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가장 잔혹한 공산독재자 두 사람을 들면 옛 소련의 스탈린과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비밀경찰을 이용하여 전 인민을 감시했으며, 도청은 물론 밀고를 부
추겨 인민들의 귀와 입을 틀어막아서 반대의견을 못내게 하고 자신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자는 제거하는 잔인한 공포정치를 했다. 루마니아에선 1965년 게오르기우데지의 사망 뒤 정
권을 잡은 차우셰스쿠는 유고 슬라비아의 티토와 같이 독자노선을 걸어 서방세계의 환영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무자비한 공포정치를 펴서 모든 인민이 공포와 불안, 굶주림에 떨어야
했기에 흡혈귀 드라큘라에도 비유되는 잔혹한 독재자 였다. 그가 가장 본받고 싶어한 공산
지도자는 바로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었다. 더구나 김일성은 아들에게 정권을 물려줄 준비를
했으니 공산권에선 꿈도 꿀수 없는 권력세습 왕조정권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는 가난한 고아들을 특수 훈련시켜 자신을 지키는 친위조직인 <세쿠리타트>를 창설해서
정규군이나 경찰보다 우위에 두어 반대파를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앴다. 심지어 <세쿠리타트>
란 말만 들어도 아이가 울음을 뚝 그쳤다는 말이 있다. 루마니아에서 도청은 상상을 뛰어넘
는 정도였다. 인구 2천 2백만 명에 설치된 도청기가 3백만개 정도 였으니까~~!! 차우셰스쿠
는 김일성을 본떠 권력을 자식에게 넘겨줄 계획을 세우고 주요권력을 가족, 친척과 나누어
그야말로 1인국가를 만들었다. <공산황재> 차우셰스쿠는 농업국 루마니아를 무리하게 공업국
가로 바꾸려다가 경제가 완전히 망가져 외국에 갚아야 할 빚이 110억 달러가 되자, 어처구니
없는 해결책을 지시했다. 자국에서 생산되는 지하자원은 물론 입고 먹는것까지 모조리 내다
팔면서 꼭 필요한 원자재, 기계 부속품까지 수입을 막아버리니 공장들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루마니아 경제는 더욱 악화되었다. 루마니아 인민들은 헐벗고 굶주리면서도 비밀 경찰이 두
려워 불평 한마디 할 수 없는 생지옥을 겪었다.
그런데 1989년 공산권 개혁의 폭풍이 루마니아에도 휘몰아쳤다. 유럽의 공산정권이 차례로
무너져도 차우셰스쿠는 오히려
"루마니아에는 혁명이 절대 없다!"
라고 큰소리쳤다. 다른 동유럽 국가들은 인민 감시, 감독을 느슨하게 해서 그처럼 힘없이 무
너졌지만 차우셰스쿠는
"나는 수십년간 철저한 세뇌교육과 나에 대한 숭배, 철저한 감시 감독을 해왔으므로 혁명 따
위는 어림도 없다!"
라고 큰 소리쳤다.
루마니아만은 동유럽 중에서 유일하게 유혈이 낭자한 폭력 혁명이었다. 동구권 공산정권의
몰락에 자극받은 루마니아인들은 1989년 12월 17일 헝가리와의 국경지대인 티미쇼아라에서
봉기한 것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정부 타도 시위에 나섰고 드디어 12월 21일 수도 부쿠레슈티
에서 시민들이 봉기하자 차우셰스쿠는 군을 동원, 시위대에 무차별 사격을 가해 수천명의 시
위군중이 사망하는 처참한 살육이 전개되었다. 1989년 12월 22일 결국 군대가 등을 돌려 시
민 편에 합세 함으로써 <세쿠리타트>는 패퇴하고 차우셰스쿠 부부는 12월 23일 북한으로 도
망치려다 체포되었다. 1989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이들 부부는 구국전선 재판에 회부돼
인민의 적으로 사형선고 받아 총살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동유럽 국가들은 모두 평화롭게 개
혁, 개방을 이룩했는데 루마니아 만은 가장 늦께, 유일하게 폭력적으로 개혁, 개방을 이루었
다.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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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현대사 이야기(독재자 차우셰스쿠)
최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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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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