (N)
몽룡부 해동검 닦고 있는데 몽룡모, 옆에 앉으며.
몽룡모 : 춘향이랑 몽룡이 정말 이대로 식올릴 꺼에요?
몽룡 : 식도 못 올리고 살림 차릴 순 없잖아.
몽룡모 : 몽룡이가 뭐가 못나서 새파란 나이에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랑 살아요.
춘향이가 집안이 좋아서 그거 보고 우리가 이어준 것도 아니고, 당신은 몽룡이가 안됐다는 생각 안 들어요?
몽룡부 : 올챙이 적 생각 해. 몽룡이 인간 된 거 다 춘향이 덕이야. 잔말 말고, 적금 깨서 애들 결혼자금이랑 등록금이나 마련해 놔.
몽룡모 : 춘향이 4년 등록금이면 그게 얼만데. 이러다가 걔가 유학 보내 달라면 그 돈도 내주게요?
등록금 받자구, 결혼한 앤데. 유학가겠단 소린 안 하겠냐구요.
씬18/ 몽룡집 2층 계단 (N)
춘향, 묵묵히 듣고 있다.
몽룡부 ‘그만해. 애 들으면 어쩌려구’ 하는 소리에 힘없이 터덕터덕 계단 다시 올라가는데, 몽룡 내려오며 마주친다.
춘향 : 이몽룡. 머리 좀 대봐.
몽룡 : 왜, 또 뭐 쓰다듬어 줄일 있냐? (데면)
춘향 : (턱 때리며) 너가 한 대 맞아라.
몽룡 : 에씨. 뭐야 성춘향. (영문 모르는)
씬19/ 캬바레 (N)
월매 캬바레 일각. 동료로 보이는 여자에게 돈 다발 내민다.
월매 : 이거 우리 딸이 피땀 흘려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이야. 진짜 투자하면 세배 나는 거지?
동료 : 그럼. 나만 믿고, 돈 벌면 뭐할지나 생각해 놔.
월매 : 생각할게 뭐 있어. 우리 딸 혼수 떡 벌어지게 해줘야지. (신난)
씬20/ 월매방 (N)
월매 들어오는데 춘향 밥솥 가득 밥 비벼 먹고 있다.
월매 : (놀라서) 니가 왜 여기서 밥 먹구 있냐?
춘향 : (밥 먹으며) 엄마. 아르바이트비 모아 둔 내 통장 잘 갖구 있지?
월매 : (흠?) 그럼, 그건 왜?
춘향 : 나 그 돈으로 등록금 낼 꺼야. 등록금 용지 나오면 돈 줘.
월매 : 등록금? (발끈) 시부모님들이 니 등록금은 못해주겠데? 결혼 할 때부터 약속했는데 이제 와서 그래?
춘향 : 그런 거 아니야. 내가 싫어. (밥 입 가득 든 채 억울한) 그거 받으면 내가 등록금 받자구 결혼한 걸루 보일 꺼 아니야.
월매 : (돈 지금 없는데, 걱정스럽다)
/몽룡집 아침 외경
씬21/ 몽룡집 주방(D)
몽룡 식구들 아침 식사마친 분위기. 몽룡부 일어서는데,
춘향 : (어렵게) 아버님, 저 드릴 말씀 있는데요.
몽룡부 : 그래? (뭔가?) 방으로 따라오거라.
몽룡모/몽룡 : (무슨 일 인가 보는데)
몽룡 옳다구나 춘향에게 입모양으로 ‘차!차!차!’ 얘기하는데 춘향 못 본 척 돌아서 나간다.
씬22/ 몽룡 부모방 (D)
춘향, 몽룡부와 마주 앉아 얘기하는데 몽룡부 표정 심각하고, 춘향 결연하다.
춘향 : 허락해주세요. 대학입학금만큼은 꼭 제 힘으로 내고 싶습니다.
몽룡부 : (할 수 없다) 니가 정 그렇다면, 이번 입학금만 그렇게 해라. 대신 이번 만이다.
춘향 :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한다)
춘향 방에서 나가면서 몽룡모 들어온다.
몽룡모 : 무슨 말이에요? 설마 진짜 유학 보내 달란 건 아니죠?
몽룡부 : 그만 좀 해. 등록금 자기 힘으로 내겠다는 애야. 춘향이 한테 대면 몽룡이 놈이 부끄러워.
몽룡모 : 우리 몽룡이가 왜요. 다 형편 따라 사는 거지. (삐죽)
씬23/ 2층 거실 (D)
춘향 올라오는데 몽룡 얼른 달려들며.
몽룡 : 아버지한테 얘기했어? 서울갈 때 차 빌려 주신데?
춘향 : 그 말 드리려고 뵌거 아니야.
몽룡 : 그럼 뭐야?
춘향 : 있어. 그런 게. 넌 초보주제에 서울까지 차 끌고 간다는 게 말이 돼? 생각이 있는 애냐 없는 애냐. (하는데)
몽룡모 : OFF) 너야말로 생각이 있는 거니 없는 거니.
춘향 몽룡 돌아서보면 몽룡모 화난 얼굴로 보고 있다.
몽룡모 : 춘향이 너, 그 동안 내가 쭉 봤는데, 몽룡이한테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 거 아니다.
아무리 본거 없이 컸대도 남편한테 그렇게 막 말 하는 거 아니다.
춘향 : ...
몽룡모 : 다시 그러는 거 내 눈에 띄면 그땐 혼날 줄 알아. (하는데)
몽룡 : 엄마. 갑자기 왜 그래. 나두 춘향이한테 막 말하구 그래. 우리 부부는 원래 그런 부부야.
몽룡모 : 뭐?
몽룡 : 나두 아버지가 엄마한테 소리지르는거만 보고 커서, 얘한테 맨날 소리지르고 그래. 혼나면 나두 혼나야지.
아니다 아버지 부터 혼나야 돼나?
몽룡모 (몽룡이 춘향 편드는거 어이가 없다) 춘향이 넌 내려가서, 아침 설거지나 해라. (하는데)
몽룡 : 오늘 도우미 아줌마 오시는 날이잖아. (춘향 손 휙 잡아끌며) 나랑 춘향인 대학 입학 문제로 중요한 일 있어서
지금 나가봐 야 되거든. 가자.
몽룡 춘향 재촉해서 끌고 나가고, 몽룡모 남겨져서 어이없다.
씬24/ 쇼핑센터 (D)
몽룡, 춘향 에스컬레이터 올라가는데, 춘향 표정 안 좋고, 몽룡 눈치본다.
춘향 : 중요한 일이 여기야?
몽룡 : (괜히) 모처럼 서울 갈껀데 촌스럽게 갈 수 없지. 너두 촌티 안 나게 신경 좀 쓰지.
춘향 : 내가 뭐 어때서. 왠만한 서울 여자보다 내가 훨씬 이뻐.
몽룡 : 나 소름끼친거 보이지. 넌 어떻게 그런 뻔뻔한 말을 얼굴색하나 안 바꾸고 하냐. (팔 내밀어보이는)
춘향 팔 물어뜯으려 하고 몽룡 팔 빼면서도 밝아져 다행이다 싶다.
씬25/ 구두 판매점 앞 (D)
춘향 예쁜 구두 발견한다. (여성스런 뽀족구두) 여성스럽던 채린 차림 떠올리며 자신도 구두 신고 이쁘게 보이고 싶다.
몽룡 : 뭐 보냐? (구두보고) 이쁘네. 너두 구두 신냐?
춘향 : 누가 신는데. (괜히) 불편해서 이런 걸 어떻게 신냐. (하고 괜히 옆에 운동화 들고) 이거 좋네, 튼튼하니 오래 신겠다.
몽룡 : 그럼 사.
춘향 : 너는 뭐든 ‘사’ 그러면 다냐. 당장 필요한 거두 아닌데 뭐. 가자. (돌아선다)
몽룡 : (돌아서며, 춘향이 보던 구두와 운동화 눈여겨 본다)
씬26/ 몽룡방 (D)
춘향, '몽룡아,‘ 부르며 들어가면 몽룡 없다.
