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의 대표적인 부작용
항생제의 부작용은 항생제의 계열에 따라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부작용도 있지만, 대부분은
개별 약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같은 계열의 항생제군 내에서도 부작용에 대한 교차반응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임상의들은 계열별로 특징적인 부작용도 알고 있어야 하지만,
개별 항생제의 대표적인 부작용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환자가 과거에 부작용을 경험했던 적이 있는 약제는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환자들도 본인들이 중증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에는 그 부작용이 어떤 약제에 의한
것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항생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의 예를 몇 가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혈액 부작용
혈액학적 부작용은 다양한 항생제들에 의해 흔히 발생하며 빈혈,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중에서도 백혈구 감소증과 혈소판 감소증이 항생제 치료와 관련하여 가장 흔히 발생하며,
베타락탐계 항생제와 설파계 성분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빈혈은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는데, 베타 락탐계의 경우 자가면역용혈빈혈을 유발할 수 있으며,
크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trimethoprim-sulfamethoxazole)은 엽산 결핍에 의한
거대적혈모구빈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많이 사용하였던 클로람페니콜(chlorampenicol)은 비가역적인
재생불량성빈혈을 일으킬 수 있는데, 용량과 무관하게 발생하며, 투여 경로에 따라
경구, 직장, 국소 혹은 근육으로 투여 시에 발생하고, 정맥 투여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혈소판 기능장애를 일으켜 출혈성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제도 있습니다.
2. 과민반응
항생제에 의한 과민성 부작용으로 약열(약에 의한 발열), 약물 발진, 아나필락시스,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약물 유도성 전신홍반루푸스, 광독성 반응 등이 있습니다.
약열은 항생제의 가장 흔한 과민성 부작용으로, 입원환자 발열의 약 10~15%가 약열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약열은 어떤 항생제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으나, 항생제 이외의 약물에 의해서도 많이
유발되므로 약열을 일으킨 원인 약제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감염증의 증상은 호전되고 있는데 특별한 원인 없이 다시 열이 나는 경우에는 약열이 아닌지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대개는 원인 약제를 끊은 후 72시간 이내에 정상 체온으로 회복됩니다.
약물 발진은 약열을 유발하는 거의 모든 약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소적으로 가볍게 나타날 수도 있으나 전신성으로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과민반응에 의한 전신성 약물 발진의 예
피부 소견은 반구진 발진에서 표피가 벗겨지는 스티븐스존슨증후군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고,
출혈반 양상을 나타낼 수 있으며, 거의 모든 경우 임상경과에 따라 소양증이 동반됩니다.
반코마이신을 빨리 주입하는 경우 히스타민 매개반응으로 안면부위가 붉게 달아오르는
레드맨증후군을 보일 수 있습니다.
아나필락시스는 베타락탐계 항생제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흔히 페니실린 쇼크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약물 투여 전에 피부반응 검사로 선별검사를 시행하지만 페니실린 외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페니실린의 경우도 100% 예측하지는 못합니다.
3. 신경계 부작용
항생제는 다양한 신경학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각한 부작용에는 뇌염, 발작,
신경근육 차단, 근육 강직, 이(耳)독성, 실명 등이 있습니다.
신경근육 차단은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열 항생제를 폐에 분무형태나 복강 세척과 같이
다량이 흡수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일시적인 호흡정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독성은 아미노글리코사이드나 에리트로마이신을 비경구적으로 투여할 경우 가장 흔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독성은 달팽이관 이상에 의한 청력소실과 전정기관 이상에 의한 어지럼증으로 구분되며,
아미노글리코사이드의 경우 대부분 이 두 가지가 모두 관련됩니다. 달팽이관 독성으로 인한
청력소실은 비가역적이며, 장기간 혈중 아미노글리코사이드 농도가 높게 유지된 경우에 발생합니다.
반면 어지럼증은 대개의 경우 약을 중단한 후 2~3일 이내에 소실됩니다.
항생제와 관련된 실명은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항결핵제 중 에탐부톨(ethambutol)에 의한
시신경 독성으로 유발될 수 있습니다.
용량을 체중 kg당 25mg 이상의 용량으로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항결핵약을 투여받는 경우 책 혹은 신문을 읽을 때 시력변화를 느낀다면 정밀한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4. 심장 부작용
심장 전도장애는 항생제에 의해 잘 유발되지는 않으나, 심장 전도장애로 인해 심실성 부정맥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퀴놀론 계열 항생제 일부가 심장 전도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드물게 저혈압을 유발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5. 위장관 부작용
많은 약물들이 구역, 구토 등 위장관계 부작용을 유발하는데, 항생제도 예외는 아닙니다.
