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축제 · 기념일 백과 - 홀리[ Hol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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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3.11.15. 05:26조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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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축제 · 기념일 백과
홀리
[ Holi ]
요약 매년 2월~3월경, 힌두력 팔구나(Phalguna) 달 보름에 인도 전역에서 열리는 봄맞이 축제
1. 축제 정의
홀리는 힌두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 팔구나(Phalguna) 달의 보름날(Purnima)을 맞아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됐음을 축하하는 봄맞이 축제다. 국가 공휴일인 팔구나 달 보름날을 중심으로 인도 전역에서 축제가 펼쳐지는데, 지역이나 힌두교 종파에 따라 수일에서 1주일가량, 길게는 2주일까지 축제 분위기가 이어진다. 세계 공통의 그레고리력으로는 보통 3월경에 해당하지만 때때로 2월 하순에 오기도 한다.
이 시기 인도는 힌두력으로 볼 때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며 새해를 맞이하는 때이자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이동하는 때다. 기온이 온화하고 봄꽃들이 산과 들에 만발한다. 봄 곡물의 수확으로 풍성함도 더해진다. 이처럼 화창한 계절을 맞아 인도인들은 떠들썩하고 요란하게 축제를 즐긴다. 홀리는 이미 서기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알려진 오랜 전통을 가진 축제로, 인구의 80퍼센트 이상이 힌두교도인 인도에서 락샤 반단(Raksha Bandhan), 두르가 푸자(Durga puja), 디왈리(Diwali) 등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힌두교 축제 가운데 하나다. 또한 종교적 의미를 넘어서는 전 국민적 명절이며, 인도의 축제 가운데서도 가장 이채롭고 화려한 축제로 손꼽힌다.
특히 홀리 당일을 맞으면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다양한 빛깔의 색 가루나 색 물감을 서로의 얼굴이나 몸에 문지르거나 뿌린다. 어린아이들과 젊은이들은 더 과격하게 즐기는데, 색으로 목욕을 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서로에게 색 가루나 색 물감이 든 풍선을 던지거나 물감이 든 물총을 쏘아댄다. 색 가루나 물감을 뒤집어쓴 사람들이 춤추고 노래 부르며 사원과 거리를 온통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는 장관을 연출하므로 홀리는 ‘색채의 축제’(festival of colours)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이색적이고 화려한 축제를 보기 위해 해마다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색채의 축제, 홀리
홀리는 인도 전역에서 개최되는 봄맞이 축제로, 온 거리가 형형색색으로 물드는 ‘색채의 축제’(festival of colours)라 불린다.
홀리는 힌두교 축제의 가장 큰 주제 가운데 하나인 선(善)이 악(惡)을 물리치는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는 홀리의 전야제 격으로 펼쳐지는 홀리카(Holika) 태우기로 구현된다. 홀리카는 ‘홀리’라는 축제 명칭에 기원이 됐다고 전하는 신화 속 마녀다. 홀리 전날 밤 짚으로 만든 홀리카를 불태워 선이 악을 몰아냈음을 축하하고 다음날 열릴 축제에 흥을 돋운다. 또한 홀리는 힌두교의 영웅신 크리슈나(Krishna)와 그의 연인 라다(Radha)를 기리는 축제이기도 해서 ‘사랑의 축제’(festival of love)로도 불린다.
신화에 따르면, 크리슈나와 라다가 얼굴과 몸에 색깔을 칠하고 놀았는데, 이 놀이에서 유래해 홀리에 색 가루와 색 물감이 쓰이게 됐다고 한다. 인도인들은 홀리를 통해 겨울에 작별을 고하고 새 계절인 봄을 기쁘게 맞이하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또한 풍성한 봄 수확을 내어준 비옥한 땅에 감사한다. 축제 기간만큼은 (법적으론 폐지됐으나 아직 사회적 관습으로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카스트 제도의) 신분과 계급에 상관없이 어울리면서 축하와 화합의 장을 열며, 갈등과 원한, 해묵은 감정을 씻어내고 몸과 마음을 정화한다.
홀리 축제의 정화 기능
인도인들은 홀리 축제를 통해 봄을 맞이할 뿐 아니라 남녀노소, 신분과 계급에 상관없이 어울리며 해묵은 갈등과 감정을 씻어내고 심신을 정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2. 축제 유래
홀리의 기원과 관련해서는 신화와 전설 속의 여러 이야기들이 전한다. 이 이야기들은 홀리 축제에 나타나는 다양한 요소들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1) 프라흐라드 왕자와 마녀 홀리카
홀리와 관련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마녀 홀리카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먼 옛날 히란야카쉬푸(Hiranyakashipu)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창조신 브라흐마(Brahma)의 축복으로 언제든, 어디서든, 인간으로부터, 짐승으로부터 위해가 가해져도 죽지 않는 능력을 부여받았다. 거의 불사(不死)에 가까운 권능을 얻은 그는 점차 교만해졌다. 신들을 업신여기고 백성들에게 신들에 대한 공경을 멈추고 자신만을 숭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의 아들 프라흐라드(Prahlad) 왕자는 여전히 비슈누(Visnu) 신을 충실히 섬기며 이에 따르지 않았다. 크게 분노한 왕은 왕자를 참하도록 명했다. 갖은 방법이 동원됐지만 왕자는 번번이 비슈누 신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에 왕은 자신의 누이 홀리카(Holika)에게 부탁해 왕자를 안고 불로 뛰어들어 살해하도록 했다. 홀리카는 불에 타지 않는 능력을 부여받은 마녀였다. 사악한 고모는 어린 조카를 안고 불길 속에 들어가 앉았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프라흐라드는 무사하고 홀리카는 즉시 불에 타 재로 변하고 말았다. 왕과 그 누이는 불에 타지 않는 능력이 불 속에 혼자 들어갈 때만 유효하다는 것을 잊었던 것이다. 다른 이야기로는 홀리카를 불에서 보호해주던 망토가 이때만큼은 홀연 홀리카를 벗어나 프라흐라드만을 감쌌다고 한다.
이 신화 속 이야기를 재연하며 악을 이겨내는 선의 승리를 기념하는 행사가 홀리 전날 밤 행해지는 홀리카 태우기다. 이를 ‘홀리카 다한’(Holika Dahan)이라고 하는데, 나뭇단을 쌓아 모닥불을 만들고 짚으로 만든 홀리카 인형을 태운다. 몇몇 지방에서는 쇠똥을 던지거나 불꽃을 향해 외설스런 욕을 해대기도 한다. 이는 사악한 홀리카를 모욕하기 위한 것이다. 힌두교의 축제는 신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선이 악을 물리치는 일화가 가장 선호되는 주제임을 고려할 때 홀리 축제에서 홀리카 태우기 의식이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는 매우 크다. 홀리라는 축제의 명칭도 홀리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