춘향 돌아나오려다가 책상 구석에 구두 상자 발견한다. 뭔가 싶어 열어보면 자신이 눈여겨봤던 예쁜 구두다.
춘향 기쁘고 설레는데 몽룡 들어오는 인기척에 상자 덮어 얼른 제자리.
몽룡 : (들어오다 춘향 보며) 내 방에서 뭐하냐.
춘향 : (머리 굴리는) 어. 저기, 아버님한테 차 빌려 달라는 말 해줄까?
몽룡 : (화색) 정말? 진짜지! 해줘해줘. 말해 줘! (신났다)
춘향 좋아하는 몽룡 보니 기쁘고 신발 상자로 눈 한번 더 간다.
씬27/ 몽룡집 정원 (D)
몽룡부 해동 검도 연습 중, 춘향 옆에 졸이며 서 있다.
몽룡부 : 차를 빌려 달라구? (검기) 몽룡이가 부탁하더냐?
춘향 : 친구들이랑 여러 명 같이 가면, 차로 가는게 훨씬 경제적이잖아요. 조심운전 안전운전 시킬께요.
몽룡부 : (검 쓱 내리면서) 그럼 그렇게 해라.
춘향 : 감사합니다. (꾸벅 돌아서려다가 대뜸) 아버님 너무 멋있으세요.
몽룡부 : (놀라지만 좋다) 음음.
춘향 : 아버님, 텔레비에 보면, 고수들이 칼 ? 휘둘러서, 사과 두 쪽 내구 그러잖아요. 그런 거두 할 수 있으세요?
몽룡부 : (창백) 글쎄.
춘향 : 그런 거 하면 진짜 멋있으실 텐데. (아쉽지만) 그래도 멋있으세요. (들어간다)
몽룡부 : (아쉽다 진짜루 멋있고 싶다. 검 한번 휘둘러본다. 될라나?)
<화면 전환>
휙 날아오르는 사과. 검 빠르게 움직이면, 사과 멀쩡하게 바닥에 떨어져서 구석으로 뒤굴 뒤굴 굴러간다.
몽룡부 : (심각 안되네... 될 것 같았는데 싶은),,,
씬28/ 옷가게 (D)
춘향 이옷 저옷 보고 있는데, 그 중 구두와 어울릴 것 같은 원피스 본다.
마침 단희 이쁘게 차려 입고 탈의실에서 나오며.
단희 : 어때 이렇게 입으니까 나 서울애 같지? (춘향 원피스보는 거 보고) 그거 사게? 왠일이냐 니가 이런 꽃띠 원피스에 꽂히구.
춘향 : 뭐 그냥.
춘향거울 앞에 서서 원피스 몸에 대보고 까치발 들어서 구두 신은 거 마냥 해보며 어울릴까 본다.
머리도 풀어서 이게 더 어울리고 이쁠까 보는.
씬29/ 몽룡집 현관 (D)
몽룡, 채린이 사준 옷 입고 있다. 몽룡 신발 상자 들고 ‘성춘향 뭐해 빨랑 나와’ 부르는데
춘향 치마 차려 입고, 계단 어색하게 내려오면, 몽룡 놀란다.
춘향도 몽룡 잘 차려 입은 모습에 놀라는.
둘 서로 이쁘고 멋져 보이나 내색 못하고, 괜히 어색.
몽룡 : 새 옷이네. 신경은 쓴 거 같은데. 춥지 않겠냐?
춘향 : 너두 새 옷이네. 신경은 쓴 거 같은데, 돈 좀 들었겠다.
몽룡 : (피식) 잘됐네 새 옷에는 새 신발 신어야지. (상자준다)
춘향 : (안 하던 내숭 몰랐던 척) 이게 뭐야? (하지만 기대감)
춘향, 설레이며 상자 열었는데, 구두 아닌 운동화다. (예전에 몽룡과 함께 본)
춘향, 실망스럽고 당황스러워 표정관리 안되는데
몽룡이 들고 있는 쇼핑백(구두 상자든)보고 그럼 구두는 채린이 주는건가,,, 싶어서 더욱 실망.
몽룡 : (눈치없이) 너 그 운동화 갖구 싶어했잖어.
춘향 : (실망감 감추며 간신히) 어...고마워. (상자 덮어 현관 옆에 둔다)
몽룡 : 뭐야? 안 신어?
춘향 : 새신 신으면 발 아퍼. 멀리가는데 편한거 신을래. (신던신 신으면)
몽룡 : 사준 사람 성의가 있지. 이거 신어.
춘향 : 나중에 신으면 되잖어.
몽룡 : (버럭) 맘대로 해. 신던가 버리던가 맘대로 해. (먼저 나간다)
춘향 : (맘 상하는 건 누군데 싶어 더욱 우울해 진다)
씬30/ 몽룡집 앞 (D)
몽룡, 먼저 나와 차안에서 툴툴대며 기다리고 있는데, 춘향 대문 열고 나와서 차에 타는데 보면 몽룡이 준 운동화 신었다.
몽룡 : (씩~) 단희랑 지혁이 터미널에서 기다린댔지? (신나서) 그럼 출발하자구~. (음악 탁 틀면 소리 요란하다)
춘향 : (음악 탁 끄고) 초보가 운전에 집중해야지 무슨 음악이야. (가방에서 ‘왕초보’ 꺼내고) 이거 붙이고 가자.
몽룡 : (보고는) 왕초보? 쪽팔리게. 싫어.
춘향 : 초보가 팔릴 쪽이 어딨어. 안 붙일 꺼면, 차 두고 가.
몽룡 : (우씨~)...
차 출발하는데, 뒤에 큼직하게 쓴 ‘왕초보‘ 붙은.
씬31/ 고속도로 (D)
단희 지혁 뒷좌석. 춘향 몽룡 바짝 긴장해서 운전 중.
지혁 : (급하다) 몽룡아. 이번엔 휴게소 들어가자. 제발.
몽룡 : 지금 속도에서 차선 바꾸는 게 얼마나 힘든데.
지혁 : 나두 아까부터 화장실 참느라 정말 힘들어.
몽룡 어설프게 차선 바꾸기 해보려는데. 앞차 휭 추월해가고, 몽룡 더욱 긴장하는데,
춘향 그 모습 보다 못해.
춘향 : 그냥가. 차안에서는 운전자 맘대루야. 넌 일짜루 쭉 달려. (빈 생수통 지혁 주며) 자 알아서 해결해.
지혁 : (미치겠다, 생수통 건네받았다가 뭐 하잔 거야 내팽개친다)
대학 외경/
씬32/ 대학 주차장 (D)
몽룡 차에서 춘향 몽룡 내리는.
춘향 : 각자 볼일 보구, 5시에 도서관 앞에서 만나. 단희 지혁이 한텐 내가 전화 할게. (먼저간다)
몽룡 : (춘향 간거 보고 바로 전화한다) 누나. 나 학교. (자랑) 내가 운전 해서 왔지.
씬33/ 디자인과사무소 (D)
춘향 접수대에서 입학금 용지 건네 받고 보는데 400만원이 넘는 돈이다.
춘향 : 우와 쎄다. 모아 논 돈 다 쓰겠네. 10년 모아 한방이다.
씬34/ 캬바레 (D)
월매 얼굴 새파랗게 질려서 동료 몇몇과 모인.
동료1 : 진숙이 그게 돈 들고 날를 줄 누가 알았냐고.
동료2 : (월매에게) 자기 괜찮아?
월매 : (황망) 내 돈. 우리 춘향이 돈...아이구 어쩌나. 아이구. (뒷골 잡고 쓰러지는 시늉)
씬35/ 교정일각 (D)
춘향 도서관 쪽으로 걸어오다가, 채린과 몽룡 다정한 모습본다.
몽룡 해벌쭉 신나서 채린과 이야기 중이다. 실망스러운 춘향.
