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마을에 집이 몇 채 없다 보니
요즘 세상에도 집집마다 숟가락 숫자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다들 동서남북 1키로 이상에 살지만
서울의 1미터보다 가깝게 여기는 실정이다.
병풍같은 산과 거인의 키같은
재들에 둘러쳐
한정된 공간에 살다 보니
서로에 대한 관심사도 각별하다.
얼마 전
뭔 바람이 불었는지
마을 사람 대여 섯 분이 우리집으로 몰려왔다.
제목은 꿀철 일손돕기.
속셈은 세경 핑게로 꿀얻기.
일하는 동안 아카시아꽃 저리 가랄 정도로 수다꽃 만발이다.
"아드님께 다 일러줄테니
아드님 전번좀 가르쳐줘요."
가르쳐 달라, 못 가르쳐 준다.
이게 뭔 소린고 하니
재너머 여든 중반의 어르신이 계신다.
혼자 사시다 보니
객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로선 아버지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다.
한번씩 집에 올 때 마다
울적해 계시던 아버지가
어느 날 부터 밝아지시고 한 술 더 떠서 싱글벙글이시다.
'왜 저러실까?'
걱정된 아들이 아버지께 제안을 했다.
아버지집에 cctv를 달아드리고 싶다고.
약간의 치매기를 의심했는지
멀리서나마 아버지의 동태를 살펴보고 싶었나보다.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손사래를 치면서 거절했고
영문모를 아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사실 아버지에겐 최근에 애인이 생겼다.
그 애인이 시도때도 없이
어르신의 집을 들락거리는 것이다.
이웃이 찾아가면 모르는 여자가 불쑥 나타나니 온 동네 소문이 날 수밖에 없다.
급기야 어르신에게 자수하여 광명찾으시라고 채근하기에 이르렀고
비로소 목하 열애중이라고 실토를 하셨다.
그 연세에 산천의 꽃불은 불도 아니랄 정도로
늦사랑의 불이 붙어 온 동네가 환할 지경이다.
그 내용을 다 듣고 나니
사람들이 어르신을 놀리려고
그런다는 자초지종을 알게 되었다.
어르신이 최근에 싱글벙글은
치매초기여서가 아니라
청춘사업때문이고
만약에 cctv를 달게 되면
아들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테니
큰일난다는 사실까지도.
그래서 적당히 타협을 한 모양이다.
아드님께 안 일러주는 조건으로
어르신이 마을 전체에 통닭 한 마리씩 돌리기.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통닭돌리는 이유
베리꽃
추천 1
조회 465
25.06.02 09:37
댓글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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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꽃 요즘 박통이 아내 몰래 '딴 살림!'이락꼬
큰 일(사건)을 저질르고 말았거등요.
뻥이야!
@바퀴장 박통
내 제수씨에게 전화걸면 맛있는것 종치고
허접싸리 식사만할꺼요
박통도 눈감아줄테니
통닭한마리 인터넷결제링크 올려요
하여간 ...
@호반청솔 네, 그렇게 합의 봅시다. 호반청솔 형님!
통닭돌린 이유를 알았네요
여든중반 너무하셨다
베리꽃님 글은 역시 👍 😎
못살아 ㅋㅋㅋ
마을사람들이 그러더군요.
그 어르신은 워낙 건강체질이고 그 연세에도 연애를 하시니 백 살은 거뜬없으시겠다구요.
@베리꽃 라디오 글올리세요
당첨금 받으세요 ㅋㅋ
읽고.또 읽고.
역시 산골에서나
느낄수있는 순박한 촌심.
그 할아버지 더 잘
진척이돼길 바랄뿐입니다. 그러면 통돼지 바메큐를 열것이고 그러면알려줘요.
국수먹게 되면
통돼지는 기본으로
딸려오겠지요.
고령화시대에 미담아닐까요.ㅎ
사랑은 만병통치약이라고 ㅎ
글 넘 잼있어용
ㅋㅋㅋ 웃음꽃 주신 베리시인님 캄솨합니데이
그 어르신 덕에 졸지에 시인이 되었네요.
둥근해는 최고 이쁜 닉입니다요.
땅문서랑 호적등본 떼보셔야하는건 아닌가 의심되네요.
한때'궁금한 이야기'를 즐겨본적이 있다보니ㅋ~~
조선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되듯이
어르신의 청춘사업 결산을 좀더 지켜봐야 할까요.ㅎ