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에게
며칠 전 제주도에서 전승되고 있는
아리랑의 전승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제주에 다녀왔습니다.
오늘날 제주에서 불리어지는 아리랑은
타 지역의 아리랑이 전부이고
제주 일부 지역에서는 신민요의 형태로
몇 몇 아리랑이 전승되고 있으나
대부분이
타 지역 아리랑의 변조 형태이나
그 사설만은 제주 지역 특색이 짙고,
곡조 또한 타 지역 아리랑과 다른 점 등을 고려할 때
그 문화적 가치는 충분하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주도의 아리랑들은
두루 불러지지 않고
창작자만이 부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이번 방문 조사와 문헌 등으로 발견할 수 있는
제주지역 아리랑은 총 4수로서,
1932년 편찬된『제주실기』에 게재 된 ‘꽃타령’이 있으며.
김연갑의『팔도 아리랑 기행1』서 소개된
제주도 북제주군 우도(牛島) 고계향(71) 할머니의 ‘잡노래’와
1989년 채집되어 MBC「한국민요대전」에서
‘제주도아리랑’으로 소개 된
제주도 북제주군 조천읍 조천리
고운산 할머니(작고)의 ‘조천아리랑(제주도아리랑)’과
제주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 김태매 할머니(80)의
‘한라산아리랑’이 있었습니다.
이 중 ‘꽃타령’은
악곡이 없이 그 가사만이 전해지고 있고
우도 노래할매의 ‘잡노래’는 창자(唱者)가 고령으로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으나
김연갑의 채집본으로 음률이 확인가능하며
‘조천아리랑(제주도아리랑)’은
창자의 사망으로 맥이 단절 되었으나
MBC「한국민요대전」의 자료에서
비교적 깨끗하게 녹음 되어있어
전승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라산아리랑’은 창자가 고령이나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어
전승이 가능하며
아직까지는 체계적으로 전승되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도 아리랑은 그간의 연구가 전무하였고
더욱이 지금까지의 조사에 의한 제주도 아리랑은
통속 민요이기 보다는 향토민요이기 때문에
그 음악이 전승되는 동안 다양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고,
이에 대한 소멸은
창자의 타계와 함께 사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해녀노래’, ‘방앗돌굴리는 노래’,
‘멸치후리는 노래’ 등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여
향토민요의 보존과 전승이 비교적 잘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제주지역에는
이곳에서 자생한 아리랑이 불리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십여 년 전에 남아있던 ‘조천아리랑’과
김연갑에 의하여 채집된 우도 고계향 노래할매의 ‘잡노래’도
전승되지 않고 소멸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또한 도나 시차원에서
제주도만의 아리랑을 발굴, 보존, 전승하고자 하는
의지도, 행위도 없었다고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향토성과 지역 문화성이 담겨있는
제주도만의 아리랑 발굴, 보존, 전승을 통하여
지역의 정체성을 되살리고,
국제관광지로서
제주도의 다양한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하여
시나 도차원에서
제주지역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아리랑을 발굴하여
보존, 전승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멸실 상태에 이르고 있는
‘조천아리랑’과 우도 고계향 할머니의 ‘잡노래’를
지역 차원에서 복원하여 전승시키고,
창자의 복원의지가 있는 ‘한라산아리랑’은
전수가 원활하도록 지원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사설만 남은 ‘꽃타령’도 음악을 복원하여
제주지역만의 아리랑으로 전승시켜야 할 것입니다.
전통이란 끊임없는 창조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