몽룡, 춘향 발견하고 ‘춘향아’ 손짓해서 부르고 가는데 채린 신고있는 구두에 시선 꽂힌다. 춘향이 봤던 그 구두다. 맘아프다.
채린 : (몽룡이 옷 매무새 만져주며) 내가 이 옷 사줬다구 일부러 구두 선물한 거야? 잘 신을게. 진짜 마음에 든다.
춘향 : (몽룡이 옷도? 싶은) 이옷 언니 선물이었어요? (화나는) 서로 선물도 주고 받고 참 사이 좋아 보이시네요.
몽룡 : (춘향 눈치 살피며) 너두 선물 줬잖아. 운동화. 예쁘지 누나?
채린 : (보며) 춘향이한테 잘 어울리네.
춘향 : (더 울컥) 나 볼일이 있어서 다른데 좀 가볼게.
몽룡 : (의아) 니가 서울에 뭔 볼일? 아는 사람도 없잖아.
춘향 : 나두 아는 사람도 있구, 볼 일두 있어.
춘향 성큼 성큼 걸어가며 멀어지는데, 채린 그런 춘향 보고 묘한 미소,
몽룡 : (왜 저러나) 쟤가 오늘 따라 심하게 꼬장을 부리네.
채린 : 운동화 신으려면, 저런 치마를 입지 말지. 좀 안 어울린다.
몽룡 : (춘향 뒷모습 보는데 치마랑 운동화 안 어울린다 싶지만) 쟨 구두 불편해서 안 신어. 지가 운동화 좋다는데 뭐...
(하지만 왠지 미안하다)
채린 : 차 가지구 왔다 그랬지? 친구들 만나는데 같이 가자.
몽룡 : (멀어지는 춘향 신경쓰며) 어.
씬36/ 주차장 (D)
채린과 몽룡 차 곁으로 오는데, 몽룡 차에 ‘왕초보’ 붙은 거 본다.
채린 : (웃으며) 이게 뭐야? 이런 거 붙이고, 운전하면 더 무시당해.
몽룡 : 그렇지? (때서 주머니에 넣는다)
씬37/ 차안 (D)
몽룡 다시 긴장 돼서 운전대 잡는데, 옆자리 채린 음악 틀며,
채린 : 가자.
몽룡 : 그래. (침착한 척)
음악 소리 크고 불안하게 출발하는 몽룡.
씬38/ 서울예대 입구 (저녁)
단희 서울예대 입구 나오는, 지혁 쭐래쭐래 쫓아 나온다.
단희 손에는 등록금 용지나, 신입생 자료 같은 거 들린.
단희 : 예대라 그런지 이쁜 사람들 너무 많다. (한숨)
지혁 : 무슨 소리야. 단희 너보다 이쁜 여자 한 명도 없다.
단희 : 정말? (기분 좋아진)
지혁에게 전화오는데 ‘춘향이 전화다’ 받으려면 단희 얼른 말린다.
단희 : 받지마. 걔들 부부 갈 때 분위기 좀 잡게 우리 빠져주자.
지혁 : 그를까. 그럼 우리도 어디 가서 분위기 좀 잡을래?
단희 : 분위기는 무슨, 너 재수학원 알아보러 가야지. (앞장서 가는데)
지혁 : 같이 가줄 꺼지? (좋아서 뒤쫓아가는)
씬39/ 대학 캠퍼스 거리 (저녁)
춘향 전화 끊으며.
춘향 : 얘들 다 왜 전활 안 받어! (화난다) 그냥 확 나 혼자 올라가 버릴까... (어쩌나, 싶다가. 전화 뒤져서 학도아저씨. 찾는다)
씬40/ 기획사 사무실 (저녁)
학도 백실장과 직원 몇 명 모여 앉아 회의 중인데. 문자 온다. 보면 춘향에게 온,
춘향 : E) 아저씨 저 서울 왔는데, 지금 바쁘세요?
학도 빙긋. 전화기 덮으며.
학도 : 오늘 회의는 이만하죠. 수고하셨어요.
직원일동 : (일어서며 회의실 나서는데)
백실장 : (다가와) 사장님, 대기시킬까요?
학도 : 오늘은 내가 운전하지. 참 어제 맡겨둔 내 가방은 어디 있나?
백실장 : (얼굴 창백) 예, 저 제 차안에 있습니다.
학도 : 내일 내방에 갖다 둬. (앞서 나가면)
백실장 : (비틀 벽에 기대며) 사실은, 잃어버렸습니다. (벽 긁으며 절망)
씬41/ 한강 다리 일각 (N)
양아치 서울의 새로운 패거리들과 함께 앉아 있다. 많이 꾀죄죄해진 양아치.
양아치 : 내 인생이 왜 꼬였게? 그때 하필이면 변학돈가 하는 사장 가방을 초이스 한 게 가장 큰 실수다. (한숨 쉬는데)
하는데 패거리들, 학도 가방에서 꺼낸 전자수첩 들여다 보며 낄낄 대고 있다.
패거리1 : 심은하, 전지현, 고소영,, 뭐야, 설마 이거 진짠가? (장난) 전화해 볼까? (하는데)
양아치 : (벌떡 달려들어 보며) 뭐야? 이거 옛날에 내가 훔친 그 저주 받은 가방이잖아! 니들 이거 어디서 뽀렸어?
씬42/ 도도 기획사 (N)
백실장 앞, 양아치 무릎 꿇고 가방 받들어 모시고 있다.
백실장 : (가방 받아 들고, 감격해서 따사로이 양아치 손 잡아 주는) 자네가 날 살렸어. 고맙네.
혹시 엑스트라 자리나 단역이라도 하고 싶으면 언제든 말해 내가 팍팍 밀어주지.
양아치 : (무릎 꿇으며) 밀어주신다면, 배우보단 매니져가 꿈입니다. (바지자락 잡고) 부탁드립니다.
백실장 : (따사로운 손길로 일으켜 세우며) 일어나게. 우리 함께 한국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끌어가세~. (양아치 감싸 안는다)
씬43/ 레스토랑 (N)
학도,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춘향 들어온다. 예전과 달리 차려입은 춘향보고 이쁘다 생각든다.
춘향, 학도 발견하고 환하게 웃고 인사하는데
학도 : 한국대? 공부 잘하게 안보이던데 의외네.
춘향 : 그럼 제가 머리 나쁘게 생겼다는 거에요? 아저씬 ‘돈 없어 보이게 생기셨는데, 의외로 부자시네요.‘ 그럼 좋겠어요.
학도 : (피식) 난 돈 없어 보인단 말 못 들어 봤는데.
춘향 : 저두 머리 나쁘게 생겼단 말 안 들어봤어요. 몽룡이만 빼구.. 아, 제가 몽룡이 저랑 같은 대학 갔다는 말 안 했죠?
집에서 학교에서 맨날 보느라 질렸는데, 대학가서두 그러게 생겼어요.
학교 다니려면 또 얼마나 속을 썩일지 빤히 보인다니까요. 걔가. (하는데)
학도 : (듣자니 기분 별로다 말 자르며)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이야?
춘향 : (아) 저기. 제가 서울에서 대학 다니려면, 앞으로 아르바이트를 좀 해야 되는데, 아저씨 그때 제 사업 아이템 사주신다구
약속하셨잖아요. (방긋) 비즈니스 상 찾아왔어요.
학도 : 비즈니스? (빙글) 비즈니스에 기본은 접대란 거 모르나.
춘향 : 예? (놀라서) 접대라뇨?
학도 : (메뉴판 펼쳐 들며) 우선 배고프니까, 밥부터 먹도록하지.
춘향 : 아, 식사 대접. (메뉴판 펼쳐들어 보는데 밥 무지 비싸다)
학도 : (주문하려는데)
춘향 : 아저씨. 오늘은 그냥 비즈니스 하지 말구, 차 마시면서 대화나 나누죠. 오랜만에 만났는데 삭막하게 비즈니스는 무슨...
