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산행하기에는 뭐해서,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여러 사람에게,
문자로 공지를 했는데,
현충일이라 그런지 응답은 저조했고...
그래서,
술이나 퍼 먹으며,
산행을 취소할까 했는데...
몇몇이 가능하다고 하여,
마시던 술을 줄이고,
주섬주섬 산행을 준비하려 했는데...
취하진 않았지만,
얼큰해진 몸을 이끌고,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또랑에는,
오리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아빠오리는 없고,
엄마와 6마리 새끼들이,
잠도 자지 않고 물놀이에 여념이 없고...
산행은,
북한산성이 목표입니다.
총 13개의 성문 중에서,
3개만 둘러보기로 했는데...
북한산성 입구에 도착하니,
험한 산세를 보고서,
일행은 기겁을 하고...
일단,
완전체가 모여서,
인증 사진을 찍어 봤고...
모처럼 보는 얼굴도 있고,
죽은 줄 알았던 친구도 보이고... ㅎㅎ
암튼,
3개 성문을 약속하고,
편한 마음으로 산을 가는데...
오늘은,
일이 안 풀리려고 하는지,
시작부터 삐끗하네요...
왜냐하면,
여기는 등산로도 아닌데,
등산로라 착각하고 여기까지 왔고...
암튼,
다시 발길을 돌려서,
북한산성 대문 탐방을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
첫 번째 대문까지는,
20분 남짓이면 도착하는데...
모처럼 만나서,
웃고 즐기다 보니,
삼십 분이 훌쩍 지났고...
어째튼,
3개의 대문을 지나면 되는데,
벌써 한 개를 지났으니 정말 다행이고... ㅎㅎ
두 번째 대문까지는,
차량이 통행하는 넓은 도로인데...
도로 주변은,
온통 멧돼지가 뒤집어 놨지만,
길가 머루나무에는 머루가 제법 달렸고...
사람의 왕래가 너무 많아서,
누구 입으로 들어 갈지 모르지만,
무탈하게 잘 자랐으면...
얼마 전,
낙석으로 인해,
탐방로가 동제 됐다고 하는데...
갈 생각이 '1'도 없는 친구들은,
저곳을 못 가서 어쩌냐고 한 마디씩...
암튼,
다들 입은 살아서,
못하는 말이 없었고... ㅎㅎ
여길 지나서,
400미터 남짓 걸으면,
두 번째 중성문이 나오는데...
일행은,
거길 왜 가냐고 하면서,
그냥 지나치자는 말만 하고...
오르막도 아니고,
그냥 편한 길인데,
여길 안 가려고 별의별 소리까지...
암튼,
두 번째 문은,
다녀온 것으로 하고,
이제 세 번째 대문으로 갑니다.
세 번째 문은,
조그만 암문으로서,
국녕사를 지나면 바로 있는데...
가사당 암문까지는,
상당한 경사를 올라야 합니다.
등산로 주변에는,
싸리꽃이 반겨주고 있는데...
일행들은,
어떡해서든,
걷지 않으려고만 하고...
일단,
국녕사에 가면,
신비한 불상이 있다고 꼬드겨서 올라가는데...
십여분 걷고 나면,
오 분씩 쉬어야 하고...
더구나,
길가에 벚찌라도 보이면,
이걸 짜서 먹느라고,
10분씩은 쉬었다 가고...
그래도,
서로 군소리 없이,
부지런히 올라가는데...
산벚나무 곁에는,
산딸나무가 화려하게 꽃을(??) 피웠고...
엄밀하게 말하면,
흰색 잎은,
꽃이 아니라 그냥 나뭇잎인데...
어찌 됐건,
논문을 쓸 일이 없으니,
그냥 꽃이라 인정하고서 산으로... ㅎㅎ
국녕사가 지척인데,
다들 너무 힘들어하네요.
그래서,
물 한 모금 마시면서,
쉬어 가자고 했더니...
누군가는,
걸을 수 있다며,
어서 올라가자고...
드디어,
국녕사에 도착했는데...
사진 한 장 찍자고 했더니,
걸을 힘이 없다며,
대충 하라고 핀잔을...
그래도,
억지로 우겨서,
이런 사진이라도 건졌고...
국녕사는,
북한 산성을 지키는 절이었으나...
지금은,
우여곡절 끝에,
2004년에 지광스님(??)이 만들었다고...
참고로,
24미터나 되는 불상이지만,
한국 전통 방의 불상은 아니고,
중국의 유명한 불상을 참고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국녕사 뒤뜰에 서면,
맞은편 삼각산의 암봉이 한눈에 보이고...
이런 자리에서,
도를 닦는다면,
성불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
참고로,
맞은편 봉우리는,
좌측이 백운대이고,
우측에 노적봉과 만경봉이 겹쳐서 보이고...
세 번째 성문은,
100미터도 남지 않았지만,
오늘은 국녕사에서 마무리했고...
조금씩 준비했지만,
이것저것 풀어놓으니,
음식이 진수성찬이고...
더구나,
술을 즐기지 않는 친구가 많아서,
너무나 행복했고... ㅎㅎ
후식은,
수박에 참외까지...
역시,
친구들이 많이 모이니,
없는 것이 없네요!!!
푸짐한 상차림과,
넉살 좋은 입담을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식사를 즐기던 장소에서,
삼각산을 올려다보니,
웅장함을 이루 말할 수 없고...
참고로,
좌측 백운대,
우측 만경대,
숨어 있는 인수봉을 합쳐서 삼각산이라 한다고...
