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 : 지식 전달을 목표로 하는, 뭐 그런 것 아니오?
을 : 그건 너무 편의주의적 발상 아닌가?
갑 : 그럼 대체 뭐란 말이오?
을 : 뜬금없지만 TCP라고 생각하오.
갑 : 고작 영문 나부랭이로 곡학아세할 셈이오. 내 당신 같은 사람 많이 봤수다. 알맹이의 부실함을 다른 무언가로 감추려고 하는, 포장지만 그럴 듯한.
을 : 실토하겠소. 한때는 형씨 말처럼 그랬던 적도 있소. 하지만 나이 먹고서 그것만큼 부끄러운 것도 없더이다.
갑 : 뭐가 말이오?
을 : 뭣좀 배웠다고 하는 작자들, 자신이 쌓아올린 학문이나 신념이 항상 최고이자 최선이라고 생각하잖소.
갑 : 특히 정치인들 중에 신물나도록 많이 있지.
을 : 그들은 건드리지 맙시다.
갑 : 변호하는 게요?
을 : 건드려서 냄새나는 것들을 상종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오.
갑 : 하하하하하. 감사하오. 한동안 잊었던 웃음을 찾아주었구려...그래 그 TCP란 그럼 뭐요? 솔직히 아까부터 궁금하긴 했소. 무슨 공장에서 찍어내는 캔커피 이름 같기도 하고.
을 : T와 P는 우연한 기회로 가깝게 지내게 되었소. 커피도 몇 잔 마시고, 술도 몇 잔 했던 것 같소. T는 P를 항상 존경했소. 그런데 존경이 사랑으로 바뀌게 되었소. 그런데 광의의 사랑이 급기야 에로스적 사랑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 T는 자신이 M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소이다.
갑 : 잠깐. 지금 자신의 얘기를 하는 것이오?
을 : 내 얘기라고 한 적 없소.
갑 : 그런 말투였던 것 같은데...그랬다치고 당신 참 무슨 말장난으로 귀결한 듯 싶어 한 마디 충고하겠소. 누군가를 가르친다고 해서 당신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생각은 집어치우시오. 애초에 이 시대에 진정한 선생이란 것이 어디 있단 말이오.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 다 집어치우고 걍 자본주의의 꼭두각시 아니오.
을 : 어느 정도 동의하오. 당신이라면 내 얘기의 간절함을 이해할 줄 알았는데...
- 다다, '어느 변절주의자의 고백'
오랜만에 갑자기 소설 쓰고 싶어서 써 봤습니다. 쓰고나니 '차라리 희곡이라고 해야하나'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나 역시 결말이 궁금하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TCP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어쨌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예전에 TCP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티칭 반 스푼 + 코칭 한 스푼 + 철학(필로소피) 적당량. 그러나 적당량이 어렵구나.
나중에 꼭 이 소설 완성해봐야겠다. 충격적인 TCP의 정체와 결말을 아신 분이라면 댓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