학도 : 그래? 내가 너한테 접대하려고 했는데, (덮는데)
춘향 : (얼른) 그럼, 계속 비즈니스 하죠. (얼른 메뉴판 편다)
학도 : (그런 춘향 귀엽다 빙긋) 그럴까?
씬44/ 고급바 (N)
채린과 채린의 대학 친구들 사이에 끼어 있는 몽룡.
남1 : 이번 학기 정동수 교수님 수업 들을 꺼야?
채린 : 그 과목 학점따기 어렵다며.
여1 : 깐깐하지. 윤석이 쟨 작년에 그 수업 빵구 났잖아.
몽룡 : (대화에 끼지 못하고 어색하다)
채린 : 뭐라도 좀 마셔. 맥주 마실래?
몽룡 : 아니, 차 때문에.
남1 : 차? 너두 차가 있어? (놀리듯) 아빠 차? 엄마 차?
일동 : (웃음)
몽룡 : 형두 차 있으신가 봐요? 아빠가 사준 차? 아니면 엄마가?
남1 : (굳어지는데)
몽룡 : 누나 나 먼저 가볼게. (애써 웃으며 일어난다)
채린 : 그래? (실망) 더 있다 가지.
몽룡 : 금방 서울 올 껀데 뭐. 그땐 날마다 볼 수 있잖아. 갈께.
채린 : 그래 잘가. (애써 미소)
몽룡 뒷모습 보면서 왠지 불안한 채린.
씬45/ 구두 가게 (N)
몽룡 구두 이거저거 고르고 있다. 채린에게 사준 구두와 가장 비슷해 보이는 거 찾은. (춘향이 이쁘다고 한)
몽룡 찾았다. 씩- ‘얼마에요?’
씬46/ 지하철 역 앞 (N)
춘향, 몽룡 기다리는데 몽룡 안 오고... 춥다. ‘금방 온다더니, 왜 안 와.’
전화하면 몽룡 계속 통화중이다. 이걸 확!! 진짜 춥다.
씬47/ 거리 일각 (N)
몽룡, 전화하고 있다. 몽룡차 트럭이 막고 있어서 못 빼고 있다.
몽룡 : 트럭아저씨. 빨랑 안 오시고 뭐하시는 거에요. (답답)
씬48/ 지하철 역 앞 (N)
춘향, 발 동동 구르는 춘향이.
씬49/ 학도 차안 (N)
학도, 스피커 폰.
학도 : 남원은 잘 가고 있나 해서.
춘향 : OFF) 그게, 저기. (하는데 전화기 통해. ‘영등포요!’ 외치며 택시 잡는 주변 소리 들린다)
학도 : 아직 서울이야? 그 친구 아직 안 온 건가?
춘향 : off) 그르게, 좀 늦네요.
학도 : 잠깐 기다려. 바로 갈테니까. (끊고 바로 U턴 한다)
씬50/ 지하철 역 앞 (N)
학도 지하철 역 앞 춘향 앞으로 차 다가가는데, 새파랗게 얼어 제자리 뛰기하며 서 있는 춘향. 그런 춘향 보니 안쓰럽다.
학도 : 추운데 왜 기다리는거야? 버스 타고 먼저 가지.
춘향 : 몽룡이 초보운전인데 걱정되잖아요. 일 생긴 거 아니면 오긴 올 꺼에요.
학도 : (어쩌나 싶은) 우선 내 차에서 기다리자. (차에 태우려는데)
춘향 : (전화 오면 급히 받는) 이몽룡. 어디야!...내가 바보냐. 밖에서 지금까지 기다리게. 빨랑 오기나 해.
(끊으며) 다행이다. 별일은 없었나봐요. (빙긋)
학도 : (그런 춘향 보는 거 씁쓸하다)
씬51/ 구두 가게 앞 (N)
앞차 빠지면, 몽룡 차 빼려다가. 잠시 생각.
<화면 전환>
구겨진 ‘왕초보’ 다시 탁 붙이고 차에 오르는 몽룡. 뒷 좌석에 구두 상자 보고 빙긋.
씬52/ 전철역 보이는 주차 공간 - 학도 차안 (N)
춘향 학도 심각한데...
학도 : O
춘향 : X
라디오 : OFF) 정답은 엑스.
춘향, 앗싸. 학도 이런.
춘향 : 콩나물 삶을 땐 당연히 뚜껑 열면 안돼죠. 아저씨 그것도 몰라요. 대세요.
학도 : (낭패스런)
춘향 : (핸드폰 꼭다리 하 불어서 학도 이마 사정없이 때리고 좋덴다)
학도 : 무슨 문제가 전부 부엌살림 문제야.
춘향 : 여태까지 하나도 못 맞췄죠. 어떻게 실생활 문제를 하나두 모르냐. 밥은 먹구 살죠?
학도 : (두고 보자 싶은데)
라디오 : OFF)스위트룸의 스위트는 달콤하다는 뜻의 스위트다.
학도 : (자신감) 엑스
춘향 : 오?
라디오 : OFF) 정답은 엑스.
학도 : (살짝 흥분, 좋아라)
춘향 : (아씨..) 스위트 룸이 그 스위트 룸 아닌가?
학도 : 아니. 달콤하다의 sweet 가 아니라 한 세트라는 suite 라구,
거실 방 풀세트로 갖춰진 호텔 스위트 룸에 살고 있어서 잘 알지.
(자막과 이펙트 sweet X suite O)
춘향 이마 갖다 대는데, 학도 차마,, 살살 때리면,
춘향 : 아저씨 일부러 살살 때린거죠? 아 미안하게 그러면 고맙죠. 역시 어른은 다르네. 몽룡이는 인정사정 없는데.
학도 : 그래도 5대 1이면 니가 내기에서 이겼네.
춘향 : 원래 내기는 물질이 걸려야 재민데. 그래도 아저씨 많이 맞았으니까, 봐주죠 뭐. (하는데) 어, 몽룡이다!
춘향 얼른 내리고 학도 보면 몽룡차 옆에 데는 거 보인다.
씬53/ 주차장 (N)
몽룡 내리다가, 학도차에서 내리는 춘향 보고 놀란다.
몽룡 차에서 나오는 학도 보면 누군지 알겠다. ‘그때 그 눈빛..’ 기억 안 좋은데,
보면 삐까 뻔쩍한 학도 외제차. 자기 차와 비교된다.
학도 : (몽룡에게) 오랜만이네. 예전에 한번 봤었는데 기억하나?
몽룡 : (괜히) 글쎄요...기억이 잘 안나는데요. (하는데)
춘향 : 신경쓰지 마세요. 얜 머리가 나빠서 기억 못해요.
몽룡 : (우씨) 기억나네. 아 기억나요. 안녕하세요. (악수 청하는)
학도 : (악수 받아주는데, 우습다)
몽룡 : (건성 악수하고 얼른 춘향 잡으며) 빨랑 가자 늦겠다.
춘향 : (끌려 돌아서며) 가볼께요. 오늘 감사했습니다. (꾸벅)
학도 : 내기 상금은 어쩌구?
몽/춘 : 내기? / 상금?
학도 : 이번에 스키장개장 기념콘서트를 준비중이야, 그 곳 콘도 스위트 룸 (빙긋) 이용권이면 상품으로 괜찮지 않을까?
춘향 : 저 스키 못타는데요.
학도 : 남편은 어때? 그쪽도 못타나?
몽룡 : (반박) 잘 타요. 꽁짠데 가자. 친구들 많이 데리고 가도 되죠?
학도 : (빙긋) 얼마든지 마음대로...
몽룡 : (괜히 힘주며) 감사합니다.
몽룡 춘향 재촉해서 끌고 가고, 춘향 학도에게 다시 인사하며 끌러간다.
학도 춘향이 가는 게 아쉽다.
씬54/ 몽룡차 안 (N)
몽룡 춘향, 둘 함께 내려가는데, 몽룡 퉁퉁 부었다.
