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역) 천지라는 것은 만물이 잠시 쉬어가는 여관이고, 시간이라는 것은 긴 세월을 거쳐 지나가는 길손이다. 이 덧없는 인생을 꿈같이 허망하니, 즐긴다 해도 얼마나 되겠는가? 옛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밤에도 노닌 것은 참으로 이유가 있었구나. 하물며 따스한 봄날이 안개 낀 아름다운 경치로 나를 부르고 천지가 나에게 글재주를 빌려 주었음 에라. 복숭아꽃 오야꽃 핀 아름다운 정원에 모여 형제들이 즐거운 놀이 벌이는데 여러 아우들은 글 솜씨가 배어나서 모두 혜련 (惠連)에 버금가는데 내가 읊은 시만이 강락(康樂)에게 부끄러울 뿐이다. 조용히 봄 경치 감상이 끝나지도 않아서 고아(高雅)한 담론은 더욱 맑아진다. 화려한 잔치자리 벌여 꽃 사이에 앉아서 새 모양 술잔 주고 받으며 달에 취하네. 이럴 때 좋은 시 짓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高雅한 심정 펴낼 수 있겠는가?. 만약 시를 짓지 못하면 金谷의 故事처럼 벌주(罰酒)를 마시게 하리라.
(해설) 李白이 어느날 밤 복숭아꽃 오얏꽃 핀 정원에서 형제들과 모여 잔치를 벌이며 詩를 짓고 놀았는데 . 이 때 지은 詩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면서 그 서문(序文)으로 쓴 글이다. 꽃피는 정원에서 화려한 잔치를 벌이면서도 人生無常의 짙은 애수를 느끼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방랑시인 李白의 낭만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갈필葛筆로 휘호하여 "부산원로서화회"창립전에 출품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