지금은,
배운대 정상을 기준으로,
북한산이라 부르고 있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뒷정리를 한 다음,
산을 내려가려 하는데...
바로 아래,
국녕사 스님들은,
어서 빨리 내려가라 했을 듯...
왜냐하면,
목소리는 크고,
대화는 "19금"에다가,
듣지 말아야 할 속세의 뒷담화까지... ㅎㅎ
절 뒤뜰에는,
야생의 뽕나무가 있는데...
좁쌀만 한 오디가,
주렁주렁 달렸고...
혹시 하는 생각에,
서너 알 따서 먹었더니,
설탕보다 더 달았고...
산행을 포기하고,
뽕나무 오디를 모두 따서,
일행과 오물오물 먹었고...
덕분에,
내 손은 오디로 붉게 물들었지만...
그래도,
모두가 즐길 수 있어서,
행복하기만 했고...
국녕사를 뒤로하고,
산을 내려가야 하는데...
어딜 가든지,
꼭 하나씩 문제가 있는데...
오늘도,
일행 중 한 명은,
거시기를 다녀왔는지,
한참 뒤에 내려오고...
절을 지나고,
손을 씻고 나왔더니,
일행들은 벌써 내려가 버렸고...
내가,
정말 힘들게 오디를 먹여 놨더니,
비겁하게 자기들끼리만...
그래서,
내려가다 넘어지라고는 못하고,
소소한 악담을 했더니만...
내가,
친구들을 할매라고 불렀더니,
정말로 할매로 변해버렸고... ㅎㅎ
몇몇은 정상인데,
나머지는 완전 할매가 되어,
산을 엉금엉금 내려가는데...
속으로,
완전 샘통이다 하며,
쾌재를 부르며 하산을... ㅋㅋ
멀리 보이는 북한산이,
그러지 말라며,
나에게 꾸지람을... ㅎㅎ
산을 이길 수 없으니,
잘못했다고 하고,
다시 돌려 달라고 했습니다. ㅎㅎ
암튼,
구름과 함께,
북한산 봉우리는 장엄한 모습으로...
마법이 풀렸는지,
일행은 다시 제모습으로... ㅎㅎ
내려가는 동안에도,
할 말이 그리 많은지,
끝없이 재잘거리며 내려가고...
암튼,
모두가 힘든(??) 산행을 마치고,
평온하게 하산을 하는데...
등산로에는,
인동덩굴이 꽃을 활짝 피웠고...
이 꽃도,
수수꽃다리 버금가게 향이 좋은데...
산객들은,
뭐가 그리 빠쁜지,
눈길 한번 주질 않고...
올라오는 길은,
산성 방문이 목적이라서,
편안한 도로로 올랐지만...
내려가는 길은,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니,
조금은 힘들어하고...
계단은 있지만,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는,
그리 어렵지는 않았고...
얼핏 보기에는,
사진이 이상한 모습이지만...
계곡에서,
원효봉을 올려다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거의 직각에 가까운 바위가,
원효봉 정상까지 이어지는데,
저곳에도 2개의 성문이 있는데... ㅎㅎ
원효봉 성문은,
다음 기회에 자녀오기로 하고,
오늘은 계곡을 따라서 하산을...
산과 계곡이,
엄청 유명하다 보니,
외국 청년들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띄고...
북한산은 다 좋은데,
접근성이 너무 떨어져서,
다음에 다시 오기가 겁이 나고...
계곡에는,
물이 많지 않은데...
조그만 웅덩이에는,
피래미가(버들치) 바글바글...
뜰채로 떠서,
얼큰한 매운탕을 준비하면,
소주 10병도 가능할 듯... ㅎㅎ
내려가는 것도 힘들어서,
그늘에서 잠시 쉬어 가는데...
나이가 들어 그런지,
모두의 시선은,
갓난애로 향하고...
더구나,
이미 할매인 사람도 있는데,
모두가 얘만 바라보았고...
드디어,
산행은 마무리 됐고...
아래에서,
멀리 북한산을 바라보니,
언제 다녀왔다는 느낌이...
그리고,
북한산에 사는,
'홀딱 벗고'라는 새는,
언제든 찾아오라고... ㅎㅎ
아직은,
물이 차갑지만...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나니,
피로는 한방에 물러난 듯...
암튼,
족욕까지 마치고 나서,
어디론가 향해 가는데...
정원에 멋진 나무도 있고,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이 가득한,
조용한 카페를 찾아왔는데...
산행을 마치고,
이런 장소에서 뒤풀이를???
설마,
그럴리는 없고,
여길 지나서 우리만의 장소로... ㅎㅎ
역시,
산행 뒤풀이는,
감자전과 파전이 최고이고...
더불어,
시원한 콩국수와 냉면,
그리고 해물 칼국수는,
술잔에 손이 저절로 다가가고... ㅎㅎ
암튼,
친구 덕분에,
이 많은 것을 맛볼 수 있어 고마웠고...
다른 사람은 멀쩡한데,
나는 해롱해롱거리며,
다시 집으로 돌아 가는데...
집까지 가려면,
대중교통을 타고,
무려 세 시간을 가야 하는 친구도 있고...
암튼,
멀고 힘든 곳까지 찾아와서,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해준 친구들이 고맙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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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함께하면,
시간도 물리적 거리도,
아무런 문제가 안되네요!!!
다음에도,
이런 기회를 만들어서,
많은 친구들이 함께 했으면...
물론,
북한산이 멀다면,
가까운 남산이라도...
꼬~~~~~옥,
그러길 소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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