몽룡 : 저 아저씨 만나러 간 거였냐? 왜? 연예인 시켜 달라 그러게?
춘향 : 내가 단희냐. 상의할 일 있어서 간 거야.
몽룡 : 저 아저씨랑 상의할 일이 뭔데?
춘향 : 몰라도 돼. 남의 비즈니스에 신경 끄셔. 넌 왜 늦었어?
몽룡 : (부은) 남의 프라이버시에 신경 끄셔.
몽룡 열 난서 괜히 클락션 빵빵 울린다. 뒷자리에 덩그러니 놓인 구두상자.
씬55/ 몽룡 부모방 (N)
몽룡모 : (구두 손에) 몽룡이가 엄마 신으라고 이런걸 사왔네요. (감격)
몽룡부 : 녀석 철들었네. (보다가) 당신 것만 사왔어? (부럽다)
씬56/ 월매집 앞 (D)
춘향 문 두드리는데, 인기척 없다.
씬57/ 월매방 (D)
춘향 엄마 부르며 뛰쳐 들어오는데 불도 꺼지고, 아무도 없다. 불켜면 방안 썰렁하다. 옷장 열어보면 옷들 없다.
춘향 무슨 일인가 싶은데, 화장대 위에 놓여진 하얀 편지 봉투 춘향 다가가서 편지 봉투 열어보면 엄마 편지다.
월매 : e) 딸아 엄마 지방 순회 공연이 길게 잡혔어. 너는 어엿한 그 집 며느리야. 등록금 당당하게 요구해라. 절대로 꿀릴 꺼 없다.
추신 니 돈은, 엄마가 잠시 빌릴게.
춘향 편지 읽으면서 표정 점점 열 받고 불안해진다. 후다닥 나간다.
씬58/ 캬바레 (D)
춘향 월매 일하는 캬바레 달려 들어온다. 캬바레 아직 영업 전.
춘향 동료 아줌마 발견하고 잡는다.
춘향 : 아줌마. 우리 엄마 못 보셨어요?
동료 : 너 몰랐어? 진숙이 그게 사기 쳐서 홀랑 날랐잖어.
춘향 : 진숙이 아줌마가요?
동료 : 니 엄마는 몇 백 물렸나 보더라. 니 혼수해줄 돈 만든다고 무리 하더니만..
춘향 : (절망) 몇 백이요...그럼 엄마 어디로 갔는지 모르세요?
동료 : 글쎄. 그 돈 다시 채울 때까지 지방 공연 돈다구 하던데..
춘향 : 아,,, 정말 미치겠네...(걱정도 되고 화도 나고)
씬59/ 춘향방 (D)
춘향 초조하게 월매에게 전화하는데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춘향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데, 몽룡 들어온다.
몽룡 : 스키장 갈 준비 다했냐?
춘향 : 스키장? (그제야 생각난다 갈 상황 아니다) 나 못 가.
몽룡 : 뭐? 이제 와서 못 간다는게 어딨어.
춘향 : 내가 전혀 스키장 갈 기분 아니거든. 나중에 가자.
몽룡 : 너 요즘 진짜 왜 그러냐. 변덕은 죽 끊듯 하고 걸핏하면 화내고, 내가 어느 장단에 춤을 출지 모르겠다.
무슨 일인데. 일이 있으면 말을 해 말을.
춘향 : (어쩔까) 너한테 말 못 해. 무튼 난 스키장 못 가니까. 너나 가.
몽룡 : 됐다 됐어. 덕분에 스키장도 가고 고맙네요. 그 변사장인가 한테는 니가 꼭 안부 전해줘라. (확 뛰쳐나간다)
몽룡 나가면 몽룡모 들어온다.
몽룡모 : 무슨 일이니? 니들 또 싸웠니?
춘향 : (얼른) 아니에요. 뭐 시키실 일 있으세요?
몽룡모 : 내려와서 마늘 좀 까라.
씬60/ 몽룡집 주방 (D)
춘향 마늘 까며, 한숨 난다. 마늘 맵고, 마음도 슬프다. 눈물 날 듯한데 몽룡모 들어온다.
춘향 얼른 눈물 닦는데.
몽룡모 : 마늘이 맵니?
춘향 : (얼른) 예.
몽룡모 : (보며 손에 든 신발 상자 준다) 이거 너 신어라.
춘향 : 이게 뭔데요?
몽룡모 : 몽룡이가 서울서 사다 준 구둔데, 사이즈가 안 맞네, 서울까지 가서 바꿀 수도 없고, 너 맞으면 신어라.
춘향 : (뭔가 싶어 열면 자기가 갖고 싶어했던 거랑 비슷한 구두다, 놀라다가 빙긋 자기 주려고 샀구나 알아채고 빙긋)...
몽룡모 : 그리구, 사부인은 왜 연락이 안되시니?
춘향 : (당황) 엄마요?
몽룡모 : 혼수 준비하자고 그렇게 성화더니, 전화도 안 받고 연락이 없으시네.
춘향 : 저기, 그게요. 어머니. (뭔가 말해야 되나 싶은데)
몽룡모 : 막상 예단 준비하려니 부담 된다던? 큰소리 뻥뻥 치더니만...
춘향 : (자존심상한다) 엄마 지방 공연 가셨어요. 몇 일 있다 꼭 오실 꺼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몽룡모 : 그래. 내가 걱정할 게 아니지. (돌아서 나간다)
춘향 : (한숨쉬다가 신발 보는데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모르겠다) 그래도 남편이라구 생각해주네.. 정말 몽룡이한테 말해볼까..
춘향 마늘 까면서 계속 신발 돌아본다. 마늘 매워도 눈물 안 난다.
씬61/ 남원 일각 카페 (N)
몽룡 단희 지혁 함께 있다.
단희 : 용용. 안 봐도 비디오다. 니가 잘 못하니까 춘향이가 그러지.
몽룡 : 내가 요즘에 걔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완전 사춘기 넘어서 오춘기 육춘기야. 내가 힘들어죽겠다.
지혁 : 몽룡아. 육춘기 니 마누라 온다.
보면 춘향 들어온다. 보면, 춘향 서울갈 때 입었던 옷에다가. 구두 신었다.
춘향 옆에 앉으면 몽룡 모른척 부어있다가 춘항이 구두 보고 흠? 놀란다.
춘향 : (빙긋) 어울리지? 어머니가 신으라구 주시더라.
몽룡 : (괜히) 엄마는~ 엄마 신으라 그런 걸 왜 널 주냐? (슬쩍) 그래서 뭐, 너는 마음엔 들어?
춘향 : 어.
몽룡 : (기분 풀렸다 메뉴판 내밀며) 뭐 마실껀데?
춘향 : 콜라.
몽룡 : (기분 좋은) 아줌마 여기 콜라 주세요.
단희지혁 : (둘이 뭐야 싶은)
단희 : 춘향이 너 스키장 안 간다며. 가자~. 사장아저씨가 너 안오면 우리랑 만나주지도 않을 꺼 아니야.
몽룡 : (학도 얘기에 민감) 우리가 거기 가서 왜 그 아저씰 만나?
춘향 : 스키장 가자.
몽룡 : (뭐야?) 안 간다며.
춘향 : 아저씨 성의 무시하기 미안하기도하고, 가서 너랑 할 말도 있고.
몽룡 : (학도 얘기에 다시 빈정 상한) 뭔 말?
춘향 : 그건 가서 얘기하자. 지금은 머리 아프니까, 당분간 잊고 생각하지 않을 란다. 우리 노래방 갈까? (밝은 척)
몽룡 학도 얘기에 다시 기분 상했는데, 단희 지혁은 신났다.
/ 스키장 외경 (D)
씬62/ 콘도 주차장 (D)
몽룡차에서 춘향 몽룡 단희 지혁 내린다. 일동 신나고 들떠서 좋아하고, 춘향 약간은 표정 어둡다.
단희 지혁 먼저 짐 들고 들어가는데, 춘향 얼른 몽룡 잡으며.