항생제 중에서는 마크로라이드(macrolide)계 항생제의 경구 투여가 가장 어려우며,
심한 경우에는 약물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항생제 관련 설사는 다양한 기전으로 유발되는데, 항생제가 대장의 상재균의 변화를 초래하여
독소를 분비하는 세균이 번식하면서 독소에 의한 설사와 장염이 일어나는 경우와,
대장의 상재균의 변화로 탄수화물 발효 장애를 유발하여 장관 내강의 삼투성 농도가 증가하여
설사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 근위부 위장관에서 90% 이상 흡수가 되는 경구용 항생제들은 구역, 구토, 자극성 설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6. 간 부작용
항생제에 의한 간 부작용으로는 약제 유도성 간염, 담즙 분비장애, 간 괴사 등이 있습니다.
경미하고 일과성인 혈청 아미노전이#효소의 상승은 매우 다양한 약제에 의해 흔히 발생하며,
약제를 중단하면 수일 내에 회복됩니다. 담즙 분비장애는 항생제 이외의 약물에 의하여
흔히 유발되며, 항생제 중에는 에리트로마이신이 가장 흔한 유발 약제입니다.
7. 신독성 부작용
신(콩팥)독성은 사구체성 혹은 세뇨관성 독성으로 나타나며, 다양한 항생제에 의하여 유발됩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와 반코마이신이 대표적인 신독성 항생제입니다
. 아미노글리코사이드에 의한 세뇨관 기능장애는 대개 하루 여러 번 투여하는 요법을 2주 이상
정맥 투여 시 발생합니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 사용을 가능한 2주 이내로 줄이고, 1일 1회 투여요법을 하는 경우
신독성 유발은 매우 낮습니다. 반코마이신은 기존의 신부전증, 다른 신독성 유발 약물과의
동시 투여, 고령, 탈수 등의 위험인자가 있을 때 신독성을 잘 유발합니다.
신독성이 유발된 경우 투여를 중단하면 대부분의 경우 신기능은 회복됩니다.
8. 기타 부작용
기타 부작용으로는 정맥염, 관절병증, 힘줄염과 힘줄 파열, 피부 변색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퀴놀론은 어린이의 연골형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므로 소아에게 기본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2~4주 정도의 비교적 단기간 사용으로 연골발생장애나 관절병증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항생제 관련 부작용은 약물을 중단하면 가역적으로 신속히 회복되지만,
아미노글리코사이드의 이독성과 같이 비가역적인 독성도 있으며, 스티븐스존슨증후군과 같이
매우 치명적인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항생제 사용 기간 동안에는 부작용의 징후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아나필락시스로 인한 쇼크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과거 부작용의
병력 조사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합니다.
환자들이 자주하는 질문
1. 주사 항생제가 경구용 항생제보다 효과가 더 좋은가요?
입원을 요하는 중증 감염증이 아니라면 경구용 항생제와 주사 항생제의 효과는 차이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원인균이 다약제 내성 균주로 확인된 경우 효과적인 경구 항생제가 없다면 부득이
입원하여 주사 항생제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항생제 주사 한 방’으로 치료되는 질환은 거의 없기 때문에 ‘주사 한 방’ 맞는 것은
치료 면에서 심적인 위안감 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외래에서 치료가 가능한 정도의 감염질환이라면 적절한 용법과 용량으로, 규칙적으로,
적절한 기간 동안 경구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히 잘 치료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규칙적으로 복용하거나 용법이나 용량이 잘못된 경우에는 오히려 내성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2. 항생제 투여 후 부작용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대부분의 경우 항생제 투약을 중단하면 2~3일 이내에 부작용은 회복됩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나타나면 바로 주치의와 상의하여 부작용에 대한 처치와 함께 약제 변경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합니다.
임의로 투약을 중지하면 원래 치료하고자 했던 감염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고, 투약을 지속하다가
부작용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으므로 가능한 주치의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3. 항생제는 약국에서 마음대로 살 수 있나요?
항생제는 전문의약품이므로 약국에서 마음대로 구입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은 후에 필요에 따라 처방이 되어야 구입이 가능합니다.
4. 전에 사용하던 항생제가 남았는데, 같은 증상이면 남은 약을 먹어도 되나요?
과거에 사용하다 남은 항생제를 비슷한 증상이 발생하면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항생제는 소화제처럼 한두 번 복용하다 마는 약제가 아닙니다.
적절한 용법, 용량, 기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게 되면 같은 균이라고 하더라도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게 되어 나중에는 더욱 치료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비슷한 증상이 반복되는 것 자체가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아 재발을 하는 경우이거나 항생제
내성이 생겨 잘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감염이 의심되는 부위(예 : 소변, 객담, 대변, 혈액 등)에서의
검체 채취를 통해 세균 배양검사 등의 필요한 검사를 시행한 후 항생제를 사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