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31)은 아버님이 세상을 떠난지 5년 째가 되는 날입니다.
잠시 경찰 공무원으로 재직한 덕분에 영천호국원에 모실 수 있었습니다.
살아계셨을 때, 어머님과 같이 교회를 나가시고 집사 직분까지 맡았으니 천국에 가신 것으로 믿습니다.
당시에는 평균수명이 다들 짧아 환갑을 넘기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90세에 돌아가셨으니 비교적 장수하신 편입니다.
말년에는 약간의 치매 증상이 있어 병원 신세를 지곤 했었지만 그런대로 건강하게 사시다가 가셨습니다.
동네 친구들에게 자식 자랑을 하시면서 자주 술도 사고 밥도 사셨다고 합니다.
안정된 좋은 직장에 일찍 들어간 덕분에 고향의 부모님에게 매달 생활비를 보내드리고 용돈도 드렸습니다.
명절 때에는 차비를 제외하고 톨톨 털어서 드리고 온 적이 많았습니다.
"살아계실 때, 잘 해 드리자"라는 내 신조를 실천한 것입니다.
옛날 유교방식으로 하면 제사를 지내고 고인을 추모해야 하는데 생략하기로 했습니다. 아버님도 충분히 이해하실줄 압니다.
생전의 아버님께서는 "절대로 부정한 돈은 받지도 말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시골의 조그만 집과 과수원을 물려주셨습니다만 '정직'의 가르침이 더 큰 유산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나도 칠십이 되니 아버님이 가신 그 길을 따라갈 날이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딸, 아들 두 자식에게 애비로서 이렇다할 것을 물려주지 못해 늘 가슴이 아픕니다.
나도 큰 재산은 물려주지 못하지만 내가 한 평생 동안 실천해 온 그 길을 따라줬으면 좋겠습니다.
그 길은 내 좌우명입니다.
첫째, 항상 웃자.
둘째, 모두에게 감사하자.
셋째, 바보가 되자.
기독교 신자로서 평생을 살았는데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고
늘 긍정적이며 겸손한 태도로 이 땅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랑하는 아버님
천국에서 우리 후손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계실 줄로 믿습니다.
저도 끝까지 아버님이 제게 주신 가르침을 실천하는 아들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2024.7.31
아들 태호 올림
첫댓글 아버님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5년이 흘렀습니다.
참으로 세월이 빠릅니다.
부음 소식을 듣고 일본 도쿄에서 급거 귀국 했었습니다.
말년에는 치매가 약간 오셔서 힘든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어머님의 헌신적인 내조 덕분에 큰 고생을 하지 않으시고 천국으로 이사하셨습니다.
지난 날을 돌이켜보니 아버님께서 내색하지 않고 깊이 사랑해 주셨습니다.
그 순간 순간을 생각하니 눈물이 고입니다.
살아계셨을 때,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 해 자식도리를 한다고 했지만 미흡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마왔습니다. 아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