춘향 : 몽룡아. 저기,, 좀 있다 나랑 얘기 좀 하자.
몽룡 : 뭐? 지금 얘기해.
춘향 : 여기서 좀 그렇구,, (하는데)
채린 : off) 몽룡아!
춘향 몽룡 돌아보면 채린 차에서 내리며 이쪽 향해 손 흔든다.
몽룡 반가워서 손 흔들면 채린 다가온다. 춘향 당황하는데,
몽룡 : 내가 누나 불렀어. 그 아저씨가 얼마든지 와도 괜찮다 그랬잖어. 괜찮지?
춘향 : 어, 그래. (실망과, 불안)
씬63/ 콘도 로비 (D)
단희, 지혁 춘향과 함께 가며 몽룡과 함께 오는 채린 째려본다.
단희 : 저 백여우는 왜 여기까지 쫓아 왔데. (열 받은)
씬64/ 콘도 안 (D)
일행 콘도 들어서면, 드넓고 시설 좋다. 방두 여러 개다(2개이상). 일동 입 벌어진다.
단희 흥분해서 여기저기 열어보고 침대에서 뛰어보고,
단희 : (감탄) 역시, 돈 있는 어른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여기 하룻 밤에 얼마나 할까? 전망도 진짜 죽인다.
이런 게 바로 스케일 인 거야. 스케일이 광활하네 광활해. 사장님 언제 오신데?
춘향 : 오늘 저녁 때. 일 때문에 오는건데 우리랑 마주칠일 있겠냐.
단희 : 아, 너무 안타깝다. 이번엔 연예계 진출 상의 드릴라 그랬는데.
몽룡 : 안타깝기는, 일하러 왔으면 열심히 일하셔야지 그 사장도.
채린 : 몽룡아 바로 스키 타러 나갈 꺼지?
몽룡 : 그럼, 누나 장비 차에 있지? 내가 챙길게. (춘향에게) 나가자?
춘향 : 됐어. 나중에 타던가 하지 뭐. 우선 밥이나 먹자.
지혁 : 그래. 라면 먹자 라면.
단희 지혁 춘향 라면 끊이러 부엌 쪽으로,
몽룡 : (라면 먹고 싶다) 누나 우리도,
채린 : 나가서 먹자. 여기까지 와서 라면 먹는 거 좀 그렇잖아.
몽룡 : 그래. (어쩔 수 없다)
채린 몽룡 나간다.
춘향 나가는 두 사람 보는데 마음 안 좋은데, 애써 아닌 척.
씬65/ 스키장 (D)
채린 몽룡 스키 타는 모습. 몽룡 스키 타면서도 계속 콘도 쪽 본다. 혹시 나오지 않으려나.
몽룡 : 얘들은 스키장 와서 방에 처박혀 뭐 하는 거야. (궁금해 죽겠다 안되겠다. 얼른) 누나 춥지? 목도리를 하구 나왔어야지.
채린 : 그럴걸 그랬나?
몽룡 : 내가 들어가서 목도리 가져올게. 기달려. (얼른 콘도 쪽으로)
채린 : (혼자 남겨졌는데 기분 나쁘다)
씬66/ 콘도 방 (D)
춘향, 단희 지혁 콘도에서 고스톱 친다. 단희 ‘앗싸 났어요 났어 고.’ 신났다.
몽룡 방문 열고 들어온다.
몽룡 : 뭐야. 니들 안 나올 꺼야?
춘향 : 스키도 못타는데 뭐.
몽룡 : 못타면 배워야지. 자포자기하고 고스톱이나 치는 게 말이 돼?
지혁 : 재밌게 놀면 그만이지. (친다) 맨날 치는 고스톱도 새로운 장소에서 치니까 재밌구만.
단희 : 우리 알아서 놀 테니까. 너 그 누나랑 잘 놀아. (새침)
몽룡, 자기도 끼고 싶다. 먹고 남겨둔 라면 국물에도 눈 간다.
몽룡 : 몰라 몰라. 안 돼. 내가 가르쳐 줄테니까 빨리 나가서 스키 타. 빨리. (깽판놓으며 고스톱 판 접는다. 일동 아우성)
단희 : 스키 장비는?
몽룡 : 내가 말해서 빌려 줄게. 빨랑 가자니까. (재촉)
일동 나갈 차비하고, 몽룡 ‘로비로 다 들 내려와’ 혼자 먼저 나간다.
춘향, 몽룡 나가는 거 보고, 얼른 빨리 챙겨 입고 따라 나간다.
단희 지혁 마주보며 씩 웃음.
씬67/ 콘도 로비 (D)
몽룡 로비에다가, 스키 장비 어디서 빌리면 되나 묻고 있다. 춘향 얼른 따라 내려 왔다.
춘향 : 아씨.. 그냥 말하지 말까. 후,, 그래도 의논할 사람 쟤 밖에 없는데 어쩌겠냐.. (다가가는데)
채린 현관으로 들어오며 몽룡 곁에 선다. 둘 얘기 나누다가. 몽룡 들고 있던 목도리 채린에게 둘러준다. 둘 모습 다정하다.
춘향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멈춰 서있다. 단희 지혁 뒤 따라 내려왔다.
단희 : 용용이는? (하다가 몽룡과 채린 본다) 저 백여우 또 들러붙었네.
성춘향, 너 용용이한테 스키 배우면서 짝 달라붙어있어. 알았어? (단도리)
씬68/ 리프트 앞 (D)
일동 스키장비 갖추고 있는데, 채린 몽룡과 리프트 함께 타려는데, 단희 얼른 춘향 앞으로 민다.
춘향 그래 몽룡이랑 이야기도 해야 되고 싶어 앞으로 나가려는데,
채린 우연인 척 스틱으로 춘향의 스틱 탁 막고는, 몽룡 곁에 선다.
춘향 채린 서로 눈에 불꽃 튀며 눈빛싸움. 교차된 스틱에 힘들어가는데,
춘향 눈빛싸움에서 채린에게 지고, 스키스틱 떨어뜨리고,
춘향 스틱 줍는 새에 채린 몽룡 팔짱 슬쩍 끼며 미소 띠고 리프트에 오른다.
단희 춘향에게 '뭐야 니가 타야지‘ 구박 하구, 춘향 ’됐어‘ 열 받는다.
/ 스키장 리프트 풍경
씬69/ 리프트 상단 (D)
몽룡 춘향 단희 지혁 채린 스키 타는.
단희 지혁 춘향 숨 몰아쉬고, 어어어 하면서 내려간다.
몽룡 채린 능숙하다.
단희 지혁 나름대로 균형 잡고 살살 잘 내려가는데, 춘향 바로 자빠진다.
몽룡 ‘저럴 줄 알았지‘ 그 쪽으로 간다. 채린 그런 몽룡 보니까 질투 난다.
몽룡 춘향 일으켜 세워주는데 다시 자빠진다.
몽룡 : 넌 왜 그렇게 둔하냐.
춘향 : 그르게 내가 안 탄다구 했잖아. 내가 스키나 타러 여기까지 온 줄 아냐. 얘기 좀 할라구 왔더니 이게 뭐야. (속상한데)
몽룡 : 알았어 알았어. 여기 내려가면 얘기하자. (달래며) 얼른 일어나. (잡아주고 털어주고) 다시 내려 가봐. 내가 같이 가 줄게.
춘향 조심조심 내려가고, 몽룡 불안하게 보는데, 채린 그 모습 질투 나서 보다가. 빠르게 내려가는데, 그대로 넘어진다.
몽룡 채린 넘어진 거 보고 놀래서 춘향 두고 날 듯이 달려간다. 춘향도 살살 기듯이 그쪽으로 다가 온다.
몽룡 : 누나 괜찮아?
채린 : 어, (일어나려는데 발목 다친 듯 주저앉으며 비명)
<화면 전환>
구급요원 채린 태우고 내려가게 된 상황인데.
채린 : 몽룡아, 나랑 같이 가 줘. (애처로운 눈빛)
몽룡 : (춘향에게 미안) 이제 좀 타는 거 같으니까 혼자 갈 수 있지?
춘향 : (오기난다) 그래 가. 누나 혼자 두지 못할 꺼 아니야. 가.
몽룡 구급요원 따라 먼저 내려간다. 춘향 혼자 남겨졌는데. 막막하다. 기듯이 내려가는 춘향.
춘향 : (오기) 이몽룡. 됐다 됐어 너 없어도 안 넘어 지고 잘 갈 수 있다. (넘어진다) 그래 넘어져도 아프지도 않다. (아프다)
아파도 다시 일어서면 되지. (일어서다 자빠진다. 서럽다)
씬70/ 콘도 입구 (N)
춘향 절뚝이며, 허리 잡고 들어서는데, 옆에 들어오는 차 빵빵 울린다.
춘향 보면, 학도 차안에서 빙긋 웃음.
학도 차에서 내리면, 직원 얼른 나와서 학도 차 주차시키려 가져간다.
춘향 : 아저씨. (반갑다)
학도 : 스키 타고 오는 길인가? 많이 넘어졌나봐? 몰골이 엉망이네.
춘향 : (서럽다) 예. 방심하다가 제대로 넘어졌어요. 제 꼴 웃기죠?..
씬71/ 콘도 로비 (N)
춘향과 학도 함께 들어서는데, 몽룡 채린(발목에 압박붕대)부축해서 의무실에서 나오다가 마주친다.
춘향 몽룡 품에 안겨 있는 채린 보니 열 받는다. 채린 일부러 더 몽룡 품에 안기며, 춘향과 학도 보는데.
몽룡 : (학도에게 도전적 인사) 저녁때나 오신다더니 벌써 오셨네요?
학도 : 방은 마음에 드나? (채린 안고 있는 거 보고 눈살 찌뿌려진다)
몽룡 : 덕분에요. (춘향과 함께 있는 거 보는 거 싫다)
채린 : 안녕하세요 도도기획 변학도 사장님이시죠? 저 기억하시겠어요? 지난번 영화 의상 소품일 했었는데...
학도 : (보고) 아, 홍채린씨. 기억합니다. 어디 다치셨나봐요?
채린 : 예. 스키 타다 넘어져서요.
학도 : (춘향이도 넘어진 거 아니까 춘향 보면 표정 안 좋다)
몽룡 : 성춘향 뭐하냐? 방에 올라가자.
춘향 : 누나랑 같이 먼저 올라가. 난 아저씨랑 잠깐 얘기 하다갈게.
몽룡 : (눈에 불꽃 튄다. 왠지 화난다) 그래, 그럼. 있다 와라.
몽룡 채린, 학도에게 목례하고 돌아서 간다.
학도 : (둘 엘리베이터 타는 모습 보고) 홍채린씨랑도 아는 사이야?
춘향 : 몽룡이랑 친한 누나에요.
학도 : 저 둘 사이에서 방심하다가 넘어진 건가?
춘향 : 예?
학도 : ...아니야. 오늘 밤에 콘서트, 친구들이랑 같이 보러 가.
춘향 : 감사합니다. (인사)
씬72/ 콘도거실 (N)
춘향, 몸 쑤신다. 겨우 의자에 몸 누이는데, 몽룡, 채린이 뉘어둔 방에서 나온다.
춘향 아무말 없다가. 다른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몽룡 : 정말 잘 내려왔냐? 넘어진 건 괜찮아? 파스 사다 줄까? (눈치) 아깐 상황이 그랬잖어. 다친 누나를 어떻게 혼자 보내냐.
춘향 : 누가 뭐래. 내 걱정하지 말구 계속 다친 누나 걱정해. 나는 내가 다 알아서 잘 할테니까.
춘향 방으로 휙 들어가구, 몽룡 미안하고 속상한데,
채린 다른 쪽 방문 열고 나온다.
몽룡 : 누나 깼어?
채린 : 춘향이랑 싸웠니? 나 때문에?
몽룡 : 아니야. 내가 스키 잘 안 가르쳐 줬다고 화난거야.
채린 : 저녁 먹으러 갈래? 배고프다.
몽룡 : 어,, 저기 춘향이 쟤가 스키 타다가 많이 어퍼졌나 봐. 의무실 가서 파스 좀 얻어 갖구 오라구 난리네. 갖다와서 밥 먹자.
채린 : 그래. 다녀와.
몽룡 서둘러 나가고, 채린 나가는 몽룡 모습 질투 어려서 본다.
씬73/ 콘도 방 (N)
춘향 이불 뒤집어쓰고 누워있는데, 노크하더니 채린 들어온다.
춘향 : (몽룡인 줄 알고) 신경 끄라니까 왜 자꾸 귀찮게 해.
채린 : 춘향아, 얘기 좀 할래?
춘향 : ..(부스스 일어나며 불안하다)
씬74/ 의무실 (N)
몽룡 의무실 직원에게 파스 얻어 나오다가.
몽룡 : 저기, 눈밭에서 굴러서 감기 걸렸을 수도 있으니까 감기 약도 주세요. 혹시 모르니까 이 압박 붕대도 가져가도 돼죠?
씬75/ 콘도방 (N)
춘향 채린 마주 앉은.
채린 : 몽룡이가 오랫동안 나 좋아해준 거, 너도 알고 있지?
춘향 : (비참하다) 예.
채린 : 이제라두 내가 몽룡이 마음 받아주는 거 괜찮겠니?
춘향 : (이 악무는) 좋아하는 거 누구허락 받고 하는 거 아니잖아요.
채린 : 니 허락은 필요해. (보며) 몽룡이 놔 줄 수 있겠니?
춘향 : 좋아하면,,, 정말로 언니가 몽룡이 좋아하면,,, 내가 허락하지 않아도, 몽룡이가 언니한테 갈 꺼에요. (눈물 참는다)
씬76/ 콘도 일각 (N)
몽룡 약 사들고 오는데, 채린 마주 온다 .
몽룡 : 누나, 아픈데 왜 나왔어.
채린 : 몽룡아. 나 너한테 할말이 있어.
몽룡 : ? (무슨 일인가?)
씬77/ 콘도 거실 (N)
춘향 왔다 갔다 심란하다. 어쩔까... 하는데 단희 지혁 방으로 들어온다. 둘 티격거리면서 들어오는데,
단희 : 내가 외간 남자한테 스키를 배우든 수영을 배우든 왜 참견이야. 니가 무슨 권리로 막냐구!
지혁 : 좋아하는 권리로 막는다 왜!
단희 : 뭐? 너 혼자 멋대로 좋아하는 건데, 그런 게 어딨어. 내가 누굴 만나서, 뭘 하든 제발 참견 좀 하지마. (방으로 들어간다)
지혁 : (방문 두드리며) 단희야. 뭘 그렇게 화내구 그래. (하는데)
춘향 : (울컥) 방지혁. 너 바보냐. 싫다는 애한테 왜 그렇게 매달리구 그래. 자존심도 없어!
지혁 : (당연) 자존심 없어도 돼. 단희만 있으면 돼 나는. (문 두드리는)
춘향 : ...(맞는 말이다. 자존심 버리고 몽룡이 잡자. 휙 뛰쳐나간다)
지혁 계속 문 두드리면 단희 못이긴 척 문 열며. ‘이제 안 그럴꺼지?’ 지혁 그래그래 단희 비위 맞추고 구슬린다.
씬78/ 콘도 일각 (N)
춘향 뛴다. 채린이가 고백하기 전에 몽룡이 잡아야 된다. 마음 급하다.
여기 저기 몽룡과 채린 찾아 헤매는데.
씬79/ 콘도 일각 (N)
학도 관계자들과 콘서트 관련 이야기 하고 있는 상황인데. 저쪽으로 뛰어가는 춘향 보게 된다.
학도 ‘잠시만.’ 하고는, 춘향 달려간 쪽으로 간다.
씬80/ 콘도 일각 (N)
채린 몽룡 마주 선. 채린 심각.
몽룡 : 누나 무슨 얘긴데? 나 춘향이 약 갖다 줘야 되는데. (하는데)
채린 : (대뜸) 좋아해.
몽룡 : (굳는다 무슨 말인가..)
채린 : 이제야 니가 내 마음에 들어왔어. 그러니까 너두 나만 계속 좋아해줘. 나만 보고, 나랑만 있어 달라구.
몽룡 : 누나. (완전 당황했는데)
저쪽에서 춘향 뛰어 오는 거 보인다. 채린 뛰어 오는 춘향 본다.
몽룡 당황해서 돌아서려는데, 채린 몽룡 돌려서 자기 쪽으로 세우고, 키스해버린다. 몽룡 굳어진다.
달려오던 춘향 그대로 서는데, 뒤에서 학도 춘향 잡아채듯 확 돌려세운다.
춘향 눈에 눈물 가득. 다시 뒤돌아보려는데,
학도 : (어깨 꽉잡아 돌아보지 못하게) 뒤돌아 보지마. (더 꽉잡는다)
춘향 몽룡 서로는 등돌린 채 학도 채린과 마주 보고 있는 상황.
학도 채린 눈 마주친다. 학도 차갑게 보고는, 그대로 춘향 앞으로 당겨서 몽룡 선 반대쪽으로 데리고 나간다.
씬81/ 콘도 일각 (N)
몽룡 채린 앞에 당황해서 서있다. 무슨 말 할지 모르겠다.
채린 : 춘향이한테도 말했어. 허락두 받았구.
몽룡 : (더 놀란) 뭘?
채린 : 내가 니 마음 받아줘도 되냐구 물어봤다구.
몽룡 : (당황) 춘향이한테 그런걸 물어봤다구?
채린 : 너 보내 준다고 하더라. 걘 이미 헤어지자는 말 준비하고 기다리는 것 같던데.
몽룡 : 그런 게 어딨어. 나한테 그런 말 한번도,, (하는데)
인서트->
춘향 : 몽룡아 얘기 좀 하자.
춘향 : 내가 스키나 타러 여기까지 온 줄 아냐. 얘기 좀 할라구 왔더니 이게 뭐야.
몽룡 : ...그럼 그 게 헤어지자는 말하려구,, (어이없다)
채린 : 춘향이는 너 놔준 다구 했어. 너두 춘향이 놔줘야 되지 않겠니?
(멀리 학도와 함께 가는 춘향 모습 보며) 어쩌면 그게 춘향이 행복을 위해서도 좋을꺼야.
몽룡 : (충격)
씬82/ 콘도 일각 (N)
학도가 쓰는 사무실이나 방. 학도 춘향에게 따뜻한 물 담긴 잔 건넨다. 춘향 손 떨린다.
학도 : 괜찮겠어?
춘향 : ...
학도 : 원하면 이대로 집에 데려다 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할까?
춘향 : 아니에요. 같이 온 친구들도 있고,,, 지금 집에 혼자 가면, 부모님도 무슨 일인가 걱정하실꺼구,
갑자기 사라지면 몽룡이도,, (하는데)
학도 : (어깨 잡아주며) 지금은 너가 어떤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그거만 생각해도 넘칠 것 같은데?
춘향 : 저는요,,,잘 모르겠어요.. (눈물 쏟아진다) 정말 잘 모르겠어요.
학도 : ... (잡아서 의자에 앉혀 준다) 그러면 앉아서 생각해봐. 자리 피해 줄테니까.
춘향 앉아서 울고, 학도 마음 아프게, 춘향 두고 나온다.
방문 앞에선 학도, 춘향이 우는 소리 들린다.
씬83/ 콘도 일각 (N)
몽룡 춘향 기다리고 서있다. 춘향 저쪽에서 힘없이 걸어온다.
몽룡 : 아프다며 어디 돌아다닌 거야?
춘향 : 너 찾으러 갔었어...정말 중요하게, 할 말 있어서.
몽룡 : (헤어지자는 말이구나,,,) 그래 너 계속 할 말 있다구 했지.. 나두 너한테 말할 꺼 있어. 물어볼 거두 있구.
춘향 : (채린이 좋아하니까 헤어지자는 거구나) 나중에 얘기하자. 어짜피 할 말이면, 하루만 더, 아니 몇 시간만 더 있다 얘기해.
지금은 너무 피곤해. (들어가려는데)
몽룡 : 하루 미루고, 한시간 미루면, 더 쉬워 질 것 같아?
춘향 : (멈춰 선다)
몽룡 : 어짜피 할 말이라구 혼자 다 정해 놨으니까 너는 쉬워!? 뭐라고 말 할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와서, 니 마음은 다 정리 해 놓고, 계속 졸라대면서 할 얘기라는게 뭔데!?
춘향 : 그럼 너는? 여기까지 와서 니가 좋아하는 사람 보란 듯이 니 옆에 세워두고 나한테 할말이 뭔데?
몽룡 : ...
춘향 : 서로 답이 뭔지 너무 잘 알고 있잖아. (쉬고) 이제, 헤어지자.
몽룡 : (가슴이 막힌다) 정말 답이 쉽구나, 헤어지자. 그래 그럼 나두 대답해야 되나? (이 악물고) 그래, 그러자?...
춘향 : (손 떨리는데 주먹 꼭 쥔다)
몽룡 : (허탈하게 돌아서 가며) 잘됐네. 어떻게 해야되나, 생각만 해도 가슴 답답하던 얘기를 이렇게 쉽게 하게 되고, 정말 잘됐어.
(화나는 마음에 빈정대듯) 성춘향 대단하다.
몽룡 비틀거리듯 돌아서서 천천히 걸어가다가 마구 뛰어가고
춘향 ‘돌아보지 않는다 돌아보지 않는다’ 하다 돌아보면 몽룡 없다.
춘향 절망적인 표정으로 바라보는 시선. 모퉁이 끝에서 돌면 벽에 기대선 몽룡.
춘향과 몽룡 서로 엇갈린 감정인 채 안타까운 표정에서.
에필로그-
씬84/ 옛 남원의 공원 일 만한 곳
춘향 몽룡 나들이복 곱게 차려 입고 놀러 나왔다. 둘 다정한 모습으로, 노닥거린다.
춘향 : 서방님이 술래이시니, 소녀가 숨을 차례이옵니다. (달려간다)
몽룡 : (나무둥지에 기대서 흘끗 흘끗 달려가는 춘향 보며 흐뭇하다) 춘향아 꼭꼭 숨거라.
몽룡 춘향 찾아 나서는데, 저쪽에 춘향 숨은 치마 자락 보인다.
몽룡 빙긋 웃으며 다가서려는데, (다리 건너는 순간이면 좋을 듯)
마침 나귀 타고 지나가는 아름다운 기생 채린(황진희 스타일) 몽룡 홀린 듯이 채린 바라보면,
채린 삿갓에 덮은 베일 너머로 몽룡에게 미소 흘린다.
때마침 채린 손에서 날아가는 비단 손수건. 몽룡 앞에 떨어진다.
몽룡 손수건 주워 채린에게 건넨다.
채린 : 사또자제 이몽룡도련님되시지요? (베일 걷는데 더욱 아름답다)
몽룡 : 낭자는 누구요?
채린 : (빙그레 야릇한 미소) 궁금하시면 소녀를 따라오시지요.
채린 다시 베일 드리우고 나귀 타고 떠나가고, 몽룡 홀린 듯이 채린 바라본다.
숨어 있다 지친 춘향 ‘서방님’ 부르며 일어서는데, 몽룡 어느새 채린의 나귀 따라가고 있다.
춘향 ‘서방님 어디 가십니까’ 부르는데, 몽룡 대답도 않고 채린의 뒤따르고.
춘향 불쌍하게 남겨져 채린 따라가는 몽룡 바라보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